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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 - 일이 놀이가 되고 놀이가 휴식이 되고 휴식이 삶이 되는 이곳
김재이 지음 / 부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은 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이곳에서 난 제주의 그들의 모습을 생각한다.
아는 지인들중에 어찌 어찌 제주와 관련한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서 몇명이 있다.
살다가 뭍으로 나온 사람, 제주에 가서 정착하고 사는 사람, 제주가 고향인 사람.
지금은 서울에서 직장생활하고 있지만 고향인 제주로 꼭 돌아갈 생각을 하는 이는 있고 이번에 제주에서 시의원 출마를 하는 분도 있다.
공통적인 이야기는 바람이 정말 어마어마 하다는 것.
보통 얘기하는 돌.바람.여자라는 이야기가 맞단다.
돌... 정말 많다고.
제주에서는 여자가 살림도 일도 한단다.
여자가 집에서 살림만 하는 경우는 없단다... 생활력 정말 어마어마 하다고.
제주 남자와 재혼해서 몇년간 제주에서 살다가 다시 헤어지신 분의 이야기에서 정말 제주 사람들이 갖고 있는 여성의 1인 다역에 대한 생각은 너무나 당연하게 드러난다고 ... 황당해 하시며 열변을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만큼 자연도 사람들도 평범하지 않다.
이 책속에서 내용을 접하며 자연의 현상들은 그곳에서 사는 것이 동경이 되면서도 또한 주저되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서울로 공부하러 온 대학생 어머니께서 잠시 서울에 오셨다가 제주에서는 머리가 차분히 있을수가 없다며 이곳에서는 너무나 차분한 머리가 너무 좋더라고 하시던데... ㅎㅎ 그만큼 바람의 힘은 대단하단거겠지.
몇년전 제주에 다녀온적이 있다.
3일의 짧은 시간을 쪼개어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부분적인 관광이었을 뿐이다.
책 속에서 소개된 구석구석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시간은 없었다.
내가 갔던 기간이 그래도 날씨가 꽤 좋은 시기였다고 하던데 내게는 조금 습한 날씨여서 그렇게 좋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제주 아이들중에는 아토피가 꽤 있다고 한다.
그래도 제주가 좋아 제주로 이주해서 이런 저런 모습으로 살아가며 만족하고 나누는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들을 내가 현장에서 볼수 없지만 이렇게 책 속에서 만나니 반갑다.
신선한 맥주를 먹고 싶어 받게 된 생맥주 양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펜션에 카페를 열어 손님들과 맥주를 나눌수 밖에 없었다는 이들의 이야기는 저절로 웃음짓게 한다... 정말 좋아하나보다^^
사진찍어주는 남편과 가야금을 켜는 아내가 하는 펜션의 카페에서 같이 생맥주 마시며 여행이야기, 인생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 왠지 그 자리에 같이 있어야 할것만 같다.
제주의 방언들은 다른 지역의 방언들과는 무지하게 다르다.
육지의 다른 지역들 방언은 그래도 문맥상 느낌으로 이런 말이겠구나 이해가 되는데 제주의 언어는 정말 뭔소린가 눈이 꿈벅꿈벅하게 한다.
책속에 소개된 몇몇 제주 방언들은 이런 뜻이야 하면서도 수긍되지 않는 너무도 다른 느낌의 외계어다.
일반적으로 요망하다는 말은 요사스럽고 망령되다.언행이 방정맞고 경솔하다는 것이라 그렇게 좋은 뜻이 아닌데 제주 방언의 요망지다는 똑똑하고 야무지다는 뜻이란다.
너무나 다른 뜻, 느낌이다.
사람을 따르는 고양이를 보고 동네 사람들이 '고냉이가 요망지다'라고 하는 제주 사람들의 말을 지나치다 듣게 된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그 뜻대로 다가오지 않았을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한번 알고 나서 듣게 되면 새로운 의미로 들려오겠지.
제주에 이주해서 자리 정하고 공사하는 우여곡절들과 주변 이웃 사람들 및 도움을 준 많은 이들과 새로운 이주민들의 삶에 대해 조곤조곤 풀어놓은 내용들도 좋고 제주의 여러 소소한 일상들을 볼 수 있음도 좋다.
공사업체 선정이 어려워 고생고생하며 도와주는 지인들과 스스로 집 수리하는 이야기 읽으며 내가 제주로 이주한다면 이렇게 해야 할까? 싶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공사를 하는건 아니니까^^
혹시 또 모르겠다... 집 짓는 것과 관련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책으로 본적이 있고 나름 인테리어 노하우도 조금은 있어서 나도 내 공간을 내 스스로 지으려는 생각을 할 수 도 있을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공간 꾸미기... 생각만 해도 좋지 않나? 물론 현실은 무지하게 절망하고 힘들고 시행착오 격을것이 확실하지만 말이다 ㅋ
다양한 사람들이 제주로 이주를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는 이 책뿐 아니라 잊혀질만 하면 한번씩 방송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그들의 여유롭고 자연을 벗한 삶의 이야기들은 나도 그 옆 동네로 건너가고 싶은 생각을 한순간 들게 만든다.
그러나 그저 그 순간이다.
지금도 베트남에 10일정도 출장 다녀온 동네 동생이 들려주는 그곳 사람들의 스트레스 없는 행복한 삶의 이야기는 또 이국땅 같은 제주만큼이나 마음을 끈다.
동생이 같이 가서 그곳에서 스파게티 만들고 커피를 팔면서 사람을 사람답게 위하는 사람들속에서 같이 살아보잔다.
ㅎㅎ 마음은 굴뚝이지만 실행은 마음과는 별개다.
글쎄... 언젠가 좀 더 나이 들고 느긋한 일상을 꿈꿀때 제주든 베트남이든 서울 근교가 되었든 그 어느곳인가에 자리하게 되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이들이 제주로 이주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헤쳐나간 여정, 주위 사람들의 경험담이 내게 시작하기전 마음 다짐에 도움이 될것 같다.
모든 시작은 평탄할수 없고 힘들다고 시작을 포기하거나 망설일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최종 모습을 위해 감수해야할 여정이란걸 ... 그래서 나도 그 곳에서 또 누군가에게 그 일상을 여정을 전해줄수 있을것이다.
그냥 제주에 대한 좋은 모습, 경관, 먹거리, 이국적인 분위기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진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들이 잔잔하고 다정하고 따뜻해서 새로웁다.
제주에서 나를 다른 사람들을 생각한 그들의 생각을 보고 느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