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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 '셀프헬프 유튜버' 오마르의 아주 다양한 문제들
오마르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그들은 천사라는 타이틀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연인이 생기더라도 계속 주변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 모임에서 부르면 무조건 가야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다 잘해줘야 하고 자신이 필요한 친구라면 정확히는 굳이 안가도 되는데 가서 천사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라면 가야 한다. 이런 연인 만나면? 사람 미친다. 질투하게 하고 사람 박탈감 느끼게 하는데, 화내면 나만 나쁜 사람 되거든. 그리고 주변에 얘기해도 “그 착한 애랑 만나면서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냐.” 라는 반응만 돌아온다. 최악이다. (p.35)
저기요, 오마르 씨. 제 마음에 들어왔다 가셨나요? 아, 내 이야기 쓰신 줄. 처음에 반신반의하며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이 “천사는 천국에 살지 우리와 같이 살지 않는다” 편을 읽으면서부터는 책을 대하는 심리적 거리가 완전 좁혀졌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 오마르 씨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 잘하는 거 보니 “오빠”다. 나는 이 오빠 책을 집중하여 읽기로 했다. 실제 나는 저렇게 남들에게만 천사인 사람과 호적을 같이 쓰고 있기에, 뼛속까지 공감했다. 내가 평소에 수없이 한탄하는 말들을 이 사람은 정확히,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적어뒀다. (이 뒷부분에는 더욱 강력한 말들이 등장하는데, 그건 적어주지 않을 거다. 왜냐? 이 책을 많이 사봐서 오마르 씨가 부자가 되면 좋겠다. 그래야 더 강력한 말들을 하지.)

- 그 사람들이 정말 자기 말대로 솔직해서 어떤 사람에게도 가리지 않고 말을 막 던지느냐? 전혀 안 그렇다. 잘 보여야 하는 사람, 힘 있는 사람, 무서운 앞에서는 잘도 사려 깊은 인간이 된다. 뭐 되게 막 나가는 척 하고 센 척 잘하는데, 사실 언제나 신중하게 고민하고 판단한 뒤 막 할 수 있는 상황에서만 막 하는 것이다. 비열하고, 치사뽕인 인간들. (p.41)
- 사랑에 빠지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오해하면 안 된다. 가진 것만 같은 기분이지 진짜로 가진 건 아니니까. (p.77)
- 사람은 안 바뀐다. 안 바뀌지. 안 바뀔 거 같고 결국 안 바뀐다. 안 바뀌는 것도 모자라서 마침내 안 바뀐다. 그냥 안 바뀌고 만다. 바뀔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아예” 생각하지 말자. 마트에서 쌀 한 포대를 사면 흑미가 한 톨 정도는 들어있을지 모른다. (p.148)
진짜 뼈 때리는 말이다. 특히 지금 리뷰를 쓰는 내 마음에 더 강하게 다가온다. 정말 사람은 안 바뀐다는 말은 진짜였고, 바뀔 수도 있단 기대는 아예 하면 안 된다.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다. 사랑한다면 그것을 이해하고 감싸 안으며 살면 된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냉정하게 생각하자.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절대 아니다. (p.150) “ 이라는 말이 오늘처럼 절실하게 느껴지는 날이 올 줄이야. 할 수만 있다면 이 오마르 씨랑 차 한잔 하고 싶을 정도다.

이 책에는 부먹과 찍먹이라는 사소하다면 사소한 주제부터 휴대폰이란 판도라의 상자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주제 50여 가지의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어떤 이야기는 너무 웃기고 (부먹이 찍먹의 권리조차 뺏는 양아치 짓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네. 난 부먹, 찍먹 둘 다 큰 관심 없다. 그냥 중화요리가 별로 좋지 않다.) 어떤 이야기는 “개공감”되어 부들부들 떨게 한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오십여 가지 이야기 중 한 두 개는 나처럼 부들부들 떨며 읽게 될 거고, 나와 연관 없는 이야기들은 웃으며 읽게 될 거다. 그만큼 이 사람의 필력이나 입담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상물을 즐겨보지 않는 나지만, 이 사람의 유튜브를 검색해봤다. 너무 궁금해서, 정말 이 사람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마치 현대판 무르팍도사 같은 이 사람은, 우리가 알던 무르팍도사보다 더 많은 이야기, 더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읽는 내내 공감하고, 재미있고, 울고 웃었다. 당신이 단 하나의 문제라도 답답했다면, 오늘 오마르를 만나보라. 정말 잘 익은 무의 시원함을 저절로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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