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링은 황사를 싫어해 미래 환경 그림책 4
고정욱 글, 박재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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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면 황사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매년 봄이면 황사 때문에 제대로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심한 날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제는 겨울에도 약하지만 황사가 있다. 사실 황사야 예전에도 있었지만 발생빈도와 강도 면에서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또 예전에야 먼지 안에 중금속과 같은 유해물질이 없었겠지만 지금은 환경오염 때문에 그러한 물질이 많이 들어있다는 게 문제다. 

처음 제목과 그림을 보고 중국 작가의 그림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순전히 우리 작가의 작품이다. 하긴 자존심 강하고 아직도 중화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이 그들의 약점에 대한 책을 낼 가능성이 거의 없지.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정말 중국 냄새가 물씬 풍긴다. 특히 얼마 전에 갔다 와서인지 둘째도 책을 보며 금방 알아챈다. 

링링은 가뜩이나 천식 때문에 기침을 하는데 황사가 심해지자 링링의 아빠는 문틈까지 테이프로 막는다. 밖은 제대로 안 보일 정도로 황사가 심하다. 유치원도 쉴 정도로 황사가 심하기 때문에 링링은 침대에 누워 있다가 문득 황사가 무엇인지 어떻게 생기는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문득 무슨 괴물이 나타나더니 링링을 데리고 어딘가로 간다. 바로 황사 괴물이 나타나서 링링에게 황사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건조한 사막에서 시작한 황사는 공기 중에 있는 나쁜 공기가 섞여 날아다니는 과정을 보여준다. 

계속 뿌연 화면에 답답했는데 어느 순간 링링이 꿈에서 깨어나고 황사가 지나간 맑은 베이징 화면이 나타난다. 얼마나 시원하고 상쾌하던지. 마치 방금 황사를 겪고 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뒷부분에는 황사가 생기는 원인과 막을 수 있는 방법, 그리고 황사가 심할 때 대처요령 등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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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의 환상 여행 뜨인돌 그림책 10
에릭 로만 글 그림, 허은실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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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만의 새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을 보며 아이와 함께 환상 속에 빠졌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흥분이 될 정도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제목에 환상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환상적인 장치가 있으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어린이 책, 특히 그림책에서는 환상적인 구성이 굉장히 많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책을 못 보고 자랐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환상 그림책을 무척 좋아한다. 그 속에서는 아이들이 주체가 된다. 현실에서의 아이들은 부모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환상의 세계에서는 어른들이 보기에 말도 안 되는 것이라도 아이들이 마음먹기에 따라 무엇이든 가능하다. 일종의 도피처인 셈이다. 그렇다고 그 속에 마냥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실컷 즐기고 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 평범한 아이로 변한다. 그러니 아이가 너무 환상속에 빠져 있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클라라도 엄마가 자라고 몇 번이나 재촉하지만 그냥 잘 수가 없다. 공원에서 만난 물고기 아샤와 놀아야하기 때문이다. 아샤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장면은 하나의 그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 개의 장면을 연속적인 동작으로 보여주고 있다. 목욕하는 장면에서는 아샤가 먼저 물놀이를 하고 있고 클라라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글에서는 아샤가 먼저 목욕을 하고 있다는 말 없이 그림으로 보여준다. 이런 것이 바로 그림책의 매력이다. 글과 그림이 꼭 같이 가는 것이 아니라 글에서 없는 것을 그림이 보여주기도 하니까. 

아샤와 어떻게 만났는지, 그동안 무엇을 하며 놀았는지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아이들은 자기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클라라에 자신을 대입하기도 할 것이다. 밤에 아샤와 하늘을 날며 노는 장면은 글 없이 세 장면이 커다란 화면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그림책에서는 글이 있다가 그림만 있는 구성도 종종 볼 수 있다. 신나게 놀다가 집으로 돌아온 클라라는 아샤와 작별 인사를 한다. 그리고 엄마의 말대로 진짜 자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친구가 놀러온다. 그러면서 클라라는 그 친구와 놀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끝난다. 

이 책을 잠자리에서 읽었다면 아이들은 꿈 속에서 신나는 환상 여행을 하겠지. 그런데 글씨체가 너무 딱딱하다. 환상 여행을 떠나는데 너무 경직되어 있는 글씨체라 방해를 하는 듯하다. 이왕이면 자유로운 글씨체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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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렁 뎅 둥그렁 뎅 우리시 그림책 13
김종도 글.그림 / 창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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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의 우리시 그림책을 무척 좋아한다. 또한 그림자극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둘이 합쳐진 이야기라니 눈길이 안 갈 수가 없다. 책을 펼치면 겨울인지 앙상한 나뭇가지들만 있는 몇 그루의 나무 사이로 멀리 산이 보인다. 마침 이 책을 만난 때가 겨울이라 거실에서 밖을 내다보면(집이 산과 맞닿아 있다.) 책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그래서 그 그림이 더 와닿고 가깝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또 만약 이 책을 여름에 보았다면 지금과 같은 느낌이 들었을까. 아마도 겨울의 쓸쓸함을 '그랬었지'라고 막연히 회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마침 같은 밖의 계절과 책 속의 계절이 같은 때 보니 그 느낌이 현재형으로 와닿는다. 

저 멀리 산 속에서 둥둥둥 소리가 울려 퍼진다. 뭘까. 한 장을 더 넘기면 그 소리가 더 가까워진다. 그리고 다른 고개에서 먼 곳의 산을 바라보았는데 어느 순간 그 산 속으로 들어와 있다. 거기에는 여우로 보이는 동물이 꽹과리를 치며 황새에게 다리가 기니 우편배달을 하라고 노래한다. 그러자 황새가 서서히 우편배달부로 변하는 그림이 다음 장에 펼쳐진다. 마치 구미호가 재주를 넘으면 사람이 되듯이. 이렇게 여러 동물들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직업을 갖도록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계속 이어진다. 

이 이야기는 원래 전래동요라고 한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이 나오지만 원래는 새 노래였단다. 음, 나로서는 처음 듣는 노래다. 그러고 보면 우리 세대가 옛이야기나 전래동요를 별로 못 듣고 자랐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 아이들에게도 들려줄 이야기나 노래가 없는 것이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이런 책을 열심히 찾아읽는지도 모른다.  

까만 달밤에 동물들이 벌이는 신나는 춤사위를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꽹과리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지금은 특별한 날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소리가 되어 버렸지만. 그렇게 신나게 한바탕 놀이가 끝나고, 날이 밝은 숲속에서는 간밤의 그 동물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또한 간밤에는 숲에 무채색만 있었지만 낮에는 은은한 색이 퍼져 있어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우리시 그림책은 그림작가가 시를 해석해서 보여주는 이야기를 보는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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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작은 미술관
나카가와 모토코 지음, 신명호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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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모임을 통해 신문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을 찾는다며 회원들이 나를 추천했었다. 그래서 결국 인터뷰를 했던 것이고. 그쪽에서 이야기하길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어른이 더 좋아하게 된 사례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 어쩜 딱 내 얘기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다. 내가 처음부터 그림책을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또 좋아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위해 도서관을 드나들며 연령에 맞는 책이 그림책인지라 많이 보다보니 나중에는 내가 더 좋아하게 되었던 것이다. 

실은 지금도 그림책이라면 사족을 못쓴다. 대개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림책을 구입하지 않는다는데 난 아직도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사고 만다. 그러면서 때로는 아이들보다 내가 더 감탄하며 보고 또 보곤 한다. 또 좋은 그림책을 못 보고 지나치는 것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여간해서는 그림책을 집어들지 않는다. 그림책이라고 꼭 유아들만 보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간혹 어떤 출판사에서는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그림책을 펴내지만 선입견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부모들도 그림책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안겨주지 않는 이유도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만약 이 책을 본다면 그런 생각을 조금은 바꾸지 않을까. 

그림책 이론서가 꽤 있지만 이 책은 그동안 보아왔던 책과는 약간 다르다. 특히 꼭 들어가는, 그림책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작가의 작품들부터 일률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위주로 보되 주제도 함께 생각하며, 또한 최근의 작품들을 주로 다룬다. 그래서인지 다른 책에서 당연히 보았던 책을 '또' 보게 되는 일은 없다.  

그림책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도 읽어야 한다. 또 줄글에서 행간을 읽듯이 그림과 그림 사이의 의미도 읽어야 한다. 그래서 그림책을 볼 때는 겉표지부터 마지막 뒤표지까지 한 장도 빼놓지 말고 읽어야만 한다. 그래야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속표지는 그냥 책을 만들 때 으레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림책에서는 예외다. 때로는 거기에 아주 큰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여기서는 피터 시스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들고 있다.  

또한 뒤표지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겉표지와 뒤표지를 쫙 펴서 보여준다. 간혹 그 두 면이 연결되어 어떤 암시를 주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저자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내 경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의 마을>에서 뒤표지에 야모의 가족이 바할을 데리고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에서 전쟁을 피해 어딘가로 떠나고 있음을 느꼈다. 그나마 그 그림으로 안도했다고나 할까. 마지막 문장에 "그 해 겨울, 마을은 전쟁으로 파괴되었고, 지금은 아무도 없습니다."라는 암울한 메시지를 보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지금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아마도 도서전이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시골을 생각하며 서서 읽었다. 그런데 마지막 반전이 주는 충격이 대단했다.)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단 한 문장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게다가 그림이 하나도 없는 바탕에 덜렁 글만 있었으니... 

여기에는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책들이 있어서 그 책들이 무척 궁금하다. 그 외에는 모두 본 책들이라 다시금 그림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어찌보면 그림책의 그림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한다기 보다 그것을 감상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림책 한 권을 세세하게 뜯어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듯 직관을 이용해서 본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림책을 작은 미술관이라고 표현했나 보다. 

저자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공감되기에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저자가 학부모들로부터 어린이에게 어떤 그림책을 보여주면 좋은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회피한다고 하듯이 책 내용을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보다 직접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어차피 느낌이라는 것은 모두 다르고 심지어는 한 개인이라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른 법이니까. 이제 막 그림책을 보기 시작했거나 그림책의 매력에 빠질 듯 말 듯한 사람도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차이가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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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독서 -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의 하루 15분 책읽기
김선욱 지음 / 북포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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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난감한 경우는 외출했을 때 시간이 남는데 책을 챙기지 못했을 경우다. 특히 시간이 남으리라 예상 못했을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외출할 때면 무조건 책을 챙긴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싫어하다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는 혹시 문자중독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렇다고 이 책의 저자처럼 그렇게 시간을 쪼개가며 독서를 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그 정도는 아니리라 쉽게 장담할 수 있다. 

나야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책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하니까 어린이책을 많이 보니 어쨌든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남편은 직장을, 그것도 멀리 다니다 보니 독서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선뜻 실천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내가 읽어보고 재미있었던 책이나 본인이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읽기 시작해서 지금은 그래도 꽤 보고 있다. 사실 남편은 문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꼈기 때문에 일단은 흥미있는 분야의 책이라도 열심히 읽는 것일 게다. 그래서인지 깔끔한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집에 책이 많다 못해(주로 아이들 책이다.) 놓을 자리가 없어도 그냥 넘어간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책을 읽는 것을 독려하고 격려해준다. 그러나 역시 이 책의 저자에 비하면 새발의 피나 마찬가지다. 아침에 번잡한 출근길이 싫다며 일찍 나가는 것까지는 비슷하나 몰려오는 졸음을 참아가며 읽을 정도의 열성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그래도 독서를 꽤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편독을 한다. 어린이 책이야 어차피 다양하게 읽어야 하니까, 그리고 활동과 관련된 것이니까 다양하게 읽지만 나를 위한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 서점에 가도 사회과학 도서에서 서성이기 시작한 것이 아직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쪽에 대단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도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읽어서인가 보다. 저자의 말대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많이 읽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내가 별로 흥미없어 하는 분야인 시와 자기계발서 쪽은 거의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책이란 어떤 분야든 읽으면 모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읽고 나서는 아는데 집어들기까지가 쉽지 않다. 

대학 4학년 즈음부터 시사주간지를 보기 시작했다. 한때는 거기에 있는 모든 기사를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도서관에 가서 주간지를 보곤 했다. 실제로 그래서 한동안은 기사를 전부 읽었다. 신문을 읽을 때도 되도록이면 거의 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신문을 그렇게 읽으려면 정말이지 하루 종일 신문만 봐야하는 상황이 된다. 또 신문을 읽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는 어떻고. 그런데 저자는 굳이 신문을 그렇게 열독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리드기사를 읽으며 꼭 봐야 할 것만 챙겨읽어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는 얼마나 고마운 이야기였는지 모른다. 숙제를 꼭 해야 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안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물론 지금은 신문을 거의 안 보지만 주간지도 그렇게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관심없는 기사라도 비중있게 다룬 것은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니까. 그런데 마음이 이제 좀 가벼워졌다. 그래, 그 시간에 책을 읽으니 됐지, 뭐. 

그래도 꾸준히 책을 읽고 있다고 생각하며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차원에서 읽었는데 웬걸, 의외로 다짐해야 할 것도 많고 고쳐야 할 것도 많다. 전에 <월든>을 읽으며 소로우는 어쩜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대단한 식견을 가지고 있을까 감탄하고 부러웠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누구라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상당히 읽는다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비록 소로우처럼은 아니더라도) 많은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 그러면 각각 따로 알고 있던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어 거대한 지식망을 형성할 테니 말이다. 혹자(밥 먹으며 저자의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우리 딸이 그런다.)는 어떻게 저자처럼 그렇게 잠도 줄여가며, 편안한 자리도 마다하고 지하철에서 서서 책을 읽느냐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그러나 그것은 책에 빠져보지 않았거나 우선순위가 다른 것이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게다. 원래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은 힘들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은 법 아닌가. 물론 나도 저자처럼 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좀 더 다양하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독서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새해에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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