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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 천일야화 ㅣ 현대지성 클래식 8
작자 미상 지음,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7월
평점 :

내가 당신한테 불만을 가지고 떠나야 하겠소? 제발, 이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시오. 무슨 일이 생기든지 간에 당신을 원망하지 않고 모두 내 탓으로 돌리겠소. (p.262)
아라비안 나이트. 맞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아라비안 나이트. 나는 이 아라비안 나이트를 이제 3번째 읽는다. 다행히도 너무나 좋은 부모님을 만나 수많은 명작들을 일찍이 모두 읽으며 자라왔기에, 오랜만에 다시 읽으며 아라비안으로, 또 어린 시절의 나로, 학창시절의 나로- 달콤하고도 재미있는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식탁에 앉아 떠난 나의 아라비안 여행. 그 여행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알라딘과 지니, 신밧드. 그리고 알리바바. 우리는 이 이야기들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만나는 이 모든 이들은, 또 읽어도 즐겁고, 또 읽어도 재미있고, 또 읽어도 흥미진지하다. 나는 이것을 "사람의 힘"이라도 정의해두고 싶다. 여러 사람의 입과 귀를 통해 전달되며 더 즐겁고, 더 재미있고, 더 흥미진진하게 각색되어온 작자미상의 이야기들. 아마 우리나라의 구전동화도 그렇게 "사람의 힘"을 업고 점점 더 재미있어졌을 테다.

-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서 흡족하오. (p.162)
- 젊은이,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가 없네. (p.61)
- 참으로 변덕스럽기 그지 없는 게 운명의 여신이지요! 사람들을 끝없이 행복하게 만들었다가 불행의 늪으로 던져버리길 즐거워하지요. (p.151)
과거, 너무나 먼 별 같은 내 꿈에 좌절하던 무렵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당나귀와 황소의 이야기가 오래오래 마음에 아팠다. 그 어리석은 모습들이 내 모습 같아서, 내가 그렇게 어리석은 짐승같아서. 그런데 지금 다시 읽으니,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서 흡족하오”라는 이 문장이 그토록 마음에 남는다. 늘 받기만 하며 살아온 나는, 이제서야 주는 기쁨을- 내 마음을 나누는 행복을 이제야 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문장을 마음에 적고 또 적었다.

아주 묵직한 천일야화를 읽었던 그 언제인가. 사실 번역도 매끄럽지 않고 분량도 너무나 많아 읽으면서 다소 지루해하고, 쉬었다 읽기도 했다. 그런데 현대지성은 어찌나 재미있는 이야기들만 골라 담았던지, 순식간에 다 읽었다. 현대지성클래식 시리즈를 어느새 꽤 많이 읽었는데, 읽다 보니 모든 시리즈를 다 읽고 싶은 욕심이 든다. 아마 올해에는 그 모든 초록 책들이 우리 집 책장을 장식하게 되리라 생각해본다.
오래된 이야기라서 다소 읽기 거북스러운 내용도 있고, 차별적인 내용도 담겨있다. 그렇지만 매끄러운 번역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라서 읽는 내내 너무나 재미있었고,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게 후루룩 읽어냈다. 솔직히 현대지성의 책을 읽으면서, 아주 잠시라도 똑똑해지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래서 어려운데도 부지런히 읽어냈고, 읽고 난 후에 뿌듯함을 느끼곤 했고. 그런데 이번 책은 그런 부담이나 걱정 아무것도 없이 그저 재미있게 읽었다. 그저 즐겁기만 했다.
만약 당신이 현대지성클래식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그 첫 책은 부디 아라비안 나이트 이길 바래본다. 자. 아직도 출발하지 않고 뭐 하는가!
당신 앞에, 멋진 기차가 하나 서있다. 그 목적지는 아라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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