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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빵집 위시위시 베이커리 1 - 입 냄새 풀과 악당 컵케이크 ㅣ 소원빵집 위시위시 베이커리 1
안영은 지음, 쏘울크리에이티브 그림 / 한솔수북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아이가 조금 자라니 글씨가 꽤 많은 책을 즐겨 읽는다. 그래도 여전히 그림책도 좋아하니 문고본과 그림책을 적당히 섞어 읽는 중이다. 그런 우리 아이를 저격이라도 하듯, 너무나 예쁜 동화책을 만나게 되었으니, 그 이름은 “소원 빵집 위시위시 베이커리”이다.
한 장당 10줄가량의 텍스트와 그림이 잘 배치되어 있어서 스스로 읽을 수 있게 된 아이들이 혼자 읽기에도 적당한 분량이고, 더 어린아이들도 엄마가 읽어줄 때 그림을 보며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더욱이 본문 중간중간에 큐알코드로 실제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어있어 보다 입체감 넘치는 독서가 가능하다. (우리 집 꼬마는 노래가 너무 재미있다며 여러 번 반복하여 들었고, 다른 놀이를 하면서도 흥얼거릴 만큼 즐거워했다.)
먼저 일러스트에 관해 이야기해보자면, 귀여움이 넘치는 캐릭터들과 식욕을 자극하는 예쁜 빵들이 가득 그려져 있어, 그림만으로도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다. 우리 집은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행동으로 성격을 유추해보기도 했고, 진열대 위의 빵들은 어떤 마법을 가지고 있을지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림의 구도가 다양하게 변화하여, 단면의 종이임에도 입체감이 느껴져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었던 것도 큰 장점이었다.
아기자기한 그림이라서 내용에 큰 기대 없이 읽었는데 그것은 우리의 착각! 이야기가 클라이막스로 흐르며 우리 집 꼬마는 '폭풍 공감'을 했다. 악당이 되기를 자처했던 잭이 사실은 너무 착해서 거절의 말을 못 하고 지쳐버림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 아이는 잭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자꾸 연습을 시킨 덕에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본인도 거절의 말을 잘 못 해서 속앓이를 하는 편이라 공감대를 가진 까닭이었을까, 잭을 안쓰러워하며 악당이 된 모습을 슬퍼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거절 껌이 등장하자 온 마음을 다해 기뻐해 아이의 천진함에 감탄하면서도, 우리 아이에게도 거절 껌을 사주고 싶은 안쓰러운 마음이 교차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우리 아이는 거절 껌을 먹는 시늉을 하며 껌에 적힌 거절의 말들을 연습했다. “미안하지만 하고 싶지 않아”, “지금은 바빠서 도와줄 수 없어”, “다음에 도와줄게”, “나도 너와 놀고 싶지만, 오늘은 안 되겠어.”, “그렇게 하고 싶지만 안될 것 같아” 등의 문장을 연습하며 경험한 이런저런 상황이 떠올랐는지 살짝 기운 빠져 하던 아이가 초강력 껌도 사용해야 할 친구가 있다며 초강력 껌을 사용하는 상상에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타고 난 성향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아이의 속만 시원해져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넘어 깨달은 것도 많은 것 같아 책에 고마운 마음도 들었고.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제때 필요한 말을 꺼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기에 어릴 때부터 바른 방법으로 교육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의 성격, 상황에 대한 대처 등을 모두 깨달을 수 있으니 너무 좋다. 베이커리에 또 어떤 손님이 찾아올지 너무 궁금해 벌써 2권이 오기를 기다리는 우리 꼬마처럼, 많은 집에 꼬마들이 유삐와 친구들을 만나 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