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강혜정 저자 / 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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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맞는 답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부터 이걸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나보다 못난 녀석이 세상을 휘젓고 다니며 존재감을 드러낼 때 나는 분명 분노했다. '내가 녀석보다 훨씬 잘할 수 있는데.' 그 시기와 오기는 곧 준비하는 자의 기쁨이 되어주었고 기회는 반드시 찾아왔다. 자신감도 있었고 잃을 것도 없었다. 

 

또 한 번의 총성이 울린다면 나는 완주해낼 수 있을까. 

어쩌면 스타트라인에 서 있을 용기가 있을지조차 모르겠다. (p.33~35, 스타트라인) 

 

 

사람의 삶이란 참으로 신기하다. 세상에 있는지도 몰랐던 책에 이토록 심취할 수 있고, 출연작을 두 개도 겨우 말할 만큼 관심도 없던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여 수많은 작품을 찾아보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 이런 변수들 덕분에 사람의 삶은 참으로 신기하고, 또 즐겁고, 살 만하다. 

 

사실 나는 강혜정 배우의 대표작을 몇 개 알지 못했다. 그마저도 인상적인 장면, 옥수수 팝콘이 터질 때 미친 듯 맑은 눈빛과, 시커먼 옷을 입고 벽에 기대어선 장면 등의 '사진' 같은 모습을 기억할 뿐 강렬히 남아있는 대사하나 없었다. 그런 내가 우연히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이라는 제목에 심취하여 작가를 찾아보고, 그의 다른 작품까지 찾아보는 아이러니라니. 하지만 분명,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에는 굵직한 무엇인가가 여기저기 남아있다. 문장에 도장이라도 찍듯 선명하고 짙은 무엇인가가 말이다. 

 

사실 스산한 표지에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은 그저 희망 사항인가 반어법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하면, 얼마나 즐거운 상태의 사람이겠으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초반 몇 장을 읽으면서도 깊이 닿는 문장이 없었기에, 그저 작가의 유명세에 기대어, 겉멋으로 적어본 책인가 잠시 의심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원동력이 분노였음을 인지하는 순간이나, 자존감과 눈치가 반비례해 스스로 빈껍데기임을 느끼고, 그 안을 채워가는 과정을 읽으며 어쩌면 이 배우는 내가 알았던 그것 이상의 무엇인가를 가진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내 생각은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의 중반을 넘어섰을 때 확고해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진실로 나를 받아들여 주는 자리에 반가운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 그것이 얼마간이 되든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떨어져 나갈 게 두려워 애쓰던 허울이 아닌 진짜 그 자신으로서 말이다.(p.93)”를 읽으며 과연 이 배우 안에는 어떤 깊이가 있나 궁금해졌다. 마흔이 되어서도 여전히 나는 관대하지 못하고 깊어지지 못하는데, 이 배우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이토록 깊어지고 자기 생각을 차곡히 정리해갈 수 있을까. 

 

그녀는 책의 마지막 장에, 자주 보고 싶다는 말이 감사하고, 따뜻하고, 죄송하고, 짠하고, 쓸쓸하고, 다정하다고 기록해두었다. 나는 이 책이 그랬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헤맨다는 그녀의 글에서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만나기도 하고, 사실은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말에서 용기를 얻기도 한다. 그녀가 어느 문장을 더 깊이 눌러썼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문장들은 마흔의 나에게 깊은 다짐이나 생각을 꾹꾹 눌러 담아줬다. 

그리고 십 대 이십 대를 살아왔던 때처럼- 그래, 그때처럼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하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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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스트라이커 1-8권 세트 (사은품증정)
기탄교육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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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드릴 내용은, 엄마표수학, 엄마표국어를 수업할 수 있는 기탄의 기초탄탄 시리즈입니다. 무척 유익한 도서이니 관심있으신 분들 유심히 봐주세요^^


우리 아이는 어릴때부터 많은 책을 읽다보니 국어는 특별히 따로 가르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5살경 스스로 글씨를 읽고 썼고, 지금도 문해력 등은 또래에 맞게 잘 발달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완벽히 문과형 엄마를 만났기 때문일까요? 이놈의 수학은 왜 이렇게 재미없어 하는거야. 수학은 책만 펴도 일단 도망을 가려고 하는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너 나한테 왜그러는고양 ㅠㅠ


그래서 고민끝에, 갑자기 든 생각! 아, 우리집 책꼬마는 수학도 책으로 이해시켜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수학과 과학의 기초를 이해하는 그림책 전집은 이미 집에 있었어요. 그 전집을 바탕으로 개념을 잡고, 맛을 들이는 것은 했거든요. 유아시기에 그 전집덕분에 놀이수학 맛을 봤습니다 ㅎㅎ 이왕이면 조금 더 전문적으로 초등수학을 이해하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초등워크북, 초등수학, 수학워크북, 누리과정수학 등을 기점으로 검색을 했습니다. 그렇게 검색된 여러 수학워크북 중에서 제 마음을 끈 것이 바로 기탄의 기초탄탄 시리즈였습니다. 일단 아이가 어릴 때 기탄의 여러 전집을 무척 만족하며 읽기도 했고, 초등워크북을 기점으로 잡았으니, 단순히 그림책만이 아니라 단계별학습지를 만드는 출판사의 책을 목적했거든요 ㅎㅎ 그런 기준에 적합한 것이 기탄이었습니다. 


물론 기탄에서도 여러 단계의 초등워크북과 초등학습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제가 고른 것은 기초탄탄의 수학탄탄. 초등저학년들을 바탕으로 초등수학에 대한 개념을 잡고 공부자신감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시리즈로 마련되다보니 지금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단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해당 시리즈는 국어학습지, 수학학습지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추후 다른 누리과정이나 교과연계로 이어줄 때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목부터 기초탄탄인만큼, 초등국어, 초등수학학습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어줍니다. 체계적으로 스몰스텝을 밟아가는 과정이다보니 아무래도 작은 성취감을 꾸준히 얻을 수 있어 공부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누리과정, 교과연계까지 놓치지 않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어 무척이나 만족스러웠어요. (이런거 꼼꼼히 따지는 엄마) 


더욱이 기탄은 유명한 학습지명가이기 때문에 신뢰도도 높았고, 라인별, 영역별, 연령별 커리큘럼이 잘 나뉘어져있어서 추후 과정을 이어가거나 확대해갈 때에도 무척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아의 놀이수학인 “수 셈떼기”와 “맛있는 빵 수학”을 시작으로, 연산 사고력을 키우는 “기탄수학”, “기탄 큰수학”, “사고력수학” 과정, 초등 실력향사엥 도움이 될 “영역별수학”, “최고효과계산법”, “머니수학”까지! 완전 체계적으로 준비되어 있어 한큐에 수학을 이해시켜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물론 앞으로의 포스팅에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해드릴거지만, 오늘 이 구성들을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무척이나 알차서 다양한 내용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이런 과정들로 아이가 공부하게 될 거라는 것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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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팥팥
콩양신쨔오 지음, 구미 그림, 남은숙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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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싫어했는데, 어른이 된 후 좋아진 것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아무래도 “팥”이 아닐까 싶다. 어릴 땐 분명 단팥빵도 싫고, 빙수도 연유 맛이나 폴폴 나는 게 좋았는데 나이를 먹고 보니 연유 없이 팥이나 듬뿍 들어간 게 더 맛나질 게 뭐람. 팥이 후두두 떨어지는 찐빵은 또 왜 그렇게 맛나? 그런데 누가 내 딸 아니랄까 봐, 별로 가리는 것도 없는 놈이 밭이 너무 싫단다. 훗, 네가 이 그림책을 읽고도 팥이 싫을 수 있을까? 전국에 팥 싫다는 분들, 정말 귀여움 넘치는 그림책, 『칙칙팥팥』을 만나러 오세요~

 

기차를 타는 빨간 녀석들로 가득한 가로로 길쭉한 표지. 제목이 『칙칙팥팥』이라 망정이지, 이 귀염둥이들이 누군지 모를뻔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우리의 팥들은 저마다 다른 액세서리, 다른 머리 모양을 고수하며 방글방글 웃는다. 팥들이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보려고 표지를 살짝 열면, 익살 넘치게도 엉엉 우는 길잃은 팥이 나온다. 아무래도 『칙칙팥팥』은 귀엽고 재미있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칙칙팥팥』의 감상 포인트 첫 번째는 바로 일러스트! 일러스트가 어찌나 다채로운지 각각의 페이지가 모두 다른 이야기로 느껴질 만큼 풍성하다. 무려 99개의 팥을 태운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 어떤 풍경을 지나고 어떤 동물들을 만나는지 살펴보거나 팥들이 어떤 멋을 부렸는지를 살피는 것도 재미 포인트. 목도리, 모자, 이어폰, 리본까지 저마다 다르게 치장한 팥을 구경하는 것도 무척 재미있고, 꿀벌이나 무당벌레, 벚꽃이나 제비꽃 등 다양한 꽃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다. 가장 큰 재미는 그들이 마주하는 음식들. 아마 아이가 먹어본 것도 있고, 그렇지않은 것도 있겠지만 다양한 음식과 익살스러운 표정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무척 뛰어나다. 군데군데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녀석들도 있으니 아이들의 관찰력을 키우는 재미가 있겠다. 

 

『칙칙팥팥』의 두 번째 포인트는 재미있는 문장! 제목인 『칙칙팥팥』에서도 엿볼 수 있듯, 여기저기 재미있는 문장들을 잔뜩 만날 수 있다. 울퉁불퉁 이나 드르렁, 삑삑, 철컹, 끼익 등의 수많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만날 수 있어 어휘 확장에도 좋고 팥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다. 각각의 페이지마다 풍성한 언어로 이야기를 펼쳐주기에, 아이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 매우 좋다. 

 

그 외에도 『칙칙팥팥』에는 숨은 퀴즈나 판의 이모저모 등을 배울 수 있는 책 속 부록이 있어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아이와 같이 여러 팥 음식들을 계절별, 맛별로 나눠보기도 하고, 소지품을 잃어버린 팥들을 퀴즈로 내기도 하기에 본 것들 다시 떠올려보는 등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미리부터 이 문제를 보여주고 관찰하게 하는 것도 좋다. 그 외에도 정거장마다 몇 알씩 줄어든 팥을 세려 보며 숫자를 익히기도 하고 뺄셈을 배울 수도 있다. 각 여행지에 남은 팥들이 왜 거기에 남았는지를 이야기해보며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어, 여러 방면으로 아이의 머리를 깨울 수 있어 따로 독후활동을 즐기지 않아도 풍성한 읽을거리가 되더라.

 

어느새 더워지는 계절, 아이와 나란히 앉아 팥빙수 한 그릇을 먹으며 『칙칙팥팥』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겨울이 오면 또 찐빵이나 팥죽에서 팥 친구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말이다. 그 순간 일상이 그림책이 되는 마법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칙칙팥팥』은 그런 그림책이니, 꼭 한번 만나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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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정체를 밝혀라! - 플라스틱에 대한 모든 것
김은정 지음, 최해광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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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내가 소개했던 「나무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 리뷰를 읽고 이런 스타일의 책을 소개해달라는 지인의 부탁이 있었다. 「나무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는 마치 만화처럼 그려진 일러스트와 인상적인 색채가 눈부셨던 책으로, 과연 이런 스타일의 책을 또 소개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들더라. 그만큼 「나무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는 특별한 책이었으니까. 그래서 어떤 책을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 문득, 아예 「나무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를 출간했던 키위북스의 책들을 소개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키위북스 그림책들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양한 판형과 주제의 그림책들을 만날 수 있는 창의력 넘치는 책들로, 대표작으로 「팬티 입은 늑대」나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시간을 걷는 이야기」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외에도 “아! 이 책!”할만한 책이 무척 다양하게 많으니 서점이나 도서관 등에서 키위북스를 검색해보시기를 추천해 드린다. 다양한 아동창작동화나 초등추천도서, 어린이필독서를 만날 수 있다. 

 

나 역시 앞서 여러 권의 키위북스 책을 소개해왔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정말 글씨 하나 버릴 게 없는 책이라 소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플라스틱의 정체를 밝혀라』! 아마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눈치채셨겠지만, 우리의 지구를 위협하는 플라스틱과 그 폐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여러 가지까지 고루 다루고 있어 읽을거리가 무척이나 풍성한 책이다. 

 

나와 소통해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우리 아이의 창래희망은 환경과학자다. 조금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쓰레기를 활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아이의 꿈이다. 아이가 이런 마음을 품게 된 것은 거북이 코에 빨대가 꽂힌 사진을 본 이후로, 그 사진은 아이의 생활과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엄청난 책! 사실 엄마인 내가 보기에도 부족함이 전혀 없는 완벽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먼저 일러스트. 무척 귀여운 용사들의 모습이지만, 그와 대조적인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마치 악마처럼 쌓인 쓰레기들은 아이들에게 상징적 의미로 다가와 쓰러진 동물들을 더욱 애잔하게 바라보게 한다. 그뿐인가. 플라스틱이 지구에 미치고 있는 영향, 동물들의 아픔 등을 상세하게 그려두어 지식을 쌓는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플라스틱의 처리 과정 등을 다룬 점. 많은 그림책에서 플라스틱이 왜 나쁜지를 다루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나빠지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까지 상세히 다룬 그림책은 잘 없기에, 『플라스틱의 정체를 밝혀라』를 읽는 내내 아이와 나는 메모하고, 소리 내 읽고를 반복했다. 사실 저학년 아이들에게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일러스트가 상세하고 알기 쉽게 표현되어 있어 고스란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용 또한 무척 알차다. 사실 플라스틱과 환경에 대해 무척 상세히 다루다 보니 다소 글밥이 많기는 하지만, 쉬운 문장으로 잘 설명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내용을 잘 선정하여 거북하거나 어렵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또 군데군데 익살스러움이 숨어있어 지겨워하지 않고 그림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이야말로 우리 아이들 모두가 읽고, 배워야 할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간이 저지른 일은 언젠가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기에, 그 부메랑을 막기 위해서라도 아이들도 어른들도 반드시 배워두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서정적인 그림책부터 이런 환경 그림책까지 고루 다루고 있는 키위북스 덕분에, 오늘도 감성과 지식을 모두 채우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키위북스의 다양한 아동창작동화나 초등추천도서, 어린이필독서 등을 소개해드릴테니, 같이 키위북스의 많은 책들을 읽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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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축제에서 만날까? 국민서관 그림동화 281
실비아 보란도 지음, 이세진 옮김 / 국민서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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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봄축제를 소개하는 그림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새 봄이 다 끝나가는데 무슨 놈의 봄축제 그림책이냐고? 그건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모르니 하는 소리!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만나고 나면 절대 그런 소리를 하지 않을테니 나만 믿고 따라오라구!

 

『봄축제에서 만날까』는 실비아 오란도 작가님의 그림책으로, 마치 느린우체통같은 그림책이다. 귀염둥이 거북이가 느릿느릿 걷고 있는데 온갖 동물들이 그를 지나친다. 모두 하나강이 “우리 봄 축제에 가는데 너도 같이갈래?”를 외치며 말이다. 물론 우리의 거북이도 축제에 갈거다. 꽃이 만발하고 나비들이 날아다니며, 친구 오소리도 만나게 될지도 모를 그런 축제니 말이다. 

 

이쯤에서 『봄축제에서 만날까』의 진짜 매력이 등장한다. 거북이가 부지런히 걷는 사이 봄이었던 배경이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고, 겨울까지 되어버린다. 우리의 꼬꼬마들도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거북이가 얼마나 느리게 걷는지 느끼고 웃음이 터지게 된다. 그러나 거북이가 느린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면 진짜 멋진 그림책이 아니지. 겨울이 되어 겨우 봄 축제에 도착해, 꽃도 나비도 그 어떤 친구도 만날 수 없던 거북이의 울음이 터지려는 순간! 친구의 인사가 들려온다. 그 주인공은 또 하나의 느림보친구, 달팽이! 둘은 즐거운 마음으로 겨울 속 “봄 축제”를 즐기고 내년 봄에는 꼭 만나자며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만날 때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첫번째, 봄 축제에 가는 동물은 누구인지, 동물들은 어떤 봄을 만나고 싶어 축제에 가는지 이야기를 나눠본다. 두번째는 거북이 뒤로 나타난 배경들의 특징을 이야기해본다. 이 계절은 언제인지, 어떤 점에서 그걸 느꼈는지 등등을 이야기하다보면 아이가 가진 계절 지식도 느끼게 되고 아이의 생각도 확장할 수 있다. 세번째는 겨울에 도착한 거북이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은 누구일지 상상해볼 것. 처음부터 느림보친구들을 떠올릴수도 있고, 전혀 다른 친구를 떠올릴 수도 있다. 또 어떤 동물이 겨울잠을 자느라 인사하지 못하는지를 이야기해보는 것도 즐거운 놀이! 『봄축제에서 만날까』는 그림책 자체로도 너무 멋지지만,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해서 더욱 좋았다. 우리는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읽은 후 우리 동네에서 끝나가는 봄의 흔적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아이는 어느새 느껴지는 여름의 흔적들을 보며 “거북이는 이제 중간쯤을 시작하겠네”하고 깔깔 웃었다. 

 

신나게 봄을 탐험하고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문득, 어쩌면 거북이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더욱 여유있게 즐길지도 모르는데 매일 빨리 준비하라고, 서두르리고 재촉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분명 우리 삶에는 내일 아침 당장 가져다주는 로켓배송도 필요하지만, 느긋하게 기다려야하는 느린 우체통도 필요한데 말이다. 

 

『봄축제에서 만날까』는 책 안에서도 책 밖에서도 생각할거리가 많은 그림책이었다. 자, 지금도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봄에만 읽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봄의 끝물인 지금 읽기에도, 여름에 읽기에도, 다시 봄을 기다리는 겨울에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그림책, 나눌 이야기가 너무 많은 그림책, 『봄축제에서 만날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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