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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나무의 노래 - 아름다운 울림을 위한 마음 조율
마틴 슐레스케 지음, 유영미 옮김, 도나타 벤더스 사진 / 니케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문비 나무의 삶은 우리네 인생의 희노애락이 묻어 있고 고난과 고통의 아픔을 딛고 영혼의 소리를 품는 나무의 이야기가 이 책에 있다.수천년을 이어오는 장인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은 현의 울림을 정교하게 전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바이올린으로 거듭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보이는 가문비 나무의 이야기를 장인의 365개의 맑은 생각으로 기록하고 있다.
흘러가는 가는 것은 강물 뿐이 아니다.세월이 그렇고 인생이 그렇다.하루 하루의 삶이 기도요,영혼을 불어 넣는 장인의 아름다운 마음이 명품을 만들어낸다.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 제작 과정은 그 자체로서 예술이자, 소명이며, 인생의 비유다. 여기에 바이올린 탄생 과정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이 저자의 깊이 있는 문장들과 어우러져 독자의 가슴에 잔잔한 울림으로 와 닿는다.
삶이란 정중앙에 흔들림 없이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그런 삶에는 울음도 없고, 웃음도 없으며,찬양도 탄식도 의심도 없고,희망도 가벼운 유머도 전심을 다하는 기도도 없습니다.모든 것이 중간쯤에 엉거주춤 머무를 뿐입니다.그렇게 되면 모든 울림이 죽고,모든 의지가 어정쩡한 중간 상태에서 정체될 것입니다.다양한 기운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대신 영혼의 생기가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고지대에서 비바람을 이기고 단단하게 자란 가문비나무를 찾아 나서는 일부터, 어렵게 찾은 ‘노래하는 나무’를 깎고 다듬고 칠해 바이올린으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인생을 성찰한다. 그는 모든 인간이 저마다의 울림을 지닌 악기라고 거듭 강조한다. 더러 악기의 음이 흐트러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악기가 완전히 가치를 잃는 것은 아니다. 악기를 조율하면 다시 아름다운 소리가 나지 않는가.
악기처럼 내면을 잘 조율한 사람은 겸손하면서도 당당하며, 진실로 사랑할 줄 안다.형태가 완벽한 바이올린이 꼭 좋은 울림을 내는 것이 아니듯, 매사에 완벽하고 비난할 것 없는 삶에 반드시 아름다운 울림이 깃드는 것도 아니다. 울림은 자기 삶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때 생긴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이며, 살아가는 동안 추구하고 싶은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또 묻는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깨어 있다 보면 우리 삶은 특별한 의미가 담긴 ‘카이로스’의 순간들로 채워질 것이다.우리의 울림은 기계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생명이 숨 쉰다.악기는 결코 자기 가치를 잃지 않는다.나중에 돌아볼 때 삶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은 우리가 보낸 세월의 양이 아니라,얼마나 충만한 시간을 보냈느냐 하는 것이다.
독일의 바이올린 장인 마틴 슐레스케가 작업장에서 길어 올린 365개의 맑은 생각과 세계적인 사진작가 도나타 벤더스가 찍은 52장의 인상적인 사진이 만나 한 권의 아름다운 명상 책을 빚어냈다. 마틴 슐레스케의 바이올린 제작 과정은 그 자체로서 예술이자, 소명이며, 인생의 비유다. 여기에 바이올린 탄생 과정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이 저자의 깊이 있는 문장들과 어우러져 있다.
잔잔한 울림으로 와 닿는다.하루하루의 생각은 읽는 이로 하여금 소명을 의식하며 매 순간 충만한 삶을 살도록 고무한다.그의 생각은 기독교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실용적이고 윤리적이며,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풍성한 통찰은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도 고요히 자기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