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되고 싶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9
한병호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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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봐도 알겠다. 누구의 작품인지. 그만큼 한병호 작가는 그만의 그림 스타일이 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한편으론 다양하지 못하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워낙 이 작가의 책을 오랫동안 보아왔던 터라 전자처럼 생각하고 싶다.  

도깨비를 많이 그려서 이 책도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아무리 봐도 사람이다. 공중에 매달려서 건물의 벽을 칠하는 주인공은 새가 되고 싶어한다. 직업이 그래서 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닐까. 집에 돌아온 주인공은 새가 되고 싶다는 것만 생각하며 온갖 새 그림을 그린다. 문득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생각난다.  

어쨌든 간절히 소망하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자고 일어났는데 정말로 새가 된 것이다. 그래서 높은 곳에도 마음대로 올라가고 사람들은 땅에서 교통체증과 싸워가며 이동할 때에도 전혀 구애받지 않고 날아간다. 그러니 잠시 외로운 것쯤은 감수할 수 있다. 새가 된 걸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가 오면 날지 못하고 추워지면 더욱 힘들어진다. 이제 서서히 나는 것에도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게 된 것일까. 게다가 새가 되니 고양이가 무서운 적수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고양이로 변하는 걸까? 아마 이 주인공은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니 다음엔 고양이로 변하겠지. 그렇다면 그 다음엔 또 뭘로 변하고 싶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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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떠돌이 개야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8
이상교 지음, 이형진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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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이 많아져서인지 유기견을 주인공으로 하는 책을 자주 접한다. 뭐, 이 책은 유기견의 문제를 다루는 책은 아니지만 말이다. 만약 내가 키우고 있는 개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떨까. 아니, 그 개의 입장이 되면 어떨까. 주인을 잃고 떠돌이가 된다면. 대개 이유야 어찌 되었든 주인과 떨어진 경험이 있는 개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하긴 우리 강아지를 보더라도 여행 가느라 잠시 친정에 맡겼는데 저를 버린 줄 알았는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해서 애먹은 경험이 있다. 그러니 그러한 떠돌이 개가 이 책의 주인공처럼 낙천적으로 사는 경우는 흔치 않아 보인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자유를 즐기며 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떠돌이 개는 떠돌이라 그런지 털이 엉망이다. 그나마 검정색이라 목욕을 안 해도 표가 안 나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대개 떠돌이 개는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 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거기다가 스스로 떠돌이 생활을 즐긴다. 가다가 마음 내키는 곳이 나오면 잠을 자고 먹을 게 보이면 먹으면 되니까. 그러다가 네 발로 걷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두 발로 걷는 연습을 열심히 한다. 결국 두 발로 걷는 것에 성공하지만 어떤 꼬마 아이가 네 발인 고양이를 부러워하는 말을 듣고 두 발로 걷는 것이 무의미해진다. 그래서 다시 네 발로 걷는 것을 받아들이지만 그렇다고 바로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대신 네 발로 걷는 다른 것을 흉내낸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뭔가 모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처음에는 강아지가 세상풍파를 헤쳐가며 용기있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전개되리라 생각했다. 헌데 두 발로 걷는 연습을 하는 것을 보고 분명 나중에는 네 발로 걷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리라 생각했다. 즉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뭐지?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보니 어떤 상황에 있어도 좌절하지 않고 기쁘게 받아들이는 이야기란다. 그렇담 마지막에 자동차 흉내를 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물론 그림책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 하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글 작가와 그림 작가를 모두 좋아하는 터라 지나치게 많은 것을 기대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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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오바마, 백악관으로 가는 길
TIME 편집부 지음, 정상준 옮김 / 조선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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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민주주의로 대표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미국에서조차 흑인 대통령의 탄생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비록 오바마가 완전한 흑인이 아니라 혼혈일지라도 말이다. 이 일은 역사에 길이 남을 대단한 일이다. 그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데다 사람들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켜줄지, 다른 대통령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지 아직 모르지만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그러기에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 주자로 지목되지까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지목되느냐 마느냐부터 관심을 가질 뿐이다. 헌데 여기서는 오바마가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부터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의 행적을 따라가고 있다. 그것도 우리가 흔히 보았던 언론에서의 모습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으로. 

마침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서거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사진과 행적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시기와 맞물려서인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사에 있어서 만약이라는 말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그러나 왜 자꾸 그 말을 하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 만약 오바마와 노무현이 같은 시기에 대통령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대북관계도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지지 않았을까.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권력은 언제 어디서나 비슷한 양태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과 우리의 권력에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우리는 전임 정권의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워 애초에 그 싹을 자르려고 애를 쓰는 것에 비하면 미국은 그러지 않으니 말이다. 역시 미국은 민주주의에서건 시민의식에서건 선진국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간 타임지에 보도되었던 오바마에 대한 기사를 모아놓은 책을 읽으며 책에 대한 감상(시류에 영합하는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이나 오바마가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가 보다 우리 현실이 오버랩되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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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따라 하기 만만한 맛있는 과학 실험 : 놀라운 현상들 - 맛있는 공부 007
헤르만 크레켈러 지음, 전대호 옮김, 박선용 그림 / 청년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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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과학은 직접 실험을 하는 것과 그냥 책으로만 보는 것의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실험을 해주고자 한다. 그러나 그 실험이라는 것이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우선 도구도 그렇거니와 방법도 만만한 게 아니어서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거나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경우는 학원을 보낸다. 나도 한때는 실험을 직접 해보고 싶어서 여러 책을 뒤적거렸지만 구하기 어려운 재료 때문에 포기한 적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은 부제에 '혼자 따라하기 만만'하다는 글귀에 걸맞게 아이들이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실험들이다. 그만큼 구하기 쉬운 재료와 간단한 방법 때문에 어른의 도움이 없어도 충분한 것들이다. 그렇다고 결과나 의미를 얕보면 안된다. 아주 간단한 실험이지만 신기한 것이 대부분이니까. 물론 이 중에는 이미 알고 있거나 언젠가 실험을 했던 것도 있지만 다시 실험을 해보면 그래도 재미있을 것이다. 

책을 넘기며 아이와 어떤 실험을 할지 알아보다가 눈이 멈춘 곳이 있었으니 바로 빛의 굴절에 대한 실험이었다. 흔히 컵 속에 젓가락이나 빨대를 집어 넣으면 중간에서 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걸 보고 신기해하지는 않는다.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그렇다면 이것은 어떨까. 

 우선 똑같은 동전 두 개와 투명한 컵을 준비한다. 음, 실험도구가 아주 간단하면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 아주 좋군. 마치 큰 맘 먹고 요리를 해보겠다고 요리책을 펼쳤는데 구하기 힘든 재료를 보고 넘기다가 결국 덮어버리는 것처럼 실험책도 그런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안 그래서 좋다. 

동전을 놓고 그 위에 컵을 놓는다. 여기서는 마술처럼 친구에게 동전을 보고 있으면 사라지는 것을 보여주라고 하는데 이 때 주의할 점은 절대 위에서 보게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한쪽 컵에 물을 채운다. 물을 채우고 옆에서 보면 동전이 안 보인다. 분명 왼쪽의 컵에는 동전이 보이는데 오른쪽은 사라졌다.

그런데 이처럼 위에서 보면 동전은 분명히 그대로 있다. 연호가 신기해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승아가 별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뭘 그리 호들갑이냐는 둥 쳐다본다. 그도 그럴 것이 재료가 아주 간단한 거였으니까. 그런데 옆에서 보더니 신기하단다. 좀 컸다고 굴절 때문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채긴 했지만 그래도 신기해한다. 그런데 책에서처럼 둥근컵이었다면 훨씬 잘 나타났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유리컵은 각이 진 것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주 간단한 실험도구로 신기한 현상을 관찰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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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열쇠고리 신나는 책읽기 19
오주영 지음, 서현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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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들에게 꼭 맞는 유쾌하고 발랄한 동화라고나 할까. 좋은어린이책을 저학년과 고학년 따로 선정하는데 이게 바로 그 저학년 부문에서의 수상작이다. 아무래도 동화는 대상에 따라 풀어가는 방식이나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 함께 묶는다는 것이 좀 무리일 수도 있겠다. 작가들도 한결같이 저학년 동화를 쓰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니 말이다. 자칫하면 주제가 너무 드러나거나 교훈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실 비판적인 것을 쓸 수도 없단다.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을 판단할 만한 논리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여기에 있는 네 개의 이야기는 모두 작가의 목소리를 최대한 줄이면서도 하고자 하는 말은 잘 드러낸 듯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보물이라는 것이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될 수도 있지만 개인이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그것의 가치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이자 표제작인 <이상한 열쇠고리>에서는 자신에게 온 행운이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은 것이라면 결코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만약 다른 친구들에게 그런 수모를 겪지 않았다면 그냥 요행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래도 지영이는 어느 것이 옳은지 알고 있는 아이다. 읽으면서 혹시 꿈이라고 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러지 않아 다행이었다. 꿈이라고 하면 너무 뻔해서 김 샜을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에게도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도록 알려주는 것 같아 뿌듯했다. 

<호야 선장의 우주여행>은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지어낸 이야기에서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을 찾아내는 아이와 현명한 엄마의 이야기다. 그것도 엄마가 요리를 하는 모습과 지어낸 이야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거기다가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까지 한다. 지금까지 보던 저학년 동화보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갔다고나 할까. 마지막 이야기는 형제간의 갈등을 다뤘는데 다소 결말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하긴 형제간 갈등에서 그 뻔한 결말이 아니라면 어떤 결말이 있겠냐만. 다만 그동안 누나니까 참으라고 말하던 엄마가 갑자기 동생을 혼내는 장면이 좀 어색하다. 하지만 동생에 대한 미움이 풀어지는 장면이라던가 마음 속에 응어리진 것이 똥글이로 만들어져 밖으로 표출되었다는 발상이 재미있고 신선하다. 네 편의 이야기가 전부 독특하면서도 아이들이 흔히 겪는 일에서 나온 평범한 이야기라는 점이 돋보인다. 이런 이야기를 구상하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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