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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ㅣ 벨 이마주 55
잰 피언리 글 그림, 손원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던 기독교의 축제일이 이제는 전 세계적인 축제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본연의 의미 보다 산타 할아버지와 비기독교적인 크리스마스 캐롤. 신나고 즐겁게 노는 파티 또한 많이 있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며 서로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날이라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뉴스를 들으면서 오늘부터 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설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답니다. 우리 아이와 함께 가서 직접 그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에게 나눔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아이는 “그럼, 돈을 아빠가 줘.”라고 하네요. 자신이 돼지 저금통에 모은 돈은 쓰기가 아까운지... 이미 올 해는 다 저물어 가니까 내년에는 따로 일 년 동안 자선냄비에 넣을 돈을 모으려고 합니다. 아이의 말을 듣고 생각한 아이디어.
아이와 이 책을 읽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친구에게 주는 지빠귀 새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잘 알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과연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보지만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일 것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아마 십분의 일이라도 하기 힘들 텐데...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 둔 날 열심히 빨래를 하고 조끼를 너는 조그마한 지빠귀 새가 등장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선행을 한 장본인입니다. 하루에 하나씩 갈아입을 생각에 지빠귀 새는 무척 신나지요.
드디어 멋진 하양 조끼를 입고 연못으로 스케이트를 타려 나가는데 추위에 떨고 있는 개구리를 만납니다.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착한 지빠귀 새! 하양 조끼를 입고 신이 나서 손을 흔들고 가는 개구리의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되기 6일 전, 지빠귀 새는 초록 조끼를 입고 밖으로 눈싸움을 하러 나갑니다. 그리고 “아이 추워. 얼어 죽을 것 같아.”하고 말하는 고슴도치와 만납니다. 삐죽삐죽 튀어 나온 채 지빠귀 새가 준 초록 조끼를 입은 고슴도치의 모습이 참 재미있습니다.
이제 5일 전. 얼어붙은 땅을 파기 힘들어하는 두더지에게 분홍 조끼를 줍니다. 너무 꽉 끼여서 작아 보이는 조끼인데도 두더지는 무척 기뻐합니다.
그리고 4일 전에는 너무 추워서 겨울잠을 잘 수 없다는 다람쥐에게 노랑 조끼를 주고, 크리스마스 3일 전 토끼에게는 파란 조끼를 줍니다. 조끼가 작아 토끼는 자신의 귀에 걸어 모자처럼 만들었답니다.
추위에 떨고 있는 동물들의 표정이 생생하니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추운지 느낌이 잘 전달됩니다. 그리고 조끼를 선물 받은 동물들의 행복한 표정도 잘 느낄 수 있지요.
크리스마스 이틀 전, 엄마 수달이 몸이 아픈 아기 수달을 안고 가는 모습을 본 지빠귀 새는 보라 조끼를 아기 수달에게 줍니다. 이제 엄마 수달의 품에서 새근새근 잠을 자는 아기 수달. 아마 그 모습을 보는 지빠귀 새도 기뻐할 것 같네요.
이제 하나뿐인 자신의 주황 조끼.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생쥐가 정원에 잔뜩 웅크려있자 생쥐에게 조끼를 입혀주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지빠귀 새. 아이가 책을 읽는 내내 지빠귀 새가 너무 착하다고 하네요. 무척 자기 것을 잘 챙기는 우리 아들의 눈에 이렇게 착한 지빠귀 새는 정말 신기할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도 늦고 눈도 내리는데 불쌍한 지빠귀 새는 입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둥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눈 쌓인 지붕 위에 웅크리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 지빠귀 새가 너무 불쌍해 보입니다.
잠시 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온 산타 할아버지의 포근한 손에 안긴 지빠귀 새. 산타 할아버지는 일주일 간 지빠귀 새의 행동을 유심히 눈여겨보고 있었답니다.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산타 할머니(우리 아이가 산타 할머니라고 합니다.)가 부지런히 만든 멋진 선물을 받게 되지요. 행복을 나누는 멋진 빨강 조끼. 그 조끼를 입고 크리스마스 아침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지빠귀 새의 모습에 행복을 함께 느끼게 되는군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