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할아버지와 줄넘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8
모리야마 미야코 지음, 구로이 겐 그림, 박영아 옮김 / 북극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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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함께 걸어가는 그대여~ (정인, 오르막길)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봄여름가을겨울, 브라보마이라이프)

괜찮아 잘될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이한철, 수퍼스타) 

 

마음이 힘든 날 퇴근 길이면 일부러 이런 노래들을 듣곤 했다. 특히 정인의 오르막길은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숨쉬는 포인트까지 달달 욀 정도였다. 다른 의미는 없다. 그저 나를 응원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응원하기 위해서. 그리고 아이에게도 자주 말해주었다. “최선을 다하고 있어.”, “망치지 않았어, 너무 잘하고 있어”, “오늘도 노력하는 네가 너무 멋져!” 이 역시 다른 의미는 없다. 그저 세상에 단 한 사람, 나를 절대적으로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나름의 사회생활에서 힘들어할 때, 아이에게도 오르막길을 신나게 불러주었다. 이한철의 수퍼스타 역시, 우리 꼬마가 좋아하는 노래다. 그런데 이제는 마음이 힘든 날이면 오르막길을 들으며 아기곰을 떠올리게 될 것같은 마음이 든다. 바로 “나무할아버지와 줄넘기”의 아기곰 말이다. 

 

오랜만에 새 책으로 우리를 찾아온 모리야마 미야코! 지난번 책인 “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 여역시 꽤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다시 읽고, 다시 만지기를 반복했는데 이번 책은 더욱 더 깊은 애정이 생길 것 같다. 이야기 속 아기곰은 친구들과 다르게 줄넘기를 참 못한다. 토끼가 거뜬히 30회를 넘을 때에도 이녀석은 열번도 넘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의 아기곰, 매일매일 줄넘기를 연습한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며 오늘은 다섯번, 내일은 여섯번- 그렇게 무려 열 여섯번의 줄넘기를 하게 된다. 누군가의 눈에는 별 것 아닌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매일매일 한결같은 마음으로 노력하는 아이곰이 너무 기특해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이 노력 뒤에는 조력자가 하나 있다. 나무 할아버지. 그는 몰래숨어 아기곰을 응원하고, 같은 마음으로 걱정을 하고, 함께 줄넘기 횟수를 세어준다. 나중에는 나무 할아버지가 아니라 다람쥐 할아버지임을 들통나고 더욱 끈끈한 정을 이어가는데 이 과정도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도 늘 이런 사람이 되어주어야지, 여러번 결심했다. 

 

개인적으로 할아버지가 목이 아파 말을 잇지 못하는 장면이, 정말 목이 아픈 건지 아니면 가슴이 먹먹한 것인지 고민이 들기도 하고, 이야기의 전환점같아 인상깊었는데, 그것은 아마 응원 받아본 마음과 응원하는 마음 둘다를 느껴보았기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보기도 했다. 

 

요즘의 아이들은 포기가 매우 빠르다고 한다. 워낙 많은 콘텐츠들 사이에 살아가기에 하나쯤 포기해도 잡을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나. 실제 직업도, 취미도, 운동도 너무나 다양하기에 아이들이 적성에 맞지않는 것을 붙잡고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나도 하지만, 그럼에도 놓지 말아야 할 것들도 놓아버리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울 때가 있다. 아마 아이와 함께 읽은 이 책은그런 순간을 만날 때마다 떠올려질 것 같다. 아이가 노력해야 하는 순간마다, 삶의 고비를 넘는 순간마다. 우리 아이도 그래주길 바래본다. 아이가 뭔가 뛰어넘어야 할 순간, 자신의 뒤에도 나무할아버지가 서있음을 잊지말아주기를, 그래서 포기하지 않아주기를. 

 

일본식 제본이라 아이가 다소 어려워하긴 했지만,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많은 것을 남긴 독서였다. 다음 책은 또 얼마나 따뜻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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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첫 그림 수업 - 재능과 창의력이 쑥쑥! 생각대로 그려지는 아하, 그렇구나 - 초등 교양 지식 2
미노오카 료스케 지음, 윤지나 옮김, 미야치 이와네 사진 / 서사원주니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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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물감을 좋아하고, 낙서를 좋아한다. 특히나 낙서는 어른이 되어도 쉬이 버릴 수 없는 즐거움이다. (회의시간에 낙서해봐라.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런데 그렇게 즐거워하던 그림그리기는 성장할수록 점점 부담스러운 일이 되고, 엄마가 되는 순간 스스로 “젬병”을 만들어버린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아이들도 그 즐거운 놀이를 자라면 자랄수록 부담으로 느끼게 된다. 점점 더 잘 그리고 싶은 마음에, 실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림을 부담스러워하게 되는 것이다. 자. 지금부터 가만히 떠올려보자. 그저 뭔가를 끼적이는 것만으로 즐거웠던 그 시간들을. 그리고 그 즐거움을 계속 지켜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함께 즐겨보도록 해보자. 

 


이 책은 그 누구라도 그림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만큼 쉽다. 일단 도구부터 찬찬히 설명하기에 기초부터 배울 수 있고, 터치나 소재의 특성, 조합까지 이야기하기때문에 아이들과의 다양한 놀이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색 그룹! 우리 꼬마는 클레이를 몹시나 좋아하는 아이인데 언제나 무슨 색과 무슨 색을 섞으면 어떤 색이 되는지를 묻곤 하는데, 혼자 이 책을 보며 여러색을 만들어보고 몹시나 신나했다. 그리고 아이의 작품을 두고 “잘 그렸어!'가 아닌 “좋은 작품”이라고 칭찬하게 하는 것 역시 매우 공감이 들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의 작품은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인데, 어른들의 멘트가 아이에게 이미 “잘 해야 한다”는 강박을 심어준 것은 아니었나, 생각하게 하는 멘트였다. 

 


사실 나는 책을 상전 모시듯 귀하게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은 그냥 마음 편히 아이의 그림도구와 함께 두기로 했다. 이렇게 도구에 들어있는 책이 몇권 있는데, 클레이책과 피아노책, 놀이책 등의 기능성책이다. 이 책도 책장에 꽂혀있기엔 너무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 그냥 내 마음을 비우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 이 책이 더러워지더라도 아이와 함께 신나게 그리고, 색칠하고 하다보면 훨씬 의미를 가지는 책이 되지 않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림그리는 것과 색칠 등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나처럼 미술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라도 얼마든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아이들이 보더라도 이것저것 활용하기 너무 좋을 것 같다. 책 제목이 “초등 첫 그림수업”이라 망설일 엄마들에게 이야기해주자면 한 5세부터도 너무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미 그림 수업을 받은 아이들이라도 다시 상시시키며 이것저것 즐겨보기에 부족하지 않은 책이다. 


 

코로나로 인해 매일 방콕을 해야하는 지금, 여러 도구들로 그림을 그리고, 여러도구로 문지르고, 섞고, 조합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놀이들을 즐겨봄은 어떨까? 그렇게 얻어지는 재능과 창의력은 덤이다.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아, 오늘도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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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베스트100 - 하버드·스탠퍼드·시카고대학교 세계 최고 석학들이 추천하는
가토 노리코 지음, 윤지나 옮김 / 서사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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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스스로 정하게 하자 - 좋아하는 것이나 흥미가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달성 목표를 정하면 아이는 도중에 실패해도 다시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P.115)

 

 

어쩌다 보니 2주 연속 육아서만을 읽고 있다. 사실 육아서는 늘 그만 읽어야지, 생각하면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한 분야인데 어쩌다 보니 이번 주도 열심히 육아서를 읽은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주에 읽은 책들은 세 권 다 아이의 기본적인 기질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상호도움을 주며 읽을 수 있었다. (육아서도 이렇게 가르고 묶고를 하고 있다니) 아무튼 이번 주에 소개할 마지막 육아서는 “자녀교육 베스트 100”으로 창의력, 자존감,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향상하게 시키는 교육을 이야기한다. 앞의 두 도서가 기능적인 핵심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요점들을 다룬 책이라고 할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라는 식의 무조건 자신을 믿는 힘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기본적 신뢰감이라고 한다. 항상 인정받고 있다는 믿음의 상대와의 마음의 벽을 허물어 커뮤니케이션 의욕을 자극한다. (P.49)

 

개인적으로 아이에게 신뢰를 키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교육 바탕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가 엄마와 신뢰감이 없다면 엄마가 읽어주는 책도,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신뢰가 깔려있다면 사소한 것도 조금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문장은 굉장히 마음에 닿았다. 그래, 세상에 단 한 사람은 무조건 나를 사랑하고 믿는다고 한다면, 등 뒤가 얼마나 든든할까. 우리는 아이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어야겠다. 

 

왜 이런 거지? 알고 싶어!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보는 등 굳이 시간을 들여 확인하는 해동이 호기심을 키워준다. (P.226)

 

내가 별 생각 없이 해온 행동 중 가장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게, 그림책의 텍스트를 가리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늘 그림을 먼저 보는데, 아이가 성장하며 까막눈을 벗어나게 되자 그림을 먼저 보는 게 어려워지더라. 그래서 나는 포스트잇으로 글씨를 가리고 아이와, 책을 읽기 시작했고 아이는 다시 즐거운 상상놀이를 하더라. 이게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인했고,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해주는 것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뒤 표지에는 아이를 키우며 걱정과 고민에 부딪힐 때마다 고르고 고른 정보 중 딱 맞는 답만 안겨줄 단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이 적혀있다. 사실 이 말은 다소 어감이 좋지는 않다. 단 한 권의 책이라니. 이것이야 말로 근자감 아닌가.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상 모든 부모의 정답은 다르기에, 타인이 생각하는 정답을 읽음으로써 뭔가의 가이드를 찾아낼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당신이 이미 수십권, 수백권의 육아서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개념을 정리할 수 있겠고, 아직 몇 권 읽지 않았다면 한 권으로 여러 권을 읽는 가이드북으로 생각해도 좋겠다. 오늘도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공부하며 조금 더 나은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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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 내면의 힘이 탄탄한 아이를 만드는 인생 문장 100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1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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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보는 영화, 아이가 듣는 음악, 아이가 걷는 거리, 아이가 이것들을 지긋하게 바라보고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자. (P.43)

 



육아서를 크게 읽지않는 엄마라도 아마 몇 권의 책들은 알거나 읽었을 것이다. 오은영박사님, 임신육아대백과 등 육아서계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책들을 제외하고 하은맘, 똑게육아 등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는 책들 중에는 아무래도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니 또 리뉴얼되어 나왔겠지?) 그런데 나는 이 책을 단순히 육아서라고 묶어두기보다는 아이 인문학 교육의 첫 계단이라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사실 우리는 인문학이 무엇인지를 물으면 정확한 정의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전적 의미로 “인간의 가치탐구를 담은 학문”이니, 아이와 함께 읽고, 쓰고 말하게 하는 이 책은 인문학의 첫걸음이 아니겠는가.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또 독서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해서 걱정하지 마라. 아이는 책을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이해하기 위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P.63)

 


우리, 기억하고 또 기억하자. 모든 아이는 천재로 태어났다. 그들에게 모자란 것은 오직 시간 뿐이다. (P.67) 


 

한 사람의 꿈을 그것을 지지하는 다른 사람 하사람에 의해 더 커지고 강해진다. 당신이 정말 그 사람을, 아이를 사랑한다면 당신 스스로가 “꿈과 용기를 주는 한 사람”이 되라. 한마디만 다르게 말해도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 (P.141)

 



사실 나는 이 책이 재독이다. 재독하는 책을 왜 다시 리뷰까지 하냐고? 그때의 감상과 지금의 감상이 또 다르기 때문이다. 그 사이 나도 아이도 더 자란 건지, 더 심도깊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다양한 갈래의 성향들을 자극하고 키워줄 수 있는 방향을 고루 제시한다. 사색이나 공감력, 몰입, 감사. 사실 이러한 것들은 쉬이 익혀지는 것들은 아니다. 꾸준히 수련이 되야만 가능한 항목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가정교육에서 기반되는 것들읻.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다행히도 엄마보다 기량이 좋은 아이를 키우는 탓에 아이는 스펀지처럼 생각들을 받아들여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아이와 나눌 수 있고, 인용된 문장들로 생각도 함께 해볼 수 있었다. 

 


내가 가장 몰입해서 읽은 부분은 마음내공 다지기로, 아이가 뭔가를 배우고 이것을 다시 연결해서 창조, 성장으로 연결하는 부분이었다. 꽤 많은 것을 가르쳐도 그것을 그대로 두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배우고, 인용하고 활용하고, 다질 수 있게 한다면 아이에게 더욱 묵직한 발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앞서 리뷰했던 육아서 들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아이가 가진 기질이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아이가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사라이 되어주는 것만큼 좋은 육아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또 아이와 함께 그런 노력을 기울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해본다. 


 

내면이 탄탄한 아이. 진짜 자존감을 가진 아이. 그게 우리가 다가가야 할 최종목적지가 아닐까. 직업이나 성적, 결혼이나 친구 등은 그 다음에 채워져야 진짜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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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데보라 레버 지음, 이로미 옮김 / 수오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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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을 리뷰하기에 앞서 한 마디 남기고 싶다. 책의 표지에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가이드라는 말이 있어 한정적인 부모를 위한 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책은 그 모든 엄마, 아빠, 선생님들이 읽고 아이들의 다름을 이해하는 초석으로 사용하길 바라본다. 정말 좋은 책이다. 

 



그녀는 내가 사람들이 애셔를 어떻게 볼까 의식하며 걱정한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냥 내려놓은 것이 커다란 삶의 교훈이라고 했다. (...) 그때부터 나는 애셔가 얼마나 다루기 힘든 아이인지 남들에게 설명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P.163)

 


언제인가 한 책에서 그런 말을 읽은 적이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한국이라는 세상에서 살아가기 힘든 이유는,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라는.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종종 장애가 있는 아이들, 그 아이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느낄 때가 있는데 때때로 아이의 엄마가 필요 이상의 죄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때가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은 그래서, 모두가 읽고 모든 아이의 다름을 이해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는 말로 문을 여는 책이 된 걸지도 모른다. 

 



저자는 초입에 자신의 아이가 다름을 처음부터 확 알아차리는 부모도, 그 해결책을 바로 알아내는 부모도 없다고 말을 한다. 수많은 기대와 실망, 적응 사이에서 우리 아이가 어떻게 다른지를 서서히 깨달아간다. 일반적인 아이도 그 과정을 거치고, 다름을 더 많이 가진 아이들일수록 그 과정을 더욱 많이, 다양하게 거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딱 두 종류의 부모가 된다. 내 아이의 다름을 이해하고 노력하느냐, 내 아이의 다름을 덮어두는가. 

 


다른 사람의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려는 내 노력은 아직 미약하고 또 진행 중이지만 나는 그럴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 (P.165) 


공공장소에서 끔찍하게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의 체면을 세우는 일보다 아이의 상태와 감정을 먼저 생각하려는 결심이 필요하다. 어떻게 대꾸하고 행동할지 예측해 계획을 세우면 잘 대처할 수 있다. (P.173) 


적어도 아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하게 하면 끝이 좋지 않다. (P.210)


부모로서 “~해야 한다” 는 불가능한 기대를 내려놓자 (P.274) 



 

그동안 내 리뷰를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내가 평소와 달리 꽤 많은 양의 지문을 옮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을 테다. 사실 나는 나보다 뒤에 읽는 이들은 나와 다른 문장에서 감상을 얻으리라는 확신이 있기에 그리 많은 문장을 옮기지 않는 편이다. (다른 이들이 뭔가 얻은 문장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니까) 그런데 이 책에 대해서 많은 문장을 옮기고 있다. 다른 이유가 있냐고? 아니 전혀. 메모해두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은 것일 뿐이다. 그만큼 이 책에는 아이를 대하는 마음이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좋은 문장이 너무나 많다. 첫 페이지에서 끝까지, 정말 인덱스를 얼마나 붙였는지. 그동안 읽어온 거의 모든 육아서를 뛰어넘는 원 탑의 책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실제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당황스러운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럴 때 우리는 아이의 상태가 마음보다는 어른의 부끄러움, 타인의 불편, 타인의 시선에 더 많은 신경을 써왔다. 그런데 왜? 우리는 왜 그랬을까. 동방예의지국의 사람들이라는 굴레로 실제보다 더 많은 예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나의 당황스러움을 버거워했을 뿐이다. 그 사이 아이들이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것은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가 대중적 공간에서 이른바 문제행동을 했다면 그것을 일단 부모 중 한 명이 수습하고, 나머지 한 명이 사과하면 된다. 혼자 있는 상황이었다면 일단 아이의 마음을 먼저 수습해주고 다른 이들에게 사과해도 된다. 아이는 문제를 겪은 당사자이고, 어른들은 주변인이다. 또 어른들은 아이보다 더 많은 인내와 지혜, 기다림 등을 학습했기에 어른이 아닌가. (아닌 사람도 많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의 잣대와 욕심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려 했을 뿐, 정작 아이들의 상태를 제대로 내다보고, 주변인들에게 진짜 제대로 당당해지는 법을 모르고 살아온 것 같다. 아이에 있어서 예민하지 않은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데도 우리는 예민하지 않아야 할 것과 예민해야 할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구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타인의 질문이나 시선에는 덜 예민하고, 아이의 상태에는 더 예민해져야 나아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은 “아이를 옹호해야 하는 이유”였다. 문제가 있는 행동을 가진 아이들의 엄마는 거의 반사적으로 죄송하다고 외치신다. 내 아이가 억울한 상황이라도 엄마는 일단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경험에서 학습된 행동이지만, 아마 그 상황에서 아이는 죄책감을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아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당연히 교정되어야겠지만 적어도 나만큼은 내 아이의 편이 되어주는 것. 내 아이를 옹호해주는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필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했다. 


 

어른보다 절대적으로 부모와 맞닿은 아이들은 부모의 표정이나 행동에서도 많은 것을 느낀다. 반사신경을 느끼고 거울 반응을 하게 된다. 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어왔을까. 아이에게 예의와 규칙은 당연히 가르치되, 죄책감이나 수치심은 가르치지 말자.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말기로 하자. 

 


이 책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 신경 다양성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정상”이라는 범주에 갇혀 힘든 경험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 모든 아이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고쳐 말하고 싶다. ADHD, 아스퍼거 등 신경 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가 이더라고 하지만, 모든 아이는 다르고, 모든 아이는 각기의 “특별함”을 하나씩은 지니고 있기에, 그 모든 부모를 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른들의 틀에 아이를 억지로 끼우고 싶지 않다면, 지금까지 억지로 그 틀 안에 아이를 쑤셔 넣어왔다면 제발 이 책을 읽기를 당부드리고 싶다. 그래서 아이의 모양을 이해하고, 아이에게 주어진 달란트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말이 가슴을 후벼파는 책이었다. 정말 좋은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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