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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 충분히 괜찮은 사람
김재식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5월
평점 :

두려움과 불안함에 휩싸여 잠시 쉬어 가더라도, 주저앉지 말고 걸어야 한다. 조금씩 천천히.남들이 어떤 모습으로 얼마의 속도로 움직이든, 비교하지 말고 내 시간을 내 속도에 맞춰 걸으면 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길이 나타난다. (p.62)
'사랑할 때 알아야할 것들',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등 1,000만 독자가 사랑하는 김재식 작가의 신작이 2년만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다. 이 책을 받아들고 살피다가 프롤로그의 한 마디가 마음을 울린다. “넌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 (p.7)” 사실 이 한 문장에서 이미 하루하루가 불안한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가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책은 삶의 가치, 미래, 관계에 대해 한층 깊어진 사유의 감성이 담겨있어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았달까.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돼, 나는 나로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까." 라는 작가의 말처럼, 스스로를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하루하루가 살아볼만 하지 않을까. 오늘도 작은 고민들로 하루를 망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위로를 던져줄 것 같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스러운 분량도 아니다. 132편으로 나눠진 글들은, 132개의 진심이 담겨있어서 주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책 제목도 내용까지 모두 잔잔하게 좋아서 마음이 따뜻했다.
첫장에서는 스스로를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는 응원이 담긴 글들이 가득했다. 특히나 행복을 멀리에서 찾지 말라는 말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두번째 장은 자신을 더 사랑하게 하는 격려의 글이 가득했는데 단순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해와 공감을 얻었다. 행복의 방향을 바꾸면 더 행복해진다는 4장의 글도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3장이 마음에 닿는 글이 많았다. '빗방울은 살아남아 바다가 된다'는 말처럼 스스로 바다가 되기 위해 깊어지는 인간 내면의 모습을 느꼈다.
방황해도 괜찮다. 인생은 길다. 꼭 어딘가에 닿아야 하는 건 아니다. 살아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눈부시게 아름답다. (p.24)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어려운 건 끊어내야 할 사람들을 정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한다는 건 단지 감정의 단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에게 불편함을 안겨주는 존재에게 더 이상 마음을 쓰지 않는 일. (p.177)
사실 평소 역사서를 즐겨읽기에 머리가 쉬기 보다는 집중하며 읽느라 '공부하는 독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편안한 책을 읽으며 머리도 쉬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 이 책은 모두에게 이런 느낌을 줄 것 같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면서도 마음에 뭔가 남기는. 꼭 어려운 책이 교훈을 주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어휘가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자신도 정확히 모르는 단어를 억지로 사용하는 사람보다,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쉽게 바꾸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달변가라는 생각을 한다.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쉽지 않은 우리 마음을 술술 풀어낸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