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 -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자주 흔들리는 사람들을 잡아줄 마음 강화 습관
기무라 코노미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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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다른 사람과 똑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방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나와 맞지 않는 것들도 많습니다. 무조건 극복해야 하는 일이라면 자신감을 살려서 마주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라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가야 합니다. (p.114)

 

그 사람의 감정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사람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당신의 감정은 당신의 의지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나의 감정'은 '나만의 것'입니다. (p.143) 

 

 

때때로 사람들은 자신이 '유리멘탈'이라서 오래 아프고 힘들다고 말한다. 물론 유리멘탈들이 '강철멘탈'에 비해서 더 잘 무너지기는 하지만, '자주 무너짐'과 '오래 힘든 것'은 다르다. 무너짐이 정신력, 즉 '멘탈'에 관련된 것이라면 '힘든 정도와 기간'은 '회복력'과 관련한 것이기 때문. 즉, 내가 유리멘탈이라고 할지언정, 회복력이 좋다면 버텨낼 수 있는 것이다. 회복력은 자기계발서 및 육아서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단골 주제이기에 『유리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나와 아이 모두 회복 탄력성을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읽은 『유리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쓴 이 책은, 유리멘탈을 억지로 강철멘탈로 바꾸려 할 것이 아니라 유리멘탈로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는 법을 이야기한다. 사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에서 바꾸기 어려운 근본의 것들을 바꾸라고 하는데, 이 책은 본질적인 것은 그냥 두고 방패를 키울 수 있는 법을 이야기하는 점이 좋았다. 멘탈이 약하면 그에 맞는 사고법을 강화하여 '나답게' 살라는 작가의 말은, 유리멘탈로 힘든 이들에게 잔잔한 응원이 되리라 생각했다. 혹시 스스로 전신과 상담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의 상태가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유리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을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유리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는 앞부분에는 멘탈을 보강하는 '갑옷'을 만드는 법을 이야기한다. 내 기분이 언제 좋은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내 감정 무엇이라 부르면 좋은지 등의 과정을 통해 '내 감정'을 들여다볼 뿐 아니라, 타인이 내 멘탈을 흔들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기술들을 나열한다. 무엇보다 좋다고 여긴 점은, 스스로 '멘탈이 약하다'가 아닌 '나의 멘탈은 섬세하다'로 전환하게 하는 점이었다. 스스로도 약하다고 여기는 멘탈이 유지되기는 더 어렵지 않나. 내가 남보다 잘하는 것 찾기, 나의 감정 정리하기, 나 칭찬하기, 해결할 수 없는 불안 떨치기 등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멘탈이 나약한 것이 아닌 섬세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어주는 점이 무척 좋았다. 그 과정을 통해 나도 나를 '섬세한 영혼'으로 생각하여 깊이 보듬어주자고 마음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리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의 후반부에는 회복력을 키우는 법이나 나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사랑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분 역시 나를 조금 더 사랑하는 방법으로 마음에 새길 것이 많았다. 특히 자존심이 자존감과 같지 않음을 정확히 설명하는 파트는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큰 깨달음이 되었다. 최근 아이와의 일, 일상의 권태감 등으로 다소 약해졌던 마음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초록색으로 적힌 글씨들만 다시 읽어보았는데, 한 마디 한 마디가 위로로 느껴져 무척 좋았다. 혹시 많은 양의 글을 읽는 것이 어렵다면, 부디 이 초록 글씨로라도 힘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와닿는 문장이 있는 챕터 만이라도 읽어가다 보면 유리멘탈로도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최근에 당신은 언제 무엇을 하며 즐거움을 느꼈나요? 기분이 좋아서 또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나요?” (p.184)

이 물음에 매번 무엇인가를 대답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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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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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언니를 죽였나요?

매미 소리가 뒤늦게 내 고막을 두드리고, 나는 포기에 가까운 허무함을 안은 채로 손에 들고 있던 짐을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당신이. 언니를. 죽였나요? (p.24) 

 

 

책을 읽을 때 사전정보를 갖지 않으려 노력한다. 진짜 유명하다든지, 좋아하는 작가님이라서 기다렸다 만나는 책이 아니고서는 작가가 누군지, 앞의 책이 무엇인지, 이 책은 어떤 내용인지 검색하지 않는다. 오롯이 책 자체로만 책을 즐기고 싶은 욕심에서다. 이 책 역시 일본소설, 친구가 죽는 소설 정도만 알고 시작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은 시골의 몇몇 아이들이 만든 아지트, 피터 팬의 '네버랜드'에서 벌어진 아마네의 추락사를 배경으로 한다. 친구의 죽음으로 영향을 받은 아이들의 삶은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가장 크게 상처받은 기리는 우연히 만나게 된 아마네의 동생 유키네를 통해 타임리프를 시도하며 친구들의 미래를 바꾸려 노력하게 된다. 

 

솔직히 사건이 열한 살에 발생했다는 점이 몰입을 방해했다. 친구들과의 어른도 없이 아지트에서 죽기는 어린 나이기도 하고, 그 나이에 죽은 친구 때문에 8년을 내내 그늘 속에 지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생각했기 때문. 그 나이의 아이들은 꽤 많은 것을 경험하지만 또 새로운 경험으로 잊고 살지 않나. (사실 이 점은 여전히 유키네를 위해 할 수 없이 나이를 낮추었다 생각하는데, 유키네가 열한 살이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나이를 머릿속에서 지운 상태로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에서 몰입되지 않는 포인트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아이들의 나이였고, 다른 하나는 기리의 태도였다. 물론 후반부에 극적으로 변화하기는 하지만, 스스로의 삶 전체를 말아먹을 정도로 힘겨워했으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너무 소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나 생각했던 것. 

 

사실 나는 처음부터 '그 아이'가 범인이라고 생각했다. 범죄소설을 보다 보면 범인들이 보이는 양상들이 있는데,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그 아이'는 그 양상들을 모조리 가지고 있던 것! 기리는 몇 번의 타임리프 후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게 되고, 다소 이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그 해결 방법이 과연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어 책을 덮을 뻔했다. 삶에 대한 주체성이 없는 주인공이 대체 타인에게서 뭘 바꿀 수 있다는 말인가.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버리는 사람들이 누군가를 바꿀 수 있다는 설정은 절대 청소년들이 읽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마음으로 '나'의 삶을 살길 바라기 때문에) 그래도 몇 장 남지 않았으니 마저 읽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다 보니, 기리도 드디어 스스로를 위해 생각하고 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른이 되지 못한 채 과거에 남겨진 웬디이자 팅커벨이기도 한 외톨이인 너의 곁으로. 가까운 듯 하면서도 먼. 닿을 듯 하면서도 닿지 않는. 오른쪽에서 두번째로 빛나는 그 별에 있는 너를 지금부터 내가 데리러 갈게(p.348)”라며 다시 창문을 넘는 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 결과 모두가 행복한 여름을 다시 맞이하게 되기도 했고. 

 

내가 일본소설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보니, 대사가 오글(?)거리기도 했고, '추억의 물건으로 후회의 순간으로 가는 타임리프'라는 소재가 낯설게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은 다양한 독자층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의 유기성도 좋았고, 행동에 따른 변화를 깨닫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깨달음도 있었다. 

 

특히 역설적이면서도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마지막 문장이 너무 좋았다. “그때 '어른이 되겠다'고 결심한 나만이 지금도 여전히 '오른쪽에서 두 번째'로 빛나는 그 여름 일을 기억하고 있다.(p.383)”

'어른들을 갈 수 없는 나라'지만, 어른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만 기억하는 일. 

어쩌면 우리도 하나쯤 품고 있을지 모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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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 타인의 감정은 내 책임이 아니다
캐런 케이시 지음, 방수연 옮김 / 센시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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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음 먹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선택은 우리 몫입니다. 어디로 가든 우리는 자신이 결정한 모습대로 살아갑니다. 우리가 결정합니다. 이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입니다. 씁쓸한 인생을 살지, 달콤한 인생을 살지는 우리가 결정합니다. 매 순간 평화로 대응할지 두려움으로 대응할지는 우리가 결정합니다. 사실 인생을 '더 달콤하게' 만드는 데는 그리 큰 노력이 들지 않습니다. 다만 의지는 필요합니다. 인생길에서 마주치는 경험과 인생의 동반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 바꿀 의지 말입니다. (p.14) 

 

 

세상의 모든 사람은 고난을 만나고, 상처를 받는다. 물론 그 무게는 다를 수 있지만, 고난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도,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도 없다. 그저 저마다 다른 일을 겪고, 다른 것에 아파할 뿐이다. 각자 이겨내는 정도가 다를 뿐이다. 그런데 종종 '왜' 힘든지를 타인에게서 찾는 이들을 보곤 한다.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해서”, “저 사람이 나를 괴롭게 해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서로 어깨를 기대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기에 타인과의 관계맺음은 당연하지만, 꼭 그들에게서 상처까지 받아야 할까?

 

『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은 불행한 유년기와 결혼 실패 등으로 알코올 중독을 앓다가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기록한 책, 「날마다 새로운 시작을」등으로 650만명이 넘는 독자를 만든 캐런 케이시의 신간이다. 타인이 아닌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그녀의 단단한 메시지를 담은 책으로, 독자가 자기결정력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음만 먹으면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다고, 내가 결정한 삶을 말하는 그녀가 들려주는 12가지 삶의 원칙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말이기도 하나, 어쩌면 그래서 더 와닿는 문장들이었다. 사실 우리는 이미, 내 삶을 결정하고 나아가는 '정답'을 알고 있지 않나. 실천하지 못할 뿐. 

 

『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에서는 타인에 감정에 흔들리지 말라, 사소한 것은 사소하게 넘겨라, 기쁨은 '지금'에서 찾아라, 타인이 아닌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 빠르다, 타인의 감정은 타인의 것이다, '너'와 '나'는 다른 사람이다, 타인의 감정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타인을 지적하지 말라, 날마다 하나씩 실천해나가자,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자, 우연한 경험은 없다, 마음이 하는 소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라 등의 주제로 이어지는 그녀의 조언이 이어진다. 물론 이미 익숙한 말도 많고, 머릿속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지 못해서 지키지 못한다. 그래서 이렇게 쉬운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주는 책들을 읽으면 머리가 꽤 명쾌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의 작가역시 그런 반복을 통해 단 하나라도 지금 실천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책은 본론에서 한번, 결론에서 한번 12가지 법칙을 강조해주는 듯 하다. 

 

통제할 수 없는 '남'에게 신경쓰고, 그를 바꾸려 노력하기보다는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 시간적으로나 에너지적으로나 경제적이다. 우리는 모두 그것을 알지만 쉬이 실천하지 못한다. 기쁨을 오늘에서 찾으라는 작가의 말처럼,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방법도 '오늘'부터 찾는다면 우리의 삶은 보다 명료해지리라 생각해보며, 『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의 내용을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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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춤
김지연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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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단어가 떠오를까. 차례상, 송편, 가족 등 여러 가지가 떠오르겠지만, 아무래도 추석 하면 역시나 '보름달'이다. 그래서일까, 추석과 관련한 여러 그림책에도 반짝이는 보름달은 빼놓을 수 없는 소재 같다. 방긋 웃는 보름달과 풍성한 차례상 등의 일러스트는 익숙한 만큼 편안함을 준다. 매년 추석마다 다양한 그림책들을 만나왔는데, 이번 추석에 만난 그림책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름달을 만나본 계기가 된 것 같아서 많은 분께 소개하고 싶다, 

 

김지연 작가님의 『달빛춤』은 달과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사실 이 책은 엄마가 더욱 반해 냉큼 데리고 온 그림책으로, 정말 어느 페이지 하나 빼놓지 않고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그림뿐인가! 오래도록 유지되며 우리나라의 정신과 문화예술에 기반이 되었던 불교사상과 설화 속 주인공들이 만나 평화롭고 온화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더욱이 나라와 성별, 나이 등을 모두 초월하며 함께 추는 달빛춤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자아낸다. 우리 아이는 모두가 어우러져 춤을 추는 장면을 『달빛춤』에서 가장 멋진 장면으로 뽑았는데, 그 이유가 “휠체어 탄 사람도, 외국인도 함께 우리나라 춤을 추는 것 같아서 너무 아름다워”였다. 나의 눈에도 그 장면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가슴 벅찬 장면이 될 것 같다. 

 

『달빛춤』의 내용도 뭉클하지만, 일러스트가 특히나 아름답다. 일러스트에는 검정과 흰색, 노란색, 파란색만이 사용되는데도 단조로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각각의 색이 서로를 돋보이게 만들며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또 일러스트에서 느껴지는 동양적 아름다움은 더욱 색다른 아름다움으로 느껴진다. 다양한 탑의 모양과 나무, 과거와 현대, 동양과 서양이 한데 어우러진 듯한 여러 장면은 마치, 『달빛춤』으로 인해 전 세계가 화합한다는 의미로 느껴져 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뒤표지에 “한바탕 춤추고 한바탕 동무 되니 온 누리가 하나, 온 누리에 평화”라는 문구가 더욱 뭉클하고 간절하게 느껴졌다. 

 

『달빛춤』은 꼭 천천히 감상하시면 좋겠다. 산봉우리가 몇 개나 있는지, 탑은 몇 층을 이루고 있는지, 어떤 동물이 등장하는지, 사람들이 만들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여러 사람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등을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읽으면 이 책의 아름다움을 더 깊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빛춤』을 추면 너도, 나도 하늘이 된다. 우리가 모두 하늘이 된다. 한바탕 춤을 추고 한바탕 친구가 되고 나니 온 세상이 하나 되고, 온 세상에 평화가 가득하다. 김지연 작가님이 『달빛춤』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으셨을 이야기들을 온 마음에 담아본다. 지금처럼 무엇이든 풍족하여 오히려 더 외롭고 슬픈 시절, 진짜 추석이 주었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아름답고 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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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움직이는 한 줄 고전의 힘 - 아이가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바른 교육 시리즈 34
이은정 지음 / 서사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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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요인과는 별개로 같은 일을 겪었는데도 유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이가 있습니다. 본래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거나 잘못된 생각방식으로 과하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이 유형의 아이는 일어난 사건과 감정을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른도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 사건과 나의 감정을 분리하여 내가 과하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비슷한 상황이 여러번 반복되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습니다. (p.206)

 

 

어제 아이를 낳고 처음, 언성을 높여 혼을 냈다. 사소한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친구에게 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나니, 제대로 짚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낯선 반응에 우는 아이에게 사과전화를 하게 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적게 했다. 동요하지 않은 척 했지만 내 마음이 더 힘겨워 아이가 잠든 후 손이 아플때까지 명심보감을 필사했다. 그러고도 진정되지 않아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을 다시 펼쳐들었는데, 결국 「맹자」의 고자 한 글귀가 나를 울리고야 말았다. 하늘이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기르게 한다는 문구에, 나는 언제까지 흔들려야 참을성있는 엄마가 되려나 하는 후회가 들어 엉엉 소리내서 울었다. 

 

오늘 아침, 횡단보도에서 아이의 친구가 아이를 꽉 안아주며 “어제 마음이 많이 힘들었구나, 나는 언제든 기다려줄 수 있어”하는데 다시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도 이렇게 너른 가슴을 가졌는데, 나는 무얼하는 사람인가. 얼마나 부지런히 공부해야 사람구실을 하련가. 어쩌면 여전히- 아이보다 나에게 고전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을 놓을수 없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마음을 보듬고 생각을 깨우쳐줄 고전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때는 고리타분하다 생각했던 고전을 다시 읽으며, 묘한 깨달음들을 얻었다. 그래서 아이와도 명심보감 필사를 시작했는데,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에게 깊이 닿지 않는 문장들이 많았다. 그러다 만나게 된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은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큰 전환점이 되었다. 고전을 제대로 느끼는 법부터 아이와 확장할 수 있는 대화와 생각까지 제시해주었던 것. 그래서 막무가내 고전읽기가 아닌 마음에 닿는 고전, 우리를 돕는 고전으로 전환시켜준다.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은 여러 감정에 흔들리는 아이와 부모가 고전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책으로서, 질투나 열등감, 학습과 감정조절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게 될 여러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 고전이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부모를 위해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부터 고전을 재미있게 읽는 법, 부모와 아이가 고전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한 방법들까지 알려주어, 실질적인 고전활용을 가능하게 돕는다. 

 

더욱이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에서는 채근담, 논어, 명심보감, 논어, 맹자 등 무척이나 다양한 고전에서 마음에 닿는 글귀들을 발췌해주고, 이를 쉽게 풀어주기 때문에 고전을 보다 편안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여러 상황에 맞는 글귀, 접근법, 아이와 나눌 질문, 다른 친구들의 생각, 마음으로 담기 등 여러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엄마도 아이도 한결 편안하고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 나 역시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를 읽으며 아는 글귀는 더 깊게, 모르던 글귀도 쉽게 이해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책의 뒤편에는 완역본으로 읽기를 추천하는 고전과 초등학생이 만나면 도움이 될 고전목록을 제시하고 있어, 훗날 확장독서를 할 때에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논어에서는 이미 일어난 일은 들추지 말고, 지나간 일은 다시 탓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맹자는 자식을 가르치지 않는 것보다 가르기 위해 질책하여 아이와 멀어지는 것이 더 나쁘다고 했다. 수천 년전의 문장들이 이렇게 또 나를 울리고 가르친다. 결국은 돌고 돌아, 다시 고전이다.

 

어쩌면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은 아이를 움직이게 하려면 내가 움직여야 된다는, 따끔하고도 따뜻한 충고는 아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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