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엑스
재신다 와일더 지음, 이성옥 옮김 / 글누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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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만 봤을 때 책이 얼마나 관능적이고 에로틱한 책이려나...를 기대하게 만든다. 아주 대놓고 이런 책을 골랐다. 19금! 띠용~ 달려보는거야~ 이러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아주 독특하고 참신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어, 책 표지가 오히려 이 책의 고급진 등급을 낮추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독자로 하여금 (나한테서만일지 모르겠지만), 19금의 뻔한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사실 뭐 별 스토리나 있겠어? 하며 불손한 생각을 하기 했다. 소설의 내용에 대해 등급을 나눌 수 있겠냐만서도 진부하고 저급한 내용일 것이라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참신하고 독특한 스토리라인을 가진 책이라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책 표지에 불만이 점점 커지는 찰나에 원서를 보았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은 시리즈물이고 한국에 첫 번째 번역본이 출간된 거였다. A Madame X Novel 의 시리즈로 Madame, Exposed, Exiled까지 집필이 된 상태이다. 원서에서 마담 X의 차도녀 이미지가 더 느껴져서 마음에 든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빠져든다. 마담 X가 왜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매춘부 아님), 당최 어떤 사건이 있었기에 자신을 이렇게 옭아매는지, 주인으로 모시는 캐일럽(인디고 서비스 컨성팅회사 대표)은 어쩌다 이 모든 일이 가당키나 했는지, 부와 명성,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어쩌다 마담 X에게 와서 소위 말하는 예절교육을 받게 되었는지...

초반부에 책을 읽으며 느낀 기분은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상대방을 의식하며 사는가였다. 좋은 의미이든 안 좋은 의미이든 말이다. 일자리에 가기 전에 자신의 몸에 치장을 하고 (단정하게 하고), 마음가짐을 가다듬는다. 마치 전투를 하러 전쟁터에 나가는 듯 말이다. 갑옷을 입는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다. 특히 여자는 화장을 하며, 남자는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매며 (직업군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짜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자신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걸 우리는 프로페셔널이라 칭한다.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바꿀 수 없더라도 위장하는 비법을 가르쳐주는 마담 X, 그녀의 고객은 한 시간에 천 불이라는 금액이란 엄청난 돈을 내면서까지 수업을 듣는다. 고객과의 계약서를 보면, 교육을 받아야 하는 자(교육을 받고 싶어 오는 이보단 거의 어쩔 수 없이 온다), 행동이 변하길 바라는 자(보통 부모, 돈을 쥔 자), 그리고 교육을 하는 자(마담 X)의 힘의 무게가 어디에 치우쳐있는지를 볼 때, 기본적인 매너, 행동거지, 자세, 외모관리, 말투, 좋은 첫인상 등과 같은 기본 중에 기본인 태도에 문제가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예상하게 한다. 실제 뉴스를 보면 마담 X를 만나봐야 하는 사람들이 나이와 성별을 떠나 너무 많다는 걸 새삼 생각하게 한다.

마담 X와 고객들과의 스케줄, 교육 내용 들을 보며 흥미로움에 사로잡혀 있음과 동시에 마담 X라는 인물 자체에 너무 궁금증을 자아내어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그녀는 어쩌다 이런 특별한 능력? 을 지니게 되었고, 그녀의 삶이 왜 이렇게, 어떻게 이렇게 흘러가는지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그녀가 드디어 만나게 될 진실 앞에 그녀의 선택은 무엇이 될까?


오래전에 배운 교훈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침묵에 굴복하지 말고, 상대가 먼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라. 어떤 상황에서도 권위를 지켜라. pg 85

침묵은 진실을 속삭이고, 고독은 내면을 보여 주기에. pg 81

심호흡하고 집중해. 내겐 갑옷이 있어. 빈틈이나 균열은 안 돼. 냉정하고, 차갑고, 매끄럽고, 절대로 뚫지 못하는 갑옷을 입어. 손가락 끝에 손톱 대신 갈고리 발톱이 달려 있다고 상상해. 독사의 눈빛을 하고, 가슴에 얼음을 품어.  pg 66

예약이 없는 시간에는 로잉 머신 한 시간, 요가 한 시간이 예정되어 있다. 운동을 마치면 점심식사. 신선한 유기농 시금치와 호두, 건크랜베리와 블루치즈를 넣은 샐러드에 비네그레트 드레싱을 조금 뿌려서 먹고, 신선한 과일 한 접시, 탈이온 증류수 한 병을 마실 예정이다. pg 61

하지만 해가 완전히 떠오르고, 갑옷을 두르고 난 후에는 -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머리카락을 땋은 뒤 말아 올리고, 화장을 꼼꼼하게 하고, 값비싼 구두를 신은 후에는 - 나는 더 이상 가냘프게 우는 새끼 고양이가 이니었다. 오히려 그 새끼 고양이를 경멸하는 존재가 되었다. pg 59

항상 외부의 이목을 신경 써야 해요. 물론 그러는 동안에도 무심한 태도를 보여야 해요. 확신을 가지고 사람들의 시선 따위 상관없다는 듯이 말이에요. 항상 모든 게 확실하고 편안한 사람처럼 행동하고,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로만 거만함을 유지하는 거죠. 그걸 당신의 목표로 삼아야해요. pg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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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줌을 누면 담푸스 그림책 24
미야니시 다쓰야 지음, 정주혜 옮김 / 담푸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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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하나만 있는 집은 자녀가 둘 있는 집 사정을 정말 모른다. 알 것 같다, 이해한다 하더라도 정말 정말 모른다. 얼마나 하루 종일 싸우고 뺏고 울고 하는지. 만약 겉으로 그러지 않으면 오히려 속병이 나는 거라며 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이 책의 표지부터 딱 우리 집 첫째와 둘째의 나이 차이, 키 차이 그리고 하는 행동을 대변해준다. 이 책은 우리 첫째의 마음고생을 살짝 대변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다 좋아 보이고 따라 하고 싶은 둘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걸 따라 하는 둘째가 마냥 반갑기만 하지 않은 첫째의 마음도 백번 이해가 된다.

첫사랑과도 같은 엄마를 갑자기 뺏겼다. 이는 첫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상실감보다 더 크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아는지, 둘째도 지지 않는다.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려 몸부림을 침과 동시에 오빠나 언니, 누나가 그렇게 멋지고 좋아 보일 수 없다. 사실 그래서 다 따라 하는 거다. 엄마 아빠 따라 하고, 가장 만만한 손위 형제를 따라 하는 거다.

이 책에서는 내가 오줌을 싸도, 책을 읽어도, 뭘 해도 다 따라 하는 동생과 자신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 책을 통해 첫째에게는 동생과의 관계에서 어려운 점을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얼마나 첫째의 고충이 컸으면 이런 동화책까지 나왔겠냐고, 주인공은 바로 너야~~ 하며 '너야 너~(나야 나 리메이크)'를 노래하고 춤추며 아이의 마음을 달래봐주었다. 이 책에서처럼 여전히 기저귀를 차고 있는 둘째 동생에게는 오빠를 너무 귀찮게 하지 말라고 타이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아이들이 다 이해를 했을까?

우리 아이들이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배려하며, 미리 사회생활을 한다고 위안을 삼으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선 여전히 머리가 아프다. 나이 터울이 1살이던 6살이던 여전히 사랑 뺏기 싸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귀여운 건 결국 챙기는 건 자기 동생이요, 가장 멋진 건 자기의 오빠라서, 둘이 꽁냥꽁냥 거리며 노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 맛에 자식을 낳나 보다. 여전히 내 몸이 두 개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게 말이다. 하지만 흉내쟁이 동생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배려심 많은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오늘은 동생이 아무리 연필로 자신이 그린 작품에 낙서를 해도 크게 화를 내지 않는다. 미안하다 아들아. 다음엔 더 높은 곳에 올려놓을게~

이 책은 자녀계획이 있는 부모, 이미 자녀가 여럿인 부모,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이 보면 무척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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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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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 작가에 대해 잘못된 정보, 오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만나고 알게 되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이 작가의 책을 읽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난다. 나중에 커서 나도 엄마처럼 오스카 와일드의 책을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어느덧 나 역시 엄마의 나이가 되어 그의 작품을 드디어 만나보게 되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유명한 동화인 <행복한 왕자>의 저자였다는 걸 이번에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의 재능만으로 상류 사회에서 유명인사가 되었지만 동성애 사건으로 인해 비극적 최후를 맞았고,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다. 그의 삶이 순탄치 않았다는 점에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책내용의 느낌도 살짝 동성애의 기운이 맴돈다.

이번에 꼭 이 책을 갖고 싶었던 이유는 책표지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이다. 많은 이들이 '박희정 작가'에 대해 알고 있길래, 유명한 사람이 가 보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책날개에 박희정 작가 소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순정만화 잡지 <윙크>에 만화를 연재했던 만화가였다. <윙크>는 나 역시 초등학생 때 종종 보던 만화책이었다. 엄마가 사주지 않아서 친구들에게 빌려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윙크>에 수록된 만화 제목이나 만화가의 이름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나에게 <윙크>는 유년시절의 소소한 반항, 친구들과 함께 읽으며 느끼던 공감, 재미있는 추억을 대변한다. 그리고 나의 '첫' 만화책이기에 더 소중하다. 그런 추억을 가지고 있는데, 책표지를 그린 사람이 박희정 작가라고 해서 책 내용을 떠나 책 자체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예술의 모티브인 도리언 그레이를 그린 예술가 바질 홀워드가 헨리 경에게 도리언 그레이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에서부터 숨이 턱 막혔다.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역시 고전의 느낌이 물씬 풍겨 마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읽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고(그냥 어렵다), 문장 호흡이 길고 사건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어, 최근 빠른 템포의 책들을 읽어서 그런지 독서력이 많이 떨어졌음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고전이 주는 감동은 있다. 깊이가 다르다. 꼭 한번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꼭 인내를 가지고 읽어야한다.

아름답고 순수함의 결정체라 묘사되던 도리언 그레이가 헨리 경을 만나며 영향을 받는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 내면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도리언 그레이가 욕망과 쾌락을 즐기며 타락하고, 초상화 속의 도리언이 변화하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헨리 경의 철학적 언어유희에 더 빠져들었던 것 같다. 나쁜 남자에게 더 끌리나. 그의 말들에 거칠게 반발을 하고 싶고 얼굴에 주먹질을 하고 싶을 정도로 열을 바짝바짝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도리언 그레이, 바질 홀워드, 헨리 경 중 누구와 대화를 나누고 싶냐고 묻는다면 난 헨리 경과 얘기를 하고 싶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의 말들에 자꾸 밑줄을 긋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상류사회에 대해 풍자하고 외모지향적인 사회에서 아름다움만 추구하며 타락하는 인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모든 것에 질투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고, 외적인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처럼 미련한 것도 없다는 걸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 책 속으로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겉으로만 그런 척하는 것이지. 세상에 그것처럼 짜증나는 가식도 없을걸. pg 16

난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모든 것을 질투해요. 당신이 그린 내 초상화에도 질투를 느껴요. 나는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걸 어떻게 이 초상화는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거지죠? 순간순간 시간이 흐를 때마다 내게서는 무언가가 사라지고, 이 그림에는 무언가가 더해지겠지요. 오, 정반대가 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림은 시들어가고, 나는 언제까지나 지금 모습 이대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왜 초상화를 그리셨나요? 언젠가 이 초상화가 나를 비웃을 거예요... 끔찍하게 나를 비웃을 거란 말이에요! pg 60

그에게는 우아한 매력이 있었고, 소년기 특유의 순백의 순수와 고대 그리스의 대리석 조각과 같은 아름다움이 우리 모두를 위해 간직되어 있었다. 누구든 그와 함께라면 못할 것이 없었다. 그는 타이탄이 될 수도 있고, 하찮은 장신구가 될 수도 있다. 아, 그토록 아름다운 미모도 언젠가는 사라져야 하다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노릇인가! pg 78

전 잔인한 폭력은 참을 수 있어도 맹목적인 이성은 도저히 견딜 수 없거든요. 그처럼 맹목적으로 이성만 추구하다니, 그건 좀 편파적이지 않나요. 그러니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사는게 괴로운 거라고요. pg 84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생각해요. 그것이 바로 세상이 지은 원죄지요. 원시 인류가 웃는 법을 알았더라면 역사는 지금 같지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 pg 88

재능이 남다른 여자는 없어. 여자들은 그저 장식에 불과한 성이지. 여자들은 제대로 된 이야깃거리라고는 하나도 없으면서, 아무 이야기나 아주 재미있게 말한다네. 남자들이 도덕을 뛰어넘은 지성의 승리를 대표한다면, 여자들은 지성을 뛰어넘는 물질의 승리를 대표하지. pg 100

살면서 오직 한 번만 사랑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얄팍한 거야. 그 사람들은 그걸 정절이니 헌신이니 하고 말하지만, 난 습관적인 무기력이나 상상력 부족이라고 말하지. 감정적인 인생에서 한 사람에게만 충실하다는 건 지성을 추구하는 인생에서 한 가지 사실만 고집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라네. 한마디로 실패자라는 걸 고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단 말이지. 정절 좋아하시네! 내 언젠가 반드시 이것에 대해 분석해볼 거라네. 정절이라는 개념 안에는 소유에 대한 애착이 있어. 다른 사람이 주워갈까 두려워하지만 않는다면 우리가 내다버릴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pg 105

영혼과 육신, 육신과 영혼 - 아, 이 둘은 수수께끼처럼 얼마나 신비한가! 영혼 속에도 동물적인 성격이 있으며, 육신 안에도 영적인 숭고함이 깃드는 순간이 있다. 감각이 정제될 수도 있으며, 지성이 타락할 수도 있다. 육체의 충동이 어디에서 끝이 나는지, 영혼의 충동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그 누가 말할 수 있단 말이가? 평범한 심리학자의 자의적인 정의는 얼마나 피상적인가! 그렇지만 다양한 학파의 주장들 사이에서 한 가지를 결정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가! 영혼은 죄악의 집에 자리 잡은 그림자인가? 혹은 조르다노 브루노가 생각했듯이 정말로 영혼 안에 육신이 깃들어 있는가? 물질에서 정신이 분리되는 것이 신비이듯 정신과 물질이 조화를 일는 것 또한 신비이니. pg 122

선하다는 건 자신의 자아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야말로 부조화 아니겠나. 자기만의 인생 - 이건이 정말 중요하네. 주변 사람들의 인생도 중요하지 않는냐고 묻는다면, 글쎄, 누군가 도덕가인 체하고 싶다거나 청교도인이 되고 싶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도덕적인 견해를 과시하려 들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변 사람들을 안중에 두지 않을 거야. 게다가 개인주의에는 사실상 더욱 숭고한 목적이 있지. 현대의 도덕은 각 세대의 기준을 받아들이고 있네. 하지만 난 교양 있는 누군가가 자기 세대의 기준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추잡한 부도덕의 한 형태라고 생각해. pg 160

자책 속에는 일종의 자기만족이 있는 법. 우리는 스스로를 비난하면서도, 나 아닌 그 누구도 자신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죄에서 사해주는 것은 고백이지 신부가 아닌 것이다. 편지를 완성했을 때, 도리언은 자신이 이미 용서를 받았다고 느꼈다. pg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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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여름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4
토베 얀손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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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한가지 특성을 고려하며 읽을 때가 있다. 무민 연작소설이라는 <위험한 여름>을 읽으며 등장인물, 즉 캐릭터의 이름과 매칭되는 그림을 알아가는 것에 목표?로 읽었다.

무민이란 캐릭터는 아이의 학용품에서 볼 수 있어서 대충 알고 있었는데, 그 밖에도 나오는 캐릭터들은 이름만 가지고는 어떤 동물을 상징하는지, 생김새가 어떤지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설의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캐릭터(무민파파, 무민마마, 무민, 스노크메이든, 밈블의 딸, 미이, 미자벨, 훔퍼 등)를 파악하느라 정신을 쏟으며 읽은 책이다.

무민 연작소설 중 하나인 <위험한 여름>은 갑자기 닥친 해일로 인해 무민 골짜기가 물에 잠겨버리는데, 낯선 무언가가 물에 떠내려와 무민가족은 그 집을 옮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글 내용 중, 작가가 등장해서 독자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부분에서 고전 <제인 에어>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 매력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더군다나 무민의 매력은 아마도 무한긍정이 아닌가 싶다. 내 집이 다 부서져 떠내려가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좋은 것만 보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죽으란 법은 없는데, 안 좋은 일이나 기대하는 일이 잘 안 풀릴 때 한없이 부정적인 생각들도 지낼 때가 있다. 새옹지마처럼 내 집이 부서지면, 새로운 집이 떠내려올 수도 있는데 말이다.

떠내려온 이 집은 뭔가 희한하다. 무민과 무민가족들은 특이한 물건들을 계속 발견하는데, 이 집이 무엇인지 독자는 미리 알게 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인 무민 가족들의 보며 그들의 무지함이 귀엽기만 하다. 그러다 극장의 쥐인 엠마가 무인의 가족과 친구들 앞에 나서게 되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무인의 가족들에게 가르침? 을 준다. 극장에서 휘파람을 부는 건 사고가 생겼다는 것이기에 휘파람은 자제해야 하는 것과 같은 중요한 것을 말이다.

무민가족과 상대적으로 한없이 우울하고 슬퍼하는 미자벨을 보면 현대판 우울증을 생각하기도 한다.
'왜 모든 일이 늘 이런 식인지 모르겠어. 왜 모든 일이 늘 나한테만 이렇게 슬프고 복잡할까." Pg83 저자는 이 글을 집필했던 1945년도에도 예견했던가, 현대인들이 감기처럼 걸리는 우울증이 생길 것이란 걸 말이다.

무민 가족이 새로운 터전(극장)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을 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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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2주택자 부동산 세금에서 살아남기
김미라.임순완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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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부동산에 대한 독서를 많이 하려 노력하였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부동산에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오히려 바보 같은 짓이다란 생각을 점점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어디에 해야 하는 것인지를 결정하는 건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한동안 부동산 카페에 가입하고 정보를 얻으려 노력을 했고, 발품을 팔아야 한다기에 공인중개사 사장님과도 친분을 맺었다. 그 과정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는지도 모르고 무식함이 용기로 둔갑해서 무작정 갭투자를 시도했다. 그러다 어리바리 1세대 2주택자가 되었다.

떠돌아다니는 기사나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다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충분하지 않았고, 출처도 모르는 정보를 너무 믿었고, 전문가의 조언을 찾아볼 생각도 안 하고 정말 말 그대로 무조건 질렀던 것 같다. 그리고 세금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해졌고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여전히 제대로 판단을 할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리바리 주택임대사업자를 신청하였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관련 서적은 방대한 정보가 있어서, 내가 진정으로 궁금한 1세대 2주택자 부동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는데, 이 책은 콕 집어서 설명을 해줘서 매우 유익했다.

부동산 공부를 제대로 하고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무조건 지르고 이제 와서 공부를 하는 것이지만, 이제라도 부동산 세금 혜택, 양도소득세 줄이는 방법, 부동산 세금 상식 등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싶다. 부동산 세금에 집중적으로 설명이 되어있어 부동산 세금에 대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읽을 때는 이해가 되고 알 것 같지만, 책을 덮으면 휘발성이 워낙 강해서 기억이 잘 안 난다. 자주자주 열어보고 확인하고 기억하려 노력해야 할 것 같다.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1세대가 겪게 되는 부동산 중과세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절세방안과 합법적인 법체계 안에서 절세를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양도소득세 절세비법을 미처 알지 못해 불필요한 세금을 납부하게 되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동산 지식으로 자산을 매매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너무 속이 상할 것 같다.

아는 것이 힘이다. 결국 돈을 버는 방법은 부동산에 투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때 세금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법을 정말 잘 알아야 한다. 세무사가 될 만큼 공부를 하지는 못하겠으니, 이렇게 콕콕 집어 이것만은 꼭 알아야 한다는 책을 찾아 공부를 하기에 적합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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