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세계사 - 세 대륙이 만나는 바다, 그 교류와 각축의 인류사
제러미 블랙 외 지음, 데이비드 아불라피아 엮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중해의 역사가 함대와 상인(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의 역사만은 아니었다. 사상과 종교의 이동 또한 언급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정치에만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이 공간에서 물건과 생각이 이동한 방식에도 관심을 두었다. (...) 역사에서 섬들은 매우 중요하다. 시칠리아 같은 섬들을 지중해 세계의 서로 다른 문화들 사이의 '징검다리'로 묘사하는 것은 진부할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진실이다. (p.20)

 

 

처음 이 책을 보고 내가 떠올린 것들. 요거트, 치즈, 샐러드, 콩, 생선!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음식들) 몰타, 산토리니의 하얗고 파란 건물들. 크루즈여행. 안타깝게도 지중해의 역사와 관련된 키워드는 빠르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중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서문을 읽으며 미노스의 해군, 트로이전쟁, 이집트나 미노스 문명,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연결까지 지중해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문득 그저 '아름답고 평화로운 그림 같은' 곳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물론 기후에서 교역, 바다로 전해진 종교와 문명 등에 이르는 방대한 이야기이기에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더욱이 선사시대부터 현대에까지 이르는 방대한 내용에, 그동안 익숙하게 읽어온 시각의 지중해도 아니기에 생경한 이야기도 많았고. 그러나 원작의 풍부한 내용(특히 좋았던 것은 아불라피아교수의 논평)에 역자의 지식과 자상함이 더해져, 집중하여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음은 분명하다. 내가 지중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더라면 훨씬 재미있었을 테지만, 요거트 정도의 사전지식만으로도 아주 흥미롭게 읽었으니 모든 독자에게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50여 장의 화보는 이런 호기심에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하고. 

 

 

페니키아인들의 서방 진출은 몇 가지 이유로 대단한 역사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우선 그리스인들에게는 물론이고 에트루리아인, 이탈리아 민족들, 리비아인, 이베리아인들에게도 페니키아인은 강력한 교역 활동의 모델이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 모형, 사회 제도, 생활방식 전체의 확산에 기여했다. 사치품의 확산은 복잡한 여러 통로를 통해 이루어졌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에서 오는 원료(특히 금속)의 교환과 긴밀하게 이어진 통로다. (p.134)

 

지중해 안에서 벌어진 한가지 결정적인 사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더 나은 삶을 찾아 끊임없이 유럽으로 들어오는 이민 행렬의 엄청난 증가다.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 국가들에 남아 있으려 하지 않는다. 독일, 스웨덴, 영국이 특히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중심지다. (p.399) 

막연히 세계지도를 보며 한자어로 된 이름들은 아마 오래전부터 우리와 교역이 있는 곳일 거라는 생각은 해왔다. 그러면서도 지중해와 우리의 연결고리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유럽 역사를 지닌 곳이었달까. 이 책을 읽으며 지중해 역사가 결국 이슬람 문명의 전파이나 로마 언어 등으로 우리에게도 은밀히 닿아있었음을 느낀다. 지중해가 병에 담겨(포도주) 세계로 옮겨진다는 저자의 문장이 감사하면서도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발전이나 '세계화'라는 단어가 긍정적인 측면만을 가진 것이 아님을 막연히 느끼기 때문일까. 그 속에 숨겨진 역사의 어두움을 배워가기 때문일까. 

 

물론 이 책 한 권을 읽고 지중해를 모두 이해할 수 없음을 안다. 심지어 부족한 나는 이 책조차 완전히 소화 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승리한 나라'의 시선에서 그 공간 자체의 역사로, 그 공간에서 흘렀던 시간으로 시각을 옮겨나가면 역사는 한층 풍부해진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이라는 대륙을 연결하는 지중해의 방대한 역사, 인간의 역할, 역사 속의 인간을 만나볼 수 있는 깊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험한 도서관 다봄 어린이 문학 쏙 3
앨런 그라츠 지음, 장한라 옮김 / 다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 각자가 무얼 읽을 수 있고 읽을 수 없는지 결정하는 권한은 부모님 각자의 몫입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결정을 강요할 수는 없죠. (p.309)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소녀가 비밀을 품은 듯 “쉿!”을 하는 예쁜 표지이기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한층 더 궁금했다. 심지어 제목도 “위험한 도서관”.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장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는 도서관이 위험하다니. 표지도 제목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내용도 너무 흥미진진하여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이 책만큼은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사랑하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ㅎㅎ)

 

착한(겉으로. 속은 상처와 슬픔이 가득한) 딸의 전형적 모습인 에이미에게 도서관은 위안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도서관에서 책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어른들이 “아이들이 읽기에 부적절한 책”들을 가려 금지도서로 지정해버린 것. 에이미는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반란(?)을 벌인다. 금지도서로 비밀도서관을 운영하기로 한 것. 이상하게도 많은 아이들은 비밀도서관의 책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그것을 부지런히 대출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알게 되면 더는 비밀이 아니듯, 트레이의 덫에 걸려 도서관은 발각되고 정학을 받게 된다. 줄거리만으로는 이 책이 뻔하다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읽을 자유, 양질의 도서를 선택하는 눈 등에 대한 아이들의 대화가 매우 흥미롭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습 등이 큰 울림을 준다. 부모님이 정해준 모습으로 아이가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이 책은 상당히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면 이 책은 필독서가 될 것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배울 수도 있고, 무엇인가 불만을 품었을 때 치기 어린 반항이 아닌 자신들의 선에서 할 수 있는 행동과 그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생각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어른들에게는 '언론의 자유'는 어른만의 것이 아님을 생각해보게 하고, 어른의 눈과 아이의 눈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부모가 많은 것을 제한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20살이 되었을 때, 갑자기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들에게 '자유'라는 이름의 방임을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충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은 더욱 의미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톨이
스콧 스튜어트 지음, 정희경 옮김 / 봄나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때때로 사람은 우주 전체에 혼자인 것 같은 외로움을 느낀다. 내 마음을 아무도 모를 때, 누군가 나의 좋은 면보다 좋지 않은 면을 먼저 보는 것 같을 때. 생각해보면 아이들도 그런 순간이 있을 것 같다. 어른보다 관계의 폭이 좁고, 접점 하나하나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어쩌면 더 많이 그런 느낌을 느낄지도 모른다. 엄마나 아빠가 내 마음을 모를 때, 몇 명 되지 않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려울 때. 

 

아이들이 막연한 고독을 느낄 때, 스스로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해줄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곤 했는데, 이 책을 만났다. 지구가 빙긋 미소지어주는 이 책을 넘겨보며, 나 역시 위로받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뜨거움과는 달리 지구에 싸늘한 태양, 한 줄에 나란히 서 있기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태양계 행성들의 외면으로 지구는 핵 깊은 곳까지 슬픔을 느끼고, 슬퍼한다. 하지만 지구는 메마르지 않은 자신을 사랑했고, 슬픔을 감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픔을 이겨내고 영원히 곁을 떠나지 않는 영혼의 단짝을 얻게 된다. (그 단짝이 누군지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시며, 도란도란 만나보시면 좋겠다^^) 

 

처음에는 태양계가 생기는 과정을 이야기하나 싶은 마음도 들었고, 태양이나 다른 행성들의 거만함에 속이 상하기도 했다. 우리 아이도 수성에게 “지구가 메마르면 아무도 살 수 없는 걸 왜 몰라”라거나, 천왕성에게 “지구가 얼음으로 둘러싸여 있으면 초록 행성이 아니라고!” 등의 역성을 들며 지구 편을 들고 속상해하더라. 지구가 자신이 가진 특성을 왜 사랑하는지 이야기하는 페이지에서는 아이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지 않아도, 스스로 가진 특성들을 본인이 사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것. 

 

우주에 상상력을 씌워 바라보면,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로 바뀐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아이의 마음에 따뜻한 응원의 힘이 될 것 같다. 물론 아이에게 힘을 주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 책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아이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자신의 특성을 사랑하는 것처럼, 아이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사랑할 힘을 얻을 수 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이 이야기는 잊어버리더라도- 힘든 날 하늘을 바라보며, 지구처럼 온전히 혼자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기를, 외톨이가 아님을 잊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주령 2
전형진 지음 / 비욘드오리진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인을 도운 일로 수모를 당했다면, 수모를 기억할 것이 아니라 베푼일을 기억하라는 말이엇다. 수모 당한 일로 원한을 새기기보다는 베푼 일을 떠올리며 덕을 쌓으라는 그 뜻은 어떤 경전의 구절도 담지 못한 깊은 가르침이었다. (p.28) 

 

 

역사서 좋아하고, 사극 좋아하는 내가 이 책을 그냥 지나칠리가 없다. 금주령을 배경으로 암울한 시대를 그리는 스토리라기에 단박에 집어들었다. 그런데 책을 펼치고, 16페이지까지 이어지는 등장인물소개에 덜컥 겁이 났다. 분명 나는 등장인물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 페이지를 여러번 들랑날랑거리겠구나,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럴 겨를도 없이 이야기에 빠져 읽기도 바빴다. 혹시 두꺼운 책장과 수많은 등장인물에 이 책을 포기하려고 했다면 그러지 말 것. 2권이 끝인게 아쉬워질테니 말이다. 

 

이야기는 꽤 빠르게 진행된다. 1733년에 시작된 이야기는 1697년 장길산과 양일엽의 만남으로 가기도 하고 1761년까지 바삐 흐른다. 고요한 술도가에서 전국을 배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다시 고요한 마을에서 목련이 떨어지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다. 나는 이야기꾼이 아니라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이 책의 작가는 분명 오랜세월 이 이야기를 구상하여 한 칸 한 칸 블록을 맞추듯 이야기를 이어간 것이 분명하다. 사건들 사이에 어색함이 없고, 모든 사건은 하나의 강물이 되어 흐른다. 그래서 꽤 두꺼운 이야기임에도 지겹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자세를 고칠 겨를도 없이 풍덩 빠져 읽었다. 

 

책을 읽으며 장면에 대한 묘사가 매우 세세하여 영상을 보는 듯했는데, 후에 알고보니(혹여 선입견이 생길까 '작가의 말'을 미리 읽지 않는 편이다.) 작가의 본업이 미디어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아마 이 책에서 장면묘사가 사라진다면 책의 분량은 꽤 줄어들지 모른다. 허나 그렇게 되면 이 책의 매력도 사라질 것 같다. 마치 그 시대를 직접 겪는 듯 생생하고, 영화 한편을 보는 듯 몰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영화화 될지 알수는 없지만, 각 인물들에 어울릴 배우들을 상상해보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었던 것 같다.)

 

나의 지식이 짧아, 소설을 리뷰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어줍짢은 리뷰로 다른 독자에게서 결말을 만나는 즐거움을 빼앗을 수 없으니, 단어를 고르고 고르게 되는 것. 그래서 이 책을 한 줄로만 정리하자면 “역사와 창작을 잘 버무리고, 그 위에 아름다운 묘사와 무협으로 양념한 맛깔스러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주령 1
전형진 지음 / 비욘드오리진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인을 도운 일로 수모를 당했다면, 수모를 기억할 것이 아니라 베푼일을 기억하라는 말이엇다. 수모 당한 일로 원한을 새기기보다는 베푼 일을 떠올리며 덕을 쌓으라는 그 뜻은 어떤 경전의 구절도 담지 못한 깊은 가르침이었다. (p.28) 

 

 

역사서 좋아하고, 사극 좋아하는 내가 이 책을 그냥 지나칠리가 없다. 금주령을 배경으로 암울한 시대를 그리는 스토리라기에 단박에 집어들었다. 그런데 책을 펼치고, 16페이지까지 이어지는 등장인물소개에 덜컥 겁이 났다. 분명 나는 등장인물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 페이지를 여러번 들랑날랑거리겠구나,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럴 겨를도 없이 이야기에 빠져 읽기도 바빴다. 혹시 두꺼운 책장과 수많은 등장인물에 이 책을 포기하려고 했다면 그러지 말 것. 2권이 끝인게 아쉬워질테니 말이다. 

 

이야기는 꽤 빠르게 진행된다. 1733년에 시작된 이야기는 1697년 장길산과 양일엽의 만남으로 가기도 하고 1761년까지 바삐 흐른다. 고요한 술도가에서 전국을 배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다시 고요한 마을에서 목련이 떨어지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다. 나는 이야기꾼이 아니라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이 책의 작가는 분명 오랜세월 이 이야기를 구상하여 한 칸 한 칸 블록을 맞추듯 이야기를 이어간 것이 분명하다. 사건들 사이에 어색함이 없고, 모든 사건은 하나의 강물이 되어 흐른다. 그래서 꽤 두꺼운 이야기임에도 지겹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자세를 고칠 겨를도 없이 풍덩 빠져 읽었다. 

 

책을 읽으며 장면에 대한 묘사가 매우 세세하여 영상을 보는 듯했는데, 후에 알고보니(혹여 선입견이 생길까 '작가의 말'을 미리 읽지 않는 편이다.) 작가의 본업이 미디어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아마 이 책에서 장면묘사가 사라진다면 책의 분량은 꽤 줄어들지 모른다. 허나 그렇게 되면 이 책의 매력도 사라질 것 같다. 마치 그 시대를 직접 겪는 듯 생생하고, 영화 한편을 보는 듯 몰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영화화 될지 알수는 없지만, 각 인물들에 어울릴 배우들을 상상해보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었던 것 같다.)

 

나의 지식이 짧아, 소설을 리뷰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어줍짢은 리뷰로 다른 독자에게서 결말을 만나는 즐거움을 빼앗을 수 없으니, 단어를 고르고 고르게 되는 것. 그래서 이 책을 한 줄로만 정리하자면 “역사와 창작을 잘 버무리고, 그 위에 아름다운 묘사와 무협으로 양념한 맛깔스러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