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의 비밀:독도 엔솔러지
정명섭 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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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울릉도 주민들은 번갈아 가며 독도에서 며칠씩 머물렀다. 고기잡이도 하며 일본 배가 오는지 지켜보는 것이었다. (p.126)

 

내가 독도에 있을 때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소중한 건 있을 때 잘 지켜야 한다는 거야. (p.156)

 

 

우리 집 앞의 초등학교는 '독도수호지정학교'로, 독도와 역사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독도 체조를 하며, 1년에 한 번씩 '독도수호발표회'를 연다. 등원 길마다 학교 울타리에 붙은 독도 현수막들 덕분에 아이는 자연스럽게 독도에 대해 배우게 되고, 나는 독도에 대한 것들을 이야기해주며 가슴이 뭉클해진다. 독도의 모습은 여전히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기에 현수막 문구들이 더 찡하다. 

 

그래서일까. '우산의 비밀'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동한 것은. 이 책은 독도 엔솔러지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독도'를 주제로 한 여러 작품을 모은 책이다. 청소년들이 독도에 대해 이해하고, 독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판단된다. 신라 시대, 조선 시대, 일제강점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독도를 배경으로 한 여러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며 독도에 대한 배경 지식을 자연스레 습득하고,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

 

사실 '독도'라는 주제의 여러 작품을 모을 생각을 한 것도 신선했는데, 그 내용이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아 더 좋았다. 독도라는 주제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어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신라 장군 이사부에게 독도를 정복당한 우해왕, 유려한 필체로 연이가 한글자 한글자 새겨넣은 우산도, 독도의 주인이었던 강치, 첫사랑에서 출발한 독도 사랑 등 뻔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이대로 끝났다면 살짝 아쉬움이 들었을 것 같은데, '우리 땅 독도'라는 장을 따로 만들어 독도의 역사, 가치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재미있게 이어지는 이야기들로 시작해 독도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으로 끝을 맺는 알찬 독서가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대부분의 아이가 막연하게 (어쩌면 어른들조차)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알고 있지만, 왜 우리 땅인지, 어떤 근거로 우리 땅이라고 할 수 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역사적인 배경도 얻을 수 있고,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통해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얻을 수 있어 청소년들이 꼭 한번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처음에는 왜 소설로 독도를 이야기해야 할까 반신반의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소설이기에 아이들이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독도를 잘 모른다면, 머지않아 독도에 얽힌 많은 이야기는 강치처럼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이 더욱 의미깊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독도에 관한 이야기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분명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게 될 테니 말이다. 부디 많은 아이가 '우산'을 알게 되기를, 또 우리의 독도를 조금 더 알게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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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와 산타 마을의 일 년 - 198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엘바상 수상작 산타클로스 1
마우리 쿤나스 지음, 페트리 칼리올라 옮김 / 북뱅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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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어느새 나도 '산타 특공대'가 되어 아이에게 선물하는 엄마가 되었지만, 이 나이가 되어도 괜히 신나고 두근거리는 사람이다. 어릴 때 나는 산타할아버지가 한국말을 못 알아들어 내 선물을 맞게 가지고 오지 못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던 아이인데 작년 이맘때 우리 아이가 “엄마,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어, 그래야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 쓰지”라고 말해 나를 웃게 했다. 아, 너는 나보다 계획적인 아이구나. 아마 어느 집이나 다르지 않을 크리스마스 풍경이기에- 아이의 상상력과 호기심에 반짝이는 전구가 되어줄 책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산타클로스와 산타 마을의 일 년'. 아마 이 책이 눈에 익으신 엄마·아빠들도 많으실 터. 1982년 볼로냐 엘바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40년째 출간되는 '크리스마스 계의 고전' 되시겠다. 그렇게 오래된 책이 왜 여전히 이렇게 인기냐고? 이 책을 만나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내용부터 일러스트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이 '완벽한' 책이기 때문이다. 

 

먼저 내용. 아이들과 한 번쯤은 대화해보았을 산타 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어찌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는지, 여러 번 다시 읽어도 너무 재미있다. 40년이나 지난 이야기인데도 진부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이 매우 놀라운데, 자신의 즐거움이 기반이 되는 글을 썼다는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산타 마을의 아날로그 방식이 현대의 아이들에게 매우 낯설겠지만,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소곤거리는 듯한 작가의 문장력과 마치 산타 마을 여기저기를 걸으며 중계하는 듯한 생생함 때문이 아닐까? 여기에 살을 붙여 우리만의 상상력을 한스푼 얹어보면 긴 겨울밤이 어찌나 짧게 느껴지는지! 이 책 몇 번만 더 읽으면 크리스마스이브가 될 것 같다. 

 

다음은 일러스트. 이 책의 일러스트들을 하나하나 뜯어보자면 하루도 부족하다. 그림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지,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그림 속의 이야기들을 찾다보면 어느새 우리 집이 산타 마을이 되는 것 같다. 개미만 한 요정들까지 더하면 수백 명의 요정들이 등장하고, 어느 요청하나 같은 표정이 없는 책이라니! 이 책이 어떻게 아이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 수 있나. 어른이 되어 다시 이 책을 읽는데, 산타를 기다리던 마음이 선명히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부디 이 책은 글씨에 집중하여 서둘러 읽지 마시고, 한 장 한 장 등장인물의 표정, 도구들, 배경 하나까지 아이와 살피시며 읽기를 추천해 드린다. 그 시간 속에서 아이의 상상력은 향상하고, 엄마와의 친밀함은 더욱 깊어질 테니 말이다. 작가가 한두 줄의 문장으로 지나간 요정들의 이야기를 우리 집만의 상상력으로 성격을 유추해보고, 어떤 장난감이 만들어질지, 그 장난감은 어떤 친구에게 배달이 될지 신나는 수다를 떨어보시길! 아이의 생각을 끌어내는 재주가 없어도 걱정 마시라, 이 책은 아이들을 저절로 수다쟁이로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책이다. 우리 집에서는 특히 장난감을 포장하는 페이지에서 엄청난 시간을 쏟았는데, 40년 전 장난감들이 잔뜩 그려진 이 페이지에서조차 세월이 느껴지지 않아 신기했다. (장난감들의 표정까지 모두 다른 것이 또 다른 재미 포인트)

 

산타클로스는 어떤 아이의 소원도 절대로 잊는 법이 없다는 페이지를 읽으며, 산타클로스가 진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꼬마 시절 읽었던 이 책을, 30년이 지난 지금 아이와 읽으며 이렇게 행복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이와 꾸미는 트리, 아이와 부르는 캐럴- 뭐하나 좋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거기에 이 책을 더해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수다를 떤다면 크리스마스가 특히나 따뜻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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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 - 대한민국 최상위 10대들의 글로벌 경제 수업
김나영 지음, 정진염 그림, 이인표 감수 / 리틀에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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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경제반 아이들 두 번째,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은 개인의 합리적 선택의 문제와 사고를 다루었던 앞 권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에 이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 사고법을 다룬다고 하여 더욱 궁금한 마음이 들었던 책이다. 요즘 자주 등장하는 '지속가능 미래'를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많았기에, 그 개념에서 시작하여 국제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준다니. 어떻게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있을까! 

 

앞 권에서는 재료의 희소성, 한계효용, 한계 생산, 기회비용 등 어른들에게도 다소 어렵다고 느껴지는 용어들을 '선택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꽤 재미있게 풀어냈다. 희소성을 피자 재료 경매로, 치킨과 떡볶이로 기회비용을. 초코파이와 라면에서 한계효용을 배울 수 있다는 것에서 생각의 전환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시각의 변화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놀라웠고, 선생님이 경제 수업을 해온 시간들이 엄청난 기술로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책은 '개인의 선택'에서 '사회의 선택'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신는 운동화의 생산지로 보는 교역, 자유 무역과 보호무역의 개념, 햄버거 가격에서 환율의 결정과 변동에 대해 배우고, 이 양면성을 아이들이 직접 깨닫는 과정이 매우 놀라웠다. 또 어른들에게도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인플레이션, 한국은행의 역할 등의 분야를 읽으며 아이들이 체계적으로 경제를 배워나간다면 사회의 전반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도 절로 들었고. 

 

앞에서도 거론했지만, 중고등학생, 혹은 초등 고학년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한다면 아이들이 단순하게 천원 이천 원이 아니라 그 천원의 가치를 볼 수 있고, 빵 하나를 사 먹으면서도 그 빵이 가지는 경제적인 의미, 세계적인 영향까지 생각해볼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살면서 점점 경제가 사실은 세상 그 모든 것과 연결된 '사회 망'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데, 그래서 더욱 눈을 넓히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단순히 '경제=돈'이라는 개념만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숲을 볼 수 없음을 어른들이 먼저 깨닫고, 아이의 눈도 틔워주어야 하기에 이 책이 더욱 큰 의미를 지니는 것 아닐까. 아무리 숲을 보라고 아이에게 말해도, 나무만 보던 아이가 쉽게 숲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사람의 행동이 경제적인 인과관계, 상호작용, 사회규범, 세계의 경제 등까지 모든 것에 기인할 수 있음이 실로 놀랍다. 그리고 이것을 아이들이 통찰할 수 있음도. 김나영 작가님 덕분에 나는 이것을 집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세계시민이 될 수 있는 눈을 틔워줄 차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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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 대한민국 상위 1% 10대들의 특별한 경제 수업
김나영 지음, 정진염 그림, 이인표 감수 / 리틀에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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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아직 '학생'이라고 부를 수 있는 타이틀이 없다. 그런데도 내가 왜 중고등학생들의 '경제학습'을 위한 책을 읽었냐고? 단기적으로는 내가 개념을 가지고 싶었고, 장기적으로는 아이에게 사회를 읽는 눈을 키워주고 싶었다. 아이가 성적이 뛰어나길 바라지는 않지만, 열린 눈으로 세상을 봤으면 하는 것이 나의 육아철학이기에 숲을 보는 눈을 키우고 싶다. 그런 방향에서 만난 이 책은 나에게도 숲을 보는 눈을 가지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만약 중고등학생, 혹은 초등 고학년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아이에게 선물하시면 좋겠다. 아이들의 세상보는 눈이 쑥쑥 커짐을 느낄 수 있을터. 

 

이 책은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과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 두 권의 시리즈인데 내가 먼저 만난 책은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이다. 처음에는 경제로 무엇을 실험하기에 실험경제반일까,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찰떡같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 이론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다면 더는 경제가 어렵고 딱딱한 분야가 아닐터. 

 

재료의 희소성, 한계효용, 한계 생산, 기회비용 등 어른들에게도 다소 어렵다고 느껴지는 용어들을 '선택의 경제학'라는 제목으로 묶어 꽤나 재미있게 플어간다. 희소성을 피자재료 경매로, 치킨과 떡볶이로 기회비용을. 초코파이와 라면에서 한계효용을 배울 수 있다니! 생각의 전환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시각의 변화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놀라웠고, 선생님의 작은 팁으로 정답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열린 생각이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실험경제반 아이들의 수업을 기록한 것이었으면 매력이 약간 부족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에는 수학적 사고로 확장하는 페이지, 교과서 어느 부분과 연계되는지 등에 대해 기록해둠으로써 아이들이 교과서나 일상 속에서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도록 돕는다. 또 뒷쪽에 경제개념을 세우고 실천하는 법도 제시해두어,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재정을 관리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레고 대신 주식'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아이들에게 직접 경제개념을 키워주고 싶어하는 부모님이 많기에 이 책은 그런 트랜드를 반영함과 동시에, 시대를 앞서는 아이들의 교육을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경제개념 콕'에 적힌 내용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이 헷갈려할 수 있는 용어들을 매우 상세히 풀어줄 뿐 아니라 쉬운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 경제학습을 시작하는 아이들도 어려움이 없이 첫발을 내딛게 한다. 우리 아이도 이런 개념교육부터 시작한다면, 조금 더 성장했을 때 보다 쉽게 다양한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아이들의 기초가 탄탄하다면 변화하는 세상의 파도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경제 학습 역시 이렇게 기초부터 탄탄히 밟아간다면 우리 아이들이 보다 쉽게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오랜시간 아이들에게 경제를 가르친 선생님의 비법과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있는 책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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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마음 - 인간관계가 힘든 당신을 위한 유쾌한 심리학 공부
김경일.사피엔스 스튜디오 지음 / 샘터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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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비교하는 사람의 특징은 자기만의 절대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 기준이 없으니 자꾸 타인의 모습이나 행동을 자기 것과 비교하면서 생각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지요. (p.50)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다. 큰 행복 한 두 번 보다는 작은 행복을 여러 번 경험할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우리 뇌는 감정의 크기보다 빈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p.69)

 

 

심리학 도서 분야에서 믿고 보는 작가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첫 번째에 김경일 교수님을 꼽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막연할 수 있는 심리학 분야를 매우 쉬운 언어로 풀어주실 뿐 아니라, 가려운 곳을 딱 찾아 긁어주시니 말이다. 이번 책 역시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싶은 마음이 드는 상황들을 딱딱 풀어주셔서 책을 읽고 난 후에 마치 소화제라도 먹은 듯 묵은 채증이 풀린다. “왜 저래?”하는 마음으로 힘들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이 책을 열어보자. 미운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미워하느라 괴로운 나에게 엄청난 처방전이 되어줄 테니 말이다. 

 

가스라이터의 심리, 비교를 멈추지 않는 사람의 마음,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사람, 공감 능력이 없는 이들, 못된 말만 하는 사람들, 집착이나 두려움, '끼리끼리'의 위험함 등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수많은 감정선을 차근히 설명해주는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피로감이 회복됨을 느꼈다. 타인을 이해할 수 없으니 그 관계가 힘들고, 결국에는 나의 마음조차 상처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저 사람은 저렇구나' 정도만 알게 되어도 관계의 어려움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타인의 마음'이지만 종국에는 '나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닐까. 

 

살면서 누구라도 만나게 되는 상황, 심리적으로 지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그에 적합한 방법들을 제시해주시기에 누구라도 위안의 한 줄은 얻을 수 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몇몇 사례에서 공감을 얻고, 위안을 얻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너는 사소한 것에도 잘 웃고 울고, 남의 감정에 깊게 공감하는 성향을 가진데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 더해져 삶의 대부분 시간이 '행복한 사람'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또 이렇게 심리학 도서를 읽으며 그 말이 정답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한 번 행복은 '나'로 살아갈 때 지킬 수 있으며, 삶의 기준점이 나에게 있을 때 더욱 잘 지킬 수 있음을 느꼈다. 최근 내가 고민하던 바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얻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나는 이 책을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아가 내 마음도 위로를 얻은 책이었다고 기록해두고 싶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은 비관론자에 가까워진다고 했던가. 그럴 때마다 이렇게 심리학 도서들을 만나며, 또 햇볕을 쬐며, 좋은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나'를 잊지 않도록 되새겨야지. 또 남의 감정에 휘둘려 내 행복을 깨뜨리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도록 나를 더 안아주고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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