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 - 당신을 미소 짓게 할 일상의 순간들 곰돌이 푸 시리즈
캐서린 햅카 지음, 마이크 월 그림, 우혜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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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것은 유용한 일이에요. 하지만 의심은 자신을 점점 작아지게 만들죠. 

 

- 때로는 인생이 버겁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그럴 때일수록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 되요. 

 

- 그 어떤 어려움도 우리의 꿈을 가로막을 수는 없어요. 

 

- 어른이 된다는 것은 여섯번째 감각을 성장시키는 일이예요. 바로, 모험심.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풍경들이 있다. 파란 하늘, 들판 가득히 피어있는 꽃들, 아이들이 웃는 모습. 그 외에도 소박하고 정갈하게 담겨있는 음식, 크레마가 가득한 커피, 갓 구워 반질거리는 빵, 가지런히 정리된 책장 등도 기분이 좋아지는 풍경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곰돌이 푸'야 말로 이런 풍경들 같은 캐릭터라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에는 수많은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무해한 캐릭터만으로 이야기를 이루는 것은 곰돌이 푸가 유일무이하지 않나, 하고 말이다. 그래서 곰돌이푸는 언제나 나에게 위로와 안정을 주는 캐릭터같다. 

 

아이를 낳고 복직하여 한참 힘들어하던 시절 한참 “예쁜 책”뜰이 유행처럼 출간되었고, 나는 그것들이 주는 무겁지 않은 위로에 기대곤 했다. 그때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와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등을 읽으며 곰돌이 푸의 무해함에 큰 위로를 얻었다. 

 

그렇게 따뜻했던 곰돌이 푸가 돌아왔다. 『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이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사실 이번에는 제목부터 마음이 찡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는 듯, 요즘 한참 되뇌이는 말들이 제목으로 등장한다. 매일이 눈물바람이었을 때는 행복은 매일있다고 말해주었고, 쫓기는 기분으로 살아가던 때에는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더니, '소확행'을 목표로 사는 요즘엔 『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라니! 곰돌이 푸, 너 나한테 플러팅하는거야 뭐야. 

 

『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를 만난다면, 아마 모두가 편안하고 다정한 마음이 되리라 생각한다. 연한 파스텔 컬러의 일러스트와 군더더기없이 그려진 그림들, 그리고 조근조근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문구들. 책의 텍스트만을 읽는다면 20분이나 걸릴까 생각할만큼 짤막한 문장들이지만, 이 문장들은 결코 그렇게 읽을 수 없다. 어떤 내용에는 허를 찔리고, 어떤 내용은 감동적이며, 어떤 내용은 마음이 찡해진다. 그래서 『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을 읽다보면 공감하고, 위로를 얻게 된다. 그저 가볍게 읽을 뿐인데 마음에 남는 잔상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다른 분들도 『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은 천천히 읽으시면 좋겠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책이기에 아껴읽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 두페이지, 아무리 많아야 페이지. 딱 그만큼만 읽으며 천천히 일러스트를 보기도 하고, 그 안에 숨은 이야기들 발견하기도 하며 적어도 『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을 만나는 시간만큼은 '쉼'을 누리면 좋겠다. 

 

비가 내리고 나무가 자라는 자연에서 아름다움을, 서로에게 기꺼이 어깨를 내어주는 친구들의 다정함을, 비를 쫄딱 맞고도 신나게 첨벙거릴 수 있는 천진함을 배운다. 그리고 그런 푸에게서 나 역시도 오늘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깨닫게 된다. 『곰돌이 푸, 단순한 행복』을 통해 소확행이 무엇인지, 행복한 마음으로 사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다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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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헬리 액튼 지음, 신승미 옮김 / 모모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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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는 그렁그렁 눈물이 고이는 눈으로 유리창 너머 자신을 다시 바라봤다. 바로 그 순간에 프랭키는 아주 행복해 보였다.물론 프랭키를 짓누르는 문제가 잔뜩 있었다. 또다시 실패한 데이트, 또다시 친구들의 SNS를 친구삼아 침대에서 홀로 보내는 밤. 하지만 프랭키 앞에 펼쳐진 삶이 있기도 했다.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을 바꿀 기회. 프랭키는 그 모든 것을 잃기 직전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p.382) 

 

 

만약에 그때, 00 했더라면. 그때 A가 아닌 B를 했더라면. 

우리는 이런 가정을 종종 하곤 한다. 물론 그때 A가 아닌 B를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잘 풀렸을지는 알 수 없다. 그야말로 그곳은 가보지 않은 길이 아닌가.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속에 그런 순간 하나를 품고 산다. 가보지 않은 길, 해보지 않은 것의 미련으로. 

 

그런데, 나의 “만약에”를 볼 수 있다면? 내가 그토록 아쉬워했던 순간들의 다른 선택지들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취업준비생이던 시절 C가 아닌 D 회사에 갔더라면? E랑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F 땅을 그때 샀더라면? G 주식을 그때 팔았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상상들에서 시작된 따뜻하고 유쾌한 소설, 『비긴 어게인』을 소개한다. 

 

『비긴 어게인』, 즉 다시 시작한다는 말처럼, 이 소설은 프랭크의 “다시 시작하는 순간들”을 담고 있다. 자신의 생일날 케밥이나 먹다 사망하게 된 안쓰러운 프랭키. 신도 그를 안쓰럽게 보았기 때문일까. '자유', '편안함', '재산', '명성', '과거와 같은 삶'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24시간씩 “만약에” 속의 시간을 살게 된다. 이렇게 살아본 삶 중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되는 삶을 선택하여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아마 책 좀 읽었다는 독자들은 프랭키가 어떤 삶을 선택하지 이미 알고 있다. 아니, 눈치가 좀 빠른 사람이라면 알았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영화나 소설 속에서 이런 비슷한 이야기들에서 그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 봐왔으니까.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프랭키가 어떤 삶을 선택했는지가 아니다. 우리가 결말을 이미 예측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그 선택지를 선택하기까지 어떤 것을 보고 들으며, 무엇을 느꼈는지, 진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우리는 프랭키처럼 케밥을 먹다 죽어서도 안 되고, 다섯 가지 스테이션을 다시 살아보지도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더 행복해야 하고, 더 뜻깊어야 한다. 그래서 “프랭키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만약에'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알게 된 덕분에 전보다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깨우쳤기 때문이다. 프랭키는 엄마와 다시 연락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우정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스스로 이룬 이 삶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P.474)라는 문장이 그저 책 속 한 줄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없음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비긴 어게인』을 추천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비긴 어게인』을 읽으며 우리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하고 빛나는지 깨닫게 되니까. 그래서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더욱 값지게 사용하게 만드니까. 물론 『비긴 어게인』을 그저 재미있는 소설로 읽고 닫아도 괜찮다. 그러라고 쓰인 책이니까. 하지만 분명 『비긴 어게인』을 읽고 나면, 우리의 오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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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 - 왜 인생이 행복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재영 지음 / 포르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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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인생은 부조리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빈발한다. 물론 소리를 지르고 화를 터트려도 된다. 어떻게든 뜯어고치려고 덤벼드는 것도 선택이고 뜨거운 용기다. 하지만 다른 대응책도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분노하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다. 그 또한 괜찮은 선택이고 온화한 용기다. 젊거나 늙거나 건강하거나 병들었거나 가용한 용기는 두 종류다. 뜨거운 부정의 용기와 온화한 수용의 용기. 두 용기는 언제나 우리에게 선택지로 허용된다. (p. 172)

 

사람은 자신의 행복에 책임이 있고 인생의 행복은 생각의 질에 달려있다.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p.103)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이라는 날카로운(?) 제목의 책을 만났다. 어떤 경우의 '불행'이 사실은 불행이 아닌데 착각이라 말할 수 있을까 선뜻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불행도 행복도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가 다르니 불행도 착각이라 여기면 더욱 작게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만난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은 괴로움을 극복하는 법, 상실감을 이기는 법, 두려움을 이기는 법, 슬픔을 감내하는 법,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법, 희망을 지니는 법 등에 대해 무척이나 세세히 다루고 있었다. 사실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천성이 낙천적인 나는 불행하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이 책에서 크게 얻을 것이 없다고 자만했으나, 그것이야말로 착각이었고, 책을 읽으며 더욱더 현재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특히, 타인보다 많이 불행해 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도 행복도 결국 나에게 달려있으며, 그것을 바꾸는 것은 나의 작은 변화로부터 온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인간은 깨지기 쉽지만, 가루가 되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묶어진 내용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뭐든 잃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뭐든 다 잃게 되어 있다.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기보다 잃어도 괜찮고 그 경험이 선물처럼 값진 가르침을 줄 것이라 기대했을 때 현실적으로 평안한 사람이 될 수 있다.”(p.72)라는 말이 너무 공감이 가서 고개를 끄덕였다. 불과 몇 년 전의 나는 그 자리가 아니면 큰일 나는 줄 알고, 마음이 부서져도, 몸이 아파도 참았다. 그런데 다 놓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 아니, 오히려 훨씬 행복해졌다. 

 

물론 지나간 시간을 어찌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의 나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보다 나 자신을 믿기로 했다. 내가 좋은 곳을 향해 가자 마음먹는다면,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 믿음은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다른 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단 한 줄이라도 희망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요즘은 “중꺾마”의 시대가 아닌가. 남들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데, 유리 마음을 가진 이들은 그놈의 중꺽마란 말조차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사실 마음이 꺾이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나. 마음을 단단히 지키는 법을 모를 뿐이지. 그 점에서 이 책은 중꺽마가 아닌 “중다마”를 알려준다. 나의 상처를 딛고 다시 마음먹게 하는 것.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이에게 '중꺽마'를 강요하는 엄마가 아닌 “중요한 건 다시 마음 먹는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했다. 물론 나에게도 그렇고. 

 

사실 돌아보면 우리가 고민하는 정도의 고통은 누구나 갖고 있고, 우리가 앓는 걱정 정도로 아픈 사람은 너무 많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것에 무너지고, 누군가는 그것을 딛고 올라선다. 힘들때마다 되뇌었던 “하느님은 내가 감내할 수 있는 크기의 고통만을 주신다”라는 말을 책으로 만난 기분이다.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은 넘어져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그래, 일어설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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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6
박밀 지음 / 북극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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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여수로 가족여행을 간 일이 있다. 숙소도 너무 좋고 가는 곳마다 너무 아름다워 몸과 눈이 호강했다. 하지만 어른들이 식당을 제대로 고르지 못한 탓에 어른들은 수십 가지의 젓갈과 회 등으로 배 불리 먹고, 꼬마는 가는 곳마다 맨밥에 김을 싸 먹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여수여행이 늘 아이에게 미안함으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여행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여수에 또 가고 싶다”라고 하더라. 꼬마 기차들도 너무 재미있었고, 반찬도 맛있었고, 숙소도 너무 좋았다고. 그럴 때마다 “행복”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깨닫곤 했다. 

 

북극곰의 신간, 『완벽한 하루』를 읽으며 그 깨달음이 떠올라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완벽한 하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 깊은 그림책, 박 밀 작가님의 『완벽한 하루』를 소개한다. 

 

우리의 주인공 그렁이는 오늘의 할 일을 계획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도 일정표와 TO DO LIST를 무척이나 부지런히 챙기는 사람이라 그렁이의 모습에서 웃음이 피식 났다.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꼼꼼히 하루 계획을 세우지만, “가는 날이 장날”인 것일까. 그렁이의 계획과는 달리 계획과 달리 버스를 놓치고, 우산을 챙긴 것과는 전혀 다르게 햇살이 쨍쨍했다. 그뿐인가. 케이크는 품절에 떡볶이집은 정기휴일까지! 우리 그렁이의 하루는 온통 “뜻하지 않게”, “생각과 달리”로 가득한 날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완벽한 하루』 아닌가! 마음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뜻하지 않은 하루만 보여줄 리 없지. 우리의 그렁이는 버스를 놓친 덕분에 운동 삼아 걸으며 건강을 챙겼고, 우산 덕분에 뜨거운 햇빛을 가릴 수 있었다. 케이크 대신 구매한 모자는 너무 멋졌고, 떡볶이 대신 먹게 된 김치전은 왜 이렇게 맛있는 거야. 김치전이 더욱 맛있어지라고 비까지 내려주니, 뭐야 이거야말로 진정한 『완벽한 하루』 아닌가! 이 책을 읽는 내내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하루도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할 수 있음을, 때로는 뜻하지 않은 것 사이에서 새로운 행복과 기쁨을 발견하게 됨을 배울 수 있었다. 『완벽한 하루』를 읽으며 아이도 나도 온 마음이 따끈따끈해졌다. 

 

아이와 뜻하지는 않았지만, 행복했던 기억을 더듬어보며, 우리가 지나온 많은 날이 모두 눈부시게 소중함을 깨달았고, 앞으로도 생각지 못한 변수를 만날 때에 짜증이나 슬픔이 아닌 설렘과 행복으로 바라볼 눈을 가지길 바라게 되었다. 

 

『완벽한 하루』는 내용만으로도 깨달음과 생각이 많아지지만, 일러스트 역시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표지에서부터 마치 문구점에서 산 장난감처럼 플라스틱판을 벗어난 그렁이가 우리를 향해 웃고 있는데, 표지를 포함한 거의 모든 페이지가 심플한 일러스트와 단조로운 색 사용으로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무척 다채로이 변화기 때문에 그렁이의 심리에 대해, 상황에 대처하는 그렁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완벽한 하루』를 읽으며 그렁이가 이럴 때 어떤 기분일지, 만약 우리가 이런 상황을 만난다면 어떤 마음일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하루가 더욱 소중하게 반짝임을 깨달았는데, 아이의 나이나 성장에 따라 대화의 내용도 달라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완벽한 하루』는 아마 오래오래 우리의 대화 고리가 되고, 마음을 다독이는 위로라 되리라 생각했다. 또 행복한 하루는 완벽하지만, 완벽한 하루는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기억하고, 『행복한 하루』를 만들도록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당신의 오늘은 『완벽한 하루』였는가. 아니, 『행복한 하루』 였는가. 부디 당신의 매일매일이 『행복한 하루』이길 바라며- 지혜와 여유가 가득한 힐링그림책, 『완벽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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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섬에서 생긴 일 - 2025년 아침독서 추천도서
홍미령 지음, 최서경 그림 / 고래책빵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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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글자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물론 가능은 하겠지만 무척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일기나 독서감상문도 '쓰기'로 쳐준다면, 어느새 30년째 무엇인가를 쓰며 생각하는 것은 “짧고 굵은 한 줄”이 한 페이지 쓰기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것을 그림책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이 해냈다. 한 페이지에 한 글자. 심지어 “아야어여오요우유~”, “가나다라마바사~”로. 

 

그 재주에 질투가 나는 완벽한 그림책,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을 소개한다.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은 한글의 기본구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기에, 이제 막 말을 시작하고 한글놀이를 하는 꼬꼬마부터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림의 숨은 '뉘앙스'를 찾는 묘미를 아는 어른까지 두루두루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먼저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은 일러스트가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오동통 볼살에 덥수룩한 머리, 곰돌이 푸 옷을 뺏은 듯한 착장을 한 돼지와 보기만 해도 장난기 넘치는 청록색 원숭이가 나란히 독자를 맞이한다. 그들을 따라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면 속표지에서부터 등장하는 “아야어여오요우유~”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진짜 모자처럼 생긴 모자 섬의 약도(?)를 통해 어떤 모험이 펼쳐질지를 상상하는 재미도 있다. 아이와 이 책을 읽으신다면 아이가 다음 이야기를 상상해볼 수 있도록 속표지도 충분히 바라보시면 좋겠다.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이 더욱 완성도 높게 느껴지는 것은 정말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 배경도 크게 없고, 글씨도 없다. 조연이 군데군데 등장하기는 하나, 텅빈 배경에 주인공들만 등장하는 페이지도 무척 많다. 그런데 그것이 허전함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몰입을 위한 비움처럼 느껴진다. 한 페이지에 한 글자, 어떤 페이지는 아예 아무 글씨도 없지만, 『모자섬에서 생긴 일』은 한 페이지페이지 많은 이야기를 가득 담은 느낌이다. 배경이 없는 대신, 주인동들의 표정변화나 시선의 이동을 통해 독자들을 더욱 책속으로 끌어당긴다. 그래서 이 책은 할 수 있는 한 느리게, 천천히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장점이 너무 많지만, 그래도 『모자섬에서 생긴 일』의 가장 큰 매력은 “읽는 사람마다 달리지는 한글자의 매력”이다. 딱 한개의 글자로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자체가 너무 재미있는데, 이것을 읽는 사람의 환경이나 배경에 따라 그 글씨가 주는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이 책은 이제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도, 그림책 속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는 어른에게도 보석같은 그림책이라 되리라 확신한다.  

 

읽은 내내, 아니 덮고나서도 그 익살스러운 캐릭터와 기발한 문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자꾸만 『모자섬에서 생긴 일』을 꺼내보았다. 첫번째 읽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반복해읽으며 느끼기도 하고, 조금 더 맛있게 읽어보고자 노력하게 되기도 했다. 

 

일러스트부터 내용, 참신함까지 고루 갖춘 완벽한 그림책, 『모자섬에서 생긴 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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