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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씨! 씨! - 가문비그림책 7
낸시 엘리자베스 월리스 지음, 이주희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지난 번 서점 나들이를 갔다 눈에 띈 신간이었지요.
귀여운 곰돌이가 씨앗 그림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 이제 봄이 되었느니 이 책을 읽어볼까 주문하였는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씨앗에 대해 알 수 있고 씨앗에 대한 호기심을 기를 수 있고, 식물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려주는 책의 내용 뿐 아니라 할아버지와의 사랑이 넘쳐나는 이야기 역시 정말 따뜻한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우리 아이가 자기도 이렇게 씨앗을 수집할거라고 말하면서 할아버지 대신 씨앗 수집판을 만들어 달라고 하더군요.
단순히 씨앗에 대한 과학 지식을 다룬 그림책이 아닌 가족과 멀리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손자간의 사랑이 느껴져서 봄에 읽어도 좋고 5월 가정의 달에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날짜와 요일, 수 개념까지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우체부 아저씨가 가지고 온 커다란 소포에는 다섯 개의 주머니가 들어있습니다. 파란 끈으로 묶여 있는 주머니는 모두 색이 다르고 붙여져 있는 카드 또한 주머니 색과 비슷합니다.
다섯 개의 주머니와 함께 온 할아버지의 편지에는 봄이 되었다며 닷새동안 재미있게 가지고 놀라고 하네요. 첫번 째 보라색 주머니를 열었더니 씨앗과 접착제, 딱딱한 종이 하나, 사인펜이 나옵니다.
<다른 것도 있고 같은 것도 있어. 몇 개인지 세어보고, 같은 것끼리 모아 보고, 이름을 찾아 봐.>라고 된 카드를 보면서 귀여운 주인공 곰돌이 버디는 신나게 놀이를 합니다.
우리 아이도 책에 나온 그림을 보면서 12개의 씨앗을 세어보고 탐색해보고 분류해보고 버디가 씨앗을 수지판에 붙이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워합니다.
옥수수, 완두콩, 무, 호박 이렇게 네 종류의 씨앗. 유치원에서도 4월 한달동안 씨앗과 꽃에 대해 주제탐구활동을 한 우리 아이는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욱 재미있어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버디보다 더 씨앗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또한 엄마와 간식으러 사과를 먹고 사과 씨앗을 수집판에 붙이지요. 그리고 다음 날 버디는 빨강 주머니를 열어 씨앗이 어떻게 싹이 트는지 성장카드를 보며 순서대로 맞추어 봅니다. 덕분에 씨앗의 발아과정을 알 수 있고 뿌리와 줄기, 잎과 씨앗에 들어있는 영양분에 대한 이야기까지 알게 된 우리 아이. 그리고 간식으로 수박과 멜론을 먹고 씨앗을 또 붙입니다.
다음 날 세번 째 주머니를 열어 해바라기 씨를 살펴봅니다. 새들이 먹도록 껍질 그대로인 해바리기 씨와 버디에게 간식으로 주려고 껍질을 벗기고 맛있게 구운 해바라기 씨. 이제 아이들은 어떤 종류의 씨앗은 동물도 먹고 사람들도 먹는 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네번째 주머니에서 나온 씨앗(여러가지 콩)으로 액자를 만들어 놓습니다. 우리 아이도 아마 다섯살 때 유치원에서 곡식을 붙여 액자를 만들어 온 것이 있어 책을 보다가 그 액자를 가지고 와 비교해봅니다.
이제 마지막 주머니를 열어 플라스틱 병에 흙을 담고 풀씨를 심고 물을 주고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화분을 종이로 꾸밉니다. 그리고 매일 바라보며 관찰을 합니다. 또한 우리 아이 역시 어떻게 씨앗을 심고 가꾸는지 보게 되었지요. 그리고 유치원에서 화분에 꽃씨를 심었던 이야기를 제게 들려줍니다.
또 그 사이 수집판은 해바라기 씨와 간식을 먹은 후 모은 딸기 씨앗과 배 씨앗, 액자를 꾸미고 남은 여러 종류의 콩까지 수집판에 붙여 놓았더니 수집판이 가득 찼네요.
일주일을 기다리며 책도 읽고 아빠와 놀고 학교에 씨앗 수집판을 가지고 간 버디. 또 일주일이 지나고 싹이 튼 화분을 안고 사진을 찍은 버디는 그 사진을 자신이 콩으로 만든 액자에 붙여 할아버지께 소포로 보냅니다.
정말 할아버지와 손자 버디와의 사랑이 너무 멋지고 감동을 줍니다. 참 멋진 할아버지라는 생각이 들고 만일 제가 나중에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씨앗을 화분에 심고 싹이 트는 것을 기다리며 3월의 달력에 표시된 X표 역시 인상적이었고 왜 하필이면 O가 아니고 X인지 자꾸만 물어보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하면 된다고 나중에 너는 그냥 O로 표시하라고 했더니 생각해본다나요?
이제 일주일은 7일이라든가 한 달은 약 30일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아가는 우리 아이에게 이 책에 나온 달력을 보면서 더불어 날짜와 요일, 달에 대한 개념까지 알려주었답니다. 내년이면 학교에 가는 아이가 수에 대한 이해나 날짜와 시간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아 걱정도 되고, 집 안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달력을 걸어두고 매일 표시를 하라고 할까 생각도 해보는데...
저 역시 아이와 함께 씨앗을 수집해보렵니다. 그리고 보다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면서 나무와 꽃과 풀에 대해 아이가 많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야 겠다는 결심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