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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범죄꾼 - 범죄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장영하 지음 / 지우출판 / 2023년 12월
평점 :

위험에 처한 도마뱀은 꼬리를 흘들어 적을 유인합ㄴ미다. 그런 다음 꼬리를 잘라 내 적이 당황한 틈을 타 냉큼 숨습니다. 도마뱀의 꼬리는 금방 다시 생깁니다. (p.4)
사람이 뭔가를 변명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p.31)
사실 『굿바이 범죄꾼』의 도서를 읽으며, 이 책의 리뷰를 써도 되려나 걱정이 되었다. 적이 많은 만큼 팬도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혹여 의도치않게 누군가에게 공격의 대상이 될까 무서운 마음이 훅 들더라. 그래서 이 책의 리뷰를 남기기 전에 미리 남겨둔다. 나는 그를 미워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한때는 나도 그의 정치를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좋은 마음도 미운 마음도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중립의 마음으로 책의 내용만을 있는 골자 그대로 받아드리고자 했다. 그러니 나의 리뷰에서 정치색을 찾지 않으면 좋겠다. 나는 특별한 정치색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저 아이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지지할 것이다.
『굿바이 범죄꾼』은 판사출신의 변호사, 법무법인 '디지털'의 대표변호사인 장영하 변호사의 신간이다. 이 작가의 전작으로는 「굿바이 이재명」이 있다. 사실 전작도 그렇고 이번 『굿바이 범죄꾼』도 그렇고, 타인을 세밀히 조사하고 세상에 드러내는 내용이라 일각에서는 불편한 마음을, 또 어떤 이들은 우려의 마음을 가질지도 모를 책이다. 그러나 나는 이 『굿바이 범죄꾼』의 내용이 '다 맞다'가 아닌 '이런 의견도 있다'의 내용으로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이 틀렸다면, 반대의 의견도 출간되면 좋겠다. 그래야 국민들은 여러 방향의 시선에서 다양한 정보를 배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저마다 자신의 결론을 가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나는 한 때 여느 젊은이들처럼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젊은 정치가 멋져보였고, 왜 내가 사는 지역에는 이런 젊은 사상을 가진 정치인이 없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의아함과 실망, 놀라움 등의 묘한 마음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굿바이 범죄꾼』을 읽으면서도 그런 마음이 번갈아들었다. '이토록 치밀한 자료조사가 거짓일 수 있을까' 하는 마음과, '에이-그래도'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더라. 그러면서도 장영하 작가는 변호사 특유의 치밀함한 문장에 촘촘하고 꼼꼼한 자료를 더해두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집중하고 빠져들게 되기도 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여전히 그의 '별명'까지 되어버린 사건에 대해 읽을 때는 더욱 그러했다. 그 어떤 뉴스보다 상세한 내용이 담겨있었고, 그것이 문자메시지 창 형태로 편집되어 있었기에 몰입도도 컸다. 물론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굿바이 범죄꾼』을 읽으며 정치적 경향도, 한쪽으로 편중된 마음도 갖지 않고자 했기에, 마음에 동요가 생기면 읽기는 멈추었다. '정말 이럴 수 있어?' 하는 마음에 들 때마다 끊어읽다보니 책 두께에 비해 긴 시간 이 책을 읽은 듯하다. 어쩌면 그렇게 수십 번 끊어읽음 자체가 이 책 내용이 '충격적이었음'을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굿바이 범죄꾼』은 무척이나 촘촘하고 유기적인 문장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 해당 내용에 대해 독자가 면밀히 살펴볼 기회를 가지기도 했고, 과연 기존에 알려진 내용들이 어떤 것이 숨겨졌고, 어떤 것이 올바로 전파되었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보게 했다. 만약 『굿바이 범죄꾼』의 작가와 입장과 같은 방향에 서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단단한 무기를 쥔 듯한 든든함을 느낄 테고, 반대의 입장에 선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대해 어떤 반발을 해야 할지 단단히 칼을 가는 마음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굿바이 범죄꾼』는 치밀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굿바이 범죄꾼』의 모든 내용이 맞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굿바이 범죄꾼』의 이쪽도 저쪽도 내가 직접 겪어본 세상이 아니기에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굿바이 범죄꾼』을 읽고 생각하는 한가지는 이 책의 주인공을 포함하여, 그 모든 정치인들이 자신과 관련한 논란을 제대로 짚고 해명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논란을 제대로 짚는다면, 그것을 파해치려는 무리도 사라지지 않을까?
뉴스에 자주 달리는 댓글이 있다.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이 있냐. 작정하고 터는데 먼지 안나는 게 이상하지”. 물론 맞는 말이다. 아마 우리도 털면, 먼지도 티끌도 나올 것이다. 그러나 『굿바이 범죄꾼』를 읽고 난 지금, 이런 마음이 든다. 일반인들과 세상을 대표하는 사람들은 달라야하지 않나. 정치를 모르는 우민의 마음으로는, 적어도 한 도시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더 청렴하면 좋겠다. 털어도 먼지 안나오는 훌륭한 사람이 우리 시를 대표하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