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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
이루리 지음 / 북극곰 / 2019년 7월
평점 :

독자들은 그림책에서 할머니와 소라껍데기를 통해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모습을 보며 함께 행복에 빠집니다 물론 실제로는 할머니의 상상입니다. (…) 중요한 것은 ‘마법의 소라껍데기’를 어린 손자가 할머니에게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손자의 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그냥 평범한 소라껍데기를 마법의 소라껍데기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p.19, 그림책- 할머니의 여름휴가)
내 주변, 알만한 이들은 다 알겠지만 나는 그림책을 몹시나 사랑한다. 아이가 없을 때에도 그림책을 빌려보고, 사고 했었으니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깊이다. 종종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그림책이 왜 좋냐고, 재미라면 소설이, 도움이라면 다른 인문학 도서들이 더 크지 않냐고. 그런 분들께 나의 대답은 언제나 하나였다. “그냥요. 좋아서”. 물론 그게 가장 적합한 답이겠지만,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그림책이 왜 그렇게 좋은지를 말한다고 한다면, 아이들같이 솔직한 책이라서 좋다고 말하고 싶다. 아이들의 웃음처럼 가식이 없고, 아이들의 눈물처럼 맑고, 아이들의 세상처럼 그대로의 행복, 그대로의 슬픔, 그대로의 따스함 등이라서. 세상만해도 살기 복잡한데 굳이 책도 복잡한 걸 읽어야 하나, 그게 내 마음이다.
오늘, 그런 내게 너무나 깊은 의미와 생각을 던져주는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이루리 작가님의 <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이다. 그는 말한다. 현실과 상상 모두를 행복으로 이끄는 비결이 바로 사랑이라고. 맞다. 사랑이다. 문득 그의 책 제목이, 내가 그림책을 30년이나 사랑해온 이유를 다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맞다, 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이다.
- 노회찬 의원이 떠났습니다. 그분을 좋아했는데 후원금 한번 낸 적이 없습니다. 그 분이 떠나고서야 바보처럼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랑을 위해 돈을 쓰지 못한다면 그는 것도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사람을 위해 돈을 쓴다면 그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p. 48, 그림책 ?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
- 웃기거나 찡하거나! 누군가 저에게 책을 고르는 기준을 물었을 때, 제 머리에 떠오른 답입니다. 저는 언제나 웃기거나 찡한 책을 고릅니다. 웃음과 눈물이 제 감정을 흔들어 놓기 때문입니다. (p.58, 그림책 ? 조지와 마사)
이 인용문을 보고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분들께 나는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다. 원래 그림책은 우리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고, 어른들이 그저 선입견으로 아이들 책이라는 생각을 가진 것 일뿐, 그림책은 그냥 우리 삶이라고. 나도 늘 그런 주장으로 그림책을 읽어왔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더욱 그 생각이 완고해진다. 문득, 오늘의 내 인생은 어떤 그림책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 아이에게 오늘은 어떤 그림책으로 남게 될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단 하루도 쉬이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 하루로 아이를 행복하지 않게 두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이 든다.

- 부디 혼자 남겨지기 전에 당신과 그 사람이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더 많이 만들면 좋겠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시도조차 못해본 일이 있다면 함께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면 세계 곳곳을 함께 여행하면 좋겠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만큼 늘 사랑한다고 말하고 함께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p.144, 그림책 ?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하리라는 다짐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는 또 한번 내 마음을 각인시킨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 하라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라고. 맞다. 언제인가 내가 되든 아이가 되든 우리가 함께 할 수 없는 순간이 오고야 말 것이다. 그럴 때 혼자 남은 사람이 아프기보다는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행복 하려면, 지금 더 채워두어야 한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지만,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또 깨닫게 한다.
문득 아이와 그림책을 여러 번 읽을 수 있는 지금이, 그림을 뜯어보고 이야기하고, 그림 속 주인공이 되어보며 사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다시 느끼게 한다.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이런 시간이 없으리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루리 작가님은 그래서 내게 도전 같은 존재다. 나를 그런 작가가 되고 싶게 하고, 작가님처럼 그림책을 더 사랑하고 싶게 하고, 지금 순간을 더 행복하게 살아내고 싶게 한다.
오늘, 내게 행복을 주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새로운 인생 책 한 권을 만났다. 그림책을 풀어놓은 몇몇 책들을 모두 읽었고, 모두 소장했지만- 비교할 수 없이 큰 마음으로 그림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을 또 한번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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