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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내라
김성효 지음 / 해냄 / 2019년 8월
평점 :
글자를 깨쳤다고 해도 처음엔 혼자 책을 읽는 해독능력이 떨어집니다. 이때 부모가 정확한 발음으로 읽어주면 아이는 힘들게 읽지 않아도 됩니다. 더듬거리며 책을 읽을 시간에 귀로 듣고 머리로는 마음껏 상상하면서 글을 이해합니다. 읽기가 유창해질 때까지는 해독 능력이 우수한 부모가 천천히 부드럽게 읽어줘야 아이가 글자 읽기가 아닌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p.76)

이 책의 리뷰에 앞서 하나 밝혀두고 싶은 이야기는, 나는 아이가 훗날 공부를 잘하든 아니든 신경 쓰지 않기로 진작부터 마음 먹었다. 이것은 아이가 손톱만하던 시절 마음 먹은 것이고, 아이가 38개월이 된 지금도 거의 매일 생각하는 일이다. 단, 딱 두 가지만은 무조건 좋아하게, 또 “잘”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게 바로 독서와 글쓰기다. 왜 하필이면 그 두 가지냐 묻는다면 첫 번째 이유는 엄마가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재주이며, 두 번째 이유는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할 수만 있어도 열 받아 죽을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로 시작하고 끝을 내는 공부라니! 내가 어떻게 관심이 없을 수 있을까? 이 책은 말 그대로 제목부터 나를 겨냥한 느낌이었고, 책을 읽고 난 나의 평을 한 줄로 적자면, “아이가 초등학생을 아직 거치지 않았다면, 무조건 이 책을 읽어라.” 다.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반드시 읽으시길. 이왕이면 빌리지 말고 사서, 반복하여 읽으시고, 줄도 치시고, 공부도 하시길!)
나는 이 책을 단순히 독서가 아니라, 공부하는 수준으로 읽었기에, 내가 메모하고 받아 적은 부분들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 아이가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을 때 : 수십 번씩 읽어도 좋은 책인지 살펴보세요. 어휘, 문장, 맞춤법, 꾸미는 말, 그림까지 모두 중요합니다. / 책을 읽을 때마다 바를 정자로 책 표지 안쪽에 표시합니다. / 글을 쓸 수 있다면 주인공에게 일기나 편지를 쓰는 등 글쓰기와 연계하면 좋습니다. 아직 글을 쓸 수 없다면 책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 아이가 특별하게 좋아하는 책은 표지를 사진 찍어서 스크랩해두고 나중에 자서전을 쓸 때 자료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p.39)
- 친구에게 추천할 만한 책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친구와 함께 읽을 책인지 따져보면 진짜로 좋은 책인지 한번 더 고민할 수 있습니다. 좋은 책은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고 아름다운 가치관을 다룹니다. (p.81)
- 초록은 책에서 핵심만 추린 요약본입니다. 독후감을 쓸 때도 유용하지요. 독후감으로 생각과 감상을 정리하는 것은 더없이 유익하지만 독후감을 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이런 학생들에게는 초록쓰기를 가르쳐주면 쉽게 독후감을 쓸 수 있습니다. (p.129)
- 상대적으로 아이는 어른보다 글쓰기를 가르치기가 쉽습니다. 아이는 어른처럼 배경지식은 많지 않아도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쉽게 흡수합니다. (p.147)

이 책은 저자가 20년 가까이 교단과 강단에서 익힌 독서와 글쓰기 교육의 다양한 노하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방에 앉아 편안하게 그 노하우를 받아먹기만 하면 된다. 내가 초등학생 이전의 엄마들도 읽으라고 기록한 부분이 바로 이 때문이다. 내 생각을 아주 솔직히 기록하자면, 아주 어릴 때부터 책 읽은 아이들이 유아기에도 책을 읽을 확률이 높고, 유아기에도 읽은 아이들이 학생시절, 학생시절에 읽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읽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나 역시 그렇게 30년 가량의 독서구력을 갖춰왔다. 다른 것은 다 모르지만, 독서습관만큼은 제대로 들여놓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내 아이도 어느새 38개월의 독서구력을 가지고 있다. 뱃속도 쳐준다면 10개월을 보태면 되고, 스스로 앉아서 책을 꺼내 읽는 기간만을 따져도 어느새 2년이 넘었다. (참고로 우리 아이는 38개월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아이에게 아직 책의 재미를 들여주지 못했다면 일단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알게 하라.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데로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공부하게 하라. 글을 공부하게 하라.
초등학교는 3월의 어느 날, 수업 종을 치듯 시작하지만 어제까지 놀기만 하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고 하여 “어머니 오늘부터는 소자 책을 읽고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하지는 않을 테니, 미리미리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을 듯하다.
- 아이의 글을 모은다는 것은 다른 말로는 아이의 글을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그을 잘 써서 존중하는 게 아니라 아이 글이어서 존중하는 글입니다. 저는 이렇게 아이 글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진짜 글쓰기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p.231)
- 아이마다 배우는 속도가 다르듯 독서 능력도 발달 속도가 다릅니다.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읽는 게 가장 좋습니다. (p.288)
이 책을 읽다 말고 문득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무엇을 읽거나, 갑자기 생각이 떠오를 때면 종이에 그것을 기록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카톡 “나와의 채팅”을 이용 중이다. ) 나의 부모님은 그것을 쓰레기 취급하지 않고 고이 모아주셨다. 좀 성장한 후에는 내가 모았지만, 어린 시절의 쪽지를 보관하는 것은 온전히 부모님 덕분 아닌가. 그뿐인가. 내가 어느 정도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청소년 필독서는 이미 재미없어서 일반도서들을 읽었는데, 폭력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읽게 두셨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태백산맥이나 아리랑, 토지들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금 아이의 그림이나 만들기 작품들을 모으고 있다. 후에는 아이가 쓴 글을 온전히 모아줄 계획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더욱 강하게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사소한 행동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까. 혹 공간 부족으로 아이의 작품이나 그림을 모으지 못한다는 분들께 한가지 팁을 공유하자면, 사진으로 찍어라. 사진 제목을 “아기곰 19년 8월 19일 ? 라인클레이 작품 : 야광팔찌” 이런 식으로 저장해두어라. 나는 늘 그렇게 사소한 것도 기록해둔다. 그래서 나의 휴대폰에는 수만 장의 사진으로 늘 용량부족 멘트가 뜨지만, 그럴 때마다 외장하드로 옮기면 된다. 외장하드도 꽉 차면 또 새로운 하드를 사면 된다. 외장하드 구입비가 우리의 추억을 저장해준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나의 리뷰를 자주 읽으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많은 책을 읽는 편이나 쉽게 도서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구력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느끼는 포인트가 다름을 알기 때문이다. (척척 추천도서를 내놓는 분들이 부럽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 초등학생을 지나지 않은 엄마들이라면 꼭 한번쯤 읽으셨으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독서나 글쓰기를 그렇게 강력히 교육하지 않고, 심지어 작가를 배고픈 직업이라고 규정지어 둘만큼 책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지만, 세계강국들은, 또 세계 명문대학들은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교육하고 강조하는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책의 힘, 글쓰기의 힘이 우리나라에서도 하루빨리 입증되어 더는 “글 쓰면 배고프다”라는 공식이 깨지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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