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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여름 ㅣ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4
토베 얀손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6월
평점 :
책을 읽을 때 한가지 특성을 고려하며 읽을 때가 있다. 무민 연작소설이라는 <위험한 여름>을 읽으며 등장인물, 즉 캐릭터의 이름과 매칭되는 그림을 알아가는 것에 목표?로 읽었다.
무민이란 캐릭터는 아이의 학용품에서 볼 수 있어서 대충 알고 있었는데, 그 밖에도 나오는 캐릭터들은 이름만 가지고는 어떤 동물을 상징하는지, 생김새가 어떤지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설의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캐릭터(무민파파, 무민마마, 무민, 스노크메이든, 밈블의 딸, 미이, 미자벨, 훔퍼 등)를 파악하느라 정신을 쏟으며 읽은 책이다.
무민 연작소설 중 하나인 <위험한 여름>은 갑자기 닥친 해일로 인해 무민 골짜기가 물에 잠겨버리는데, 낯선 무언가가 물에 떠내려와 무민가족은 그 집을 옮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글 내용 중, 작가가 등장해서 독자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부분에서 고전 <제인 에어>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 매력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더군다나 무민의 매력은 아마도 무한긍정이 아닌가 싶다. 내 집이 다 부서져 떠내려가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좋은 것만 보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죽으란 법은 없는데, 안 좋은 일이나 기대하는 일이 잘 안 풀릴 때 한없이 부정적인 생각들도 지낼 때가 있다. 새옹지마처럼 내 집이 부서지면, 새로운 집이 떠내려올 수도 있는데 말이다.
떠내려온 이 집은 뭔가 희한하다. 무민과 무민가족들은 특이한 물건들을 계속 발견하는데, 이 집이 무엇인지 독자는 미리 알게 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인 무민 가족들의 보며 그들의 무지함이 귀엽기만 하다. 그러다 극장의 쥐인 엠마가 무인의 가족과 친구들 앞에 나서게 되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무인의 가족들에게 가르침? 을 준다. 극장에서 휘파람을 부는 건 사고가 생겼다는 것이기에 휘파람은 자제해야 하는 것과 같은 중요한 것을 말이다.
무민가족과 상대적으로 한없이 우울하고 슬퍼하는 미자벨을 보면 현대판 우울증을 생각하기도 한다.
'왜 모든 일이 늘 이런 식인지 모르겠어. 왜 모든 일이 늘 나한테만 이렇게 슬프고 복잡할까." Pg83 저자는 이 글을 집필했던 1945년도에도 예견했던가, 현대인들이 감기처럼 걸리는 우울증이 생길 것이란 걸 말이다.
무민 가족이 새로운 터전(극장)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을 주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