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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 전략이란 무엇인가 ㅣ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
조유 지음, 문이원 옮김, 김근 감수 / 동아일보사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어느 마을에 물이 필요했다.그들은 필요한 물을 길어오기 위해 먼길을 걸어서 이웃마을에 물을 길어오곤 했다.
남녀노소 이런 힘든 일 때문에 마을의 장로들이 모여 의논을 하고 지혜와 돈을 모아 우물을 팔 수 있는 기술자를 불러 우물을 판다.그리고 그 마을의 우물은 모든 사람의 소유가 되어 지금가지 마르지 않는 샘이 되고 있다.우리가 가진 지혜와 지식도 이와 같은 것이다.내 것 내 소유만 찾다 보면 금방 말라 버리는 우물과 같은 것이다.반경은 이러한 방법을 찾아보는 전략의 지혜를 제공하는 리더들의 지침서이다.
반경은 시대와 시기를 초월하여 우리앞에 마르지 않는 지식과 지혜의 샘물로 돌아왔다.
목마른 자 물이 필요하듯 지식과 지혜에 목말라 있는 자에게는 반경은 필요하다.집안의 살림살이도 많은 그릇들이 필요하지만 나라의 살림살이에도 그곳에 맞는 그릇들이 필요하다.우리는 그런 그릇들이 되기 위한 것과 그 그릇이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혜안이 필요하다.이 책은 그런 일들의 소용되는 지혜를 일러주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보여주고 있다.사람을 잘다스리는 법,그리고 그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이 필요하다.
도척(盜蹠)의 수하가 물었다.“도둑에게도 도리가 있습니까?”그러자 도척이 대답했다.“천하의 어떤 일이 도를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방 안에 무엇을 숨겼는지를 생각해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성(聖)이다.먼저 들어가는 것이 용(勇)이고,나중에 나오는 것이 의(義)다.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지(智)이고, 균일하게 분배하는 것이 인(仁)이다.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못하고서 큰 도둑이 된 사람은 아직 천하에 없었다.라고 대답하였다.
위 이야기를 통해 착한 사람들이 성인의 도가 없이 바로 설 수 없듯이 도적도 성인의 도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천하에 착한 사람은 적고 나쁜 사람은 많다.그러므로 성인의 도가 천하에 미치는 이로움은 적고 천하에 미치는 해는 더 많다고 할 수 있다.총 64장에 걸쳐 나라의 정치와 백성을 다스리는 법,전쟁에서의 이기는법과 그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법 등 이 책은 많은 것을 망라하고 있다.
군주 된 자로서 자신의 신하가 충심을 다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충심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신임을 얻는 것은 아니다.이 때문에 오왕(吳王) 합려(闔廬)에게 충심을 다했던 오자서(伍子胥)는 전당강(錢塘江)에 버려졌고, 주경왕(周敬王)에게 충심을 다했던 장홍(萇弘)은 촉땅에서 죽임을 당해 그 피가 3년 뒤에 벽옥(碧玉)이 되었다는 말이 전해지는 것이다.나라 일을 맡은 사람의 올바른 책무를 이 예에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모 된 자로서 자신의 자식이 효심을 다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효심을 다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효기(孝己)는 아버지인 은고종(殷高宗)에게 효심을 다했지만 계모의 참언 때문에 해를 당했고, 증삼(曾參)은 어머니에게 믿음을 얻지 못해 비참해졌다. 따라서 반드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이다.덜어내고 더함에 있어서 서로 방법을 달리하는 것처럼, 질박한지 화려한지에 따라 서로 다르게 다스려야 한다.
권력을 높여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도를 두텁게 해 풍속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가르침은 오늘날 부합하기도 하기도 하고 위배되기도 한다.그들이 말하기를 새를 잡는 것은 그물의 한 눈이지만,한 눈뿐인 그물로는 결코 새를 잡지 못한다.새가 멀리까지 날 수 있는 것은 두 날개의 힘이지만,깃털의 도움이 없으면 멀리 날지 못한다.이 쓸모가 없어 보이는 것도 실제로는 큰 쓸모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지혜를 모으는 책략은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우리 모두가 현자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그러나 현자들이 전하는 교훈은 그들이 얻고자 했던 지혜를 이 책에서 배우고 있다.
자연이 우리를 도우듯이 우리 또한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간다.수천 년을 이어져오는 현자들의 반경은 우리와 더불어 후손에게도 물려주어야 할 마르지않는 지혜의 샘이다.누구든지 지혜에 목말라 지혜의 우물을 찾는이는 반경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책략에는 군사적인 용어와 권력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근본이 있고 질서가 있고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삶의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