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읽히는 경제사전 킨더랜드 책가방 7
최선민.조민영 지음, 달다 그림 / 킨더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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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와는 달리 요즘은 유아 때부터 경제 관념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한다. 꼬마들이 '돈'에 대해 너무 잘 알고, 돈을 좋아하는 모습은 나 어릴 때나 지금이나 좋아 보이지는 않으나 (애나 어른이나 '속물'인 것은 보기 나쁘다) '경제'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아는 것은 '돈'에 목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에 나 역시 경제 개념을 심어주고 싶었던 터. 

 

그러던 찰나, 킨더랜드에서 어린이용 경제 사전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발 빠르게 만나보았다. 평소에도 킨더랜드 출판사의 그림책이 따뜻하고도 창의성 넘쳐 좋아하고 있었기에 '책가방' 시리즈에도 관심이 많았다. '킨더랜드 책가방' 시리즈는 현재까지 국어사전, 수학 사전, 사회 사전, 과학사전, 상식 사전, 표현 사전이 출간되었고 7번째가 내가 만난 '경제 사전'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나머지 6권을 다 들이기로 했다.) 

 

경제 원리, 일반 경제, 시사 경제, 국제 경제 등으로 나뉘어 용어를 설명하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익숙한 가격, 지폐, 절약, 유통기한 등부터 기회비용, 연금, 보험, 사회보장제도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자주 만나지만 경제 분야라고 느끼기 어려운 영역도 매우 친절히 설명한다.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공정무역이나 자유무역협정, 국가의 경쟁력, 개발도상국 등의 단어 안에서도 경제를 읽고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다. 엄마가 더 부지런히 공부하고 알아야 아이에게도 더 많은 것을 전달해줄 수 있단 생각을 하기도 했고. 

 

언뜻 생각해보기에 아이들이 만나기 어려운 주제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으나, 막상 책을 보니 왜 이 책이 어린이 전용 사전이라 불리는지 한꺼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아기자기 귀여우면서도 명확한 의미를 내포한 삽화들로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오목조목 내용을 설명하고 있어 엄마의 2차 설명 없이도 쉽게 내용을 받아들였다. 평소 어휘에 관심이 많은 우리 아이는 이 책의 재미에 풍덩 빠졌고, 직접 목차에서 궁금한 단어를 찾아보기도 하며 경제 상식에 첫발을 들였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나머지 시리즈를 전부 들이기로 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엄마가 좋다고 권하는 책이 있고, 아이가 직접 찾아보는 책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완전히 '아이가 찾는 책'이었다. 이 책 자체를 매우 유익하다고 느꼈는지 여러 번 반복해서 보기도 했고, 다른 책을 보면서 이 책에 나온 단어들을 발견하고 기뻐하기도 했다. 

 

무식한 말일지 모르나, 어휘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사용빈도'를 높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에서 특정 단어를 만나고, 그 단어를 다른 책에서 찾고, 직접 말로 꺼내 보는데 어떻게 이 단어들이 아이의 것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렇게 배워놓은 것들이 훗날 아이의 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보면, 이 책이야말로 아이가 직접 즐거워하며 소화하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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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분, 눈이 좋아지는 그림 놀이 - 노벨상 수상자가 증명한 기적의 시력 향상법
히라마쓰 루이 지음, 김소영 옮김 / 넥서스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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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진작 소개해드리고 싶었는데, 아이가 꾸준히 해본 뒤에 소개해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2주 정도 부지런히 해본 뒤 리뷰를 남긴다. 우리 아이는 현재는 근시도 없고, 안경을 쓰지도 않고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시력이 좋은 편이나, 늘 책을 끼고 살기도 하고, 내가 눈이 매우 나쁜 터라 좋을 때 지켜주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일단 이 책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많이 하는 아이, 안경을 쓰는 아이, 근시가 있는 아이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우리 아이처럼 눈 운동을 하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근시 외의 원시나 약시 사시 등은 반드시 의사를 만나셔야 합니다. 아시죠?) 

 

대부분 눈이 점점 나빠진다고 생각하지만, 시력은 3세까지 급속히 발달하고 8~10세에 완성에 이르기 때문에 우리 아이 정도의 나이에 눈과 뇌의 운동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눈 건강이나 시력은 현상을 유지하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할 만큼 개선되기가 쉽지 않아 영양제를 잘 먹고, 운동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귀여운 삽화들과 가 보를 아이들이 제시되는데 처음에는 쉬이 보이지 않고 부지런히 '보아야!' 한다. 신기하게도 천천히 그림을 바라보며 집중하기 시작하면 같은 친구들이 보이고, 점점 이른 시간에 잘 보이게 된다. 이것을 하루 3~10분가량 매일 반복하여 훈련했더니 (아이와 나와 함께 참여) 둘 다 눈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얻었다. 개인적인 팁은 독서대 위에 올려놓고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편이 눈 운동에 좋은 것 같다. 

 

또 페이지마다 제시되는 궁금증 눈 퀴즈도 재미있고 유익한 상식이 많이 들어있어 하루 한두 개씩 번갈아 읽어보았다. 지구수비대 이자 우주비행사가 꿈인 우리 아이는 눈이 나쁘면 조종업무를 못 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는 더더욱 부지런히 눈 운동을 하리라 다짐하더라! 

 

눈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병원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운동을 하듯 눈도 운동할 수 있고, 더불어 뇌 운동까지 같이 할 수 있다면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가르보 패치는 뇌의 시각야를 자극하여 시력을 보충하는 에너지를 채운다고 하니, 재미있는 퍼즐들을 바라보며 가볍게 3분가량 눈 운동을 하면 참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화장실에 두고 양치질을 하는 동안 바라보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눈과 뇌를 운동시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또 이 책을 구매할 때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는 '안경도둑똘망'같은 어린이용 눈 건강 영양제 등을 꾸준히 챙겨주면 100세를 살아갈 우리 아이의 눈을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집은 냉동실에 넣어두고 아이스크림 대신 먹고 있다. 꿀맛)  

 

어느 기관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기에 눈도 잘 챙겨야 하는데, 눈을 챙기는 법은 정말 귀하다. 이 책 덕분에 꿀팁을 얻은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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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제시카 란난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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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많은 이들을 웃고 울리고 있다. 아픔을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한 글에서 우영우 덕분에 자신의 아이를 '조금 다른 아이'로 봐주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하시는 말을 읽고 드라마가 궁금해졌다. 인기가 많은 덕분에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 유독 고래와 관련한 장면이 많았다. 특히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나를 안 버렸을까”하는 독백은 전후 내용을 몰라도 울컥하는 마음이 들더라.



고래. 두뇌가 좋고 포유류에서 수렴진화했으며 군집 생활을 하는 등 신비한 동물이라 불리는 요소가 많다. 아가미가 없어 호흡을 위해 물 위로 올라와야 하는데 혹 동료 고래가 떠오르지 못하면 주변 고래가 등으로 밀어 올리는 '동료애'의 아이콘이기도 하고, 1년이라는 긴 임신 기간 끝 새끼를 낳는 까닭인지 엄청난 '모성애'를 가졌다고 알려진 동물이다. 그래서일까, 엄마가 되고 난 후 고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최근 달리의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이라는 책을 만났는데, 이 책도 그랬다. 글씨 하나 없이 몽환적인 일러스트만 이어지는데도 작가가 전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온전히 전해진다. 아부와 아들이 물고기를 낚다 그물에 걸린 고래를 발견하고 그를 도우며 생명에 대해 깨닫게 되는데 나는 그 고래에게서 오히려 사람이 보이는 듯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렇게 그물에 걸리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며, 서로를 돕고 도움받아야 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하고. 



글씨 없는 그림책을 원래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묵직한 이야기를 나누어주는 책을 만나면 한동안 헤어나기가 어려워진다. 아름다운 풍경과 먹을 것을 나누어준 바다에 우리는 쓰레기와 오염, 생태계 파괴를 돌려준 것은 아닌지 미안해진다. 



코끝이 찡해지는 일러스트를 따라 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꽤 묵직한 작가의 메시지를 만난다. 버려진 그물 등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결국 그 결과는 사람이 짊어지게 되리라는 당연하고도 무시무시한 이야기. 물론 우리는 주인공처럼 고래를 구하러 뛰어들지는 못하겠지만, 우리만의 방식으로 다른 생명과 지구와 공존할 수 있음을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아이와 이 책을 함께 만나신다면 아름다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고,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바라보며 바다의 경이로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아도 분명, 아이 스스로 깨닫는 것이 많은 책이다. 아이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 책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바다처럼 깊은 이야기를, 아름다움을 가득 담고 있다.






수많은 그림책을 소개하며, 늘 그림책 속 페이지는 최소한으로만 남겨왔다. 작가의 저작권이 잘 지켜져야 더 좋은 창작물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해서였다. 긴 시간을 지켜온 규칙을 잠시 벗어나, 출판사에서 소개해두신 일러스트 한 장을 담아왔다. 많은 분과 아파하는 고래를 나누고, 함께 공존해서 살아야 하는 세상을 기억해달라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바다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림책. 그래서 더 깊게 닿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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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면 정상이라는데 왜 자꾸 아플까
정가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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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힘을 내기 위해 카페인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아니나 다를까 J 씨도 카페인이 함유된 탄산음료를 집에 박스로 사다 놓고 그걸 마셔가며 밤새 박사논문을 썼다. 낮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열심히 강의하랴, 퇴근하면 아이 둘을 돌보고, 아이를 재우고 나면 밀려오는 졸음과 피로를 이겨내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카페인이었다. 하지만 카페인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p.33)







내가 제일 읽지 않는 책 종류가 건강 서적이었던 것 같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면서도 뭐랄까, 건강까지 책으로 배워야 하나,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멀쩡할 때의 이야기였고 자꾸 여기저기가 아프니까 건강 관련 서적도 눈에 들어오더라. 건강할 때 지켜야 했지만, 아직 외양간이 무너진 것은 아니니 배워서 무너지지 않게 잘 보수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한 두 권 읽었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에 닿았다. 큰 병이 발병하여 증세로 이어질 때까지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스트레스 때문', '무리하셨나 봐요' 등의 말 아닌가. 나 역시 그런 말만 듣고 소극적으로 굴다가 큰코다친 케이스이기에 의사가 말하는 스스로를 지키는 법은 호기심이 일었다. 


기능 의학. 나에게는 용어도 낯설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어쩌면 현대사회에 가장 필요한 영역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물론 암전문 등의 기술적인 발전도 필수적이지만, 환자의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기능학적으로 건강문제를 파악하는 것. 우리가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한다면, 기능의학은 자신의 과거를 통해 현재 건강상태를 파악 및 치료하고, 미래의 질병을 예방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흔히 느끼는 '단순한' 통증들이 있다. 두통이나 소화불량, 감기 등 흔하다고 판단되는 질병 말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그저 흔한 질병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보내는 사인이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 몸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으므로 나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양심의 가책이 든 것을 보면 과거의 나는, 나를 아껴주지 못했던 것 같다.






진료실에 피곤하다고 내원한 사람 중에 부신의 기능이 멀쩡한 사람은 100명 중 한두명 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현대인들은 부신이 약해진 것일까? 우리의 소중한 부신을 회복시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번째 충분한 쉼이다. 두번째 커피줄이기다. 세번째 균형잡힌 영양 공급이 부신 회복을 돕는다. 

(그리고 고추, 브로콜리, 적양파, 아보카도) (p.163~167 정리) 





만약 이 책에서 그저 충분히 쉬세요~하는 말로 이야기가 끝이 났다면 나의 읽기도 같이 끝이 났을 테다. 현대인들이 사실 몰라서 쉬지 않는가, 절대 아니다. 쉬지 못하는 스스로도 답답할 터. 이 책은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일상 속에서 조금이라도 유익할 수 있는 팁을 하나둘 이야기한다. 그래서 하나둘씩, 실천할 수 있는 한두 개를 먼저 해보며 건강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다. 가장 안 좋은 하나를 먼저 실천해보고, 그다음 또 하나 이렇게 말이다.


물론 아무리 좋은 정보도 본인이 실천하지 않으면 소음이나 전단과 다를 바 없다. 그래도 굳이 찾자면, 조금이라도 더 실천하기 좋은 것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은 내게 도움을 준 것 같다. 나를 짚어볼 수 있는 것들을 표시함으로써 말이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지식과 체험을 섞어 잘 버무려낸 맛깔스러운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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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필요한 색다른 하루 - 베푸는 마젠타, 책임감의 블루, 호기심의 옐로우
김규리.이진미 지음 / 서사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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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 머리카락 색은 레드 컬러이다. 왜 하필 레드 컬러의 머리카락일까? 레드 컬러가 가진 심리에는 원초적인 사랑, 생존, 가족 등이 포함된다. 앤에게는 없던 가족의 사랑, 생존과 관련된 여러 가지 조건을 쟁취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레드 컬러의 머리카락으로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앤이 레드 컬러의 부정적인 성향으로 인성이 형성되었을 수도 있다. ‘남들은 다 있는데 왜 나만 집이 없는 거야!’ ‘왜 나는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해야 하는 거야!’라는 생각에 빠져 살았다면 사랑과 가족애에 관해 부정적으로 인지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앤은 외롭고 힘든 역경 속에서도 착함과 밝음을 잃지 않고 언제나 긍정적이고 인간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천사와 악마의 갈림길에서 악마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사랑이 넘치는 천사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p.247)


“나이를 먹으니 고운 색이 눈에 들어온다.” 혹은 “밝은 색을 입어야 아기 정서에 좋다.”는 등의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꽤 많은 어른들이 쉽게 하시는 말이다. '블랙 앤 화이트' 컬러를 좋아하는 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 우리 엄마는 고~운 핑크색과 노란색 실내복을 사다 주셨다. 밝은색을 많이 보아야 아이가 명랑하다는 엄마의 특단 조치였다. (지금은 우리 언니가 '핑쿠핑쿠'한 옷을 입고 조카 육아에 열중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우리 아이는 밝고 순수한 성격으로 잘 자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로이 깨닫게 된 사실 하나는 우리는 너무 '좋아하는 색'에 꽂혀 살아온 것이 아닐까였다. 매일 다른 옷을 골라 입듯, 그날그날 끌리는 색이 다른 것이 너무 당연한데 우리는 평소 우리가 설정해둔 좋아하는 색에 집착한 나머지 다른 선택지를 선택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을 만나며 그날 내 마음에 닿는 색에 귀를 기울였다면 조금 더 마음을 잘 알 수 있었을 테고, 그날 끌리는 색을 몸에 지녔더라면 조금이라고 힐링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라도 책 뒤쪽에 부록처럼 달린 “컬러카드”처럼 내 마음에 조금 귀를 기울이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꽤 많이 했다. 


첫 페이지에서부터 내 마음에 닿는 색을 진찰하게 하고, 여러 색의 사례들을 편안하게 제시한 덕분일까. 내 마음에 닿은 색의 이야기는 고개를 끄덕이는 마음으로 읽었고,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색의 이야기는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의 마음으로 읽었다. 며칠 후, 혹은 내 마음이 다른 날은 이 이야기들이 또 다르게 읽히겠지.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저 색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음이다. 또 내가 좋아하는 색과 내 성향의 색이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블랙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린의 성향이 강한 편임을 책을 읽으며 깨달았는데, 그래서 지금 내가 가진 안식년이 나에게 그 자체로 힐링이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며 내 아이의, 내 가족들이나 친구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그들의 성향을 침범하지 않는 '선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컬러테라피라는 말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 역시 너무 막연한 느낌이라 과연 내가 이 책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을 먼저 했다. 그러나 그것이 기우였음을 첫 장부터 깨달았다. 이 책은 그저 내 마음에 닿는 색을 만나고, 마음 편하게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어루만져지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잘 이해하고 싶다면, 내 주변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다면 당신도 이 책을 만났으면 좋겠다. 이 책은 마음에 변화의 물꼬를 터줄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당장 오늘 하루만이라도 색(色)이 위로를 준다면 어쩌면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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