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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학교 입학 준비 - 초등 교사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학교생활의 모든 것, 2023 최신 개정판
김수현 지음 / 청림Life / 202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임감의 시작은 '약속'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약속의 개념을 잘 알고, 이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강력한 아이들은 책임감이 넘칩니다. 예를 들어 일기를 쓰는 것은 담임선생님과 한 약속이기 때문에 그 순간 절제력을 발휘하여 참는 것이죠. (p.43)
“찹쌀이는 사교육 뭐해요?”, “찹쌀이는 뭐 배우러 다녀요?”, “찹쌀이는 똑똑한데 왜 영재교육 안 해요?”이런 종류의 질문이 주변의 엄마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류같다. 그러나 나는 저런 질문에 그다지 할 말이 없다. 우리 집은 사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애초에 저런 질문이 대답을 바라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경계와 시기 그 어딘가에 머물러있는 견제 아닌가.
만약 이 책이 아이가 학교에서 높은 성적을 내는 법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었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수도 있다. 최소한 저학년 때는 성적을 위한 학원을 돌리지 않겠다는 것이 나의 결심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아이가 학교생활을 '즐겁게 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들어있다.
이 책은 성적이 주가 아닌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스킬, 학교에서 자신의 성향을 지키며 잘 지낼 수 있는 법, 학교생활 적응하는 법, 유형별 학교생활 등이 담겨있다. 성실한 생활, 사랑받는 아이, 교과 공부 준비, 1학년 학교생활 전반, 학교에 잘 적응하기, 부모의 선 길이 닿는 아이, 아이의 유형 등으로 나눠진 이 책을 통해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물론 알림장, 수업시간표, 학부모 상담이나 교과준비 등 아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종 팁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딱 하나뿐인 내 아이가 어느새 학교에 간다니 나 역시 무척이나 걱정이 많았다. 순하고 유약한 기질의 아이기에 다양한 친구들과의 관계가 가장 걱정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걱정은 많이 사라졌다. 평소 집에서 아이와 지켜오던 습관들이 성취감이나 책임감을 키울 수 있는 것들임을 깨달을 수 있었고, 유약하지만 부드러운 성정의 아이이기에 그러한 성향이 아이의 학교생활에 득이 되는 방향을 미리 배울 수 있었기 때문.
선순환을 불러오는 좋은 칭찬, 엄마의 바른 피드백들을 읽으며 나의 언행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언행으로 바꾸어가야겠다는 다짐도 할 수 있었다. 다소 막연할 수 있는 '학부모의 언행'이 이 책을 통해 더욱 구체화하는 느낌이랄까. 다양한 사례와 예문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좋았는데, 작가가 현직교사이다 보니 보다 실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또 '선생님 궁금해요' 코너를 통해 엄마들이 쉽게 알 수 없는 진짜 교실 이야기를 접하는 점도 매우 좋았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교실에 책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교육과정을 배우는지 어디서 배운단 말인가!)
사실 아이의 학교생활은 거의 아이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잘 지켜봐줄 뿐이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이의 인생도 그렇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에게 달려있고, 나는 그저 등을 지켜주는 사람 아니던가.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헛된 욕심으로 아이를 괴롭히지 말자는 것과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에 대해 느끼게 된다.
학교생활의 진짜 중요한 가치, 아이의 초등학교 6년이 아이 인생에 어떤 바탕이 되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참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