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똑해지는 1분 : 과학 매일 똑똑해지는 1분
존 리차드 지음, 이섬민 옮김 / 스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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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알던 것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훨씬 더 많은 정보와 자료가 얻어지기도 하니까요. (p.8)

 

아이가 훌쩍 자랐다는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작년에 입은 옷이 작아졌다거나, 조금 더 느긋한 자세로 기다린다거나 할 때도 그렇지만 무엇인가를 물을 때 깜짝 놀라곤 한다. 우리 아이의 경우 독서량이 많은 편이기도 하나, 타고난 기질 자체가 눈썰미가 좋고 꼼꼼한 성향이라 책 하나를 읽어도, 지나가며 현수막 하나를 보아도 꼭 무엇인가를 묻곤 한다. 최근에는 아이의 질문 난이도가 높아져 “엄마도 좀 어렵네. 같이 찾아보자”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생겼다. 그중 가장 대답해주기 어려운 영역이 수학과 과학! 엄마도 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매번. 

 

그런 나를 서포터해준 두 가지 책이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사전”시리즈와 최근 접하고 톡톡히 효과 보는 “매일 똑똑해지는 1분” 시리즈다. 이 책은 아이도 열심히 읽지만 나도 재미있어서 자꾸 읽게 되는 마법의 책! 이 두 시리즈 중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매일 똑똑해지는 1분 과학”이다. 이 시리즈는 분야가 매우 명확히 나뉘어있어서 아이가 혼자 학습하기에도, 같이 읽기에도 너무 좋다. 역사, 기술, 지구, 과학 등 4권으로 나누어진 과학상식이라 어느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게 없다. 아이들의 질문이 두려운 엄마들이여! 이 책을 들이시라. 

 

우리가 며칠 동안 읽은 '과학'을 자세히 소개하자면 일단 선명한 삽화와 간결한 문장으로 아이들에게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도표도 간결하고 명확하여 아이가 읽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특히나 좋은 점은 본문과 참고 글이 구분된다는 점인데, 요점을 따로 정리해준 덕분에 같이 읽고, 요점은 아이가 직접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기에 너무 좋다. 용어가 따로 설명된 점도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기 적합했고, 쉬운 단어로 잘 설명되어 있어 엄마가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었다. 주제 안의 작은 꼭지들을 선명하게 표시해두어, 그 부분만을 찾아보기에도 너무 좋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1분 만에 한 주제에 대해 알기도 좋은 책이고, 그 주제를 파고 들어가기에도 너무 좋았다고 할까. 

 

개인적으로 이 책이 가장 좋았던 점은 아이와 읽으며 여러 가지 실험이나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잉크 분리하기, 소금물 끓여서 소금 만들기, 가스 불이 타오르는 실험, 가정에서 쉽게 만나는 소음들의 데시벨 구분 등 아이와 일상생활에서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재미있게 제시해주어,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집이 과학실 같았다. 그렇게 학습한 것은 아이도 오래 기억하여 목욕하면서도 기체와 액체를 쫑알쫑알거리는 귀엽고 기특한 모습을 만나게 된다. 

 

사실 엄마가 되며 훗날 아이에게 수학과 과학을 어떻게 가르쳐주기 하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너무나 좋은 책들이 있어서 걱정이 많이 줄어든다. 엄마가 수포자, 과포자라고 해도 괜찮다. 아이랑 얼마든 공부할 수 있으니까. 아이와 엄마가 함께 똑똑해지는 책 덕분에, 오늘도 우리 집은 즐거운 과학실이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본문과 작은 꼭지들을 소리 내 번갈아 가며 읽어요. (집중력 향상!)

2. 책에 나온 내용을 집에서 직접 찾아보거나 실험해보아요.

3. 작은 꼭지 제목들을 과학전집에서 찾아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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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결단력 - 미루고 후회하는 사이클을 끊어내는 5단계 기술
피터 홀린스 지음, 한원희 옮김 / 좋은생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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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이라면 누구나 덜 힘든 길로 가길 원하고 기회만 있다면 지름길로 빠지려 한다. 문제는 무의식적으로 쉬운 길을 택하면 택할수록 제때 벗어나기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p.26) 

 

돌아보면 나는 지금이 뭔가를 가장 많이 결정하고 변화하는 상태인 것 같다. 대학교에 갈 때도 취업을 할 때도 결혼을 할 때도 아닌 지금이라니 뭔가 이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순간마다 고민하고 사는 사람들이 사실은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신의 길을 걷는 것에 나이가 중요한가.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부터 인생을 바꾸는 것까지, 자기 결단력이 필요하지 않은 일은 없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세상에는 지금까지 생각지도 않았던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고, 방향을 미세하게만 틀면 강인함으로 이어지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변명의 거의 거짓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p.104)

 

사실 수백 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읽을 때마다 늘 생각하지만, 나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어떤 자기계발서는 늘 책상 위에 두고 읽게 되고, 어떤 것은 읽음과 동시에 폐기순서를 밟는다. 이 책은 어떻냐고? 한동안 내 책상 위에서 플래너와 함께하지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요점정리가 명확하다. 목차부터 명확하고 내용도 분명하다. 워낙 명확하다보니 재독 시 찾아 읽기가 좋다. 주제와 내용이 분명하고 문장이 간결하여 읽는 이가 전혀 헷갈리지 않고 원하는 것에 대해 빠르게 습득하는 독서가 가능하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자기계발서로서의 의의는 다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탄탄한 이론까지 뒷받침되어 신뢰를 준다. 특히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연습방법은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이 느껴져 책을 읽는 내내 메모할 일이 많았다. 

 

 

집중력도 근육과 다를 바 없다. 사용하면 할수록 강해진다. (p.197)

 

자기 결단이란 결국 내가 감정을 통제하느냐, 감정이 나를 통제하게 내버려 두느냐의 문제이다. (p.240)

 

개인적으로 각 장의 마지막에 제시된 tip이 생각 정리에 꽤 도움을 주었다. 아무리 좋은 글도 내가 소화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고, 아무리 좋은 내용도 계속 나열만 하면 잔소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끊임없이 길이 어디에 있을까를 물어준다. 길이 여기잖아, 하고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네가 생각하는 길은 어디야, 이렇게 제시하면 네 길이 보일까?” 하고 물어준다. 여느 자기계발서처럼 대답을 강요하지 않아 오히려 더 편안히 느껴졌다. “부끄러우면 말하지 않아도 돼. 스스로 알고만 있어도 돼”라고 이해해주는 느낌이랄까. 

 

우리가 만나는 결정의 순간마다 올바른 선택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좋아서 박수를 치는 날도 있고 이불을 발로 차는 날도 있을 테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선택의 순간들을 아주 작게 잘라준다. 한두 개쯤 실패해도 “낮은 실패율”을 유지하게 해준다. 그 대신 다음 선택은 조금 더 신중하라고 충고한다. 

 

오래도록 고민하던 일을 이 책을 읽는 중에 매듭지었다. 물론 이 책이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이 책이 내게 준 분명한 한가지는, 나를 작은 단위로 설계하여 더 촘촘히 계획하라는 것이 아닐까. 또 설사 계획이 틀어지더라도 그리 높은 비율이 아니니 좌절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원도 함께 말이다. 

 

우리가 많이 쓰는 말 중 이런 말이 있다.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 그러니 하라”. 그 말을 늘 마음에 두고 살았으나 실천은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 이 책이 그 말에 한마디를 더한다. “실패하면 다시 하면 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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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하늘의 신비를 찾아서 - 사진과 함께 즐기는 경이로운 천체의 향연
헬가 판 루어.호버트 실링 지음, 이성한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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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광 덕분에 초승달 주변이 보인다면 그 빛이 가져온 길이 얼마나 특별한지 생각해보자.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의 낮 지역에 떠 있는 구름에 반사돼 달로 이동하고, 달 표면에서 다시 반사돼 지구를 비추는 것이다. (p.148)

 

거의 매일 아침 하늘의 색을 관찰하며 눈을 뜨고, 잠들기 전 달님의 색이나 밤하늘의 색을 이야기하며 잠드는 아름다운 아이와 살고 있다. 덕분에 나도 매일 하늘을 관찰하는 호사를 누리지만 종종 아이가 하늘색이 어제와 왜 다른지, 오늘의 구름은 왜 양 모양인지, 파란 별과 노랑별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물어온다면 제대로 대답해줄 수 있는 엄마는 몇이나 될까. 때때로는 “오늘은 천사가 하늘에 양떼목장을 만들었네~”하는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어보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하늘이 오늘은 “왜” 그런지를 제대로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사실 그런 생각에서 몇몇 천체도서를 읽었다. 아동서적도 찾아보았고, 성인 서적도 보았는데 하늘만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또 그 하늘을 제대로 보여준 책은 많지 않았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제목부터 “낮과 밤, 하늘의 신비를 찾아서”. 일단 너무 과학서적 같은 딱딱한 제목이 아니라 더 눈이 갔고(완전한 문과 엄마), 표지를 채우는 신비한 하늘 사진은 이 책 안에 얼마나 멋진 하늘이 들어있을지를 상상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 책은, 나의 상상 그 이상의 하늘을 선사해줬음을 밝혀둔다. (우리 아이가 하늘을 보며 자주 사용하는 “what a wonderful”이 여기에 다 있다.)

 

군살 없는 사실적인 표현과 온갖 시를 옮겨놓은 것 같은 사진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 책은 펼쳐진 채 한동안 우리 집 식탁 위에서 “틈새 빛살”을 자랑했고, 우리가 본 하늘과 비슷한 사진을 대조해가며 읽는 사전형태의 독서가 이어졌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재미있게 읽혔다 싶은 생각도 든다. 사실 지식제공이 주목적인 책들은 정독하며 중간중간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마련인데, 완벽한 현실이지만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사진들은 그 집중력을 다시 잡게 했고, 실제의 하늘과 비교하며 발췌독하다 보니 이불 위에서 느긋하게 누리는 책의 맛을 완전히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만나기 어려울 하늘의 모습도, 살면서 만나지 말아야 할 하늘의 모습도, 인간이 만들어낸 두려운 모습도, 이 책 속에서 대신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때때로는 아무 글씨도 읽지 않고 사진만을 바라보기도 했다. 최근 스스로 읽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던 아이가 이 책은 내내 읽어달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물으니 읽는 것에 신경을 빼앗기고 싶지 않단다. 제대로 잘 듣고, 잘 알아두고 싶어서 자기는 눈으로 읽고, 소리로 읽어주었으면 한다고. 정말 아이는 책을 읽는 내내 소리한 번 내지 않고 가만히 사진을 보거나 눈으로 텍스트를 따라 읽으며 집중했다. (며칠 전 올린 책 읽는 동영상 참조)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보다 완벽한 하늘 공부가 또 있을까 하고 여러 번 생각했다. 

 

이 책은 사진만을 보기에도 너무 좋고, 진지한 태도로 앉아 정독하기도 좋다. 또 나처럼 소리 내 읽으며 조금씩 아껴 읽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의 하늘을 다 만나는 데 어떤 방법이 더 나은지 따져서 무얼 하는가. 경이로운 모습은 어떤 방법으로 만나도 경이롭다. 

 

아마 이 책은 우리의 침대맡에서 오래오래 함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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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모양 잡학사전 - 익숙한 모양에 숨은 디자인 이야기
지적생활추적광 지음, 오정화 옮김 / 유엑스리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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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 파이프가 왜 S인지 아는 사람?

국기의 가로세로 비율은?

요리사가 긴 모양의 모자를 쓰는 이유는?

어려운가? 그럼 조금 더 쉬운 걸 묻지. 도넛이 왜 O 모양일까?

 

이것도 어렵다고? 맞다. 나도 불과 이틀 전까지는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알아두면 쓸모있는 모양 잡학사전”을 읽었으니까. 그런데 이런 잡학을 알아서 어디에 쓰냐고? 솔직히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런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모양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뭔가 이유가 있으니 만들었겠지, 하고 당연히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평소에는 크게 관심 가지지 않았던 것들에 눈을 돌려보면 의외의 역사나 개발의 비화, 혹은 그 모양에 담긴 사명 등 세상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라던 작가의 말이 이해가 된다. 정말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많은 모양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다. 

 

먼저 한가지 짚고 가자면,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 문화에 대해 몇 가지 거론된다. 그러나 그게 거슬린다면 가볍게 넘겨 다른 이야기를 읽어도 되고, 이웃 나라 일본은 이렇구나- 정도로 생각하며 읽어도 된다. 이 책은 그렇게 선별이 가능한 책이다. 굳이 1페이지부터 읽지 않아도 군데군데 펼치며 필요한 정보를 얻고 닫아도 된다. 그렇게 다음에 또 한번, 또 한 번 읽다 보면 다양한 잡학지식을 얻게 되는 거다. 정말 부담 없이 막간을 이용해 읽는 책. 이 책이 딱 그렇게 부담 없고 쉬운 책이다. 

 

그렇다고 한없이 가볍냐, 그렇지는 않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거의 흥미로웠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모양들에 대한 비화나, 여러 모양에 담긴 이야기들을 직접 읽다 보니 금방 한 권을 다 읽었다. 아직 텍스트가 많은 책은 부담스러워하는 우리 집 미취학 아동도 몇 페이지나 읽을 만큼 쉽고 간결하고, 그에 비해 주는 정보는 크다.

 

책을 평소에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사실 추천해주지 않아도 잘 골라 읽는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잘 읽는다. 그러나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들은 무엇을 읽어야 할지도 모르고 시작해도 끝까지 읽기 어렵다. 그런 분들이 책을 문의할 때 내가 자주 추천해드리는 것이 가벼운 에세이나, 이렇게 한 페이지 정도로 끝나는 이야기들이다.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한 줄을 읽은 것과 읽지 않은 것은 분명 다를 거다. 

 

무겁게 읽어야만 책도 아니고, 가벼이 읽은 것이 지식도 가볍지는 않은 법이다. 

이제 나는 요구르트를 먹을 때마다 왜 허리가 잘록한지, 연필을 쓸 때마다 왜 육각형인지, 초콜릿을 먹을 때마다 왜 선을 그어두었는지를 떠올리게 되겠지. 왜 그런지 궁금하다면 이제 당신이 이 책을 읽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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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요술 가방 빨간콩 그림책 15
홍지니 지음 / 빨간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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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정말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가지고 올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은 “엄마의 요술 가방”. 우리 꼬마는 이 책을 보자마자 “우리 엄마 가방은 보물단지인데. 내 것 다 들어있는데~” 하며 신났다. 아마 많은 집에서 이 책을 만나면 아이들은 우리엄마가방을 떠올 릴 것이고, 엄마들은 자신의 가방 속 물건이 떠올라 웃음이 날 테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엄마 중 절반은 나처럼 구*, 고야* 등 쇼퍼백에 기저귀, 물티슈 등등 다 넣어봤을걸? 

 

일단 이 책은 일러스트가 무척 다채롭다. 색만 봐도 봄이 저절로 떠오르는 화사함이 가득 들어있다. 우리 꼬마는 엄마 얼굴과 아이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그림이라고 말하더라. 실제 이 그림책 안에는 미소를 가득 머금은 엄마와 아이가 나오는데, 그것을 보는 사람조차 그런 미소가 지어질 만큼 화사하다. 아이가 이 그림을 봤다고 말하며 한 그림책을 찾아왔는데 “누구네 아기야”였다. 

(누구네 아기야 리뷰 https://blog.naver.com/renai_jin/222009132285) 맞다. 작가님의 전작 역시 너무 사랑스러운 아기 궁둥이를 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는데, 몇 년 전에 읽은 그림책을 아이가 기억하고 책을 찾아올 만큼 인상적인 일러스트다. 심지어 전작보다 선명하고 표정이 익살스러워 더 재미가 있다. 

 

내용 또한 엄마와 아이의 사랑스러운 추억을 잔뜩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자세하다. 아이 간식, 아이 장난감, 물티슈 등등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이 잔뜩 들어있는 엄마의 가방은 아이 입장에서는 요술 가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배어 나온다. 내용을 스포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이의 걱정이 정말 모든 엄마가 자신의 가방을 보며 한 번쯤 해보았을 걱정이라 더 웃겼다. (작가님도 분명 아이를 키우고 그런 가방을 겪어보신 분일 거란 생각이 강력히 들었다. 요즘 엄마를 걱정하여 대신 물을 떠다 주고 그릇을 치워주는 등 귀여운 노동을 하는 우리 집 녀석처럼 엄마를 걱정하는 아기의 마음에 괜히 마음이 찡해지기도 했고. 

 

때때로 그림책을 읽으며 엄마가 더 많이 위안받을 때가 있다. 아마 이 책도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전해주는 그런 요술 가방이 될 것 같다. 읽는 내내 누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따뜻했고, 읽은 후 “나 때문에 엄마 많이 무거웠지” 묻는 딸이 있어 행복했다. 

 

 

*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오늘 엄마의 가방에는 무엇이 있나 탐색한다.

2. 어디에 필요한 물건인지 대화를 나누어본다.

3. 각 물건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서로를 위해 엄마와 아이가 해줄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해본다. (우리 꼬마는 물티슈를 안 들고 다니기 위해 똥은 집에서만 싼다고 한다.) 

 

 

( 덧! 현재 3세 이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이 책을 읽다가 클러치가 들고 싶어서, 미니백이 메고 싶어서 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걱정 마라. 5세쯤 되면 토트백도, 미니백도 가능해지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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