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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ㅣ 꿈터 그림책 1
이서연 지음 / 꿈터 / 2019년 12월
평점 :

우리 아이는 종알종알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하는 아이다.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다 보니 고집을 부리는 일이 별로 없다. (충분히 따지고, 충분히 요구하고, 충분히 말했으니까.ㅋㅋ) 물론 이 녀석도 아이니까 고집을 부릴 때도 있다. 그럴 땐 언제 언니처럼 말했냐는 듯, 입술을 거꾸로 된 u자로 만들며 으아앙, 하고 큰 소리로 울어버린다. 하지만 아이가 나를 이기는 것은 그 울음이 아니다. 실컷 고집을 부린 후에 “엄마 미안해요. 고집 부려서.”라는 그 말이다. 그 말 한마디면 사실은 나는 K.O패가 되어 아이가 원했던 것을 들어주고 싶어진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어른이 될수록 우리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사과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어릴 때 충분히 연습하고 배워두지 못하면 더욱 어렵다.

이번 꿈터의 신간 <어떡해>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이웃집에 갔다가, 겨우 포스트물감 뚜껑 하나를 훔쳐오고서는 괴로움을 느끼고, 잠을 못 자고, 심지어 즐겁게 놀지도 못하다가 겨우 잘못을 고백하고서야 웃는 순박한 아이. 어른들에게는 단촐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나, 그 과정이 매우 상세하게 표현되고, 표정이 매우 섬세하여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아이는 주먹을 꼭 쥔 채 책을 읽었다. 어른들에게도 이 책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지리라 생각하는데, 지극히 동양적인 느낌의 그림과 갖은 봄 꽃들, 우리도- 우리의 엄마들도 어린 시절 하고 놀았을 이야기들이 들어있어서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몽클몽클했다. 아이가 만나지 못할 풍경을 그림책으로라도 보여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미호를 그려둔 각도가 가장 흥미로웠다. 표지에는 그녀의 머리꼭대기가 보일 만큼 위에서 그려 생동감을 느끼게 했고, 도둑질을 하는 과정에서는 아이의 아래쪽에서 올려다본 각도를 유지해 누군가가 지켜보는 듯한 긴장을 조성했다. 무서워하는 장면이나, 꽃 향기를 맡는 장면 등 모두 다른 각도를 유지하다 보니, 정적인 그림에서 동적인 요소들이 많이 느껴져 너무 좋았다. (아이와 이야기할 거리도 많고, 설명해줄 것들도 참 많았다.)

이 책을 읽은 후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시간도 좋았고 이야기도 풍요롭게 이어져 너무 좋았다. 아마 우리 아이보다 조금 더 큰 아이라면 진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크리스마스 직전, 아이의 속죄(?)를 도와줄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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