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S클래식 : 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 지음, 피피 스포지토 그림, 윤영 옮김 / 스푼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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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읽은 것이 『두  도시 이야기』였다. 찰스 디킨스 작품이니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번, 깊이 이해하지 못해서 한 번 더, 독서 모임을 해서 한 번 더, 타인의 감상평을 듣고 진짜 이렇게 좋은 책을 나만 느끼지 못하나 해서 한 번 더- 그렇게 여러 번 다시 읽은 책이 『두  도시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나는 이 책의 매력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에게 『두  도시 이야기』를 읽게 하면서도 과연 아이가 재미있어할까, 이해는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사실 아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은 『두  도시 이야기』에 등장하는 프랑스혁명도 모를 뿐 아니라, 굶주리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였다. 나의 걱정과 달리 매우 쉬운 문체로 『두  도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바람에, 아이가 상세한 내용은 모르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은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두도시이야기의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되지 않은 점은 안타깝지만,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잘 간추려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도시이야기』를 그냥 읽게 하면 다소 어려울 것 같아서 아이에게 책을 주기 전 프랑스혁명과 격변하던 사회상황을 간략히만 이야기해주었고, 깨달음이 사람을 얼마나 변하게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해주었다. 아이는 어려워하면서도 결국은 마지막 페이지를 보게 되었고, 시드니의 마지막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사실 완전히 엄마의 욕심으로 시작했던 '찰스 디킨스' 읽기는 우리 집 독서에 큰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이미 아이는 여섯 권의 찰스디킨스를 읽었는데, 다른 책도 출간되면 사달라고 하더라. 스푼북에서 고전 시리즈로 출간하는 S클래식은 꼭 읽어야 하는 필수고전을 쉬운 호흡으로 풀어냈기에 아이도 어려워하지 않고 고전문학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 『두  도시 이야기』 역시 문제가 쉽고 문장이 호흡이 짧기 때문에 아이들의 이해가 쉽고,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로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우리 아이가 찰스디킨스를 완전히 소화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이 줄여진 책이니 언제인가 찰스 디킨스를 다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나도 여전히 그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상을 얻는 것처럼 아이에게도 첫 번째 찰스 디킨스를 만나는 것으로 생각할 뿐이다. 엄마의 욕심과 우려가 뒤범벅된 찰스디킨스였지만, 『두  도시 이야기』까지 잘 읽어 내준 아이가 무척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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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북멘토 그림책 13
조수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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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였던 나는 거의 모든 사람 그림에 “꼬추”를 그렸다고 한다. 맞다. 남자의 생식기 말이다. 고지식한 집안 장남의 둘째 딸로 태어난 바람에 태어남과 동시에 구박을 받아야 했던 아이. 모르긴 몰라도 엄마와 아빠의 깊은 사랑이 아니었다면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로 인해 동생을 몹시 미워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그토록 부지런히 꼬추를 그려댄 덕분인지 나는 남동생이 생겼다. 남동생 덕분에 “쟤가 아들이었어야지” 소리에서 해방되었기에 나는 그때도 지금도 내 동생이 그렇게 이쁘고 귀하다. (살짝 질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동생이 무척 귀하지만, 모든 형님이 동생이 귀하기만 하지는 않을 거다. 천사 같은 우리 언니도 나의 여우 짓 때문에 아빠에게 혼나서 미울 때도 있었다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동생이 생긴 형님들에게 주고 싶은 책,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를 소개한다. 

 

조수현 작가님의 귀여운 표현력을 엿볼 수 있는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동생이 태어나길 기다리는 마음, 동생으로 인해 섭섭해지는 마음, 동생에게 심통을 부리는 마음, 다시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단계별로 담고 있어, 동생이 생긴 첫째들의 마음을 안아줄 수 있다. 만약 동생을 기다리거나, 동생이 생긴 첫째가 있는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통해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다면 좋겠다.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아주 어린 '형님'들부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단 문장이 쉽고 간결하다. 간결한 문장이다 보니 어린아이들도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빗대어 표현하기에 더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 짧은 문장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속마음을 들어볼 수 있을 듯하다. 

 

일러스트도 매우 매력적이다.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동그라미나 네모 등, 어린아이들에게도 익숙한 도형으로 구성되어 잇기 때문에 도형 모양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 편안한 감상이 가능하다. 또 무척 알록달록한 색으로 구성되어 처음 모양이나 색을 배우는 아이들에게도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리라 예상된다. 

 

사랑은 강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동생을 예뻐해야지”. “동생은 어리잖아” 등의 말로 사랑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게 가능하다면 세상에 짝사랑으로 우는 사람도 없겠지. 나는 사랑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기에, 첫째도 둘째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를 통해 첫째에게 둘째를 받아들일 준비를, 시간을 주면 어떨까.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첫째가 된 모든 첫째에게 응원을 담은 책,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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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 나를 수놓은 삶의 작은 장면들
강진이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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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출근했던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고, 방바닥에 넓게 이부자리를 펴는 시간. 

동생과 이불 위에서 콩콩 뛰며 앞구르기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기도 했다. 한참을 그렇게 신나게 놀다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동생은 외할머니 옆에서 금세 잠이 들었고 나는 엄마 옆에서 알콩달콩 시간을 보냈다. 

목 부분이 터져 하얀 솜이 비집고 나온 빨강 털옷을 입은 인형을 수선해주는 엄마와 눈을 맞추며 어린 가슴이 행복으로 차오르는 순간, 어린 나의 전부였던 것들. (전부였던 것들 p.61)

 

 

“내 마음이 아픈 날이 읽어 더 좋았을까? 아무튼, 이 책은 내 아픈 마음을 토닥여 주는 엄마 손 같았다. “엄마 손은 약손, 지니 배는 똥배~” 하는 그 토닥임처럼,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그 온기처럼 말이다.” 강진이 작가님의 「너에게 행복을 줄게」를 읽고 난 후 내가 기록해둔 말이다. 그 따뜻함이 두고두고 생각나서, 작가님의 팬이 되기를 자청했다. 소심한 관종인 나는 책을 무척 좋아함에도 팔로우하며 “팬”인 티를 내는 작가님이 몇 없는데, 열 손가락에 꼽히는 “평소의 언어도 닮고 싶은 작가님”에 강진이 작가님을 예정(!)해왔다. 그래서 그녀의 신간,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는 출간도 되기 전부터 목이 빠지라 기다렸다. 

 

따끈따끈한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를 받아들자마자 단숨에 한 권을 다 읽었다. 그리고 그 날밤 다시 차를 마시며 한 번, 다음 날 아침 햇빛 아래에서 또 한 번 읽었다. 세번이나 연달아 읽으며 따뜻함에 흠뻑 취해있는데, 반찬을 주러 왔던 엄마가 책을 훑어보다가 한마디 툭 한다. “옛날에 우리 00 아파트 샀을 때, 쪼들려서 매일 거실에 이불 펴고 잘 때- 엄마는 그때가 진짜 행복했어.” 순간 까맣게 잊고 살던 시절이 거짓말처럼 확 생각나고 그때의 행복이 온 가슴에 들어찼다. 엄마와 나는 히비스커스를 마시다 말고, 히비스커스보다 더 빨간 코가 되어 추억을 회상했다.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는 그런 책이다. “일생에서 가장 강력한 추억”이 아니라 매일매일 있는 추억,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일”이 아니라 갓 지은 쌀밥을 입에 넣듯 편안하고 익숙한 행복. 책의 어느 페이지든 내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너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 그런 책. 나이가 더 어렸을 때는 강력한 행복이나 추억을 쫓았던 것 같다.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가치를 지니는지 미처 몰랐기 때문에. 그러나 이제는 안다. 하루하루가 우리의 호시절이고, 매일 화양연화라는 것을. 그래서 이 책은 우리 모두의 호시절이다. 우리 모두의 추억이고, 우리 모두의 일상이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강진이 작가님의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는 한번 읽고 끝날 책이 아니라, 손 닿는 곳에 두고 자주 만나보시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어떤 날에는 그저 그림을 천천히 감상하고, 어떤 날에는 강진이 작가님의 문장을 만나며 공감하고, 끄덕이고. 종이에 인쇄된 그림이지만, 강진이 작가님의 그림에는 온도가 묻어난다. 아이와 공원에서 느끼는 햇볕의 따뜻함, 엄마가 해준 밥에서 느껴지는 온기, 친구들과 학창시절에 찍은 사진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그런 온도가 묻어나는 그림이다. 사람 냄새가 난다는 말이 무엇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그림이다. 그녀의 문장도 참 특별하다. 그렇다고 해서 화려하고 튀는 문장력이라는 말이 아니다. 분명 친근한 단어, 편안한 필체인데 거기서 느껴지는 묘한 매력이 독자의 눈을 붙잡는다. 모르긴 몰라도 분명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말하지만 빠져들게 하는 말투의 사람이리라. 그녀의 문장을 가만히 읽고 있자면 정다운 친구와 소곤소곤 수다를 떠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더 친근하고 소박한 친구의 편지같이 따뜻하다.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를 읽는 내내 나의 소박한 하루가 눈부시게 반짝이는 기분이었다. 많이 아프던 시절,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준 작가님이 “그것 봐, 살아보니 또 좋지? 아픈 거 다 지나간다 했지?”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네 맞아요. 아프고 보니 하루하루가 진짜 빛나게 아름다워요”하고 소곤소곤, 대답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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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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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시간이 나면 하려고 한다.'고 생각만 해서는 영영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정말 하고자 한다면 지금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p.69)

 

최선을 다하는 데 전념하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합격에 들뜨거나 불합격에 낙담해도 결과는 바꿀 수 없으니 신경 쓰지 말고 다음 할 일을 생각하자. (p.115)

 

'하지 않을 일'을 정하고 그 일을 하고 싶은 유혹을 끊어내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을 만들 수 있다. (p.163)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물론 책뿐 아니다. 운동이나 공부 등 꽤 많은 것을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우리에게 없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나만 해도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읽지만, 운동은 '바빠서' 못하지 않나. 미야자키 신지의 『시간 연금술사』를 읽으며 그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자면, 마음을 먹고 시간을 관리할 수만 있다면 세상엔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 아닐까?

 

『시간 연금술사』는 총 8가지 큰 분류 아래 시간을 주제로 100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이야기는 2페이지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집중력이 없는 사람도 조금씩 읽으며 도움을 얻을 수 있고, 붉은 글씨로 정리된 내용을 통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시간 연금술사』를 읽으며 마음에 닿아 포스트잇을 붙인 부분이 꽤 있었는데, 책을 다 읽은 후 둘러보니 주로 미루지 말고 현재에 이루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불안해하지 말고, 오늘을 성실히 살다 보면 먼 미래는 저절로 탄탄해진다는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더욱 인상 깊이 느껴졌던 듯하다. 

 

물론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처럼 자격증이나 학위를 많이 따는 것이 성공의 척도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러나 오늘의 1시간이 10년 뒤를 바꾼다는 말은, 내 인생관과 일치하기에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 약이 되는 말들을 잘 흡수하려 노력했던 것 같다. 『시간 연금술사』를 통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더 알차게, 더 보람되게 살아보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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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탈리 2 : 도대체 사랑이 뭘까? 괜찮아, 나탈리 2
마리아 스크리반 지음, 김경희 옮김 / 한빛에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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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괜찮아 나탈리, 네 모습 그대로 충분해』를 읽고 난 후 우리 아이가 나에게 했던 말이 여전히 생생하다. “나도 나의 모습 그대로 예쁘고 멋진 사람이에요. 엄마도요”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장점이 많은 아이가 자신의 매력도 모르는 채 종종 자신감 없는 말을 할 때 마음이 내려앉는 것 같았는데, 자신의 모습이 멋지다니! 그렇게 나탈리는, 우리에게 그냥 그래픽 노블 속 주인공이 아닌 응원이고 친구였다. 

 

그런 나탈리의 두 번째 이야기를 우리가 안 볼 수 없지!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라는 제목, 하트 뿅뿅하는 표지로 찾아온 두 번째 이야기는 이성 친구에 관한 이야기다. 1권에서도 각 캐릭터의 성격이나 어려움을 헤쳐가는 과정 등이 실제 학교생활에서 겪을만한 상황들을 잘 묘사했기에 2권에 대한 기대가 컸다. 더욱이 우릴 때와는 달리 아이들의 이성 교제 연령이 낮아졌으니, 오히려 제대로 된 개념이나 교육은 더욱 필요한 것 아닌가!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에 서는 사랑에 빠진 나탈리가 맹목적으로 데릭이 좋아하는 것들을 따라 좋아한다. 우리의 좋은 친구 조이는 “그러다 네가 누군지도 잊어버릴라(p.25)”라며 우려를 표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나 데릭은 '친구로서' 나탈리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실연의 상처를 입은 나탈리는 슬퍼한다. 하지만 나탈리는 이내 상처를 극복하고 친구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전하는 등, 또 한 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권과 마찬가지로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 역시 대화거리가 풍성했다. 이성 친구 혹은 동성 친구를 사귀면서 그 친구가 아무리 좋아도 자신 본연의 모습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옷이나 취향도 '나의 스타일'이 더 중요함에 관해 대화할 수 있었다. 또 내가 좋아하지만 나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 '더' 소중한 친구 등 아이들의 마음이 엇갈리고 상처받는 상황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를 읽은 후 가장 뜻깊었던 시간은 '친구'와 '목표'에 대해 찬반 토론을 펼쳐본 것. 일부러 어릴 때는 친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나에게 아이는 “친구도 중요하지만, 매일 하는 일을 하고 난 후에 놀고 좋아하고 즐거워해야 한다”라고 야무지게 자기 생각을 전달해주더라. 그동안 읽어온 책들이 허투루 쓰이지 않았음을, 우리 아이도 나탈리처럼 자신의 생각과 생활을 키워갈 수 있겠다는 것을 느꼈다. 

 

혹자는 그래픽 노블이 그저 만화책이라 생각하시겠지만,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처럼 꼭 필요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민감하게 느껴질 이야기를 다루면, 오히려 그래픽 노블이라서 더 편하게, 부담 없이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사랑 이야기를 궁서체로 하면 재미없잖아요?) 

 

『괜찮아 나탈리, 도대체 사랑이 뭘까?』를 통해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 나 자신과 우정의 소중함까지 잊을 만큼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배우기도 하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나'를 얼마나 소중한 가치로 두어야 하는지도 알려줄 수 있는 멋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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