위의 질문을 계속 염려해두며 이 책을 살펴보았다.
영어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조언이 담겨 있다. 에세이 식으로 저자의 생각을 호소하며 책이 작성된 느낌을 주기에, 옆에서 저자가 나에게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기분으로 읽었다. 끄덕끄덕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이유는 이렇다. 영어, 국어는 우선 학문이 아닌 소통을 할 수 있는 도구인 언어이다. 미술가는 그림이나 조각 등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작곡가는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인간은 언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즉, 내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일 뿐인데, 내가 영어를 탈피를 했는지 안 했는지를 어찌 측정을 할 수 있다는 건지에 대해 의문점을 갖기 시작했다. 좀 엉뚱한 말이지만, 미술 탈피, 음악 탈피는 없는데 왜 영어 탈피가 생겼을까...? 즉, 뭐든 완벽은 없고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시대가 계속 변하듯 언어도 계속 변하는데... 언어란, 너와 내가 대화를 하는 것인데... 글을 읽는다면, 작가와 독자의 만남, 사람을 만나면 서로의 생각 공유 등등... 그런데 한국에서의 영어교육은 여전히 언어를 언어로 받아들이지 않고, 공부! 학문! 암기! 노력! 루져! 등으로 치부해버리고, 결국엔 은근 죄책감이 내려앉고, 영어 기피증, 영어울렁증인 분들이 생기고... 저자의 주장과 내가 드는 많은 생각들이, 어찌 되었던 그저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양한 관점에서 영어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소개가 된다. 좋은 점은 단어의 뜻이 한 개가 아닌데, 단어를 한국어로 직역해서 한 개를 외우기 식으로 하면 망한다는 점 등등 동의하는 내용이 많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 어원을 따져가며 배웠냐, 그만 영어의 어원을 따져가며 공부하라'는 것엔 동의할 수 없다. 아마, 이것 역시, 영어의 수준을 어디까지 끌어올려, 탈피라 일컷는지에 대한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과 중고등학생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 아이들에겐 영어 언어를 소개하고 소통을 중점으로 둔다면, 중고등학생때는 영어를 학문의 관점으로 배운다.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 주문을 할 줄 안다고 영어를 잘하는 것인가? 토마스 하디의 '테스'를 읽고,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논문을 작성하는 능력 정도는 돼야, 영어를 잘한다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영어를 잘 한다고 하기도, 잘 못한다고 하기도 애매한 나의 입장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이자 학부모의 입장에서 점점 영어공부법에 대한 교육방침을 가지려 하는 요즘이다. 그래서 혼란도 오고, 걱정도 되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나도 공부하고 아이도 영어를 접할 수 있게 인도해준다.
언어 습득에 대해선 명확한 답은 없다. 결국 많이 접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미국인 친구가 아이를 양육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 Marco Polo라는 앱을 통해 서로 아이와 노는 장면을 찍어 공유한다. 1살도 안된 아가한테 "What is in your tummy? Oh, you're bellybutton!"(너 배에 뭐가 있어? 아! 배꼽이구나!), "What does a kitty say? Meow"(고양이가 뭐라고 해? 야옹~) 을 정말 오만 번도 들은 것 같다. 이렇게 모국어를 영어로 배우는 아이들과, 어찌 한국어를 모국어로 배운 우리와 노력 없이 동일시할 수 있겠는가. 역으로, 한국어를 모국어로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어찌 미국인이 한국어를 배운다고 우리 아이들보다 더 잘 할 수 있겠는가. (추후 엄청 노력하면 더 잘 할 수 도 있긴 하다. 확율적으로 누가 더 잘할까?는 조사를 안해봐도 알것이다)
아들이 초등학생 저학년인데, 친구들 중 영어학원을 안 다니는 애들을 찾기가 희박하다. 모든 영어학원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접한 영어학원에서 학습하는 방법을 듣고 정말 토할 뻔했다. 이렇게 어린아이들을 단어 외우기를 강합적으로 시키고, 시험이란 도구로 계속 시험에 들게 하며, 재미도 없는 영어 배우기라는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영어교재를 이용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 정말 불쌍하다. 우리 아이들이 한국어로 '올챙이', '개구리'를 10번씩 쓰면서 올챙이 개구리를 외웠냐는 거다. frog, tadpole을 엄청 써서, 그 영어 단어 2개만 건진다. 헐~ 그러면 이러겠지.. froggy, frooooggggyyyy 란 단어를 보면 처음보는 단어라고, 배운적이 없다고, 모른다고 하는 아이들이 생기겠지... ㅋㅋ
한국어 전집은 몇 개씩 되면서, 영어책은 몇 권 되지도 않으면서, 영어도 모국어처럼 잘하길 기대하는 분들... 정말 많다. 더불어, 영어 잘하는 방법에 대한 책만 읽고 영어책 한 권 (어린이 그림책조차) 읽지 않는다. 이건 뭐징?
부모들도 그런 식으로 공부해서 영어울렁증이 생겼으면서, 왜 자신들의 자녀도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하는지, 정말 신기하고 이상할 정도다. (참고로 미국고딩쯤 되면 SAT 시험을 보기 위해 flashcard까지 만들면서 단어 공부를 한다. 우리도 단어 쓰고 외우면서 어원 배우고 유추하는 능력 키우며 시험 대비했다. 참고로, 공부에 손을 놓은 미국인들은 뉴스, 신문 읽어도 이해 못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한국에 영어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이 참 많은 것 같다. 노하우를 알려주마~ 이러면서. 저자 말처럼,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한다. 책임도 안져줄꺼면서~ 마치 이것이 진리다~ 이러면서 따라하란다고.
난 그냥 이렇게 생각한다.
책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누구와라도 대화를 나누려 노력하라고. 영어는 단순 문법, 단어 외우기가 아닌,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미국의 마틴 루터 킹이나 스콧 피츠제럴드를 모르는데 미국인들과 얼마나 블랜드 인이 얼마나 잘 되었다 할 수 있으며, 윌리엄 셰익스피어나 아서 코넌의 셜록 홈스,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를 모르면서 영국인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독자도 되는 영어공부법>을 통해 영어 공부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스트레스 덜 받는 영어공부를 최대한 즐기면서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영어 공부에 대한 자극을 충분히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