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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우리 - 2021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 도서 ㅣ 신나는 새싹 131
다니엘라 쿤켈 지음, 김영아 옮김 / 씨드북(주)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마곰이의 그림책 이야기 - 우정 : 작은 우리
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우리나라만큼 '우리'라는 개념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외동인 아이들조차 우리 엄마, 우리 아빠라고 사용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종종 우리라는 개념이 그저 말뿐인가, 싶어질 때가 생기더라고요. 그냥 호칭만 우리고, 진짜 우리가 아닌 기분. 아이에게도 “모두와 잘 지내라”라는 소리를 언제부터 하지 않게 됩니다. 힘든 관계까지 유지하는 게 맞는 일인가, 싶어질 때가 많거든요.
어쩌면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 책은 이런 제 마음에 딱 맞는 책입니다. 진짜 우정, '소주 정예 우정'을 잘 다룬 책이라고 할까요? 허허 물론 이 책에는 우정이라는 단어는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우리'라고만 표현해요. 그래서 이 '우리'에는 우정, 신뢰, 믿음, 사랑 등 매우 다양한 신념을 넣어도 그럴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이와 이 책을 만나신다면 우리 대신에 우정이나 신뢰, 믿음, 사랑 등 다양한 단어를 대체하여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여기에 들어갈 수 있는 단어를 이야기했더니 엄청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답니다.
말 나온 김에 내용을 먼저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아이가 친구라는 개념이 생기면 이 책을 바로 읽어주시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내용 면이 우수합니다. '우리'의 장점, '우리'를 유지하는 법 등을 매우 상세히, 이해하기 좋게 기록하고 있어요. 어른들에게도 다시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가 많아서 저는 친한 친구들에게 내용을 공유해줘야지, 생각하기까지 했답니다. “우리가 없다면 하늘은 잿빛이 돼. 바람은 차고 비도 유난히 축축하게 느껴지지. 우리는 서로를 매우 그리워하게 해” 하는 말은 온 마음이 찡하게 느껴졌어요.
다음은 일러스트. 정말 일러스트와 내용이 완벽하게 좋았다고 말하고 싶은 책인데요. 정말 멋졌던 게, 엠마와 벤이 서 있지만, 그림자는 '우리' 모습으로 그려둔 점은 진짜 완벽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설명 없이도 아이가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일러스트였다고 할까요? 진짜 어느 한 장 할 것 없이 일러스트 자체가 너무 이해와 몰입이 있어서 읽는 내내 온 마음이 좋았습니다.
며칠 전 소개했던 '걱정 괴물이 뭐래?'란 책에서처럼 '우리'도 크기가 달라지는데요, 마음이 통하고 사랑을 줄 때는 엄청나게 커지고, 싸움 후에는 매우 작아집니다. 우리는 특히 싸움 앞에서 꼼짝 못 하고, 함께 할 때 다시 성장한다는 말에서 우리 아이는 “행복이나 우정을 키우려면 싸우면 안 되는구나!”라고 말을 해서 저를 깜짝 놀라게 했답니다.
문득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없으면 사는 것이 얼마나 불행할지.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에게 친구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우리'를 깊게 나눌 수 있는 친구 세 명정도면 충분하다, 나랑 안 맞는 친구들 때문에 억지로 참고 힘들 필요 없다고.
착하고 소심한 우리 아이에게 친구의 개념을 제대로 잡아줄 수 있게 도와주는 고운 그림책. 아무래도 한동안 우리 집에서 길게 사랑받을 거 같아요. 오늘,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께서 '우리'의 따뜻함이 가득한 밤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우리'에 여러 단어를 넣어서 읽어요. 어떤 단어가 들어갈 수 있나 이야기 나누어요.
2. 나의 '우리'를 나누는 사람들을 그려보아요.
3. 엄마와 아이의 '우리'를 이야기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