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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우리 집으로 와 - 아이 140여 명을 가정위탁한 할머니의 유쾌한 감동 실화 (2016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리오 호가티 지음, 메건 데이 엮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책이다.
맨 뒤 <이야기를 마치며>에 나오는 76세의 할머니가 대형트럭면허를 갱신하는 내용에서는 뭉클해지면서 주변 사람들이 박수를 쳐 주었듯이 나도 열렬한 박수를 마음으로 같이 치게 된다.
140명의 아이들을 여러 사연들로 가정위탁했던 아일랜드 할머니 리오 호가티여사의 실화이야기다.
기관을 통해 아이들을 위탁했던 것이 아닌 그저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아이들을 데려다 안전하게 보호하고 씻기고 먹이고 아이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기관과 서로 연계하며 돌보았던 다양한 사례들을 무수하게 소개하고 있다.
가진것이 많아서 베푼것도 아니고 자식이 없어서도 아니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돌보았던 아이들에 대한 에피소드만 정리해 놓은 것이 아닌 그녀의 어린시절 가정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주변 사람들을 대하던 행동이나 남편을 만나 가정을 만들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대형먼허를 따고 여기저기 다니며 물건들을 파는 그녀의 삶의 전반적인 부분들을 먼저 들려준다.
그녀의 성장과 기질을 이해하고 그녀가 아이들에게 갖게 된 마음들이 그저 우연한 시작이 아니란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웬만한 남자 아이들 보다 용감하고 호기심 많고 당당했던 그녀가 친구나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도 배려하고 챙기는 모습들을 볼때 그녀 속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천성이라는걸 의심할수 없게 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친구나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해 주저없이 손 내밀고 보듬을수 있는 마음.
자신이 베푼 사랑이 보답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실망하거나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아이들의 안정된 상황을 위해 짧게는 몇일에서 수년간을 돌보며 아낌없이 사랑했던 마음이 너무나 대단하다.
이 책이 나온지 이미 몇년이 지났지만 그녀는 지금도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단다.
어쩌면 지금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위탁했던 아이의 아이를 다시 위탁하기도 하고 떠나갔던 아이가 다시 돌아와 더 머물다 가기도 하고 주변에 머물며 서로 왕래 하기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연락이 오기도 하고 아예 소식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도 허다하고 말 한마디 없이 영화보러 간다고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아이, 잘 지낸다는 소식을 꾸준히 전해오는 아이들 등등 그녀가 위탁했던 아이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녀의 삶에 존재했었다.
그녀에게 중요한것은 아이들이 거리나 위험속에 방치되지 않고 보호 받다가 안정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도움을 베풀었을때 그에 맞는 되돌아옴을 기대하게 된다.
그렇지 않았을때의 실망감, 배신, 서운함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것이 중요치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오래도록 무수한 다양한 아이들을 위탁할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일생에 그녀와 마음을 나누고 함께 했던 지인들이 있었기에 그런 일들이 더 잘 진행되었을 것이다.
마음이 맞고 뜻이 통하고 함께 의기투합할수 있었던 벗.
그래서 벗을 잃고 나서 방황의 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에게 아이들을 챙기는 일은 멈출수 었는 일이었고 그녀를 강하게 하는 힘이 되었을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멋진 할머니.
처음 책 제목을 대하고 내용을 얼핏 알고는 참 단순한 아이들 사랑의 이야기려니 했는데 누구나 할수 없는 놀라운 삶을 산 감동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마음이 있어도 선뜻하게 되지 못하는 일, 재력적으로 부족해서 머뭇거릴수 있는 일, 겉 모습이나 성격적인 트러블로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서 더 힘들다고 생각할 만한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보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 누구나 인정할만한 상황인데 어떠한 경우도 조금의 주저함 없이 실행으로 옮겼던 그녀의 마음과 행동에 책을 덮으면서도 우리는 감히 고개도 들수 없다.
보통 도전받고 그런 삶에 대한 마음의 움직임이 생기게 되는데 이건 그런 단순한 도전이나 마음의 움직임이 갈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분들이 흔하지 않고 가정 위탁을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어렵게 결정하고 헌신하고 계신지 ...
같은 일을 할수 없더라도 우리 주위의 아이들을 보며 관심을 갖고 직접적으로 도움은 주지 못하더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해당 기관을 통해서라도 도움을 청할수 있는 눈길과 마음의 문은 열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