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에도 살아남을 암호화폐에 투자하라 - 제2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찾아라!
데이비드 쉬리에 지음, 최기원 옮김, 박종한 감수 / 나비의활주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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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블록체인을 탄생시킨 수학 논리와 알고리즘을 개발한 취지가 우주선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안전한 우주여행에 이용된 기술이 인류사회가 공동의 선을 위해 협력하고 더 나은 방식을 탐색하도록 길을 열어준 셈이다. 내가 어렸을 때 상상 속에서 새로운 판타지를 세상을 탐험했듯, 미래의 블록체인 은하계로 함께 떠나보자. (p.219) 

 

 

몇 년 전 사무실 풍경을 기억하는가.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코인 이야기를 했고, 빨강 막대에 웃고 파란 막대에 울며 하루를 보냈다. 물론 나 역시도 몇몇 코인으로 재미를 봤으나, 결론적으로는 욕심내서 더 산 비트코인에 물려있다. 초기 투자에 만족했더라면 나는 승자였겠지만, 그놈의 욕심은 결국 수익금(그래도 원금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을 저당 잡히게 했다. 이런 게 나뿐이랴. 그 시절 많은 이를 울고 웃게 했던 도*, 밀*, 샌**스 등의 코인들은 그때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했고, 몇몇 코인들은 추억의 단어로 오명만 남긴 채 사라져버렸다. 

 

<5년 후에도 살아남을 암호화폐에 투자하라>라는 제목의 책을 만났을 때, 솔직히 말하면 나는 헛웃음부터 나왔다. 비트코인도, 이더리움도 불기둥 때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물론 초창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붉은 기둥이다) 제2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라니? 그러나 이미 블록체인은 일상이 되어 있고 '신뢰'를 사고파는 것은 경제의 한 종목이 된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블록체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읽어야 할 요소라고 생각되기에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감수한 미래가치연구소 박종한 대표는 들어가는 말을 통해 암호화폐 파산의 원인을 명료히 정리하며 이 책을 연다. 그래서 '뻥튀기'된 코인에 일희일비했던 부끄러움을 바닥에 깔고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결론적으로는 그것이 내게 도움이 되었다. '현타'를 '씨게'맞은 뒤에 가장 맑은 눈이 되는 법이니 말이다. 비트코인의 출현부터 암호화폐신드롬을 풀이하는 것으로 시작된 책은 블록체인 이해를 바탕으로 암호화폐를 예견하는 것, 암호화폐가 금융의 개념을 바꾸고 의료나 식품, 부동산 등의 거래까지 개입하게 된 현대의 경제를 이야기한다. 가장 집중해서 읽어야 할 부분은 '암호화폐와 사회 그리고 미래'로, 비트코인이 앞으로의 교육이나 정부에 미치게 될 영향, 은행이나 세금 등 전 세계적으로 대비되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블록체인이 만들어낼 유토피아'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증강현실 등 미래 세상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던 것.

 

과거에는 우리의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던 손뼉 치면 켜지는 전등, 인간의 말에 각양각색의 대답을 하는 기계들, 온도나 조도를 체크하여 자동으로 조작되는 기계들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세상도 머지않아 또 현실이 되겠지. 결국, 그 바뀌는 세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세상의 '돈'이 어디로 몰릴지 알게 되는 것도 당연한 순서다. 이 책은 블록체인의 기술, 그것의 상용성 등에 대해 명확하게 나열하고, 그것이 경제나 정치, 문화, 교육 등 사회 및 상업의 전반에 걸쳐 불러일으킬 파장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무형'의 재산이 '무'가 되지 않고 '유'로 남기려면 명확한 기술, 미래를 혁신할 기술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우선적임을 깨달았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전히 블록체인의 기술도, 암호화폐의 실용성도 다소 먼 얘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에게는 현실로 다가올 세상을 함께 이해하기 위해 나는 앞으로도 이런 책을 부지런히 읽고 이해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장 이 코인에 투자해야지! 하는 결심이 선 것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다만 '5년 후에도 죽지 않을' 암호화폐를 보는 것은 세상을 보는 기술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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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78
이주희 지음 / 시공주니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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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나누는 대화 중의 하나, 아이의 편식문제인 것 같다. 대체로 잘 먹는 아이를 키우는 나는 다른 걱정은 그다지 없고 고기반찬을 먹일 때에는 여러 방법을 구사해야만 한다. 우리 아이처럼 고기 먹이기가 힘든 경우는 드물고,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생선, 특히나 고등어인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이주희 작가님의 새 책 제목이 <나는 고등어>? 그런데 표지에는 천진하고 사랑스러운 소년이 서 있다? 표지만으로도 소년과 고등어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만화처럼 칸칸이 나누어진 형태의 그림책이다 보니 일러스트부터 아이의 취향 저격! 언제나처럼 일러스트만으로 이야기를 상상해보게 했더니 무척이나 창의력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아이가 고등어를 너무 싫어해 꿈속에서 고등어로 변하게 되고, 고등어 비틀스도 되었다가, 어항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바다로 돌아가 수영도 하고 등산도 하고 우주에도 가는 등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고등어를 좋아하게 된다는. 아이의 상상력에서 엿볼 수 있듯, 이주희 작가님의 고등어는 단순히 식탁에만 누워있는 것이 아니다. 횡단보도도 건너고 수영도 하고, 산도 타고, 별자리가 되기도 한다. 고등어를 좋아하는 아이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고등어 하나로 대동단결해 상상력의 나라로 떠나게 될 테니 말이다. 

 

일러스트만으로도 상상력 뿜어내는 이 책의 스토리를 읽어보면 더욱 흥미롭다. 우리 아이의 상상력은 어느 부분은 맞고, 어느 부분은 달랐는데 아이의 상상만큼이나 기발한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어떤 페이지는 바다의 신비로움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고등어 가시를 심으면 고등어가 자라는 나무가 생기는 웃긴 상상을 하게 하기도 했다. 원래도 고등어를 좋아하는 우리 집 꼬마는 이 책을 읽으며 “고등어가 산도 타고, 수영도 해서 그렇게 맛있었구나!”라며 군침을 삼키기까지 했다. 이 정도 반응이라면 고등어를 싫어하던 아이도 사랑까지는 아니라도 거부는 않을 것 같다. 그만큼 고등어가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되는 책이다. 

 

고등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도, 지구가 푸른 이유가 고등어 덕분이라는 상상에 피식 웃음부터 나더라. 작가님의 전작인 <너도나도 엄지 척>, <어서 와 도서관은 처음이지> 등의 책들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봤었기에 원래도 기대가 많았던 책인데, 이 책은 분명 무엇을 상상하든 기대 이상의 재미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 때문에 고등어팬클럽이라도 생기는 거 아닌가 싶을 만큼 고등어의 사랑스러움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책 덕분에 고등어가 품절되기 전에 고등어 사재기부터 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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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지는 그림책 놀이 - 4~10세 아이들의 집중력, 창의력이 폭발하는 엄마표 책육아 바른 교육 시리즈 28
우기윤 지음 / 서사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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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온전히 그림책을 즐길 수 있게 열심히 책을 읽어주세요. 아울러 텍스트를 읽어주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아이의 이야기에도 호응해주는 멀티플레이가 필요합니다. 아이의 말을 듣느라 책읽기의 흐름이 끊겨도 걱정하지 마세요. 책은 나중에 다시 읽을 수 있지만, 아이의 이야기는 그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 찾아오지 않으니까요.

 

그림책을 읽으며 놀이를 곁들이는 이유도 책을 더 신나게 즐기기 위함이에요. 때로는 책 읽기보다 그림책 놀이가 주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무엇이 주가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와 엄마가 함께한 추억이 남는 것이 중요하지요. (p.279) 

 

 

 

오랜만에 '최애분야'의 책을 집어 들었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며 다소 바빴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 집은 매일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으로 노는 집. 그림책으로 나눠온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대화 속에서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성장하는지 알기에 그림책은 여전히 우리 집에서 가장 소중한 '소통 준비물'이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서사원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 좋아지는 그림책 놀이>는 나에게 또 한 번 영감과 소재를 선물한다. 더욱이 카페,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엄마에게 책 읽는 노하우를 전해주셨던 '꿈책맘'님의 책이라니! (나도 팔로워)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얼마나 알찰지 말하지 않아도 상상이 가능하실 거다.

 

<책이 좋아지는 그림책 놀이>는 계절, 가족, 물건, 우리나라, 동물, 식습관 등 아이들이 일상생활 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기반으로 그림책을 나누고 그림책 놀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만약 책육아를 시작하는 엄마라면 앞쪽의 당부와 책 활용법을 꼼꼼히 읽고 포스트잇을 붙여두었다가 틈틈이 확인하시면 좋겠고, 책육아를 해오던 엄마라면 요즘 내가 느슨해진 부분은 없었는지, 우리 아이가 어느 주제의 책이 부족했는지 살피시면 많은 도움을 얻을 것 같다. 실제 우리 집은 최근 지구와 우주, 역사에 심취해있던 터라 가족이나 친구 등에 대해 조금 소홀했는데, 신학기이니만큼 그 부분의 책들을 다시 만나며 아이의 마음에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일상이 주제인 것처럼, 준비물도 일상적이다. 생활하며 흔히 만날 수 있는 물건들로 아이와 신나게 놀 수 있도록 안내해주시기에, 오래도록 책놀이를, 그림책 육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종종 초반부터 너무 많은 것을 갖추려는 엄마들이 있으신데, 아이와의 책놀이는 길게 보셔야 하기에 부디 일상적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가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집도 8년 차 책육아 중이지만 여전히 전단, 먹고 생긴 재활용품 등으로 책놀이를 한다. 

  

이 책이 초보 책육아 맘들에 특히 좋을 것 같은 것은 추천그림책을 제시해주시고, 내용정리도 해주신다. 또 아이와 어떤 놀이를 할 수 있는지, 어떤 대화를 하면 좋을지에 관해서도 이야기하시기에 처음에는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나중에는 우리 집 스타일에 맞추어 책놀이를 이어갈 수 있는 실 터. 또 아이와 편안히 할 수 있는 수준의 만들기를 영상과 함께 제공해주셔서 좋다. 종종 엄청난 기술을 가지신 맘들 따라 하느라 다리 찢어지는 초보맘들이 계시는데, 이 책에는 아이가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만들기가 가득해서 너무 좋았다. 그외에도 주제별 좋은 그림책들을 소개해주시는 점도, 소소한 팁들을 군데군데 전파해주시는 것도 너무나 실용적! 

 

물론 그림책을 알차게 읽게 도와주는 책은 무척이나 많다. 나도 수십 권 읽었고, 그 안에서 많은 노하우와 영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림책도 진화하고 아이들도 진화하기에 계속, 다양한 그림책을 공부하고 놀이를 연구해야 아이의 창의력이, 사고력이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새 학기를 시작하는 지금, 새로이 마음을 다지고 이 책과 함께 책육아를 다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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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초코가 좋아요 장난꾸러기 메메 시리즈 3
마크 서머셋 지음, 프래듓 차터지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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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꼬마가 사랑하는 '북극곰' 그림책은 크게 웃라인과 찡라인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웃긴 그림책과 찡한 그림책인데, 이번 주에 만난 <핫초코가 좋아요>는 대표적인 웃라인이다. 아마 표지에 등장하는 양과 칠면조가 눈에 익으신 분들이 있으실 텐데, 이들은 이미 3권째 등장하는 “주연배우”들로 '메메'는 똑똑함을, 칠칠이는 '개그'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 꼬마는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칠칠이가 이번에는 또 뭘 먹으려나~”하며 미소부터 짓는다. 

 

어른들도 웃음이 터지는 <핫초코가 좋아요> 속으로 들어가 볼까. 아 그전에 뭔가 먹고 있었다면 얼른 삼키셔야 한다. 읽다가 뿜을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잊지 마셔라.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는 꿀팁! (사실 거의 모든 책을 더 재미있게 읽는 꿀팁이지만) 이 책의 전작인 <똑똑해지는 약>과 <레모네이드가 좋아요>처럼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반드시 대화를 포스트잇으로 가리고 즐기실 것. 아이는 메메, 엄마는 칠칠이로 나누어 일러스트만으로 대화를 상상해보자.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지 않은 아이도 만화를 보듯 자연스럽게 대화를 상상해낼 수 있을 터. 우리 집에서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를 상상했는데 메메가 혼자 먹으려 숨겨놓은 핫초코를 칠칠이가 찾아오고, 그걸 못 먹게 하려고 방귀로 기절시키려다가 둘 다 기절해버리는 허무개그를 떠올렸다. 

 

우리의 상상과 너무 다른 책의 내용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가 만든 이야기가 떠올라 더욱 깔깔 웃을 수 있었다. 포스트잇 독서가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박진감 넘치는 독서가 가능해지는 것. 포스트잇을 하나씩 때 가며 책을 읽으면 뒤의 내용을 알 수 없어 더욱 재미가 있다. 특히 이 책은 대화체이다 보니 대답이 궁금해서 마음이 쫀득해지는 것. 메메와 칠칠이를 만날 때마다 아이가 하는 말이지만 이번 책 역시 “메메는 너무 똑똑하고 능청스럽고 칠칠이는 너무 바보 같아서 자꾸만 칠칠이 편을 들어주고 싶어져요.”라고 하더라. 

 

메메와 칠칠이의 대화는 단순히 재미를 넘어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기회가 된다. 나라면 어떻게 말했을지, 친구가 이런 식으로 말하면 기분이 어떨지 등 메메 혹은 칠칠이의 마음에 아이의 마음을 대입해보면 아이와 한층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북극곰에서 재미있는 책을 선물해주신 덕분에 아이와 깔깔 웃기도 하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에는 메메와 칠칠이가 무엇으로 복수혈전을 펼치게 될지 상상해보며, 우리도 따뜻한 핫초코를 나눠 마셨다. (마시멜로는 빼고!) 

 

아, 내일은 찹쌀양이 연출한 '메메와 칠칠이 쇼'가 이어질 예정이니 기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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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싸육아 - 0~4세 알기만 해도 차이를 만드는 육아 대원칙 6
박정은 지음 / 래디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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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어느 정도 알아듣기 시작하면 아기가 납득할 수 있는 설득이나 타협 등의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클수록 이해할 수 있는 규칙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아이에게 적용되는 규칙도 점차 많아질 거예요. 아기가 지켜야 하는 규칙이 지나치게 과한 것도 좋지 않습니다. 한계 설정을 과도하게 하는 것, 적게 하는 것 모두 아기의 자기 조절력과 사회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요. (p.417)

 

육아에 있어 이런 말을 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스스로 낯간지럽고 민망하지만 “라떼~ 이런 책이 있었더라면 조금 더 잘 키울 수 있었을 건데!” 싶어지는 책을 만났다. 바로 <베싸육아>. 맞다. 900만 조회 수 화제의 육아 유튜버 베싸TV의 그 베싸육아다. 뭐 워낙에 유명한 분이니 이 분에 대한 설명은 접어두고 책에 대해 이야기만 하고자 한다. 이 책은 “근거 있는 육아”를 모토로 하는 분답게 전 세계 2000여 개의 논문을 집대성하였으며, 본인이 겪었던 '정보의 함정'을 후배 엄마들이 겪지 않게 하려고 이 책을 냈다고 한다. 

 

나는 엄마를 맹신했던 터라 검색보다는 '엄마 의견'에 더욱 기울였으나, 아마 대부분의 요즘 엄마들은 넘쳐나는 정보의 호수에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건져 올릴 것이다. 그런데 그 정보의 출처는 명확한가? 유명한 박사님의 정보라지만 내 아이에게도 적합한가? 등의 혼란도 함께 건져 올렸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는 그렇게 검색되는 거의 모든 궁금증이 들어있다. 영유아기의 자율성, 수유텀, 모유 수유와 분유 수유의 차이, 모유 수유 엄마의 식사 혹은 영양제, 이유식이나 유아식, 수면 교육, 놀이 및 책육아, 발달과 훈육 등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라도 포털에 입력해보았을 키워드가 가득 담겨있는 것.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는 이미 0~4세의 나이를 훌쩍 지나왔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집보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이 읽고, 육아 뚝심을 지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펼쳐본 페이지는 '모유 수유'였다. 원래 발췌독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0~4세까지 육아를 하는 내내 나를 가장 고민에 빠지게 하고, 번뇌하게 했던 것이 모유 수유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이가 5개월 때 복직하여 유축기를 짊어지고 다니면서까지 '완모'를 한 일명 '독한 엄마'였기에 상처가 되는 말을 수없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아이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성향이 어쩌면 수유텀 없이 늘 배불리 먹이고자 하는 할머니와, 모성애와 죄책감을 섞어 반응 수유하는 엄마의 극성에 기반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또 장난감과 책육아에 대한 부분도 집중해서 읽었는데, 가진 재주가 책 읽는 것뿐이라 어쩌다 보니 책육아를 해온 나지만 우연히 권장하는 내용을 잘 지켜왔고, 그로 인해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기 주도 독서를 하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여전히 수면독립을 하지 못한 '숙제 못 한' 알 수 없는 마음에 여러 생각을 더 하기도 했다. 

 

물론 이 <베싸육아>에 담긴 육아 지식도 100%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다. 99명에게 맞아도 우리 아이에게 맞지 않으면 그것은 '우리 집 육아법'이 아니 너 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후배 엄마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이 책은 '내 방법이 맞아'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공부해봤더니 이런 게 맞더라. 그러니 너도 이런 공부를 해보는 것은 어때? 이런 거 찾아보는 거 어때? 아니면 이렇게 한번 시도해볼까?' 하고 권한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부모 스스로를 위해 성장하고, 사랑하며 아이와의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가라고 권한다. 이토록 탄탄한 근거와 팩트를 꾹꾹 눌러 담아놓고서도 '나는 이렇게 해보니 좋더라, 너도 한번 해보는 거 어때?'라는 너그러움을 문장 속에서 만나보며 유명세를 탄 소위 '육아 전문가'들의 얼굴이 떠오르더라. 물론 그들의 학업과 경력은 존중하지만 한두 번 본 아이를 두고 당당히 “이 아이는 이런 상태. 이렇게 고쳐야 함”이라고 말하는 것에 우려를 느껴왔기에 '아이 중심'으로 말하는 이 책이 더욱 진솔하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맞다. 이 책은 진솔하다. 자신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이야기하고, 그럴듯한 단어로 포장하지 않는다. 소중한 아이들에게 이상한 병명이나 별명을 붙이지도 않고, 덤덤히 필요한 지식만을 전달한다. 그마저도 육아로 바빠서 다 읽지 못할까 봐 '결론'부터 말해준다. 

 

작가님은 수천 시간을 사용해 얻었을 지식을 독자들은 몇 시간 만에 얻는데도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책. 아마 이 책은 많은 독자에게 '우리 집에 상주하는 친정엄마'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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