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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평점 :
헤세에게
세 여인은 삶의 일부분이었지만,이들에게는 헤세와의 결혼은 삶 전체를 난폭하게 휩쓸고 지나가는 재난과도 같았다.헤세와 여인들이 서로에게 남긴 흔적
또한 역사에서 사라져갔다.헤세의 첫번째 부인이자 세 아들의 어머니인 마리아 베르누이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그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더 이상 없어.다시는 그에게 기쁜 마음으로 굴종하지 못할 거야.
이제
그런 건 없어.그 사람은 그냥 작가일 뿐이야.”그녀가 편지를 쓴 시점인 1925년 3월은 헤세가 스무 살이나 어린 루트 벵거와 결혼한 지
10개월이나 지난 때였다.헤세는 2년 뒤 루트 벵거와도 이혼하고,4년 뒤에는 니논 돌빈과 결혼한다.루트 벵거는 법정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헤세를 변태적 인간,노이로제에 걸린 불면증 환자,정신병자라고 표현할 정도였다고 한다.
아주
특별한 세 여인,그리고 헤르만 헤세와의 삶과 사랑 헤르만
헤세의 사랑: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편지와 문서를 찾아내 헤르만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사진작가였던 마리아 베르누이, 성악가였던 루트 벵거,미술사학자였던 니논 돌빈. 헤르만 헤세는 세 여인을 사랑했고 그들과
결혼했다.
우리가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보금자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가이엔호펜에 지쳐 있었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내 인생에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자주 여행을 떠났다. 바깥세상은 무척이나 넓었다. 나는 마침내 인도까지 이르렀다.오늘날 심리학자들은 그런 걸 ‘도피’라고 규정한다.
물론 그런 측면을 부정할 수는 없다.그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세상을 넓게 조망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였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싯다르타,수레바퀴 아래서등 창조와 열정으로 그의 작품의 우수성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그의 주옥같은 작품의세게에 빠져든다는 것은
이 깊어가는 가을에 대단한 선물이다.문학적 천재의 깊이를 읽을 수록 우리는 그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음을 부인할 수없다.한 때 그의 모습을
동경하여 작가가 되어보겠다고 원고지를 엄청 소진시켰다.
청난
대작을 인류사에 남긴 작가,헤르만 헤세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자 평화주의자,인도주의자였다.그의 가슴은 어려서부터 창조를 향한 열정으로
불타올랐고,문학적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의 삶은 그의 문학작품만큼이나 잘 알려져 있다.문학적 천재였던 헤세의 삶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평전
작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헤세의 삶을 동경하는 작가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헤세와 이들의 사랑은 아름답지 못했다. 헤세와 각각 인생을 공유한 세 여인이었지만, 이들은 헤세와의 사랑을 모두 지워버리고 싶어
했다.헤르만
헤세가 사랑했던, 하지만 결국은 헤세로부터 버림받은 여인들의 초상을 통해 저자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헤세의 문학적 천재의 이면을 날카롭게
묘사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