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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 인생의 무게를 반으로 줄이는 마음 수업
김정호 지음 / 달콤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삶의 매 순간 휘청이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흔들림이 결국 우리를 더 성숙하고 단단하게 만든다. 흔들릴 줄 아는 사람은 결코 부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삶의 바람에 유연하게 흔들릴 수 있기를, 흔들리며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지혜와 함께 걷기를, 온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 (p.262)
요즘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좌절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을 다치지 않으면 계속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담은 말일 것이다. 나 역시 아이에게 자주 말해준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잘못해도 괜찮다고. 힘을 내서 다시 하면 된다고, 힘이 나지 않으면 좀 쉬어가도 된다고. 사실 나는 한차례 넘어지고 나서야 깨달았지만, 인생은 장거리달리기이기에 조금 쉬어가도 괜찮고, 멈추어도 괜찮음을 이제야 안다. 하지만 알면서도 종종 조바심을 내고 불안해하기도 하는데 이런 나의 마음에 약처럼 닿은 책이 하나 있어 소개하고 싶다. 지난 일주일 내내 붙잡고 몇 번이나 반복하여 읽은 책,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라는 「긍정심리학」의 저자인 김정호 교수의 신간으로, 심리학을 깊이 있게 다루기도 하지만 나보다 앞서 산 인생 선배의 경험과 위로가 담기기도 했기에 책을 읽는 내내 가득히 위로받는 기분이었달까.
'오늘의 당신은 어제보다 지혜롭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은 '나를 미워하면 온 세상이 적이 된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 애쓰지 않는다',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흐르는 대로 가볍게 산다.' 등의 주제로 나의 마음을 돌보고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물론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나의 현실을 내가 정확하게 들여다본다면, 내가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한다면 분명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인생에 부는 바람을 막는 법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바람을 맞고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도록, 바람에 흔들려도 부러지지는 않도록 손을 내밀어준다. 그런데 그 손이 타인이 아니다. 즉 내가 나에게 손 내밀 수 있도록, 내 마음을 다독이고 돌보는 이야기가 가득한 것. 이 점에서 이 책이 더욱 크게 닿았다. 내 마음이 천국일 때는 그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그리 성가시지 않지만, 내 마음이 지옥일 때는 칭찬도 달갑지 않지 않나. 결국, 그 모든 것은 내게 있음을, 나만 나를 믿는다면 일어설 수 있음을 마음에 단단히 새기는 기분이었다. 또 흔들리고 아파하는 내가 당연함을, 그래서 흔들릴 땐 실컷 흔들려도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잘 돌보자는 마음을 먹기도 했고.
어떤 책은 읽으며 마음에 담을 문장을 한 줄도 만나지 못할 때도 있고, 어떤 책은 너무 많은 문장을 필사하며 “이러다 책 한 권 다 베껴쓰겄네”하며 껄껄 웃는 날도 있다. 이 책은 후자다. 한 줄 한 줄 잊고 싶지 않은 문장이 너무 많아 손이 아플 정도로 옮겨적었다. 그러면서 내 마음이 안녕한지, 부러지지 않으려 다시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기도 했다.
만약 이 책이 “너도 나처럼 힘내! 너도 당연히 힘내야지”하는 책이었다면 이렇게 깊이 닿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충분히 흔들리라고, 하지만 흔들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나갈 수 있다면 그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인정과 위로를 동시에 주는 책이었다.
부디 당신들도 버티며 멈추지 않기를, 충분히 흔들리고 또 나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