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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시화 에고 2 - 일상과 우주를 넘나드는 천 편의 시와 그림책 ㅣ 천일시화 에고 2
정다혜 그림, 현우철 글 / 우철 / 2016년 6월
평점 :
시 ... 현우철.
그림 ... 정다혜.
제목이 천일시화다.
천일간 하루 1편씩의 시를 쓰고 그 시에 그림을 그린것이다.
매일 일기 쓰는 것도 쉬운게 아닌데... 단순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는 것도 아닌 시를 쓴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것 같다.
이미 써져 있는 글을 읽는 입장에서야 그냥 단순하게 읽히지만 그 글이 완성되기까지의 감성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을텐데... 그럼에도 이 책속에 써져있는 시들은 참 쉽게 다가온다.
반복되는 표현들이 많고 그냥 무심히 생각나서 쓴거 같은 그런 느낌이다.
의미를 생각해야 하는 함축적인 표현들은 거의 없다.
그냥 읽으면 읽는대로 그대로 그 느낌이 전달된다.
이렇게 쉽게 읽히도록 글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일기든 편지든 단순한 한줄의 문장으로 카드를 작성하더라도 고민하고 쓰고 지우고 생각하고 해봤던 기억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책 쓰는법, 글 쓰는법, 한줄 문장 만드는 법 등등 글쓰기에 대한 책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겠는가.
이 책은 1천편의 시를 모두 담고 있지는 않다.
천일시화는 총 10권이라고 한다.
한권에 100편의 시와 100개의 그림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2권이라 순서에 101로 시작된다.
101~200까지.
쉽게 읽히고 이해되는 시 100편에는 정다혜님의 그림 100개가 조화롭게 함께 한다.
초등하고 어린 아이의 그림일까 싶은 생각이 드는 그런 그림이다.
그림의 캐릭터 이름은 '에고' ... 자아를 의미한다.
그냥 삐죽삐죽하게 그려놓은 것 같은 단순함 속에는 의미가 확실하게 담겨있다.
검은자와 흰자만으로 표현된 각각의 눈은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뜻한다.
두개의 선으로 항상 벌려져 있는 입은 꾸밈없고 숨김없는 마음의 통로를 열고 있는 모습이란다.
삐죽하게 솟은 5개의 머리카락은 어릴때의 자아가 곧 잠재력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단다.
그리고 3개의 손가락과 1개의 투명한 엄지손가락으로 표현된 손의 경우 3개의 손가락은 부족한 우리의 모습이고 투명한 엄지 손가락은 욕구를 뜻한다고.
어쨌든 단순하게만 보이던 캐릭터가 의미를 담고 계속 시를 표현하며 페이지마다 자리한다.
다양한 색감과 함께...
그런데 뒤에 컬러 그림을 작게 다시 그려넣으며 흑백으로 단순하게 그려놓은 것이 더 느낌이 있어 좋은 경우도 많다.
처음에 '에고'는 낯선 느낌이었는데 계속 보게 되니 은근히 익숙해져서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111편의 사랑과 행복.
세상에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고 변해야하는 것들이 있음을 담백하게 나열한다.
그리고 끝에 처음 등장했던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그게 사랑이었으면... 행복이었으면... 좋겠다는 시.
그래... 나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도 같은 마음일거 같다.
129편 한세상을 사네.
끝 글귀가 딱 좋다.
복잡하고 심각하게 살아도 어차피 한세상을 살고 단순하고 재미있게 살아도 어차피 한 세상을 사네.
그렇게 단순 명료한 시들과 어울리는 에고의 모습으로 100편을 만났다.
총 10권중 이제 2권이 나왔으니 앞으로 8권이 얼마의 시간을 거쳐 출간될지 모르지만 꽤 궁금해하며 신간을 기다리게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