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괴물처럼 변한다면 과연 아이들이 읽고나면, 자신의 좋지 않은 습관을 고치려고 할 것 같습니다. 책을 받고서 제가 먼저 읽어보았답니다. 워낙 내용이 간단하다보니 재미있더군요. 아이가 유치원에서 오자 새로운 책이 왔다면서 무척 좋아하더군요. 점토로 된 그림도 깔끔한게 마음에 들고 표정이 참 풍부해 보여 좋았습니다. 처음 책을 넘기니 <이렇게 되면 좋겠다>라는 문구와 함께 갖가지 동작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림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아이가 보너디 왼쪽 페이지에 나와있는 것을 보면서 이쪽 그림은 안 좋은 것 같고 오른 쪽 페이지에 있는 것은 좋은 것 같다고 합니다. 만일 콕구멍을 쑥쑥 후비면 어떻게 될까? 귓볼을 잡아당기면, 이를 닦지 않으면, 손가락을 쪽쪽 빨면, 배꼽을 자꾸자꾸 쑤시면, 고추를 만지고 싶으면, 발로 장난감을 뻥 차면어떻게 될까 가정하에 그 결과를 그림으로 표현해 놓은 것이 너무나 재미있어 아이도 연신 계속 책을 봅니다.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쑤시니 한쪽 코가 사정없이 커진 그림을 보고 무척 놀라는 눈치더군요. 자신은 절대로 하지 않은다고 하면서... 아마도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듯 책을 보면서 일일이 반응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더 재미있네요. 이를 닦지 않으면 이가 다 빠져서 쭈글쭈글해진 모습을 보면서 틀니를 하고 계신 자신의 할아버지가 떠오르는지 깊이 생각하는 눈치였습니다. 제 아버지께서 연세가 좀 많으셔서... 손가락이 가래떡처럼 길쭉하게 늘어난 그림과 배꼽을 자꾸 쑤셔 배에 구멍이 뚫린 모습에서는 너무나 웃겨 정말 큰 소리로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 페이지에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아이들의 심리를 다 아는 듯 내용이 아이에게도 위로가 되는지 맞장구를 칩니다. 각 장마다 플랩을 펼쳐가며 볼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고추를 계속 조물락거리면 어떻게 될까? 라는 물음에 아이 스스로 생각해보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굉장한 그림이 나와 저절로 웃게 만들면서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맨 마지막에 이 모든 행동을 계속 한다면 어떻게 될까 물어보면서 앞서 나왔던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만든 아이의 모습이 정말 괴물처럼 변했기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은 휘둥그레져서 한참을 보았답니다. 설마 여기 나온 모든 행동을 한번에 하는 아이는 없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의 나쁜 버릇이 최소한 이 책에 나오는 것 중 하나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의 연령에 맞춰 습관이 다 다르듯이, 우리 아이 역시 아기 때에는 손가락을 빨 때도 있었고 요즘은 이를 잘 안 닦으려고 해서 고민이었지요. 하지만 백 마디 말보다 단 한 권의 책이 얼마나 그 효과가 큰 지... 정말 열심히 이를 닦고 절대로 여기 나오는 아이처럼 자신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큰 소리를 칩니다. 아마 사실 아이가 좀 크다보니 실제 이렇게 되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좋지 않은 습관이 나올 때마다 이 책 이야기를 한다면 스스로 알아서 행동을 고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막 말을 알아듣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 효과가 더 클 것 같아요. 손을 막 빨기 시작하고 콧구멍을 후비고 자꾸 배꼽을 만지려할 때면 그 때마다 재빨리 이 책을 읽어주세요. 아마도 "하지 마!", "안 돼!" 보다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100% 보장합니다.
장애는 좀 불편할 뿐이라는... 올해도 어김없이 4월 21일 장애인의 날이 지났습니다. 법정공휴일은 아니었고, 워낙 그 점후로 과학의 날, 책의 날 등 무슨무슨 날이 많아서인지 그냥 휩쓸려 지나갈 수도 있는 장애인의 날. 굳이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병이 있거나 해서 아픔을 느끼고 몸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장애는 어찌보면 잠시 지나가는 것이 아닌 평생을 좀 더 불편하게 보낼 수는 없지만 그것이 짐이 되거나 마음에 아픔이 되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히나코와 그의 친구 네 명 모두인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르게 생겼고 성별도 다르고 성격도 판이한 그들. 자신의 반에 히나코가 전학을 오고 자신의 모둠으르 들어오면서 선생님의 말씀도 있고 히나코를 친구로 대하며 겪게 되는 일들이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는 듯 하네요. 이 책을 지은 작가는 실제 장애인으로 장애인을 돕는 자원봉사자로 있었다고 하니 이 책 역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더욱 공감이 가고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 같습니다. 일 년 중 장애인의 날은 단 하루고 그 때마다 간단한 행사가 펼쳐지고 또 지나가면 많이 희석이 되어 잊혀지고 하지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초등학생들에게 한번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은 책이네요. 우여곡절 끝에 정말 소중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되는 다섯명의 아이들.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정말로 그들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동생이 생긴다면... 저는 막내로 태어났기에 동생에 대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조카들이랑 나이차가 별로 나지 않고 제 어머니께서 조카들을 볼봐주셨기 때문에 함께 자랄 수 있었지요. 처음 제목이 '피터의 의자'라는 것과 유명하지만 또 오래된 책이라서 그다지 기대를 안하고 읽었는데 무척 재미있는 내용에다 구성이 탄탄해서 아이들이 참 좋아하네요. 자신의 장난감을 가지고 열심히 탑을 쌓고 있는 피터, 하지만 높이 ™“은 탑은 무너져 내리고 엄마의 잔소리가 들여옵니다. 아기 때문에 조용히 놀라고 하는 엄마의 말이 무척 서운한 피터. 여동생 수지의 방을 들여다 본 피터는 요람도 자신의 것이었는데 다시 분홍색으로 칠해져서 수지가 누워있는 것을 보고, 심지어 아빠는 식탁의자 마저도 분홍색으로 칠하고 있습니다. 아직 칠하지 않은 침대 곁에 있던 파란 의자를 보고 얼른 집어 짐을 대충 꾸려 집 밖으로 나갑니다. 무언의 시위를 하지요. 하지만 의자에 앉아 쉬려고 하는 순간 이제 커버린 피터는 자신에게 의자가 맞지 않음을 깨닫고 아빠와 함께 분홍색으로 칠하기 시작하며 책의 끝을 맺습니다. 이런 오빠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책은 이렇게 끝이 나지만 피터가 크고 수지가 좀 더 자란다면 여동생에게 아주 좋은 오빠가 될 것 같네요. 에즈라 잭 키츠의 다른 피터 시리즈도 참 좋습니다. 소외 계층에 대한 내용도 또 일상생활과 친구 관계, 동생에 대한 마음 등 다양한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동화입니다.
비룡소에서 나오는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 중 저는 개인적으로 베아트리스 루에의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2단계 책 중에 이 작가의 책이 많은데다 프랑스 일상 학교 생활을 살짝 엿볼수도 있어서겠지요. 주인공 올리비에와 단짝 친구와 남자 친구와의 풋풋한 우정과 질투, 서로 자랑하고 다투고 시샘하는 이 시리즈의 내용이 요즘 아이들의 일상인지라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지요 요즘엔 다시 머릿니가 유행하는지라 이 책을 읽었던 처음과 달리 요즘은 더 생생한 이야기로 만날 수 있는 동화입니다. 맹랑한 아이들. 이제는 이가 있는 아이들을 찾기란 좀처럼 힘든 일이겠지요.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이가 꽤 존재한 것 같았는데... 학교 선생님께서 칠판에 이상하게 생긴 동물의 그림을 그리셨네요. ’이’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어떻게 이가 생기고 어떻게 해야 없어지는지 배울 것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알아오고 싶은 사람을 그렇게 하라고 하지요. 하지만 이가 자신의 아들인 올리비에에게 있는 줄 꿈에도 모르는 선생님과 이가 옮아 이를 잡아서 상자에 담아 가지고 온 로리타와 그것을 신기하게 구경한 친구들. 모두 옮아버립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산 경험은 생생한 학습이었을가요? 우리 아이도 너무 재미있는지 정말 흥미있게 보더군요. 하도 머릿니가 극성. 다시 유행하고 있는지라 덜컥 마음이 철렁 내려앉은 경우가 있습니다. 설마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따라하지는 않겠지요?
똥떡 이제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 국시꼬랭이 시리즈가 앞으로도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15권 이외에 또 다시 새로운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든 우리 조상들의 얼과 숨결 문화가 그리워진다. 내가 어릴 적에만 해도 이처럼 놀았던 순간이 있었는데 어느 새 우리의 아이들에겐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든 먼 옛날이 되어버린 것이다. 똥떡. 사실 아이는 ’똥’이라는 말만 들어도 많이 웃는다. 그런데 똥떡이라니! ’국시꼬랭이 동네’ 라는 말도 참 정감있게 들리고 그림 하나하다 옛 우리 사람들의 모습 특히 아이들의 모습을 잘 그려낸 듯 싶습니다. 지금은 시골에 가도 이런 재래식 화장실을 거의 찾아보지 못하지요.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 뿐 아니라 제가 이 책을 읽을 때면 왠지 마음이 이상해집니다. 저 역시 어릴 적 가끔 시골에 갈 때면 재래식 화장실에 가는 것이 무척 싫었는데 이제는 아련한 향수를 느껴보게 되네요. 아이 외가가 시골에 있었는데 갑자기 어제 그 시골 집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놀러가고 싶다고 보고 싶다면서... 늘 놀이터가 있고 친구들이 많은 아파트가 좋다는 우리 아이가 시골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 궁금해 지네요. 이제는 그 시골에 가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지만 아이를 위해 어느 한적한 시골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 궁금해 지네요. 국시꼬랭이 동화 정말 아이들에게 꼭 꼭 필수로 들려주어야 하는 우리 문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