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안다고 착각하는 과학 상식
우에타니 부부 지음, 한선주 옮김, 갈릴레오스튜디오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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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과학 만화 '비커군. 시리즈'의 우에타니 부부의 신작이 나왔다. 사실 비커군 보다 조금 더 깊은 내용의 과학상식을 전해줄 책이 없나 고민하던 찰나, '다 안다고 착각하는 과학상식'을 만나게 되었다. 지난번 책보다 두꺼워 읽을거리가 있고, 만화로 이어져 있기 때문일까? 우리 아이는 책을 보자마자 재미있을 것 같다며 가져가 버렸다. (이것은 아이가 잠들었을 때 몰래 읽고 쓰는 리뷰. 또르르) 

 

우에타니 부부가 과학상식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것은 다들 아실 테니 작가 자랑은 접어두고 책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이번 책은 평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궁금증, 알고 보니 과학인 이야기들을 가득 다루고 있다. 무지개는 왜 생기는 것인지, 녹은 왜 스는지, 달은 왜 낮에도 보이는지 등 아이에게 한 번쯤 질문 공격당했던 이야기들이 가득. 심지어 그 이야기들이 만화로? 아이들이 재미없을 수가 없잖아. 이 책!

 

너구리처럼 보이지만 사람인 포코타처럼 암호문을 해독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암호해독으로 신비한 나뭇잎 한 장을 얻게 된 포코타가 무엇이든 궁금해하기만 하면 과학 속으로 빠지게 되는 것! 포코타가 궁금한 상식을 배우는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두었는지, 우리 아이도 궁금증 나뭇잎(아이가 이름 붙임)을 갖고 싶어 안달이 났다. 단순히 재미있는 만화로만 이어지면 부모님들은 싫어하시겠지? 그래서 과학의 원리를 풀어주기도 하고, 깨알 지식으로 여러 상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만 해도 환원 반응, 빛의 성질, 혈액, 에너지의 변환 등 매우 다양한 범위의 과학상식을 배우게 된다. 만화형태를 싫어하시는 부모님도 계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림책과 문고본의 과도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다양한 학습만화를 보여주었는데, 우리 아이는 '요즘 읽은 만화책 중에 제일 웃기게 생긴 그림'이라며 그림도 내용도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재미있게 포코타와 메타버스 어드벤처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상 속의 호기심을 해결하게 되고, 다양한 과학을 만나게 된다. 우리도 재미없던 주입식 교육을 떠나, 아이가 즐거운 공부를 하게 해주는 것. 심지어 어른들도 읽다 보면 새로 깨닫게 되는 것이 많은 책이었다. 아이도 나도 재미있게 읽으며 과학상식을 잔뜩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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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4 - 조선 시대 후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재밌는이야기역사모임 외 지음 / 더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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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는 많은 신하의 반대에도 사약까지 내려 며느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시대를 앞서 나간 여성의 죽음이자 조선 역사의 슬픈 장면이다. 한편 소현 세자의 두 아들은 제주도로 유배 간 뒤 풍토병에 사망했다. (p.19)

 

한국사에서 제일 분통 터지는 부분은 아무래도 조선 시대 후기가 아닐까. 그래서 시대순으로 나열하기 등 시험에도 지긋지긋하게 나온다. (다들 떠올려봐요. 갑오개혁, 을미사변, 아관파천 순서 많이 나열했잖아요) 사실 그런 문제들이 어려웠던 이유는 국사를 암기과목 취급했기 때문. “이건 시험에 안 나오니까 넘어가고~”등으로 넘긴 것들이 사실은 '시험에 나오는 것들'을 이해하기 위한 토대였는데 말이다. 

 

비록 나는 몰랐지만, 흐름을 이해하게 되면 외울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을 엄마가 되어서라도 알았기에,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린 시절부터 역사를 재미있게 이해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야말로 진짜 거름이 되어준다. 잘 정리된 연표는 한눈에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고, “그래서 왜 그렇게 되었는데요?”라고 묻고 싶었던 '생략된' 이야기를 엄청 재미있게 들려준다. 교과서를 아무리 봐도 소현세자빈이 왜 사약을 받았는지, 장희빈은 또 왜 사약을 먹게 되었는지 안 나온다. 중요하지 않아서 안 나온다고? 아니. 소현 세자가 왜 인조에게 미움을 받았는지, 그것이 역사를 어떻게 변화케 했는지 이해해야 쉬워진다. 외우지 않아도 인조가 겪은 치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게 된다. 

 

책의 구성은 아이의 호기심을 끝까지 붙잡아 둔다. 키워드를 쏙쏙 뽑아서 제시하기에 필요한 주제만을 찾아보는 발췌독으로도 좋고, 한 꼭지씩 나누어 읽기도 좋다. 이미 교과서로 학습을 시작한 나이라면 교과서 개념을 잡으며 활용하기에 너무 좋고, 아직 국사를 본격적으로 배우지 않은 나이라면 다른 책들과 함께 이야기책처럼 읽기에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질문 형태의 제목도 너무 좋았는데, 내용을 읽기 전에 아이가 개념을 잡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유추하며 이야기하기 좋았기 때문. 

 

역사서를 읽으면 읽을수록 역사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역덕엄마로써, 우리 아이에게도 이런 재미있는 역사서를 만나게 해줄 수 있어 너무 기쁘다. 한번에 아이가 다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내용을 알지 못하더라도, 한국사가 재미있는 영역이라고만 느꼈어도 이 책은 제 역할을 다한 게 아닐까? 그런데도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많은 것은, 첫 이미지가 재미있었던 책은 여러 번 꺼내 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저 재미있게 이 책을 여러 번 만나다 보면 이 책 속의 재미있는 한국사 이야기가 아이의 머릿속에 서서히 스며들겠지. 

 

다소 찬양 같은(?) 나의 리뷰를 다 읽으시지 않아도 좋다. 대신 결론은 읽어주시길. 이 책은 국사 교과서에서 생기는 “?”를 없애준다. “왜 그렇게 되었어요?”의 대답을 가장 재미있고 쉽게 알려주는 책이기에 아이의 질문공격에 대비할 수 있다. 아이가 한국사에 관해 물을 때 자신 있게 대답 못 할 엄마·아빠들이여. 이 책을 들이십시오. 엄마·아빠에게는 방패가,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한국사의 지름길”이 되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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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시 - 푸른 별 지구를 노래한 30편의 시 나무의말 그림책 3
하비에르 루이스 타보아다 지음, 미렌 아시아인 로라 그림, 김정하 옮김 / 청어람미디어(나무의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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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아이에게 읽어주기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 '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분위기를 살려 읽어주기도 어렵고(어렵거나 민망하거나), 함축적인 의미를 설명해주기도 어렵고. 그런데 사실 문장의 아름다움, 단어의 의미, 운율 등을 이해하기 가장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문학의 영역이 시가 아닐까. 시가 지니는 의미가 높으니 '문학의 꽃'으로 긴 세월 자리 잡은 것일 테니 말이다. 감사하게도 시의 매력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던 나는, 아이에게도 가장 먼저 읽어준 책이 시집이었다. 다른 아기들이 초점 책 쳐다보며 눈 운동을 할 때, 우리 꼬마는 '아름다운 동시집'을 들으며 귀운동을 했던 것. (그 덕분인지 표현력이 좋은 '천사의 언어'를 쓰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

 

그런 우리 집이 요즈음 풍덩 빠져, 수십 번 다시 읽은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푸른 별 지구를 그리는 30편의 시를 담은 '지구의 시'다. 아마 나와 자주 소통하는 이들은 내 스토리에 여러 번 이 책이 언급되거나 등장한 것을 이미 보셨을 테다. 그림 한 장 한 장, 문장 한 줄 한 줄, 어느 하나 허투루 읽고 넘길 것이 없는 눈이 부신 책이었기에 거의 매일 읽었기 때문이다. 

 

먼저 일러스트는 미치도록 아름다운 풍경에 아기자기한 손 그림을 얹은 듯하다. 세상에 없던 아름다움이기에 나의 표현력이 짧은 것이 안타깝기만 한, 이 일러스트들이, 어떤 측면에서는 사실적이고 어떤 측면에서는 몽환적인 그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페이지에서는 지도의 작은 점까지도 세세히 바라보았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꼬물대는 물고기의 이야기를 엿듣고자 그림 속으로 빠져들었다. 일러스트만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 아이는 이 일러스트들을 보며 참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아이의 눈에도 내가 느끼는 아름다움과 알 수 없는 찡한 마음이 느껴진 모양이었다. 

 

물, 지구, 나라, 바람 등 지구의 다양한 모습을 노래한 내용도 너무 좋았다. 원래도 지구에 관심이 많은 '지구수비대' 우리 꼬마는 아마존이 사라질까 걱정하는 시를 읽으면서는 눈물을 뚝뚝 흘렸고, 등대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자신도 등대처럼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도 했다. 내 마음을 가장 울린 시는 '세상의 지붕에서 달을 만나다'라는 시였는데,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달이 무슨 모양이더라도 늘 곁에 있음을 잊지 말라는 말이 마치 엄마의 사랑 같아서 마음이 찡했다. 나 역시 그런 사랑을 받으며 자랐기에(여전히), 아이에게도 그런 사랑을 주어야지- 하고 여러 번 다짐하게 했다. 몇 줄의 짧은 글이라도 이렇게 선한 영향력을 준다. 책을 읽으며 종종 깨닫는 것이지만, 깨달을 때마다 놀랍고도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이 책을 어떻게 표현해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일까 길게 고민했다. 나의 짧은 언어로는 이 책이 가진 엄청난 아름다움과 깊이를 다 표현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딱 세 글자만 쓰기로 했다. '숭고함'. 이 책은 이렇게 부르는 것이 가장 어울릴 것 같다. 우리를 품고 우리를 기르며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지구의 깊이. 봄·여름·가을·겨울, 오로라와 별자리, 햇살의 반짝임과 물의 윤슬, 빗물의 연주 등 생각해보면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지구의 아름다움. 그 모든 것을 가득히 눌러 담은 책이다. 

 

부디 당신의 가정에도 이 책이 자리하길 바라본다. 아이와 그림 하나하나 천천히 음미하고, 문장 한 줄 한 줄 같이 읽으며 지구의 아름다움을, 지구의 깊이를,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는 감사함을 오롯이 느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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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밤은 헛되지 않았다
장윤희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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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보다 소중하고 / 나의 목숨도 아깝지 않은 / 내 모든 것이 허락되는 유일한 사람.

(p.66~67, '자식'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사실 여러 번 울컥했다. '모든 밤은 헛되지 않았다'라는 제목에서도, 오래도록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리라는 다짐에서도 괜히 울컥했다. 나처럼 어린 시절부터 읽고 삶을 바라보던 나이조차 비슷한 작가님은 어느새 '읽고 쓰는 사람이 허황한 꿈이 아닌 평온한 현실'이 되었다고 하셨다. 어쩌면 나와 같은 의미(매일 누군가의 글을 읽고, 나의 감상을 쓰는 것)에서 현실이 되셨고, 또 한편으론 다른 의미(자신의 이야기를 문장으로 엮어낸 것)에서 읽고 쓰는 현실을 맞은 그녀가 부러웠다.

 


어떤 문장은 둥글둥글 파도에 오래 쓸린 돌처럼 부드러웠고, 어떤 문장은 정곡을 콕 찌르는 바늘처럼 섬세했다. 그래서 시를 읽었으나, 한편의 이야기를 들은 듯 풍성한 느낌이 들었다. 책의 제목처럼, 그녀는 이 문장들을 품고 다듬은 긴 밤을 보냈을 것이다. 그녀가 보낸 그 밤들이 헛되지 않게 따뜻한 책으로 이어졌다. 그녀처럼 인내의 긴 밤을 보내는 이들에게 '당신의 이 모든 순간도 헛되지 않아요'하는 희망으로 닿아줬으면 좋겠다 싶은 글들이 차곡차곡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 토닥임은 내게도 닿았다. 나는 분명 시를 쓰던 학생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시를 쓰지 않았고 자주 읽지도 않았다. 가지지 못한 것에 더는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한 못난 나의 보호색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한 줄 한 줄 적어 내린 글들을 읽으며 오랜만에 마음이 설렜다. 나도 단 한 줄에 온 마음을 담아내고자 연필을 물어뜯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늘만 봐도 뭔가 쓰고 싶어 두근거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까마득히 잊고 살았나. 그녀의 문장을 만나며, 아낀다고 옷장에 잘 넣어두고 입지도 못하고 바래버린 비싼 코트처럼 마음속에 켜켜이 넣어놓고 제대로 꺼내지도 못한 내 꿈에 미안해졌다. 

 


특출나지 않은 나를 / 특별하게 만들어 버리는 / 너의 재능은 사랑인가 보다. (p.13 '재능')

 


는 그녀의 글처럼, 특출나지 않은 나를 나 스스로 특별히 사랑해주어야지- 생각해보았다. 아마 그녀의 문장 때문이리라.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전해진 그녀의 온기가, 피사체를 사랑하는 그녀의 진심이 느껴졌다. 이 책은 그녀가 작가라는 이름으로 세상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다. 그러나 분명 두 번째 걸음도, 세 번째 걸음도 잘 걸어내리라 믿는다. 그녀의 소망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담아내는 작가로 '롱-런'해주기를 기대하며. (나 역시 그녀의 오랜 독자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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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김윤성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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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놀라운 일은 없다. 내가 오슬로행 완행열차를 탔던 그 날 조용한 멈춤과 바게트 같은 일상적인 것에 놀라움을 발견했듯이, 여행을 통해 일상의 놀라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p.19)

 

내가 그리 서정적인 사람은 못되는지, 책의 제목에 이끌려 그 책을 만나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런데 이 책은 사실 제목에 매료되어 그 내용이 몹시도 궁금했다.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사실 꽤 많은 감상을 얻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여행이 주는 것들을 세세히 열어본 적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여행이 은유하는 것이 무엇인지 만나고 싶었다.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여전히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이의 여행이 아름답지 않을 도리는 없다. 다가올 날들을 기다리고, 다음을 기대하는 사람의 내일은 언제나 눈부시기 때문이다. 

 

스웨덴, 오슬로, 스위스, 아일랜드, 볼리비아 등. 나는 가보지 못한 나라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다큐멘터리에서 그곳들을 만나며 설원을, 산맥을 멍하니 바라본 것이 전부다. 다큐멘터리 속의 그곳들은 느리고 평화롭다면, 이 책 속에서는 특별하지 않은 곳처럼 담담히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그 담담함 속에 숨은 그곳들은, 다큐멘터리가 미처 보여주지 못한 '진짜 그곳'을 보여준다. 그리고 조용히 기록된 작가의 내면에 종종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누군지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사람을 그저 글이라는 매개로 만나, 그의 내면에 동의하게 된다는 것. 그것이 글이 '은유'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은 책처럼 사진도 아담(사진이 크지 않아서 오히려 더 집중하고 들여다보게 되더라. 이상한 일이다. 마치 작은 창문으로 세상을 내다보는 기분이었다.)하고, 감정의 폭도 넓지 않았던 책. 그러나 그 안에서 매일매일 성장하는 작가는 절대 작지 않은 느낌이 든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신을 한 칸씩 쌓아 올린 이의 모습 같달까. 처음 지도를 들었던 날은 삐뚤어진 사람이었을지 모르나, 꽤 많은 여행을 통해 그녀는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을 것 같다. 내가 그녀의 문장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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