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 가장 쉽게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 심리검사
박소진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9월
평점 :

각종 방송 매체를 통해서 심리검사 등이 소개될 때 또 하나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나의 검사만을 가지고 한 사람에 대해 평가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여러 색의 풍선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후, 그 색을 선택한 사람들을 단일하게 평가한다고 생각해보자. 5가지의 색이면 모든 사람이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 각각의 유형에 속한 사람들의 개인차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는 그림을 그리게 한 후 그 그림 하나만 가지고 그 사람이 우울하다거나 불안하다거나 편집증이 있다거나 분열이 의심된다고 단정하는 것도 무척이나 위험하다.
심리검사는 주소호(피검자들이 호소하는 문제)부터 그 사람의 외양과 행동, 태도, 그리고 각각의 검사들이 재는 것들을 모두 통합해 평가되어야만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p.47~48)
요즘 공감이 아닌 '사실에 입각한' 이야기를 하면 으레 듣게 되는 말, “너 T야?”. 이는 MBTI에서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는지, 감정적 부분에 관심을 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지만, '공감을 아예 못하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언어로 바뀌었다. 이것뿐 아니라 마치 MBTI가 개개인을 '설명'하는 언어로 사용되고 있음에 걱정과 우려가 들기도 한다. 마치 내가 학생이었을 때 “A형=소심해”가 공식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MBTI는 어디까지나, 다른 심리검사처럼 사람을 '이해'하는 한 요소라 생각해왔기에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이란 책이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은 MBTI부터 그림검사, 지능검사, MMPI 등 심리검사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물론 임상 및 상담심리학자들이 공부의 기반으로 쓸 만큼 전문지식을 포함한 '교재'에 가깝다 여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타인을 이해하는 한 방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러 사람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문지식을 가지지 않아도 이 책을 권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은 심리검사가 무엇인지에서부터 심리검사가 필요한 이유, 종류, 각종 심리검사에 대한 이해, 지능검사, 지능검사의 해석과 고려사항 등에 걸친 전반적인 지식을 다루고 있기 때문. 즉, 심리검사나 지능검사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갖추지 않은 사람도 이 책을 통해 개념을 익히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었던 지식을 더욱 상세히 읽으며 도움을 얻었다.
흔히 심리검사라는 말에 심리테스트를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심리검사는 오랜 기간 임상을 통해 신뢰도와 타당도가 입증된 것을 의미한다. 심리테스트는 그저 재미로, 심리검사는 성격ㆍ지능ㆍ적성ㆍ정서ㆍ심리적 측면 등 인간의 다양한 특성을 파악하고 양적ㆍ질적으로 측정하는 도구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MBTI에서부터 도형으로 시각 운동능력이나 뇌기질 등을 확인하는 BGT, 그림검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성격검사라는 MMPI 등의 심리검사에 대한 이론과 검사방법, 해석 등을 자세히 다룬다. 또 지능검사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어서 심리학 전문가뿐 아니라 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개념을 익히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심리학책들을 읽으며 귀동냥했던 검사들에 대해 지식을 얻는 것도 좋았고, 너무 흔해져서 심리테스트 같아져 버린 몇몇 심리검사들에 대해 지식을 재정비하는 과정도 좋았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은 심리검사를 배우거나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하고, 심리학ㆍ심리검사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심리학 또는 심리검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질적 도움을 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