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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피엔스 -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 ㅣ 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 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6월
평점 :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좋다는 계산을 이제 드디어 사람들이 할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이 생긴 겁니다. 몇 년마다 한 번씩 이런 대재앙에 휘둘릴 수는 없어요. 생태적 전환만이 살 길이에요. (p.41)
처음 코로나19 소식을 접한 날을 떠올려본다. 우한이라는 낯선 지역에 어떤 병이 발병했다고 했고, 그 병이 치명적으로 퍼진다는. 사실은 낯설고, 그렇게 대단한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코로나는 어느새 반년이 다 되도록 우리의 생활을 흔들어대고 있다. 나는 눈물이 날 것 같던 아이의 어린이집 졸업식을, 그토록 설레던 아이의 유치원 입학식을, 기다리던 벚꽃놀이를, 손가락까지 걸고 약속 받았던 바닷길을, 봄 옷을 마음껏 꺼내 입을 자격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닐 자유를 다 빼앗겼다. 어떤 이들은 건강을, 자유를, 심지어는 생명을. 언제인가 창문을 내려다보며 코로나는 밖을 자유롭게 다니는 데, 나는 놀이터도 못 간다며 엉엉 울던 아이의 뒷모습이 여전히 가슴에 서늘히 맺힌다.
사실은 이 책은 읽고 싶기도 했고, 싫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 그리고 그것에 관련된 사회 경제적 개념을 가지고 싶기는 했으나,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마치 코로나를 인정해버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 궁금함과 거부감을 동시에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지키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 전에도 세계화의 영향으로 세계가 하나고 우리가 떨어져 사는 게 아니구나, 이런 인식들이 퍼졌죠. 이번 사태로도 드러났잖아요. 중국의 지방도시 시장에서 시작되었다는 바이러스가 지금 전 세계에 위기를 몰고 왔으니까요. 그러니까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연결돼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는 거죠. (p.61)
- 사람들이 화장지 회사에 언제 생산이 되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재료가 와야 되는데 그걸 알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p.107)
개인적으로 몇 권의 책을 흥미로이 읽었던 김경일 교수님, <차이나는 클래스>의 최재붕 교수님,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장하준 교수님들 여러 분야의 저명한 이들의 담화 형식으로 엮인 이 책은 담화라서 더 없이 좋았고, 그래서 더 쉬이 이해가 되었다. 사실 쉽게 이해되지 않을 이야기들을 쉽게 쓰는 것은 오히려 더 어렵다. (뭐 물론 쉬운 이야기를 매우 어렵게 쓰는 이들도 있기에, 무엇이 더 어려운지는 굳이 따지지 않겠으나 말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또 쉽게 잊고 살았던 사스와 신종플루, 메르스 등 우리를 위협한 바이러스들을 다시 짚어볼 수 있었고, 바이러스의 주기가 짧아지는 원인을 매우 쉽게 정리하여 풀어준 덕분에 머리에 갖지 못했던 개념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책을 읽을수록, 뒤로 갈수록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호모사피엔스라는 탈을 쓰고, 자연과의 넘치는 접촉을 한다는 대목에서는 우리가 인두겁을 쓰고도 얼마나 인간 같지 않은 짓을 하고 사는지, 얼마나 현명하지 않은 사람으로 사는지 고민이 앞섰다.

사실 여전히 우린 정상괘도에 올라서지 못했다. 그런데 이쯤에서 내가 묻고 싶었던 것은 우리가 살았던 “정상적인 삶”은 어느 시점일까? 우리가 송두리째 빼앗겼다고 느끼는 것들은 언제부터 우리의 것이었고, 당연한 것이었던가. 그것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한가지만은 매우 명확하게 알 것 같다. 적당한 삶을 누리려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이다. 그동안 우리가 믿어왔던 것들의 기준이 사실은 모두 흔들렸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새 기준을 가져야 하고, 새로운 것을 수립해야 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코로나 가운데의 지금보다, 탈 코로나 상태의 대비가 세상을, 나라를, 경제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보기에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인내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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