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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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르크 레비 Marc Levy는 이번 <P.S. from Paris>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알고 보니 그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프랑스 작가라고 한다. 그가 출간한 작품이 앞날개에서 뒷날개까지 리스트가 작성되어 있다.
얼마나 유명한 작가인데, 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지?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에도 또 처음 만나는 작가이다) https://www.marclevy.info/marclevy 에 들어가 그의 작품들을 프랑스어와 영어로 살펴보았다. 아쉽게도 프랑스어를 아직 못하기 때문에 영어로 작가의 프로필과 그가 만들어온 작품들의 느낌을 보았는데 <P.S.from Paris> 말고도 많은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풋풋한 또는 불같은 사랑 이야기도 달달하지만, P.S. from Paris를 읽으며 어느 정도 연륜이 있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참 아름다워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며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아~ 나도 사랑하고 싶다' (앗, 위험한 상상? 우리 신랑을 더 많이?? ㅋㅋ) 와 '프랑스 파리에 가보고 싶다'였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아서와 로렌은 마르크 레비의 이전 소설인 <저스트 라이크 헤븐>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인턴 의사인 로렌은 교통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지고, 몸은 병원에 누워있지만 영혼은 자유로이 움직이게 되는데, 로렌이 살았던 아파트에 아서가 이사 오고 아무도 보지 못하는 로렌을 아서만 보게 되며 둘은 사랑이 빠진다는 내용이다. 이번 책의 주인공인 폴은 아서의 베스트 프렌드이며 온갖 고초 끝에 로렌의 목숨을 구했다는 내용이 바탕에 깔고 간다. 전작을 아직 안 읽어서, 아서와 로렌이 폴에게 하는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되지는 않아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저스트 라이크 헤븐>을 먼저 읽고 <P.S.from Paris>을 읽었으면 좀 더 감정이입이나 상황에 대한 감정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미아가 바람을 피우는 남편에 대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유명한 영국 영화배우, 하지만 그녀는 훌쩍 프랑스 친구의 집으로 잠적을 한다. 폴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의도치 않게 작가의 길을 걷다가, 프랑스로 와서 작가의 생활을 한다. 그러던 중, 절친 아서와 로렌이 폴을 방문하러 오게 되는데, 아서의 생각으론 폴이 매우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고 있다 생각을 해서,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연애 포털 사이트에 폴의 이름으로 가입을 한다. 그러면서 폴과 미아는 만나게 되는데....

친구로 쿨하게 지내며 '특별한 관계'가 서로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시작을 하지만, 이런저런 해프닝을 함께 겪으며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이 시작된다. 재치와 솔직함, 사람들의 감정 묘사가 세밀해서 읽는 내내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지게 만든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저자의 소설들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을 보고 싶은 것 같다.

트레일러를 보러 들어갔는데, 수많은 루이 Lui 와 엘리 Elle가 소개된다.
사랑하는 모습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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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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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 손원평의 다른 작품인 <서른의 반격>을 만났다.
전작을 통해 그녀의 글 솜씨에 감탄을 했던 터라 이번 책에서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쩜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글을 잘 쓰지?

이 책 왜 이렇게 웃긴지. 처음부터 공감 백배 이야기로 시작된다. 출산과 이름에 관련한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너무 웃기다.
'김추봉'이 될 뻔한 사연, 엄마의 의지로 '김지혜'가 된 사연, 학창시절 김지혜가 너무 많아서 김지혜를 가나다 또는 ABC, 큰 지혜 작은 지혜 등으로 불렸다는 사연이 마냥 웃겼다. 본인에겐 싫었을 수 있지만.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김지혜란 친구가 있다. 미스 와이즈. 예쁘다고만 생각한 이름에 이런 사연으로 시작된 소설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기본적으로 밑줄, 포스트잇, 낙서를 할 수 없는 독자이기에 보통 사진을 찍어 기억하고 싶은 문구를 남기는데, 이 책을 읽으며 어느덧 찍어대는 사진의 수가 엄청 늘어났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떤 작가의 책에 대해 평가를 이렇게 거침없이 시원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도 마음에 들었다. 언뜻 그럴듯해 보이는 책, 하지만 누군가가 지향점으로 삼기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바는 너무나 부실하고 흔하며, 별다방에서 녹차 프라프치노를 마시면 읽은 뒤 중고 장터에 내놓으면 딱 좋을 그런 책이라니. 나도 간혹 그런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처음 책을 읽을 땐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사명감? 의리? 때문에 읽은 적이 있는데 요즘은 마인드를 달리한지 오래다. 혹 내 시간을 낭비하는 책을 만나면 과감하게 멈춘다. 아직 안 읽어본 다른 좋은 책이 너무나도 많기에.

이 책을 읽으며 괜히 현재 내가 가진 나만의 문제로 한없이 초라하고 숨고 싶고 작게 느끼고, 세상 따위와 상관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을까. 이 책안의 지혜가 나와 유사한 점이 많을수록 괜히 새침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 또 쓸데없는 말을 많이 지껄이고 다녔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면서, 입은 무겁게, 오버하지 말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허세 떨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일침을 가한다. 이 책의 메시지를 떠나, 그냥 그런 생각 마구마구 들었다.

이 책의 중요 내용은 전혀 담지 않은 서평이다. 그저, 꼭 한번 읽어보시라,라고 말하고 싶다. 비록 내가 서른이 안되었더라고, 서른이 훌쩍 넘었더라고, 인생에서 반격은 언제나 필요할 듯하니.

책 속으로

부끄러움을 모르고 살면 언젠가 인생 전체가 창피해질 날이 옵니다. pg 22

힘 있는 소수는 언제나 여유 만만하고, 힘없는 다수는 자신들이 무언가를 바꿀 서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요. pg 68

부당한 권위를 이용해 세상을 뻣뻣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대상들이었으며, 그들을 곤란하게 하고 면박을 주고 불평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다. pg 129

그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올 때면 더 낙오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전히 나는 초라한 집으로 지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고, 그건 결국 내가 변화시킨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의미했다. 내 앞가림도 못하면서 세상에 잣대를 매기는 게 온당치 못한 허영심처럼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다. pg 166

비틀대는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간신히 문을 열고 신발을 팽개치듯 벗은 후 화장실로 들어가 헛구역질을 몇 차례 했다. 나오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토하고 싶은데 게워내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니, 세상은 대체 왜 이 모양인 걸까. 이런 사소한 일까지 내 의지대로 행해지지 않는다는 게 갑자기 무척이나 서러워져 나는 엉엉 소리를 내서 울부짖었다. 너무 취해서인지 눈물도 별로 나오지 않았다. 세면대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고개를 들어 거울을 마주 봤다. 서른 살의, 젊다면 젊은 낙오자가 서 있었다. 아니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낙오한 적도 없다. 잘 나갔던 적도 없기 때문에 슬럼프라는 말도 사치다. 그러 하루하루 살았을 뿐이다. 내 깜냥만큼, 내 능력만큼. 내 성격이 받쳐주는 딱 그만큼. 그게 나였다.
돌이켜보면 그랬다. 생각대로 행해진 건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내가 결심한 것을 늘 보류했다. 나는 영원히 정진 씨와 헤어지지도, 맘먹은 대로 사직서를 내지도 못할 거다. 도망친다는 규옥의 말은 그런 뜻인지도 몰랐다. pg171

우리는 모두 보잘것없다는 것. 정말로, 하찮기 그지없는 존재들이죠. 특별한 척해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누구나 아등바등 살아가요. 어떻게든, 그저 존재를 확인받으려고 발버둥치면서.
존재를 어떻게 확인받아요.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뭘 확인받느냐고요.
아마 그 고민은 죽을 때까지 하게 될 거예요. 백 살이 될 때까지 같은 생각할걸요. 외롭다고,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내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었느냐고.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괴롭고 끔찍하죠. 그런데 더 무서운 거는요, 그런 고민을 하지 않고 사는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질문을 외면하죠. 마주하면 괴로운 데다 답도 없고, 의심하고 탐구하는 것만 반복이니까. 산다는 건 결국 존재를 의심하는 끝없는 과정일 뿐이에요. 스스로의 존재를 의심하는 게 얼마나 드물고 고통스러운지 알아가는.... pg 180
더는 그들과 섞이고 싶지 않았다. 내 안으로. 나만을 위하여. 세상 따위 어떻게 돌아가든 그렇게 살고 싶었다. pg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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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제명 공주 1~2 세트 - 전2권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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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 공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사실 고구려, 백제, 신라 시대의 이야기보다 조선시대 이야기가 너 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제명 공주가 누구이고, 어떻게 일본의 천왕을 2번이나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여 10년에 걸친 집필 기간을 가졌다는 이상훈 작가의 신작 <제명 공주>를 만났다.

백제가 멸망한 서기 660년, 그 후 부흥운동이 실패하면서 백제 인구의 절반 정도가 죽음을 피해서 왜로 건너갔다. 백제 멸망 후 '왜'라는 국호에서 '일본'이라는 국호로 바꾼 후 일본을 아스카 시대, 나라 시대, 헤이안 시대를 거치면서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공격했다. 저자가 이 사건은 영토를 확장하려 했다거나 일본 내부의 정치적인 불안을 외부로 돌리려는 목적이 아니라 (교과서에선 이렇게 배운 것 같다) 신라에 대한 백제의 복수극라고 주장한다. 일본의 침공이 얼마나 지긋지긋했으면 문무왕이 죽어서도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자신의 주검을 수중릉으로 하라는 유언을 남겼겠냐며. 그런데 이 모든 전쟁의 출발이 백제의 멸망에 대한 한을 갚기 위함이라 저자는 소설 속에서 말한다.

어디 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가.
진실을 근거로 추가된 상상이 어디까지인지 헷갈렸다. 분명 논픽션이 아닌데 소설의 시작이 너무 거창하게 역사적으로 왜곡되었다고, 바로잡으려 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 한이 맺힌 듯 쓰여있어 소설로 접근해서 읽다가 마치 논픽션 진실인가? 하며 답답한 마음과 매의 눈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문재는 매의 눈이 둔탁하고 무지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많이 검색하고 조사했던 것 같다. 소설인데... 마치 역사학을 읽는 자세로 읽었달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삼국사기>는 삼국 시대에 승자인 신라 위주로 씌었다고 하더라도 <삼국사기>의 백제사는 앞뒤가 맞지 않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고, <일본사기>도 백제의 역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조작했으니, 백제의 실체를 의도적으로 배제할 수밖에 없다. 조상이니 차마 폄하할 수는 없었지만 일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백제를 희생시켰다는 저자의 주장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삼국사기>는 패배자 백제를 아둔하게 표현했고,<일본 사기>는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고 호소하는 글귀가 자주 나온다. 마치 마법처럼 세뇌시키듯 말이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 역시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진실을 밝혀내고 싶은 심정으로 읽은 <제명 공주>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에 대한 뒷받침하는 근거를 소개하는데, 다소 아쉬웠던 것은, 상대방(일본)이 왜 그렇지 않다고 하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없어서, 즉, 한쪽의 역사적 견해, 의견만 듣게 돼서 아쉬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실제 <일본사기>가 어느 정도 분량인지, 백제에 대해 자세히 집필되었다고는 하는데(마치 자기의 나라인 것처럼) 그럼 신라나 고구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세히 나와있는지, 어떻게 바다 넘어 다른 나라인 백제를  마치 옆집에서 지켜본 것처럼 시시콜콜 다 기록이 가능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조메이 천황(제명 공주)이 스스로를 백제인이라 자처했다는 기록이 많이 나오는데, 조메이 천황의 아내인 제명 공주는 삼촌에게 시집을 간 것이고, 제명 공주는 임성 태자의 둘째 아들인 부여 의광의 딸이고, 의자와 제명은 사촌 관계라고 한다. 제명 공주와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인들이 얼마나 백제 고향땅이 그리웠으면 일본에 백제강, 백제궁, 백제사를 짖고 백제궁에서 조메이 왕이 서거를 했는냐는 거다. 우리나라에도 없는 백제역이 일본에 있다. 백제사삼중탑이 백제궁 인근에 존재한다는 것도 신기하다. 정말 일본이 백제와 한 나라였을까? 당최 1400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거야?!?!?!

제명 공주와 의자와의 로맨스도 달달하고, 출생의 비밀 같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 제명 공주가 어떻게 백제의 의자왕을 도우는지에 대한 내용은 흥미롭게 읽었다. 소설 안에 역사적 사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구조가 모두 새롭고 신기하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미궁속으로 빠지고 더 궁금해지는 것들이 많이 생긴다. 연계 도서로 어떤 책이 좋을 지 검색을 더 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있을 법한 다른 역사 이야기들에 대해 궁금해졌다.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해준 역사소설이었다.

 

책 속으로

하루 종일 태양의 빛을 받아들인 사물들이 해질 무렵이 되면 그 빛을 발산한답니다. 특히 붉은 계열의 사물들이 그 빛을 발산하는데 그 빛이 아름다워 사람들은 그 시간을 황홀하게 기억한다고 하지요. 그게 바로 노을인데 노을의 빛은 그러니까 세상의 물질들이 뿜어내는 빛인 셈입니다. 은밀하게 자신의 몸에 가둬놓았던 빛을 말이죠.  Pg 282

'일본'이라는 단어는 백제가 멸망한 뒤인 서기 670년에 '왜'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롭게 사용한 국호였다. 임나일본부설 속의 '일본부'라는 명칭은 4세기 후반으로 되어 있는데 이때는 '일본'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그래서 광개토대왕비에 쓰인 명문이 일제강점기에 조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확실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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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고양이 푸푸
이동파 지음, 윤남윤 그림 / 메가트렌드(문이당)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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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소설을 만났다. 책을 읽는 내내 몽롱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고양이 푸푸와 함께 하는 여행이, 어렵다고 생각하며 논하는 '행복'이 무엇일까, 고양이가 소박하게 꾸는 '꿈'에 대해 들으며, 나의 행복과 꿈과 내 삶의 방향에 대해 잔잔하게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

고양이 푸푸가 ‘야옹’이라는 소리로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점이 너무 재밌고 귀엽다. 결국 야옹이란 소리로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산다. 우리는 고급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소통도 못할 때가 많은데, 오히려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고양이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쥐를 잡아먹지 않는, 은빛 물고기를 잡으러 떠난 우리의 푸푸는 우연히 배를 타게 된다. 그러며 항해를 하며 많은 친구들을 만난다. 그중 독특한 인물은 모든 동물들의 말을 알아듣는 외다리 선원이 이었다. 어릴 때 사고로 한쪽 발을 잃었는데, 그 이후로 공포와 충격으로 말하는 법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그러다 사람들이 하는 말보다 동물들의 말을 더 이해하게 된 사람. 어쩌면 그는 사람의 말보다 동물과 대화하는 것을 더 즐기지 않을까? 란 생각도 해본다. 거북이, 독이 든 굴을 먹고사는 바위 괴물, 갈매기, 아름이와 아름이 아빠, 늙은 고양이, 그리고 할멈 등 많은 친구들과 다양한 대화를 통해 푸푸는 한결 성숙해진다.

고양이 푸푸와 갈매기와의 대화를 들으며 목적 있는 삶, 목적 없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매일 매 순간을 열정에 똘똘 뭉쳐 전진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목적 없이 살아간다면 정말 무의미한 날의 연속일 것 같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이다. 지금 내 상황이 그렇다. 분명 나의 삶에도 무언가 소명이 있을 텐데, 지금은 그게 잘 뭔지 몰라, 갈매기처럼 그것이 뚜렷이 보이지 않아 목적 없이 날고 있는지도 모른다란 생각이 들었다. 갈매기도 긴 여정을 통해 사건사고를 다 겪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푸푸는 이 얘기를 들으며 처음부터 고향(섬)에 머물러있으면 됐을 텐데 고생만 하다가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 아닌가.. 란 생각을 얼핏 했을 것 같다. "내가 목적으로 둔 것은 모두가 내가 원하는 일이었던 거야. 난 그 일에 충실했던 것뿐이고. 내가 원하는 것들은 그렇게 뚜렷이 보이지는 않아. 그것이 때때로 날 목적 없이 날게 했으니 말이야." pg 61 갈매기의 말처럼 만약 섬을 떠나지 않았다면 아직까지 떠나는 것을 목적으로 살았을 것이고, 이렇게 떠나와보니, 섬에서 사는 것이 목적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여운에 남는다.
갈매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네 인생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결국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층 더 깊게 알아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고양이 푸푸와 친구인 치푸와 아롱이, 할멈, 털보를 비롯한 선원들 이야기가 3인칭으로 전개가 되다가, 갑자기 1인칭으로 전환이 되며, “나”가 등장한다. 나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 이 책을 읽던 중, “나”가 누구지? 란 생각이 어리둥절했었다. “방울 소리를 내는 뱀을 찾던 ‘나’는 누구일까? ‘나는 사막을 날고 있었지’로 시작을 하는 대목에서 '나'는 갈매기인가... 싶었는데 또 그것도 아닌 것 같고 (끼룩이라 우는 갈매기와 대화를 하니까), 그럼, 고양이 푸푸를 말하나? 싶지만, 푸푸는 날지 못하는데? 꿈 속인가? 그러다가 결국 갈매기와 푸푸가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는 걸 보니, ‘나’는 푸푸도 갈매기도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훅 등장하는 ‘나’가 누구인가를 미스터리 풀듯 읽어나갔다. 책의 거의 중간쯤 왔을 때, 갑자기 제일 처음 책 시작하는 프롤로그가 생각났다. 바로 “내가 푸푸를 처음 본 건 느티나무 위에서였다.”라고 시작하는. 그리고 어린 소년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아~~~~ 그렇구나~ 푸푸의 여행이 아니라 내가 하는 여행에 푸푸가 동반자였구나~'하고 말이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여기저기 힌트가 많다. 나는 누구인가? 란 원초적인 질문을 이 책에서 숨은그림 찾듯 엉뚱하게 했던 것 같다. 이것또한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나의 딸의 인형에게는 고유이름이 각자 있는데, 유독 최근에 선물 받은 고양이 인형에게는 이름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그 고양이 인형에게 '푸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고양이 인형과 딸아이와 한 침대를 사용하며, <꿈꾸는 고양이 푸푸>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책 속으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독수리라고 생각하며 살아.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닭장 속에 가둬버리지. 그러고는 매일 하늘을 나는 꿈을 꾸는 거야. 그리고 또다시 아침에 눈을 뜨면 자기가 독수리인 양 으스대, 닭장 속에서 말이야. 그렇게 그들은 평생을 살다가 죽어. 그건 그들의 시체는 정말 닭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안타깝게도 말이야. 어떠면 그들은 정말로 독수리였는지도 몰라. 사실 이 세상 누구든 독수리의 알로 태어나거든. 나도 또 너도 말이야. Pg 94

“여행은 뭔가 새로운 것들을 만나는 것이지.” Pg 165

항상 난 행복하지만 행복에 대해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글쎄 행복이 뭐지? 이건 정말 어려운 질문이군.  Pg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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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 소액 투자의 기적 - 불황에는 무피와 단타로 승부하라
장재호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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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황에는 무피와 단타로 승부하다는 부제를 가진 <부동산 경매 소액 투자의 기적>을 만났다. 꾸준히 부동산 투자에 공부를 하겠노라 다짐을 하고 한참 읽다가 최근 또 급 흥미를 잃었다. 너무 나와는 딴 세상 이야기 같았다. 이미 많은 책에서 조언을 하기를, 발품을 팔아야 한다기에 한동안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장님과 만나 돌아다니기도 하고 나름 정보도 얻고 그랬으나, 결국 결정은 오롯이 내가 해야 하는 것. 아무리 공부를 하고 정보를 얻어도 배짱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물론 자금도 함께), 그게 아쉽게도 내게는 없다. 좀 더 공부를 하고 해안이 생기면 결정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까? 란 생각에 역시 부동산 관련 서적에 눈을 도린다.

<부동산 경매 소액 투자의 기적>의 저자 엠제이는 부산, 대구 등 경남 및 경북지역에서 '엠제이 경매 스쿨'을 설립하고 운영을 하는 저자 겸 대표이다. 이 책은 내가 기존에 투자 관심 대상이 아니라고 제외한 투자방법에 대해 더욱더 집중적으로 소개를 해서 새로웠다. 특히, '부동산 경매 필살기'는 정독을 하며 읽었다. 이론만 공부하지 말고 투자 수익 구조를 연구하고, 최소 자본으로 투자 횟수를 늘리라고 조언한다. 경매, 상가 투자에 대해 책으로만 보면 머리를 끄덕이며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다가 실제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경매하지 말고, 상가 투자는 기피하라 하고 조언을 하신다. 왜 책과는 거꾸로 말씀을 하실까...의야해지기까지 한다. 내가 만나는 그 사장님이 잘 모르시는 말씀일까? 아니면 이 책은 그저 서적에 불가한 이론적인 얘기일까? 싶지만, 실제 본인이 투자한 사례들에 대해 소개하는 거니 거짓도 아닌데... 이런 복잡한 마음에 책을 읽었다.

저자가 경매  공부, 독서의 양으로 승부하자!는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2018년~2020년 경 공매 투자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부분까지 다양한 사례와 자극적이고 동기부여 주는 말들이 담겨있다. 사실 모든 부동산 책의 결말은 동일하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방향을 잘 잡고 부지런히 투자한다면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g346 다소 진부하게 들리고, 나도 할 수 있는 얘기 일 수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와 다른 저자의 마인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나와는 달리 저자는.... 이런 생각이 마구마구 들게 하는 그의 행보, 투자 성향을 보며 나만의 투자 관점과 지역 선정, 실천할 수 있는 결단력을 좀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투자하려는 지역이 거품이지 상승 곡선을 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결국 실천하는 자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각인시키고 다시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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