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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교실 ㅣ 이야기 파이 시리즈
김규아 지음 / 샘터사 / 2020년 4월
평점 :
마치 인생 같아. 예상할 수 없는 기쁜 일, 슬픈 일이 모여서 인생이 되는 것처럼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생각해. 내 삶이 하나의 곡이라면 어떻게 연주하고 있는 걸까. (p.149)

나이를 먹을수록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아프다. 처음에는 나보다 한참 많은 연배의 이들이 아팠다면, 요즘에는 나이도 없고, 성별도 없이- 그냥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아프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혹시나 나나 내 가족이 아프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날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 모든 것보다 건강이 앞선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고, 다시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되짚어보게 된다.
이 책의 표지를 접하고, 사실은 어떤 내용일지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수록 더 눈물이 났고, 중반쯤에는 많이 울었다. 내 주변 사람들이 떠올랐고, 가슴이 아팠고, 슬펐다.

예전에 친구와 그런 말을 나눈 적이 있었다. 후천적인 장애를 겪게 된다면 그 중 무엇이 제일 슬플 것 같냐고. 친구는 기억을 잃어가는 것을 꼽았고, 난 시력을 꼽았다.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아름다운 꽃을, 풍경을, 해님을 보지 못하면 너무 슬플 것 같다고. 그런 생각을 막연하게 해보았으나, 안대를 낀 주인공을 만날 때에는 가슴이 너무 아파 죽을 것 같았다. 상상해보지도 못했던 현실이라는 것에, 너무 가슴이 시렸고, 아팠다. 어린 나이에 겪기 가혹한 일이라는 생각에 화가 났고, 더 어린아이들도 아픈 일이 너무 많음에 가슴이 시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아픈 아이는 현실을 딛고 일어선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가족과 함께.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그래서 이 책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멈춰있지 않고 나아가게 하는, 툭툭 털고 일어나 조금 더 성장한 자아를 갖춘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더 큰 울림을 주고, 더 큰 생각을 던져준다.

그래, 우리가 당장 내일 만나게 될 우리의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모습이지만, 당장 내일이 허락되지 않을지도 모르고.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부지런히 삶을 살아야 하고, 더 소중하게 오늘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보다 친구나 허영, 멋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의 아이들이 꼭 한번 읽고 많이 느끼면 좋겠다고 여러 번 생각했다.
세상이 어두움으로 가득 차고, 오롯이 책과 나, 그리고 음악만이 가득한 시간. 오늘을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나에 대해, 나의 오늘에 대해 오롯이 생각하게 해준 작가님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