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엄마를 위한 하루 5분 마음챙김 - 하루 중 온전한 나만의 시간
숀다 모럴리스 지음, 정미나 옮김 / 센시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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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일상에 파묻혀 있으면 잊어버리기 쉽지만, 아이들은 점점 자라고 성장하면서 더 많은 책임을 배우고 맡아 해 부모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 아이가 일을 도와주면 고맙다고 말해주며 덕분에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일에 쓸 시간이 생겼음을 강조해 이야기해주자. 아, 이때 너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해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09) 

 

 

한때 육아서나 교육서를 모두 끊은 시기가 있었다. 몇몇 육아서에서 원더우먼 같은 엄마들을 보며 오히려 자괴감이 느껴지던 자존감이 땅바닥을 굴러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초보 엄마고 여전히 잘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때만큼 마음에 지하실을 만들지는 않는다. 조금 더 단단해졌달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그래도 내가 어떤 면에서는 참 잘하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것은 모두 마음이 나아진 덕분이지, 육아 레벨이 오른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의 제목은 소름이 돋을 정도다. “잠깐, 엄마 5분만 숨 좀 쉴게!”, “밥이 코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이것들 언제 크나”, “하루만큼 또 컸구나”, “엄마도 돌봄이 필요해”, “나는 잘하는 게 없는 엄마인 것 같아요.”, “네가 크고 나면 이 시간도 너무 그리울 텐데”. 자 이 중에 몇 개나 해본 말인가. 아니, 해보지 않은 생각이 있기는 한가? 엄마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 주제라니, 안의 내용이 어떻게 공감되지 않을 수 있나. 그저 공감하며 읽다 보면 어느새 한 권이 뚝딱 끝난다. 사이사이 마음 챙김 실천법이 들어있어 이건 따라 해봐야지- 하고 인덱스를 붙이다 보니 책이 꽤 알록달록해졌다. 

 

마음 챙김 방법 중에서 마음에 닿았던 것을 소개하자면 아이에게 살림이나 역할을 분배하는 것. 엄마 혼자 다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에게 분배해주어 책임감이나 자립심을 키움과 동시에 엄마도 숨구멍을 틜 수 있다는 말이 공감이 갔다. 또 스스로 기념일 챙기기, 완벽에 대한 집착 버리기 등 한번 시작하면 쭉 이어질 수 있는 비법들이 가득했다. 실제 나는 첫 월급날부터 월급날마다 나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해왔는데, 그것이 회사생활을 견디고 한 달을 잘 살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마음을 챙기면 아이들과의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조금 더 유연할 수 있다는 말은 이미 오래도록 내가 생활하면서 느낀 것이기에 더욱 마음에 닿았고, 일상 속에서 마음을 챙길 수 있는 몇몇 요령들을 읽으며 이미 내가 해온 것들도 있어 '그래도 내가 잘 지내왔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시도해보지 않은 것들은 꼭 시도해야 봐야겠다 다짐해보기도 했다.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살림도 하며 어떤 날에는 우울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잘 지내왔구나-싶은 마음이 더 드는 오늘. 문득 그동안 내가 내 마음을 돌보기는 했구나, 싶은 마음에 스스로 기특해진다. 앞으로도 내 마음을 잘 돌보며 필요 없는 감정을 아이에게 전달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하루하루가 얼마나 귀한지 매일 잊지 말고 살아야지. 이 책은 그렇게 마음도 챙겨주고 따뜻함도 들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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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에 뭐가 있는데? 북멘토 그림책 10
장잉민 지음, 마오위 그림, 류희정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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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쓱, 새 책을 밀어놓자 아이가 “뭐야 이 웃기게 생긴 책은!” 하며 다가온다. 그러더니 금세 표지의 물고기들처럼 “맨 앞에 뭐가 있는데~”하며 책을 펼치고 읽더니 가장 마지막 장에서 깔깔 웃으며 “근데 어디가 제일 앞이야?”하고 말한다. 사실 아이에게 주기 전에 나도 이 책을 읽었는데, 분명 어디가 재미있는지 살펴보고 준건데, 정작 나는 아이가 발견한 포인트는 발견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기발한 눈으로 봐야 더 재미있는 책, <맨 앞에 뭐가 있는데>는 대만 아동문학의 거장 장잉민과 볼로냐 국제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 수장가 마오위가 만나 '협동'이 뭔지 제대로 그려낸 작품으로 묘한 감동과 엉뚱한 웃음 포인트를 준다. 길게 줄을 선 물고기들과 동물들이라니, 이 발상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동물들이 나누는 대화도 너무 재밌다. 정작 서로 최선을 다해 앞의 무엇인가를 밀고 있지만, 누굴 (혹은 무엇을) 미는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 날 수 있는 갈매기가 한참을 날아가서야 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속 표지까지 다 읽고 나면 우리 아이처럼 제일 앞이 어딘지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바위처럼 밀리지도 않는 친구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협동을 배우기도 하고, 위험의 순간에는 '적'도 한편이 될 수 있음을 떠올리는 등 묘한 감동과 교훈을 느끼게 되는 참 신기한 발상의 책이다. 

 

아이가 속 표지를 읽고 난 후, 맨 앞이 어디냐고 할 때 놀랐던 이유가, 어쩌면 작가님이 수많은 동물을 돌리고 돌려 지구를 뱅뱅 돌리게 만든 이유가 우리가 모두 그렇게 서로를 돕고 도우며, 기대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셨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 구해준 동물이, 내일 나를 도와줄 수도 있는 존재 아니던가. 어른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아이가 깨달았을 때, 역시 세상은 아이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다. 

 

동물들이 줄을 서는 책이 뭐 그렇게 재미있냐고 하실 분들이 있겠지만, 정말 등장하는 동물들 하나하나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고, 길게 들어선 동물들과 어우러진 풍경이 묘한 울림을 준다. 동물들의 익살넘치는 표정을 관찰하며 대사를 상상해보기도 하고, 이 바위 같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할 만큼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일러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들이 줄을 서 다른 친구를 돕는 어찌 보면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지만, 장면전환이 무척이나 다양하여 이야기의 풍성함을 높인다. 어떤 장면에서는 동물의 털까지 셀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시선으로, 어떤 장면은 그저 지구 위에 얹어진 말 주머니가 보일 만큼 멀게 시선을 배치하여 감정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주제를 선명히 부각하기도 한다..

 

꼬맹이 독자들과 이 책을 읽으신다면 맨 앞에 무엇이 있고, 어떤 동물을 도와주는지만 이야기하고 동물들의 표정을 살피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있는 독서가 될 것이고, 어린이 독자들과 함께라면 우리만의 '맨 앞에 뭐가 있는데'를 만들어보거나, '정글 버전', '북극 버전'등 다양한 동물들로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가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맨 앞에 뭐가 있냐고? 정답은 책 속에 숨어있다. (어쩌면 맨 앞은 매번 다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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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마귀 - 2023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작, 2023 ARKO 문학나눔 노란상상 그림책 95
미우 지음 / 노란상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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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우리나라에서는 길조는 까치가 전담하여 안타깝게도 흉조로 구분된다. 불길한 새, 사체를 먹는 새, 나쁜 일을 끌고 다니는 새.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평생 까마귀를 봐왔던 것 같다. 두려움은 '까마귀 소년'을 읽으며 안타까움으로 바뀌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까마귀의 본질을 바라볼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사실은 조금 울었다. 숲으로 숨어드는 까마귀에서, 자신을 감추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나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 아마 이 책을 만나는 모든 사람은 스스로를 동굴에 가두었던 시절을, 타인이 되게 되고자 노력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울 것을 각오하고라도 부디 이 책을 만나보라고 말하고 싶다. 까마귀가 다시 훨훨 날아가는 모습에서 진짜 내가 어떤 모습인지,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깨닫게 될 터니. 

 

이 책은 반 이상이 흑백이다. 그래서 더 까마귀의 감정 상태나 상황에 집중하게 된다. 깃털이 빽빽한 숲을 지나는 장면이나, 다른 새의 모습이 되고 싶어 노력하는 까마귀의 모습에서는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이 흑백이라는 것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오롯이 까마귀의 슬픔에 집중하게 되는데, 책을 세번쯤 다시 읽고서야 작가님이 일부러 이런 색, 이런 구조의 그림을 그리신 건 아닐까 깨달을 만큼 몰입감이 있다. 뒤편에 색이 점점 더해지는 장면 역시 감정의 상승효과와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여 종이라는 한계에 전혀 제약받지 않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씨를 전혀 읽지 않고도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완전히 느낄 수 있고, 영화 한 편을 보듯 완전히 몰입하게 하는 놀라울 만큼 완성도가 높은 일러스트다. 

 

일러스트만 대단하냐, 당연히 아니다. 나는 일러스트를 열 번 이상 본 후에야 글을 읽었는데, 또 한 번 눈물을 흘려야 했다. 낮은 목소리가 틀어막은 귀를 파고든다는 문장에서는 너무 가슴이 아팠고, 앞쪽의 '너는 너야'와 뒤쪽의 '너는 너야'가 너무 달라서 가슴이 뛰었다. 내 아이에게, 또 다른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까마귀가 날아갈 때의 '너는 너야'를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수십 번 다짐했다. 

 

나 혼자 수십 번 이 책을 읽은 후, 아이에게 보여줄지 말지 고민을 했다. 성격이 강한 친구들에게 자주 상처를 받는 고운 아이가 이 책을 보고 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보고 까마귀를 쓰다듬어주며 울었다. 자신은 누군가를 향해 모진 말 한 번, 화 한 번 뱉은 적 없으면서도 미안해하며 울었다. 책을 읽고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세상의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타인에게 함부로 뱉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 반대로 타인이 내게 던진 말 한마디가 나에게도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 그러나 그것이 결과적으로 '나'라는 본질을 해칠 수는 없음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대화를 통해 상처받을까 봐 혹은 이해하지 못할까 봐 이 책을 줄지 말지 고민했던 나의 우려와 달리 아이와 대화를 하며 아이가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또 한 번, 우리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어야겠다고, 내 생각을 덧씌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 책은 오래도록 우리 집에서 다시 읽히게 될 것 같다. 자존감이 상처 입을 때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아름다움을 지녔는지 잊어버릴 때마다 다시 펼쳐보고, 다시 날아오르게 할 것 같다. 작가님은 내게 이 한 권의 그림책으로 수천 장 페이지의 책보다, 몇 시간 상영되는 영화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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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함께 하는 삶 - 지금부터 당신은 항상 괜찮을 수 있습니다.
김지나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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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도 스스로 깨닫고 알게 되면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설했습니다. 외부의 어떤 권위나 전통 등을 무조건 따르지 말라고 당부했지요. 우리는 내면의 '참나'의 직관적인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가 아닌 내면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행복의 길입니다. (p.190) 

 

 

미리 이야기하자면 나는 아직도 명상의 매력을 모른다. 한때 한 친구가 새벽을 명상으로 시작하기에 따라 해본 적도 있고, 한동안 부지런히 운동할 때 강사님이 늘 운동 마치기 5분 전 명상을 하셨는데도 여전히 나는 '내 안의 무엇인가를 만나는 명상의 시간'을 가져본 일이 없다. 새로 배운 것보다 평생 몸에 밴 습관이 강해서인지 그 시간에는 자꾸 화살기도를 하게 되더라. 오히려 운동하다 벤치에 앉아 종종 멍을 때리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새소리를 들으며, 햇살을 바라보며 종종 내 마음을 들여다보자, 생각하곤 한다. 

 

<명상과 함께 하는 삶>은 의료사고로 인해 세상을 등지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우연히 자아 정체성을 깨달은 후 '마음공부'법을 나누며 살아온 4년의 세월을 정리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쩌면 명상의 비법이라기보다는, 누군가의 마음이 나아져 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편이 낫겠다. 하지만 누군가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나에게도 선한 영향을 준다. 그래서 이 책도 결과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책이다. 작가는 생각에서 깨어나기, 내려놓기, 내 마음을 맡기기, 그저 존재하기, 긍정으로 바라보기, 용서하기, 내면을 들여다보기, 오늘 당장 행복하기, 천천히 깨닫기,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실제 제목은 훨씬 폼나나 내가 느낀 대로 정리한 것이다) 등 그리 어렵지 않은 주제의 이야기들을 대화하듯 이어간다. 그래서 '명상'이라는 다소 지겹고 정적일 것 같은 선입견 강한 단어와 달리 편안하게 술술 읽히는 책이다. (불교적 느낌이 꽤 많은데도 그저 절 처마 밑의 풍경소리처럼 편안했다.) 

 

가장 마음이 편안해진 부분은 '현존'이었다. 평소 잘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라 어색했는데 '그저 존재하기'로 생각하며 읽었다. 읽고 보니 이것은 최근 1년 정도 내가 해온 일, 그냥 '오늘을 행복하게 살기'였다. 오늘 우리 집을 비추는 햇빛에 감사하기, 식탁 위의 맛있는 반찬에 만족하기 등 많이 아프고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온 후 내가 느낀 '작은 행복'에 집중하라는 것. 거기서 조금 나아가 그것을 더욱 섬세히 바라보고, 이것에서 평온함을 찾으라는 이야기에 머리 위에 전구가 켜지는 기분이었다. 맞다. 분명 나는 그때보다 상대적으로 가난해졌지만, 분명 더욱 행복해졌다. 이 자체도 마음을 수련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명상이 그렇게 먼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지 말라는 말도 마음에 깊이 닿았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갈 때 행복이나 나의 만족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많은데, 그렇게 미뤄놓은 행복은 그냥 사라져버리지 미뤄져 있지 않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래서 그저 작더라도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 작가는 꾸준히 그것을 이야기하는데, 나도 겪어보았기에 더욱 공감이 갔다. 굳이 커다란 행복을 좇기보다 지금 마시는 커피 한 잔의 행복, 우연히 득템한 작은 소품의 행복, 마트에서 생긴 300원 할인 쿠폰의 행복, 친구의 카톡에서 느끼는 행복 등에 집중하다 보면 우리는 분명 더 자주, 더 많이 행복해질 것이다. 

 

하다못해 양파도 '긍정의 말'과 '부정의 말'에 다르게 자라는데, 나는 정작 나에게 긍정의 말을 얼마나 해주고 사나 생각해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명상에 대해 얼마나 알게 되었는지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알고 있던 작은 행복이 나에게 얼마나 큰 마음공부가 되는지를 또 한 번 깨닫게 한 것은 분명하다. 오늘도 잊지 않고, 오늘치 행복을 소소히, 그러나 마음 가득히 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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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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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증이 나기 시작하면 무슨 일을 하든 지나치게 활력과 열정이 넘치고, 한꺼번에 밀려드는 생각 때문에 극도로 흥분한다. (...) 우울증이 시작되면 조증과 정반대로 활력과 열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행동하는 것이 모두 느려지며,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무미건조하게 느낀다. 마치 세상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서 단번에 깊고 어두운 심연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조울증은 이렇게 우울증과 조증이 서로 번갈아 가며 악순환을 거듭하는데, 인간의 정상적인 정서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든 고통이다. (p.109~110)

 

 

솔직히 요즘 심리학책을 너무 자주 읽은 것 같아서, 좀 줄이고 다시 역사서나 파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의 표지에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라고 적힌 것을 보고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사는데도 나는 여전히 '이불킥'을 할 때가 많기에 (나만 그런 거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제발) 그 가끔 미치는 걸 멈추지 못한다면, 기간이라도 늘리고 싶었기 때문. 물론 내가 미친 짓을 할 때는 인지하지 못하니까 이불을 발로 차고 있는 것일 테지만, 적어도 더 젊을 때보다는 이불을 덜 차도록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은 한 것 같다. 자, 오늘 아침도 이불을 찼다면 나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우리 스스로를 들여다보자.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잠재의식, 우울증, 수면장애, 최면, 호스피스 등 우리가 실생활에서 직접 겪는 여러 심리 문제들을 잘 다루고 있다. 그래서 심리학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좀 실질적인 이야기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특히나 정말 못 자는 편인 나는 수면장애 편을 매우 열심히 읽었다. 자아실현을 못 해서 등따습고 배불러도 잠을 못 자나 생각해보기는 했으나 자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낮잠을 자면 밤잠을 못자리라는 불안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호스피스에 대한 부분도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사실 재작년 즈음,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 때 '죽음'에 관한 책을 꽤 읽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라는 것을 떠올렸다. 죽는 순간 마음에 아쉬움이 되도록 적도록, 후회가 적도록 하루하루를 더욱 성실히 진실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사실 완전히 우울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고, 순간적이든 장기적이든 수면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은 이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우리 곁의 이야기같이 느껴졌고, 나와 직접적인 상담을 하듯 편안하게 읽혔다. 훗날 몇 줄이나 내 마음에 남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나를 롤러코스터에 태우고 감정의 시소를 타는 일도, 그놈의 '멜랑콜리'(우리는 주로 감정 용어로 쓰지만, 사실은 질병이란다. 우울감과 비애를 뜻하는) 타령을 하는 것도 조금은 덜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도 멜라 콜리 했다면, 오늘도 우울했다면, 오늘도 필요 이상으로 업되었다면, 오늘도 잘 못 잤다면 일단 이 책을 만나보자. 혹시 아는가, 주치의 하나 만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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