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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유은정 지음 / 성안당 / 2020년 9월
평점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서평을 목적으로 지원받았습니다.
상대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갑을 없는 수평적 관계를 추구하지만, 잘 보이고 싶은 모습은 자신도 모르게 수직적 관계를 만든다.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눈치를 살피게 되고, 상대가 원하지 않은 친절을 기꺼이 베풀게 된다. (p.33)

이 작가의 전 작을 읽었다. 사실 제목이 강력해서 읽었고, 내용도 꽤 오랫동안 머리에 남아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두 번째 책을 만나게 되어 반가운 마음과 또 한번 “아!”하는 느낌표 가득한 마음이 되었다. 오늘 누군가와의 감정소모로 내가 너무 예민한가, 난 왜 이러지- 하는 등의 마음이 들었던 이들이여. 이 책의 제목을 빌어 말한다. 당신이 예민한 게 아니라 그 상대방이 너무한 것이라고. 우리는 왜 굳이 우리의 마음을 예민하다고 말하며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히는가. 일단 그 습관부터 없애버리자. 아주 조금 더 행복해질지 모르니 말이다.
- 자존감은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취사선택해 나가는 힘이다. 좋은 선택을 많이 할수록 그 삶은 더욱 건강해진다. 나는 우리가 자신에게 형벌을 내리는 집행자가 아니라 자신을 구제하는 구원자가 되기를 바란다. 나의 구원자는 바로 나 자신이다. (p.94)
- 상대적 박탈감의 행심은 박탈감이 아니라 상대적에 잇다. 상대적 비교와 평가가 따라붙어 괴로운 것이다. (p.140)
- 성장의 한복판에 서 있는 사람은 심한 성장통을 겪는 중이라서 다른 것을 살펴볼 여력이 없다.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 아이에게 점수를 매기겠다면서 시험지를 뺏지 말자. 유치원생도 완성하지 못한 그림은 의미 있는 대상에게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다. (p.175)
감히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면, 나는 직장생활의 3.6.9년 차에 해당하는 이들과 도대체 나는 뭘 잘하고,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읽기보다는 책상이나 식탁에 바르게 앉아 메모할 준비를 하며 읽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제시된 문장들로 자신의 개별성을 인지해보기도 하고, 감정언어들도 직접 기록해보기를 바란다. 분명 그 시간들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생각할 시간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전파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직원들에게도 이 책에 제시된 감정언어들을 전파해주고 싶다. 어쩌면 우리가 마음이 괴롭다고 느끼는 까닭은 내 감정이 어느 지점에, 어떻게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더욱 명확히 내 감정을 보다 객관적인 단어로 표현한다면, 감정에서 오는 괴로움이 상당히 가벼워질 수 있으리라 느꼈다.
한때는 나도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모호함을 고민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따로 또 같이”의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러 번 배우게 된다. 부부관계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도 “따로 또 같이”만 명확하다면 사실은 오히려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바는, 내가 나의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내 감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과, 열등감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은 어쩌면 내가 나를 지키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이 책을 읽자마자 내가 엄청 강해져서 나를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만 있어도, 꽤 좋은 출발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내 감정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과정 자체가 매우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
그동안 내가 너무 예민하다고, 내가 너무 날카롭다고- 타인에게 나를 끼워 맞추던 수많은 말들을 던져본다. 나는 내 기준에서 지극히 정상이고, 나는 내 기준의 모든 좌표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또 한발 나아가 생각해본다.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했던 타인의 마음을, 너무 날카롭다고 생각했던 타인의 기분을. 그렇게 나를, 또 타인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우리의 감정은, 우리의 마음은 회복탄력성을 키워가게 되리라 믿는다.
한참 뒤죽박죽 하던 내 마음에 명쾌한 답을 던져준 좋은 읽기였다.
덧) 이 책을 읽던 기간 중,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이와 대화를 나누다가 불현듯 깨달은 바가 있다. 그 사람이 내게 해주어 너무 기뻤던 것을, 정작 해준 이는 해준 것은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내가 그 이야기를 하니 그때서야 그게 그렇게 기뻤냐고, 그냥 그 당시에 기뻐했던 것만 기억에 남아있었다고 대답을 했던 것이다. 반대로 내가 그 사람에게 한 말이나 선물 역시, 나는 대수롭지 않게 했던 것을 그 사람은 매우 값지게, 행복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불현듯, 받는 이와 주는 이의 차이를 깨닫기도 했고, 주는 사람은 잊어버려도 받은 이는 기억하게 되기에 말 한마디라도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이 깨달음 또한 “따로 또 같이”의 한 굴레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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