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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만세! ㅣ 힘찬문고 47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장수는 이 책의 주인공 이름입니다. 고등학생이지요.
그런 장수에게 고민이 생겼습니다. 바로 난독증으로 글씨를 알아보지 못하니 책을 읽지 못하고 따라서 더 이상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되자 고민에 빠진 것이지요.
사실 난독증이나 그런게 갑자기 고등학생 때 생길 수도 있구나 싶어 놀랍기도 하고, 장장 10년 동안 줄곳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공부 1등을 한 장수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단지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라고만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한 친구가 생각이 나는군요.
입시 준비를 하면서 모의고사를 보면 늘 예민해졌던 그 친구는 부모가 모두 교사였지만, 성적이 별로이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시험이 점점 다가오면서 불안한 마음에 불면증에 따른 병까지 생겼지만, 저 역시 어려서인지 그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한 것 같아서, 연락이 끊긴 그 때 그 친구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지요.
오빠인 장수의 자살을 앞두고 착오가 생겨 오빠 대신 지옥으로 가게 된 혜수. 그 곳에서 사실을 알게 된 후 겨우겨우 얻게 된 일주일의 시한동안 오빠의 자살을 막아서 다시 명을 뒤로 바꿔야 되는 것이지요.
염라국에서 만난 혼령 홍연화와 힘을 합쳐 장수의 자살을 막아내기로 한 혜수. 어찌보면 어린 나이임에도 의젓해보이는 혜수가 살짝 부럽습니다.
공부도 중요하겠지만, 세상에는 그 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많을테니까요.
다시 세상으로 오게 된 혜수는 자신의 몸에 대신 들어간 홍연화와 함께 열심히 작전을 짜지만 큰 성과 없이 일주일의 기한이 다 가게 되었군요.
갖은 고생 끝에 겨우겨우 장수의 고민. 즉 자살을 하려던 원인을 알게 된 혜수 역시 무척 놀랐을 듯 싶습니다.
늘 열심히 공부를 해왔고,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자부심이었던 오빠가 이젠 더 이상 글자를 읽을 수 없다니, 정말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드디어 정해진 일주일 다가오고, 홍연화의 혼령이 빠져나가 몸만 남게 된 혜수의 몸을 보고 충격에 빠진 장수는 창문 아래를 바라보다 놀라서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지요.
결국 아슬아슬하게 시간이 흘러 장수의 자살은 무효가 된 것이겠지요.
책을 읽는 저 역시 과연 어떻게 그 시간을 피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다 안도를 하였습니다.
작가는 가정의 문제, 교육과 사회 구조적인 문제, 가치관과 꿈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아냈습니다.
주인공 혜수의 눈에 비친 자신의 가족의 모습으로 말이지요.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또한 어떻게 사는 삶이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자신의 생각과 가치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다르겠지만, 책 속에서 나오는 여러 사람들이 겪는 다양한 삶의 모습엔 공감하는 바가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염라국으로 가서 만난 지밀 과장과 혜수의 말에는 작가의 생각이 가장 잘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목숨. 정해져 있을 수도 있겠지만,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단축될 수도 늘릴 수도 있다는 염라국 지밀 과장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이 아이의 본디 수명은 훨씬 길었다. 어디 보자........... 그래. 2092년 4월이구나. 너보다 더 오래 살 운명이었다는 얘기야."
"그런데요? 그런데 왜 난데없이 이렇게 일찍 죽어야 한다는 거예요? "
"모르는 소리! 하늘이 정해 준 운명보다는 산 사람의 마음가짐이 더 센 법이야. 네 오라비가 자살을 하겠다고 마음먹어 스스로 수명을 깎아 내린 것인데 어찌 하늘 탓을 한단 말이냐?"
무엇이든지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요?
또한 장수가 그렇게 될 때까지 누구에게 말할 수 없었던 현실과 장수의 태도, 가족의 모습에도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제 아들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아들아, 사랑한다. 아빠가 간다."
무엇이든지 힘이 들 때면 의지할 수 있는,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그런 아빠와 아들이가 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