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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ㅣ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평점 :
범죄자 중에는 경찰서에 불려 다니는 상황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한 일이 나쁜 짓임을 깨닫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 사실은 소크라테스의 대답이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자녀를 기르듯이 자신의 혼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 혼을
보살피는 것(혼에 대한 배려)을 통해 선악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서게 된다고 생각한 소크라테스는 나아가 이렇게 설파했다. “지식과 행동은 일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악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덕에 대해 논의하고 음미하는”, 즉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p.26)

이 책은 표지부터 끌렸다.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사실 요즘엔 철학과 자체가 굉장히 비인기종목이라고는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 볼 때는 철학이 없이, 또 역사가
없이 우리가 다른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인가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철학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꽤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것을 보면 철학이 우리 삶에 가지는
비중이 얼마나 대단한지.
사실 평소 소크라테스의 이론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악법도 법이라니. 물론 그는 그 말을 남기고 자신에게 내려진 독약을 마셨으나, 그
씁쓸한 멘트를 악용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음지에서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린단 생각에 조금은 부정적인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생각은 다소 달라졌다. 몇 시간씩 제자리에
서서 자신의 선한 영, 다이모니온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그의 사유를,
그의 내면을 더 알아보고 싶어졌고 더 많은 이야기를 묻고 싶어진다.

노동으로 돈을 버는 것은 자기 자신이지만, ‘나’라는 존재는 무상으로 받은 것이다. 몸이 주어진 덕분에 공부도 하고, 일도 할 수 있다 하려고 생각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자신의 몸과 환경은 이미 주어져있는 것이므로 공짜다. 완전히 무료다. 아름다운 산을 바라보는 것도 공짜, 새소리를 듣는 것도 공짜, 노래하는 것도 공짜라고 생각하면 이 세상은
자유이용권을 끊고 들어온 거대한 테마파크 같다는 생각이 든다. (p.59)
서양 철학에 예수님을 포함한 것이 사실 당연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낯선
느낌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엄마나 아빠처럼 당연한 존재인 그지만, 믿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냥 “남의 아버지”이지 않던가. 그러나 그의 생각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또 성서가 남기는 그 많은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 생각지 못한 많은 것들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타인을 위해 아주 작은 일이라고 실천해보라고. 격려의 말을 건네고, 화를 참고,
불쾌감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 하느님의 나라가 올 것이라고. 이런 사소한 것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온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가장 사소한 것이 전부다.
우리가 사소하다고 작게 생각한 많은 것들은 사실 따지고 보면 매우 큰 것이다. 그 사소한
것이 얼마나 크게 번져나가는 지를 생각하면 결코 그 무엇도 사소하지 않다.
“괴로운 인생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이것이 인생이었단 말인가, 좋아,
다시 한 번, 하고. 더 이상 스스로의 르상티망을
터트리는 것을 그만두고 말이다.”(p.186) 라는 그의 말은 나를 여러 생각에 들게 한다. 내 메신저 프로필에는 최근의 내가 참 후지다는 말이 적혀있다. 타인에게
의지 하려 하고, 타인의 탓으로 돌리려는 내 모습이 너무 보기 싫어서.
그런데 그의 말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나는 오히려 르상티망을 키우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를 내려놓으려 노력했다. 쓸모도 없는 욕심에 이것저것 이유를 붙이는 대신, 그저 담담하게
내 마음을 들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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