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 - 꽃 같은 말만 하라는 세상에 던지는 뱀 같은 말
조이스 박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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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커버 이미지와 제목을 보고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동화 들을 엮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책은 아닐까? 라 짐직했다. 어찌 보면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책에서 풍기는 분위기나 느낌이 예상을 빗나갔다. 잔인하고 잔혹한 동화들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사회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선 좋았다. 하지만 이 책 전을 읽기 전에 가족에 대해 너무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은 책을 읽어서인지... <빨간 모자가 하고 싶은 말>에 담겨있는 내용이 마음 한편에 이미 불편함으로 자리 잡아 있는 내용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기쁘고 행복하단 느낌보단 어둡고 씁쓸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저자의 해석을 곧이곧대로 다 옳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 반박할 지식도, 능력도, 근거도 갖지 않아 더 갈증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쓴소리를, 뱀 같은 말이라 하고 살겠노라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싫어하는 내 마음을 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가 다양한 동화를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계속 궁금하여 책은 놓을 수 없었다. 기존에 읽어본 책들과는 정말 색달랐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동화들은 내가 이미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았다. 흔히 알고 있는 백설공주, 라푼젤, 빨간 모자도 실제 어린이를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들은 적이 있다. 지금은 내용이 아름답게 각색이 되었지만, 실제 원본을 보면 엄청 잔인하고 더 터무니없다고 들었다. (실제 읽은 적은 없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저자의 해석을 바탕으로 동화책을 바라보니, 아이들에게 읽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눈다고 볼 수 있다. 푸른 수염의 딸, 그녀의 사랑법, 다른 내가 되는 법, 그리고 사랑해야 하는 남자들이다. 처음에 등장하는 동화들은 모두 내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동화를 소개받듯 해서 재밌었다. 동화에 대한 해설과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녹여진 부분이 계속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다소 너무 극적인 해석이, 비판으로 가득한 책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성이 처한 부정적 현실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폭력, 상처 입은 여성들을 이 동화들을 통해 보게 된다. 페미니즘이 한창 핫한 키워드였는데 여자는 피해자, 남자는 가해자라는 잣대와 이분법을 벗어나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했다. 아들딸을 키울 때 이중잣대가 아니라 동등하고 공평하게, 존중과 존경을 하며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기존에 알고 있던 동화들이 달리 보이게 되는 계기를 준 책이다.

 

- 책 속으로

 

왕의 신부가 되기. 왕은 사냥을 나왔다가 우연히 엘리자를 얻는다. 전리품으로서 남성이 여성을 얻는 과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여자는 그렇게 납치되듯 성으로 끌려간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된다. 어찌 보면 비극적인 시작을 통해 해피엔딩을 꿈꾸는 것이 참으로 무리일 텐데, 그럼에도 많은 남녀 간의 관계는 이러하다. 여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을 사냥을 해서 전리품을 얻는 것으로 여기고, 사회에서 성인이라면 으레 통과의례를 거치듯이 결혼을 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렇게 여자의 본색을 모른 채, 자신의 옆에 데려다 놓고 시작되는 관계에 사랑이 움튼다는 건 실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 남성은 자신의 남성성이 이러한 여성의 모습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일까 고찰하는 대신, 자신의 작은 에고 ego를 지키는 방어기제를 발동시킨다. '내(작은) 에고를 위협하는 여자는 마녀이다'라고 말이다. 그렇게 비난하고 저주하며 자신의 세계에서 없애겠다고 사형 선고를 내린다. 많은 연애와 결혼은 이렇게 끝이 난다. pg 78~79

관계는 이런 식으로 이미 끝났는데, 막다른 골목에 갇히듯 관계를 구원할 어떠한 시도도 대화의 여지도 없이, 다만 공동으로 양육해야 하는 아이들이라는 책임과 남들 눈에 멀쩡해 보여야 한다는 체면으로 유지되는 결혼만큼 비극적인 관계도 없다. 하지만 많은 결혼생활이 이런 듯싶다. 어설픈 로맨스 신화에 열중하는 여성, 그리고 때가 되었으니 사회적인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압박에 몰린 남자의 결혼은 대부분 겉모습은 유지할지라도 실제로는 이렇게 파국을 맞는다. pg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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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소설 이야기 - 중고생이 꼭 알아야 할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채호석.안주영 지음 / 리베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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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소설 이야기>는 국어 교과서 수록된 소설에 대해 집중 해설을 해주는 한국 현대 소설 설명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 책 앞에 거창한 수식어가 함께 달려있다. 수능 논술 내신을 위한 필독서들이라거나, 중고생이 꼭 알아야 하는 단편집들이라고. 아이가 아직 중고등학생이 되진 않았지만, 부모가 되서 나중에 아이가 읽게 될 소설을 접해본 적이 없으면 어찌 대화가 될까 싶은 마음에 책을 데리고 왔다. 더불어 한국인이라면,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 책 안에 수록된 작가나 작품들을 다 알지 않을까란 생각에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나여서인지 꼭 의무적으로 꼭 읽어보고 싶었다. 아이들이 궁금한 마음에, 문학적 호기심으로 이 작품들을 접하길 바라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만약 아이가 이런 작품들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적어도 이런 작품들과 작가들은 알면 좋다는 가이드라인을 조언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를 잘 하는 것과 문학을 이해하고 논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다는 것이 동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어 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과거, 역사를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더불어 이 책에서 등장한 장소, 작가들의 사가 등을 방문하며 문학을 몸으로도 느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중고등대학교까지 나왔기 때문에 주변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 아직 한글을 제대로 모르는 아이에게 영어교육에 혈안이 되어있는 엄마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The Great Gatsby"를 모르는데 어찌 영어를 잘 한다 말할 수 있으며, 한국에서 황순원의 <소나기>를 모른다면 과연 제대로 한국에서 국어 교육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냐고. 언어는 단순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 주문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며..., 아마 그 대화의 주제는 영어보다 모국어인 국어 즉,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걸 얘기했던 것 같다. 같은 맥락으로 이 책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을 통해 역사적 배경과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시대적 배경, 상황, 중요 문구, 작가 소개 등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가까운 미래에 아이와 각자 등장하는 작품들을 읽어보고, 이 책에서 설명을 참고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을 해본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작품들을 만나 반갑기도 했고, 사실 처음 알게 된 작품들을 찾아보며 궁금증이 더해지기도 했다. 한 권 두 권 실제 찾아 읽어보며 한국 현대 소설에 대해 문학적 양식을 넓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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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파파의 회고록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3
토베 얀손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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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시리즈로 2번째로 만나는 책인 <무민파파의 회고록>이다. 무민 시리즈는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고 핀란드 최고 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무민 캐릭터를 크게 생각안하고 보았었는데, 무민 시리즈를 읽으며 무민과 무민의 친구들을 보며 보는 즐거움이 배로 커졌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가 누구? 하면 자신 있게 무민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는 혹 뽀로로가 아닐까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나의 유년기를 보면 둘리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무민파파의 회고록>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무민파파의 인생 이야기이다. 무민의 아빠인 무민파파가 감기에 걸려 아파할 때, 내가 지금 죽으면 나의 얘기를 아무도 모르겠구나 하며 울적해하니, 현명한 무민마마가 글을 써보라고 권한다. 어차피 감기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글을, 회고록 쓰기를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 최근에 방문한 백범김구 기념관이 기억이 났다. 백범김구 선생님도 백범일지를 작성한 이유가 자신이 죽은 후, 자신의 어린 자식들인 김인과 김신이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을까봐 자서전과 편지 형태로 기록을 했다는 부분을 보며 가슴 뭉클했다.

<무민파파의 회고록>을 읽으며 무민파파의 젊은 시절과 스니프, 스너프킨의 아빠인 머들러와 요스터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다른 무민 시리즈에 등장한 인물들을 만날 때도 반가웠다. 독특한 형식으로 꾸며진 회고록을 보며 무민 캐릭터가 왜 핀란드에서 이토록 사랑을 받는지 공감이 갔다. 싱크대 뒤에 살면서 목에 입김을 분다는 괴물 ‘트롤'인 무민은, 북유럽의 도깨비와 같은 존재로서 다소 무섭고 어두운 존재인데 이렇게 귀엽고 개성 있는 캐릭터로 탄생한 것은 토베 얀손이 가진 영향력임에 틀림없다.

이제라도 무민 시리즈를 알게 되어 기쁘고 반갑다.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다른 연작소설 6개만 더 읽으면 다 읽게 되는 샘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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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었습니다 1 엄마가 되었습니다 1 1
나나이로 펠리컨 지음, 조찬희 옮김 / 꼼지락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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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육아에 관한 책이 절로 눈이 돌아간다. 지금 내가 고군분투 중이다. 독박육아라 칭하기도 한다. 이 책은 어쩌면 우리 둘째가 한 살 미만일 때 읽었으면 정말 더 많은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지나갔고 난 이제 과거를 회상하며, "아 맞아 이랬지!"를 연달아 말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리고 모든 기억을 미화시키고 소중한 기억으로 회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작가의 유머와 재치가 돋보이고 만화그림 자체가 주는 통쾌함으로 인해 깔깔대며 읽기도 했다. 아이를 미화시킴 전혀 없이 그린 것도 너무 웃기다. 너무 리얼하고 웃기다. 엄마가 아니면 절대 느낄 수 없는 훈훈함과 사랑스러움도 있지만, 육아는 현실이고 실전 속에서 묻어나는 이야기가 웃기면서 위안되고 감사하고 그렇다.

나는 로맨스 소설처럼 아름답게 살고픈데 내 삶은 시트콤이 돼~, 공주처럼 살 것까지 기대는 안 했지만 이렇게 무수리 생활로 전락할 줄이야...라고 종종 얘기한다. 이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정말 시트콤이다.

출산 후 나의 몸을 보며, "이건 내가 아니야~"라고 외치던 것도 회상한다. 출산을 했는데 왜 내 배는 아직도 이래? 몸무게는 계속 경신을 했다. 맞는 옷이 없지만 설마 이대로 몸이 불어있겠나 싶어 구매를 할 수도 없고, 입을 옷이 없어 할 때 무척 우울해했던 기억도 난다.
계속 일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란 생각하는 하는 부분도 공감이 간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왜 모든 상황이 나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한동안 괴로워했던 기억을 회상한다. 같은 회사에 다녔는데 왜 나만 그만두고 신랑은 그대로 다니는지, 왜 나만.. 왜 나만... 흑흑흑.... 을 했던 것이 벌써....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다가 힘들었던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를 통으로 까먹고 첫째와 사랑에 빠져 아이가 너무 귀엽고 동생을 원한다기에 둘째를 덜컥 낳았다. 둘째를 낳고 모든 상황이 리와인드 rewind되어 재생 play 이 되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이걸 까먹을 수 있었을까... 하지만 첫째와 둘째가 꽁냥거리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긴 하다. 5초 후에 둘이 싸우고 난리를 쳐서 골머리를 썩더라도.

<엄마가 되었습니다 1>은 아이 한 명을 육아하는 과정이 나온다. 권수가 계속 늘어나 아이 2명을 키우는 모습을 담은 책이 나오길 미리서 바라게 된다. 그 책이야말로 지금 상황의 나를 제치와 유머로 승화시켜줄 책이 아닐까 싶다. 재미있다. 출산선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엄마가 되었습니다 2>도 이미 출간되었다. 이 책도 궁금하다. 내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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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지만 정말 너무해! - 새내기 아빠의 좌충우돌 폭풍 육아
란셩지에 지음, 남은숙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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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단한 글이 담긴 책 중 이렇게 폭풍공감을 하는 책이 또 있을까.
그림도 너무 마음에 들고 간단하고 간략한 내용인데 너무너무 다 내 얘기이다. 이건 정말 육아를 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속사정같달까.

그동안 육아에 관한 에세이, 만화책 등을 내 마음을 달래주고 공감하게 했던 책 중 가장 글밥이 적다. 남자의 눈에서 바라본 육아여서 그런지 괜히 더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모성애나 부성애는 모두 부모가 되면 다 똑같구나...를 생각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들을 이 책을 통해 보며 다시 나를 돌아보게 한다. 힘들다 지친다 투덜 거려도, 아이의 웃음 하나면 모든 피로가 싹 사그라드는 마법과도 같은 존재가 아닌가.

특히 포스트잇에 적힌 글귀는 나도 꼭 해봤던 생각들이라 신기하기까지 했다. 휴대폰에 아이 사진이 넘치는데 뭐 하나 지울 수가 없다는 점, 책을 읽어주려 들면 먹기, 찢기, 던지기까지 하는 우리 아이를 향해, '그래~ 책 자체를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 하며 웃었던 기억, 자면서도 어찌나 데굴데굴 구르는지 공간이동을 하는 아이를 보며 놀래했던 기억, 내 얼굴 배 몸을 마구마구 밟아대서 아파하지만 반격을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아이와의 소중한 시간을 회상하게 하는 책이었다.

아이가 너무 빨리 큰다. 물론 "얼른 빨리 커라~"할 때도 있지만,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아쉬울 때도 많다. 사랑하는 아이와 더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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