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입니다 - 수동적으로 공격하는, 보이지 않는 악인들에 대하여
데비 미르자 지음, 김미덕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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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학대에는 전형적인 행동 패턴이 있다. 

일반적으로 세 단계 패턴을 따른다. 첫 번째 단계는 보통 애정 공세(또는 이상화 단계)로 불리며, 그다음은 폄하, 마지막으로는 버림이다. 이를 단계로 설명하면 행동이 순차적으로 일어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그렇기도 하지만, 처음 두 단계는 마지막 버림 단계까지 관계 전반에 걸쳐 간헐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세 행동 사이클이 여러 번 반복될 수도 있다. 각 단계의 조합은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 낸다. (p.43) 

 

 

아마 당신의 주변에는 불안한 연애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꼭 하나는 있다. (때로는 그게 당신 자신이기도 하다) 그들의 연애는 언제나 폭풍같이 사랑하고, 폭풍같이 싸우며, 잔인하게 돌아섰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함께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약간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그들의 싸움이 종료되는 지점을 늘 같은 사람이 만든다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으로 싸움이 시작되었든 결국 사과하는 쪽도, 서로를 붙잡는 쪽도 한 사람이다. 왜냐면 그 사람의 상대방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이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스트는 너무 심했다고? 생각해봐라. 세상에 처음 '가스라이팅'이 등장했을 때의 우리 반응도 “아주 극소수의 남 이야기”였다.

 

우리는 흔히 이기적이고 오만한 사람들을 “나르시시스트”라고 표현하지만, 이 단어가 너무 흔히 사용되기에 진정한 '피해자'들을 더욱 고통에 빠트리게 된다고 한다. 『그 사람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입니다』의 저자 데비 미르자는, 누군가를 두고 나르시시스트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면 이미 당신의 마음은 힘겨운 상태일 수도 있다고 표현한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누군가에 곁에 있을 때 약해지고, 그 사람이 있어도 없어도 불안하며, 그 사람과의 관계가 힘겹게 느껴진다면 반드시 『그 사람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입니다을 읽어보시면 좋겠다. 

   

사실 나는 『그 사람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입니다』을 접했을 때, '내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없는데?'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이런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음에 감사했고,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이들이 그 관계의 불안이 자신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며, 그 사람의 문제에 대해 깨달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다. 가스라이팅 보다 더욱 교묘하게, 가스라이팅과 비교할 수 없이 나쁘게 타인을 조종하고 조율하는 이들의 모습이 세상에 많이 “까발려”지기를 바랐다. 

 

“친절하고 자신의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는 사람”이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그가 “말”로 표현했던 “내게 베푼 친절과 사랑”은 그의 말 안에서만 존재하는 사람들. 너무 교묘해서 당사자가 아니면 파악하기 힘든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 그래서 『그 사람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입니다』을 읽는 내내 이 상황에 부닥쳐있을 사람들이 걱정스러웠고, 오히려 그들을 지켜주어야 할 사람들조차 그들에게 괴롭힘을 가중하는 상대가 되어있던 것은 아닐지 우려의 마음이 들었다. 

 

만약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관계를 유지 중이라면, 너무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어쩐지 나에게는 너무 불안하고 힘든 사람이라면 속는 셈 치고 『그 사람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입니다』를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이 당신에게 전환점이가 구원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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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의 특별한 모험
박보영 지음, 신아미 그림 / 오늘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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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코를 땔 수 없게 만들었던 엄청난 그림책, 『이안의 멋진 집』! 

『이안의 멋진 집』에 엄청나게 몰입했던 기억이 있기에, 후속작인 『이안의 특별한 모험』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이와 나는 기대감에 하늘을 둥둥 떠다닐 정도였다. 엄청난 기대감 속에서 직접 만나본 『이안의 특별한 모험』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이안의 특별한 모험』은 박봏영작가님의 글, 신아미 작가님의 일러스트로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무척이나 세밀한 일러스트와 아기자기 귀여운 스토리가 매력적이다. 만약 아이가 100층시리즐흘 좋아한다면, 이안 시리즈는 무조건, 완벽히 좋아하게 될 것이니 꼭 만나볼 것! 

 

우리의 기발한 건축가 이안의 생일이지만, 한번도 생일을 빼먹지 않은 삼촌이 어쩐 일인지 이안의 생일에 편지릃 보내지 않았다. 이안은 삼촌이 걱정되어 직접 찾아가보기로 한다. 엄청난 책상을 벗어나, 무척 복잡하고 멋진 삼층버스를 타고 삼촌집으로 향하는 길! 버스에서부터 이웃인 마리할머니를 포함한 수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안타깝게도 복잡한 미로로 구성된 삼촌의 집에 도착했으나 삼촌은 사라지고 없다. 삼촌을 찾기 위해 시작된 이안의 여정! 사막까지 이어진 기차, 선인장모양의 집, 비행기나 배까지! 수많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이안을 따라다니다보면 어느새 우리도 함께 모험을 하는 기분이 든다. 통통 튀는 스토리에 빠져 이안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자면 아이의 눈이 얼마나 반짝이는지를 느낄 터!

 

더불어 아이와 함께 『이안의 특별한 모험』의 일러스트를 들여다본다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른다. 각각의 페이지에 숨은 엄청난 이야기와 놀라운 재미들이 가득하기 때문. 우리 집에서는 손가락만한 영역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안을 찾아보기도 하며 엄청 다양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혹 아이가 여럿이거나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일러스트 안에서 숨은그림들을 찾기를 해보시길. 아이가 그림책을 더욱 즐거운 대상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무척 흥미진진한 읽기가 가능해지니 말이다. 

 

페이지마다 이야기들을 꽉꽉 눌러담아놓은 『이안의 특별한 모험』! 

아이와 함께 머리를 대고 만끽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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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 - 신뢰와 호감을 높이는 언어생활을 위한
MBC 아나운서국 엮음, 박연희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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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찔한 맞춤법”이라는 태그를 달고 수많은 단어가 소개(?)된다. 어떤 단어들은 귀여움으로 넘길 수 있지만, 때때로는 훗날 우리말이 사라지기라도 할까 두려운 마음까지 든다. 그래서일까, 창비에서 출간된 “신뢰와 호감을 높이는 언어생활을 위한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은 이 시대의 진정한 필독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외래어부터 순화어, 맞춤법까지 한 권으로 공부할 수 있는 책,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을 소개한다.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은 MBC 아나운서국에서 엮은 책으로, 언론인 손석희는 이 책을 두고 “이 책은 정말 아픈 곳만 긁어준다. 책이 가리키는 지점이 내가 늘 머뭇거리던 그 지점들이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니, 얼마나 다양한 표현들이 속 시원히 등장하는지 알 수 있을 터. 

 

사실 나 역시 부지런히 책을 읽고,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려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을 읽는 내내 공부하는 마음이 들었다.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는 어휘투성이였고, 틀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생각했지만 잘못 사용하고 있던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기도 했다. 한 번만 제대로 알아둔다면 틀리지 않을 수 있는 맞춤법에서부터, 발음 때문에 틀리기 쉬운 표현, 바르게 쓰기 참 어려운 외래어, 순화어 등 200여 개에 가까운 어휘를 무척이나 자세히 다루고 있어 무척 유용했다. 또한, 다양한 예문과 뜻풀이, 여겨보기, 문제 풀이 등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각잡고 어휘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무척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좋았던 점은 QR코드가 표기된 페이지에서는 아나운서의 발음을 생생히 들을 수 있는 점.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을 듣고 따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정확한 발음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우리말이라 쉬이 생각하지만, 짚어보면 짚어볼수록 어려운 것이 우리말이다. 이 귀한 언어를 더 소중히 사용하고 후대에까지 길이길이 사용하도록 하려면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 같은 책을 바탕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 

정말 구성부터 내용, 책의 활용도까지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책이었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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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 기관과 하는 일 지식 잇는 아이 10
서지원 지음, 이주윤 그림 / 마음이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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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났을 때는 누가 도와주지? 도둑이 생기면 누가 도와주지? 

분명 우리 어린이들은 이런 질문에 척척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수준은 타요나 폴리 등을 보던 꼬마시절부터 척척 맞추던 것들이잖아? 이제 초등학생이 된 우리 형님들은 조금 더 다양한 영웅들을 알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아시안게임같은 큰 이슈가 있을 때, “이런 파트는 누가 담당하게?”하며 아이의 궁금증을 지식으로 바꾸어준다면? 더없이 좋을 터. 

이럴 때 읽기 좋은 책,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을 소개한다. 

 

마음이음의 지식잇는이야기 10권으로 출간된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은 다양한 정부기관에 대해 소개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우리가 어떤 도움을 받는지에 대해 무척이나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아이들의 학습과 밀접한 영향이 있는 교육부에서부터 외교부,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지원부, 해양수산부 등 어른들도 정확히 어떤 기관이 담당하고 있는지 몰랐을 영역이나 책임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무척 흥미롭다. 또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을 읽고 난 후 “이런 일을 담당하는 부서는?”등의 퀴즈를 내보는 것도 아이의 지식확장에 좋을 듯.

 

사실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꽤 복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척이나 상세한 설명과 만화 등으로 이해하기 쉬웠을 뿐 아니라, 각각의 내용들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져 여러 직업에 대한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우리 아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눈을 반짝이며 반응하더라.)

 

아이와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을 읽으며 우리 가족들이 연결되는 부서는 어디인지 찾아보기도 하고, 어떤 직업은 어디에 속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도 하며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업무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숨은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하루하루에 대해 감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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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밤의 승리
이디스 워튼 / 해밀누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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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로 여성 최초로 퓰리쳐 상을 수상한 작가 이디스 워튼. 그 외에도 수많은 책들이 세계 문단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에서는 다른 책들을 만나보기가 어려웠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국내 첫 출간!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해밀누리 출판사에서 그녀의 치밀한 공포를 만날 수 있는 『밤의 승리』를 출간했으니 얼른 만나볼 수 밖에! 

 

이전의 문학들로 현실주의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디스 워튼의 『밤의 승리』는 “고딕소설”의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9세기부터 19세기에 걸쳐 영국 등지에서 유행했던 장르인 고딕소설은 고성과 흉과, 마법과 저주, 괴기스러움 등을 담은 “인간 근원적 공포”를 다루는 장르로, 『밤의 승리』야 말로 그런 온갖 감정들을 잘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뉴햄프셔의 추운 겨울이 배경인 『밤의 승리』은 주인공인 팩슨이 상상하지 못했던 공포에 빠져드는 하룻밤을 다루고 있다. 우연히 하루를 보내게 된 저택에서 이상한 사건에 말려드는데, 이 과정에서 초자연적인 존재를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느낀 감각이나 비현실적인 느낌에 의구심을 품으며 인간 내면에서 오는 두려움, 윤리적인 갈등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선택에 따른 결과를 무척이나 치밀히 다루기 때문에 독자들도 그의 번뇌나 두려움, 갈등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것. 

 

사실 『밤의 승리』을 중반쯤 읽었을 때 까지만 해도, 굳이 이 책을 왜 “공포”가 아닌 “고딕”이라고 칭하는가 고민했다. 하지만 팩슨이 느끼는 공포의 실체, 두려움의 본모습 등은 우리가 가벼이 느끼는 “무서움”정도가 아니라 인간 본연의 고민, 심연의 심리를 잘 다루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난 후에 인간으로서의 고민을 해보게 되더라. 그제야 나는 고딕장르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긴장이나 생각을 선사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고, 비슷한 장르의 책을 더욱 자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개인적으로 『밤의 승리』를 출간한 해밀누리의 매끈한 번역과 문장력이 무척 만족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많은 책을 출판한 곳은 아니지만, 무척이나 매끄럽게 이어지는 문장과 적절한 어휘의 사용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고 긴박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원서의 느낌을 온전히 살리고 있어 참 잘 번역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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