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본받아 (리커버 양장 에디션) - 라틴어 원전 완역판
토마스 아 켐피스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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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고전으로 참 유명한 책이다.

그.래.서... 예전에 이 책을 읽은 줄 생각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다는 생각을 정말 의심없이 했다.

왜.냐.면... 책장에서 오래 된 옛 서적으로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본 기억이 있었기에.

아.마.도... 착각은 아닌듯 싶다.

책장에 있었고 너무나 유명해서 잘 아는 제목이고 단지 꺼내 읽지 않았던듯.

작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었기에 루터와 관련한 책들이 여러권 출간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그리스도를 본받아' '천로역정'도 새롭게 출간되었다.

왜인지 새롭게 출간되는 두 서적이 궁금했다.

새롭게 읽어봐야지... 하면서 이 책들과 만났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읽어가면서 내가 이 책과 처음 만났다는 것을 알았다.

의심없이 펼쳤던 책이라 살짝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ㅎㅎ

시작하기에 앞서 서두에 저자인 토마스 아 캠퍼스에 대한 이야기와 다른 저자라 생각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주목할 만한 인물들, 그 시대의 여러 상황들 및 이 책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여러 배경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정리되어 있다.

본 내용에 들어가기도 전에 서두에서 이미 왕창 집중하고 깊이 있게 빠져들었다.

역사 이야기... 이것이 소설로 나오든 영화로 전해지든 실제했던 옛 이야기들이 현재에도 영향을 주고 연결되는 부분들이 참으로 흥미로워서 언제나 인기있는 소재로 되풀이 되는 것처럼 이 책을 읽기전의 사전 지식으로 만난 내용들이 참 좋았다.

그.리.고... 본 내용으로 들어가 읽어가면서 잠시 잠시 멈춰서 내용을 음미하고 내 생각도 함께 어우러지게 된다.

내가 동감하는 이야기들, 새롭게 가져보게 되는 생각들, 저자의 의도와는 조금은 다른 생각으로 골똘해 보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띄엄띄엄 이어간다.

4권으로 된 것을 담았다.

1권 영적 삶에 유익한 권면들

2권 내면의 삶에 관한 권면들

3권 내적 위로

4권 성찬에 관한 경건한 권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조목조목 일러주는 권면들이 세세하고 따뜻하고 섬세하다.

교회에서 몇년간 정규반이 아닌 새친구반을 맡으며 전반적인 행정적인 일을 보조하는 일을 해 왔다.

올해는 고2반을 맡아 오랜만에 아이들과 정규적인 성경공부를 하고 교제를 하게 된다.

내게도 하나님과 나에 대해 성경적으로든 생활적, 영적 훈련으로 많이 생각하고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지만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부분적으로 전해주고 함께 대화를 나눌 내용들이 많아서 올해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귀한 교재가 될것 같다.

아이들이 진지하게 내용을 같이 나누게 된다면... 연말 선물로 한권씩 선물로 주게 될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내용이 너무나 잘 다가온다는 거다.

문체가 정말 잘 쓰여졌다.

생각할 것은 많지만 이게 무슨 내용이지 하고 여러번 읽으며 내용을 이해해야 하는 글체가 아닌 그냥 읽으면 '이런 이야기구나'하고 그냥 이해가 된다.

한마디로 쉽게 쓰여졌다.

이렇게 쉽게 읽히고 이해되게 쓴다는 것이 쉬운게 아닌데... 저자가 쓴 다른 책들도 궁금하다.

예전에 보았던 연극이 떠오른다.

철학박사가 쓴 2인극 희곡을 무대에서 만났을때 그 깊이 있는 내용을 얼마나 쉽게 이해되도록 작품을 썼는지 저자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었었다.

지식이나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이 전문 용어를 즐겨 써서 그 수준이 가늠 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언어로 수준이 높지 않은 이에게 충분히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걸 확실히 느꼈었다.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이 제대로 다가온다.

엄청난 내용을 담았지만 담백하게 긍정하고 도전받게 하면서 정말 이런 생각으로 이렇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도록 글을 쓴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

저자가 같은 수도사들을 대상으로 쓴 것이겠지만 과거에도 지금 현재에도 누가 읽어도 좋을 고전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있었다.

예전 한창 어릴적에 읽었어도 좋았겠지만 그래도 세상을 조금은 살았다고 하는 지금 읽게 된것은 지금이 이 책을 읽기에 딱 좋은 때가 아닐까 싶다.

양장본으로 나와서 책꽂이에 꽂아두고 자주 조금씩 읽어가기에 책이 많이 구겨지지 않을것 같아 다행이다.

그동안 많은 번역본들이 무수히 나와 있다는데 이 책은 <라틴어 원전 완역판>이라니 더욱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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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라테
김흥숙 지음 / 서울셀렉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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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생각없이 제목을 '생각라떼'라고 적었다.

습관적으로 ㅎㅎ

습관이란 것이 정말 자신도 모르게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드러난다.

아마도 생각도 행동도 이제껏 살아오면서 각인되고 오래도록 익숙하게 해왔던 동작으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같다.

선입견도 그렇게 드러나는게 아닐까?

김흥숙님의 생각을 담은 '생각라테'를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다니... 그 따스함과 삶에 대해 가지는 애정과 사랑이 머리로 공감되고 마음은 흔들어 놓는다.

이 글 참 좋다~ 책갈피로 표시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다 그냥 쭉 읽어간다.

책갈피 끼워 넣는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

거의 모든 내용들이 계속 멈추게 하고 생각하고 느끼게 하니까.

보통 라디오를 진행하는 분들은 프로그램에 작가들이 있어서 멘트도 좋은 글들도 주어진 대로 본인은 읽어나가는 걸로 아는데 저자는 자신이 쓴 글을 방송도중에 전했던가 보다.

이미 여러곳에 칼럼을 쓰고 글쓰기를 해 오던 분이라 자신이 쓴 글을 자신이 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매일 한편씩 전해주었던것 같다.

그 글들을 모아서 이렇게 한권의 책으로 만나니 매일 단 한편을 들으며 공감하고 함께 느끼던 애청자들과는 달리 무수한 날들의 좋은 글들을 이렇게 한번에 볼 수 있어 감사해야 하겠다.

어.쩌.면... 매일 한편이 만나는 기대와 기다림이 더 좋았을까?

2012년 봄부터 2017년 가을까지 진행했던 tbs의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 방송에서 전했던 글들을 몇월 몇일이었는지 적어서 꼭 일기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다.

1월~12월까지 매 달별로 모아서 몇편씩 전해주는 글들 속에는 그 계절에 어울리고 그 달에 전해지는 감성과 날씨, 느낌들을 가득 담았다.

여러해의 이야기들이라 궂이 년도를 표시할 필요는 없었다.

단 하루... 2014년 2월 14일은 년도까지도 표기했다.

그날을 특별하게 전하고 싶어서였겠지.

2월 14일... 뭐 연인들의 날인 발렌타인데이여서? ㅎㅎ 하필 그날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지만 미처 모르고 잊고 있던 날이어서 마음이 짠했다.

사랑을 고백하며 진한 초코릿을 한가득 준비하는 들썩들썩한 날이지만 1910년의 그날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을 선고받은 날이란다.

러시아 소치 올림픽을 보면서 인간의 위대함을 생각하고 그 위대함속에서 안중근 의사를 떠올린 이야기에 한순간 숙연해졌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게 손님이 되고 나도 이 지구에 손님으로 왔다 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이름 뜻을 전하며 이름값 하면서 사는 것에 대해서 또 같이 생각해 본다.

그렇게 흥숙님이 세상에 대해 갖는 생각들을 통해 나도 생각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다짐하고 또 다른 관점을 가져본다.

책을 통해 글을 통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 보고 나도 그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또 다른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책 읽기에 빠지게 되는 까닭이 아닐까 싶다.

여행서나 다른 나라의 누군가를 통해 다른 세계관과 문화적 사고를 해 보게 되고 여행도 하고 생각지 못했던 사고도 해 볼수 있고.

좋은 글... 많이 만나고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주위 친한 지인들과 하루 하루의 좋은 글들을 나눠야겠다.

어떻게 나눌까?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손쉽게 빠르게 소통할 수도 있지만 종이 한장을 꺼내 들고 한줄 한줄 내 글씨속에 마음을 담아서 적어보면 어떨까 싶다.

가게 앞 유리에 붙여놓고 오며가며 지나치는 사람들 중 바쁜 누군가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잠시 눈길 머물다 가라고 그렇게 소박한 방법으로 느릿하고 소통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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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리 블라이의 세상을 바꾼 72일 넬리 블라이 시리즈
넬리 블라이 지음, 김정민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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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오기 전... 그보다는 이 책을 읽기 전이 맞겠다.

넬리 블라이라는 여인에 대해 들어본적도 아는 내용도 없었다.

출간에 부처에서도 옮긴이가 적었듯이 그녀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녀에 관한 대표적인 책 2권... 72일간의 세계일주와 정신병원에 스스로 들어가 실체를 파헤친 10일간의 잠입취재기를 접하고 동시에 한국어 책으로 출간해준 출판사와 옮긴이 덕분에 그녀의 매력을 제대로 만날수 있게 되었다.

2권중에 어느 걸 먼저 읽을까? 선택의 순간에 난 72일을 골랐다.

왜.냐.면... 그녀가 세계일주에 영감을 얻은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나도 이미 재미나게 읽었었기에 그녀가 떠나는 세계 여행의 일정을 먼저 만나고 싶었다.

정말 꽤~ 오래전, 청소년기에 읽었던 소설이라 어느새 부분적으로 기억하고 많은 내용들이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그녀가 떠난 세계일주 여행지들이 '80일간의 세계일주' 여행과 맞물리는 것은 아니고 같은 이야기를 담은 것은 아니지만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 여러 나라의 비교되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빠져들게 한다.

보통 우물안 개구리라는 말을 많이 한다.

늘 익숙하고 같은 곳에서 같은 사람들과 상황들에 메어 있어서 사고가 한정적인 경우를 이야기하는데 딱 그 상황을 탈피하는 제대로 된 방법이 여행인것 같다.

1887년 미국은 여성에게 참정권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지역신문에 여성폄하 칼럼을 보고 반박글을 기고하면서 편집장의 눈에 띄어 기자의 길을 걷게 된 여성.

23세에 정신병원에 잠입해 취재해서 세상에 병원의 인권유린 실태를 폭로하고 2년후 25세에 소설'80일간의 세계일주'에 영감을 얻어 80일보다 짧은 기간에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실행을 한 여성.

지금과는 다른 여성에 대해 그렇게 우호적이지도 않고 사회생활의 제대로된 처우가 있던 시대도 아닌 때였다.

미국만 그러했을까?

시대의 상황을 어디나 다르지 않다.

그녀가 미국저지시티를 시작으로 영국런던, 프랑스 아미앵, 이탈리아 브린디시, 이집트 포트사이드, 예멘아덴, 스리랑카 콜롬보, 말레이시아 패낭, 싱가포르, 홍콩, 일본 요코하마,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카고를 거쳐 첫 출발지인 저지시티.뉴욕으로 돌아오기까지 72일의 여행 이야기를 담았다.

그녀가 지나왔던 여러 나라와 도시들, 사람들, 배나 열차 등 다양한 운송수단들,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과 환경 및 각 나라가 가지는 문화의식과 사람들의 생각이나 생활방식의 차이에 대해 느끼고 경험하게 되는 내용들이 흥미롭다.

시대적인 상황을 볼때 지금보다는 그 차이나 반응들을 느끼는 폭이 상당히 컸을것 같다.

긴 시간을 여행하며 그녀가 가져갔던 물건들이나 가방의 크기도 놀랍고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남성의 여행기와 실제 여행을 한 여성의 상황이나 관점도 다르기에 그 차이를 느끼는 것도 나름 재미가 더 있는것 같다.

여행 초반에 그 소설을 쓴 원작자와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의 서재를 둘러보는 일정이 의도했던것은 아니지만 시작부분에서 이루어져 더 느낌 좋게 시작된것 같다... 솔직히 그 서재를 나도 실제로 보고 싶었다. 

청소년기에 읽었던 세계일주는 그저 흥미롭고 미래에 대해 나도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게 했지만 중년으로 접어드는 현재에 읽는 세계여행기는 궂이 기간을 단축해서 빡빡하게 일정을 이어가야 하는 여행이 재미로 집중하는 만큼이나 가끔 멈추고 반대적인 생각을 하게도 한다.

얼마전 읽었던 '느링느링 해피엔딩' 100만분의 시간인 약 2년동안 일가족의 느긋한 여행기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정해진 시간을 달성하는 경기같은 여행기가 빡빡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 시대는 지금처럼 운송수단이 빠르지 않아 이동하는 시간의 공간안에서의 이야기들이 그래도 여유를 느끼게 한다.

나라마다 사람들의 생각이나 대하는 방식의 다름도 그것에 반응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같이 느끼고 반응하게 되는 몰입의 즐거움도 있다.

우리나라안에서만 살던 사람들이 외국 다녀오면 여기서 지내면서 불평하던 것들이 다 좋게 보이고 너그러워진다고^^

외국 나갔다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우물속에서 그것만 보고 있던 시야나 생각이 많이 보고 느끼고 달라지기 때문일것이다.

그래서 그녀를 따라 지금보다는 좀 느리게 다녀온 세계여행의 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같이 경험하고 그녀의 성취와 성공에 같이 기뻐하고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더불어 읽는 이들에게 용기와 의욕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것 같다.

초반에 써있던 것처럼... "진심으로 원한다면 할 수 있어요. 문제는, 당신이 그걸 원하느냐는 거죠." 그녀의 행동과 생각, 말을 떠올리며 나는 정말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상황에서 진정으로 원하고 그 원하는것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는가? 를 생각하게 한다.

그녀에 관한 책이 2권이라 그녀의 세계일주 이후의 종군기자 생활이나 여러 활동의 모습들을 담은 다른 책들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도 초반에 옮긴이가 그녀의 삶에 대해 알아본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책속에서 만날수 없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조금은 알고나서 책을 읽게 된것도 아주 괜찮았다.

그녀의 정신병원 잠입기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담백하게 힘뺀 여행기와는 다른 흥미진진 아슬아슬 쫄깃거리는 병원 이야기가 담겨있을것 같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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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섬으로 가다 - 열두 달 남이섬 나무 여행기
김선미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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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서문에 저자가 어찌해서 남이섬을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놓았다.

사진작가 김영갑님의 책을 들고 마라도까지 찾아가기도 했다는 저자가 김영갑님이 뭍으로 올라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남이섬이었다고... 그동안 왜 남이섬을 찾지 않았을까에 대해 질문해 보며 오로지 섬에 머물며 섬 사진을 찍던 김영갑님이 2번 남이섬에 머물며 찍었던 사진을 보고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

가을과 겨울 사진만을 남기고 병으로 봄과 여름의 나무는 찍지 못했다는데... 그래서 그 계절의 나무를 만나고 싶었다고.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매달 3-4일씩 머물면서 섬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들을 담았다.

제목만 보면 책 내용에 나무 이야기만 온통 있을것 같고 사진들도 나무 사진들로 가득할것 같다.

그러나 생각보다 나무에 집중되어 있지는 않다.

나도 왜인지 모르지만 이제껏 남이섬에 가본적이 없다.

서울에서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고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곳.

그 근처로 회사 워크샵도 다녀왔고 남이섬 앞 강에서 바나나보트도 탔었다.

그.런.데... 왜 그 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을지?

저자가 서문에 썼듯이 나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그런 유원지 같은 곳으로 남이섬에 대해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너무 유명한 곳, 영화, 책 등에 대해서는 도리어 관심이 뚝 떨어지는 좀 삐닥한 성향이 있어서 ㅎㅎ 그런 무관심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이 참 고맙다.

남이섬의 나무에 대해,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에 대해, 방문한 이들이 섬에서 보여주는 여유와 일탈에 대해, 자연의 어우러짐과 12달 변화와 변화속에서 드러나는 예기치 못한 경험들에 대해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관심을 끌어당긴다.

1년 12달 매달 그곳을 찾아서 저자가 보았던 변화들과 섬의 여러 일정들을 같이 따라가 볼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수는 없을것 같아... 계절별로라도... 1년에 두번... 한번이라도 찾아가서 저자가 느끼고 보고 온 그 시간들을 경험해 보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시작하면서 알려준 남이섬이란 이름과 언제부터 섬이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좋았다.

잠시후 다시 정정이 되는 정보였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섬이었던 남이섬에 얽힌 이야기를 역사속에서 만나게 된 내용도 좋다.

스토리텔링이 요즘은 어느 분야에서든 인기인데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이 들려주던 옛날옛적에~ 이야기나 마당놀이 등등 공감하고 집중하게 하던 방식들이 다 같은 형식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장소에 대해 나무에 대해 뒤집어진 애벌레를 보며 잡아먹히고 잡아먹는 것 조차도 하늘의 섭리임을 거기에 관여하는 것이 순리를 어긋나게 하는 것임에 대한 생각이나 무수하게 쌓인 눈을 치우는것에 도리어 만족해 하는 분, 나무의사가 되어 옮겨심고 전지해주고 정리해주는 이유들을 들려주며 삶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모습, 남이섬 곳곳의 위트와 생각을 담아낸 푯말들 등등 남이섬이 지금의 섬의 모습과 여유, 인기를 얻게 된 무수한 손길들, 생각들을 같이 떠올리게 된다.

여러 나무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삶에 대해, 자연에 대해, 세상의 이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뒤에는 남이섬에서 만났던 많은 나무들을 색인처럼 사진과 내용으로 짧게 정리해 놓아서 궁금한 나무들에 대해 집중해서 볼 수 있다.

꼭 남이섬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아니기에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본적 있지만 딱히 이름을 몰랐던 나무들을 알수도 있어 좋다.

헉 148개의 나무들. ㅎㅎ 남이섬에는 정말 많은 나무들이 있네.

본래 남이섬에는 이렇게 많은 나무들이 있었던 것은 아니란다.

그.러.면... 누군가가 심었고 어디선가 씨앗이 날아들어 왔고 이동하는 이들에 의해 다른 뭍에서 옮겨져 왔을 것이고... 그렇게 세상은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그렇게 어울려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미세먼지로 요즘 고생중인데... 중국을 생각해 보다가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을 떠올린다.

한순간에가 아닌 시간이 소요되고 꾸준한 것에 대한 결과가 가져온 결실과 결과들에 대해.

조만간 나무를 보고 시간을 느끼고 저자의 감성을 쫒아 남이섬을 찾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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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필 무렵 당신을 보내고
이춘기 지음, 이복규 엮음 / 학지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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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1월1일 ~ 1990년11월11일 까지의 일기를 담았다.

거의 30년 가까이의 일기들이다.

여기에 담긴 내용들은 그렇게 30년이지만 일기의 주인공인 이춘기님은 1906년11월30일 생으로 일제 시대와 해방기를 경험한 역사의 큰 일들을 직접 겪었고 보고 들은 분이다.

1991년6월8일에 돌아가셨으니 거의 돌아가시기 반년전까지 일기를 쓰신 셈이다... 참 대단하다.

그래서 그의 일기 속에는 시대의 이야기, 당시 사회 분위기,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이 잘 드러나있다.

그저 역사의 이야기로 가끔 듣게 되고 교과서나 역사소설, 역사를 담은 이야속에서 보지 못했던 생생한 사람들의 생각과 반응을 만날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속의 위인이나 어떤 큰 일을 해 낸 인물이 아닌 일반인의 일기를 이렇게 책으로 내놓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호해서 고르게 되는 책이 아닐수도 있다.

아.마.도... 출판사 입장에서도 기왕이면 하고 바라는 수익이 일어날, 선호하는 책이 되기를 기대하기 보다 30년의 일기가 가지는 가치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통해 알았으면 하는 역사속 일반인의 거의 거르지 않고 꾸준히 써내려간 일기속 이야기들을 남기고 읽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것 같다.

무엇보다 30년간 한결같이 일기를 써 왔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

원본 일기장의 부분을 책속에 담아놓아 읽기 쉽게 잘 정리해 놓은 페이지속의 이야기들이 더 생생하게 느낌있게 다가온다.

아마도 이춘기님은 그 이전에도 일기를 쓰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의 50대 중반에 일기를 쓰기 시작해 꾸준히 기록처럼 적어놓기가 쉽지 않다.

그 이전의 기록은 따로 없다고 해도 꾸준히 글을 쓰던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글체나 정리해 놓은 내용의 간결함과 요점을 담아낸 감성들이 그런 느낌을 준다.

하루의 이야기를 생각을 담아서 그렇게 길게 주저리주저리 담아내지 않았다.

아내가 아프기 시작해서 병원에 가서 확실하게 진단을 받기도 전에 세간을 정리하고 빚 정리를 하고... 참 진실한 성향을 가진 부부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일기속 가족들과 만남을 시작한다.

다 큰 자녀들도 있지만 터울이 있는 어린 두 아들에 대한 걱정과 병을 대하는 마음과 생각들이 우리의 옛 부모들의 모습을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먼저 부인을 떠나보내고 자녀들을 바르게 키워가는 아버지의 노력과 신앙생활, 농사일, 사람들과의 관계 등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다독이고 힘들 시간을 견뎌내는 이야기들이 과하지 않은 감성으로 담백하게 담아놓았다.

그저 시골에서 복숭아밭 일구며 살아간 촌 농부의 하루 하루를 담은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사회과 가정, 주변을 보는 넓은 시각과 관심을 담아낸 지식인의 느낌을 준다.

역시나 뒤에 약력과 가족에 대해 정리해 놓은 걸 보니 배움도 있고 여러 활동도 하신 분이었다.

6형제를 어머니 없이도 반듯하게 잘 키워냈고 모두 자신이 속한 곳에서 인정받는 인재들이 되었다.

어머니 없이 아버지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새 어머니가 들어와 가족들과 함께 잘 조화되기 위해 서로간에 얼마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등 개인적인 여러 이야기부터 세상의 여러 이슈들과 사안들에 대한 생각 등등 그냥 누군가의 일생의 이야기구나 하기보다 우리 인생에 대한 이야기구나 하는 같은 생각, 고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무엇보다 가족들은 자신들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살았던 시간들과 그 시간들 속에서 자신들이 성장한 역사를 오래도록 같이 할 수 있게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이 가슴 먹먹하고 의미있을것 같다.

나도 몇년전 아버지께서 정리해주신 이야기들을 타이핑해서 제본으로 엮어드렸는데... 누구나 자신의 오랜 이야기들을 남겨놓고 싶은 열망이 있는것 같다.

그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내 아버지의 생각, 인생을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이 책을 정리한 저자도 일기의 주인공이 적어놓은 일기장을 하나씩 정리해 가면서 그분의 인생에서 우리 조상들, 어른들, 그리고 자신을 들여다보고 많은 생각을 했을것 같다.

누군가의 일기가 아닌 내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이웃 어르신의 이야기와 만난 느낌이다.

올해 시작하면서 결심했던 것이 매일 성경 읽기, 성경필사였는데... 이리저리 미루다 한달이 가버렸다.

이 책을 읽으며 늦었다 포기말고 이제라도 다시 하루하루 꾸준하게 시작해보자 하는 결심을 품는다.

어릴적 적어놓은 일기가 아직 있다.

중간에 몇십년이 이미 지나갔지만 지금이라도 단 몇줄이라도 내 삶의 내 하루하루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담아놓아야겠다.

이춘기님이 돌아가시기 얼마전 쓰셨던 일기에서 자신의 오랜 일기들을 펼쳐보고 든 생각을 또 일기속에 담아내었듯이 돌이켜 봤을때 내 삶의 모습에 대해 또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그것이 지금부터 얼마나 후의 일일지 모르지만 내 삶을 단 한줄이라도 기록해 놓는 것은 참 의미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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