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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반짝이는 너에게 - 매일이 똑같아 보여도
그림에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평점 :


육아라는 울타리 밖으로는 쉬이 나갈 수 없다. 그러니 '미안함'도 울타리 안에 있을 수밖에. 그 안에 '충분히 잘하고 있다'라는 다독임이 함께 있다면 거뜬히 내일의 육아를 소화할 수 있다. (p.145)
사실 그림에다 작가님은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내게는 특별한 추억을 남기신 분이다. 그림에다 작가님께서 선물해주신 영화표를 덕분에 아이와의 첫 '영화관 관람' 영화로 '피터래빗'을 감상하기도 했고, 작가님의 책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를 읽고 울고 불며 하며 썼던 나의 감상평을 '완벽하게 사랑하는 너에게 민트버전'에 실어주기까지 하셨다. 나는 그렇게 작가님을 팔로우하며 한결같이 '덕질'을 해왔다. 그래서 작가님께서 3년 만에 신간을 내신다는 말에 출간 전부터 귀를 쫑긋 세우며 기다렸다.
이번 책 “오늘도 반짝이는 너에게”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온화한 분홍색표지에 아이와 엄마, 혹은 아빠의 손이 포개져 있다. '너를 만나 우리의 오늘도 반짝이고 소박한 행복을 오래도록 누려봅니다'라는 말에서부터 코가 시큰거리는 걸 보면, 이번 책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겠다고 생각하며 책장을 열었다. 더욱 섬세해진 작가님의 그림과 문장이 온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머리와 마음에서는 쉼 없이 우리 아이와의 추억들이 오버랩된다. 그림에다 작가님 작품들이 유독 온기가 느껴지는 이유는, 어느 집에서나 있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을 사랑이 가득한 시선으로 담으시기에, 반짝이고 빛나는 추억으로 만들어주는 점인 것 같다. “우리 집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 하며 빙그레 웃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우리는 공감하고 위로를 얻는다.
이번 책이 주는 위로는, 지난번 책보다 조금 더 깊고 성숙해진 느낌이다. 물론 그사이 나도 좀 자랐기 때문도 있겠지만 작가님 역시 조금 더 깊어진 아빠가 되셨구나, 이 가족도 조금 더 서로를 더 깊게 사랑하고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울고불고하는 대신에, 시큰해진 코를 연신 쓸어내야 했다. 그때의 내 육아는 미안함과 죄책감이 뒤범벅된 초보이자 워킹맘의 눈물바다였다면, 지금의 내 육아는 전업주부가 되었음에도 그때 마음먹었던 것을 다 해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의 눈물이랄까. 작가님의 예전 책을 읽고 “오늘이 힘든 누군가에게 토닥임을 주는 책. 같이 앉아 커피를 마셔주는 책. 때로는 내 딸을, 때로는 나의 엄마를 떠올리게 만든 이 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많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라는 말을 적은 적이 있는데, 그때의 내 감상에 “아이가 자라듯 엄마도 자라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불과 얼마 전에도 “나는 여전히 초보고, 매일 처음이라서 매일 실수하고 후회하며 육아를 한다.”라고 말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럼에도 나도 아이와 같이 자라고 있었구나”를 느꼈다.
“손을 잡고는 있겠지만 꽉 뒤진 않을 거야(p.215)”라는 작가님의 말을 읽으며 처음 아이 손을 잡았던 날을 가만히 떠올려본다. 그날 했던 다짐들도 함께. 그리고 다시 새로운 다짐도 해본다. '일을 하는 엄마'라는 핑계로 해주지 못했던 것들, 전업주부가 되었는데도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기보다는, 지금 해줄 수 있는 작은 것들을 기쁘게 하는 엄마가 되리라고.
그때나 지금이나 작가님의 책은 나를 다독이고, 응원한다. 따뜻한 위로로 마음을 토닥이는 것이 끝이 아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엄마가 될 수 있게, 조금이라도 더 평온한 사람이 될 수 있게 응원해준다. 작가님이 주신이 응원으로 오늘도 아이를 가득히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