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은 시골로 남겨 둬야 해 - 자연을 그리고 가꾸고 지켜 낸 베아트릭스 포터 바위를 뚫는 물방울 12
린다 에볼비츠 마셜 지음, 일라리아 우르비나티 그림,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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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뚫은 물방울 12.

시골은 시골로 남겨둬야 해

- 자연을 그리고 가꾸고 지켜 낸 베아트릭스 포터

 

린다 에볼비츠 마셜 글 / 일라리아 우르비나티 그림 /

길상효 옮김 / 씨드북 출판

 

<시골은 시골로 남겨둬야 해>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적어도 한 둘 정도는 갖고 있을 아이템, 바로 피터래빗 캐릭터를 탄생시킨 '베아트릭스 포터'에 관한 일종의 그림책 위인전입니다.


 

이 책은 또 씨드북에서 출판하고 있는 [바위를 뚫는 물방울 시리즈]의 최신간이기도 한데요.

책을 읽고 나서 맘에 들어서 앞선 시리즈엔 어떤 내용들이 있었을까 궁금했는데, 책 맨 뒤쪽에 친절하게 지금까지 출간된 시리즈의 책들이 소개돼 있더라고요.

 

[바위를 뚫는 물방울 시리즈] 시리즈는 '편견의 벽을 시원하게 뚫어버린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책을 엮어낸 시리즈입니다. 

저도 다른 시리즈를 본 적은 없지만, 글밥이 아주 많은 편도 아니어서 본격 위인전을 읽히기 전, 창작 그림책에서 위인전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읽히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그림 자체가 너무 아름답고, 또 그림의 분량이 많아서 아이들이 글밥에 대한 부담도 크게 안 느낄 것 같고,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내용을 제법 잘 정리해서 위인전을도 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구성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자매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이런 유리벽을 허물어낸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는 좀 일부러 찾아 읽도록 해주는 편인데요. 남녀 평등시대라곤 하지만 아직 세상은 결코 남녀가 평등한 사회가 아니니까요.

적어도 우리 아이들 머리 속에 "나는 여자니까 안 돼."라는 생각이나 "여자가 무슨~"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회의 편견에 현명하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어릴 때부터 심어주고 싶거든요.

저는 늦은 결혼으로 아이들 나이에 비해 제법 연식이 오래된 엄마인데, 제가 살았던 고향은 전국에서도 보수적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대학에 갈 때조차도 여학생은 공부를 왠만큼 잘해도 서울 쪽으로 대학을 보내주지 않는 부모님들이 많은 편이었어요. 딸냄이는 함부로 밖으로 굴려선?! 안 된다며 지방 국립대에 보내시는 부모님들이 많았죠.

저희 부모님도 극강의 보수적 성향을 갖고 계셔서 여름에 민소매 금지(심지어 서울에서 입고 다녔을까봐 반팔 소매를 재쳐 보시기도 한;;), 염색 금지, 파마 금지는 기본에 제가 대학시절에 고향엘 내려가도 일몰 전 귀가가 원칙이었을 정도인데, 그래도 부모님이 배움에 관한한, 오로지 배움에 관한한 열린 마인드를 가져주신 덕분에 저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닐 수 있었는데요.

만약 제가 다른 친구들처럼 고향에 남았다면 지금의 저와는 180도 다른 가치관과 삶의 모습을 지녔을 거라 확신하기에 저는 부모님은 두고두고 후회하시지만 ;;  부모님의 교육에 대한 마인드와 지원에 늘 감사하는 마음이랍니다. ^^


이렇게 자녀들은 부모가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주어지는 기회가 전혀 다르다는 걸 저는 직접 겪었기 때문에 제 안에도 남아 있는 행여 보수적 색채로 말 한 마디로라도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가두지 않을지 늘 조심하기도 하고, 이런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책들을 꾸준히 읽도록 해서 아이 스스로도 자신을 보이지 않는 한계에 가두지 않도록 해주고 싶어 이런 책들이 꾸준히 출판되는 것에 늘 감사하게 됩니다.

 

 

 

토끼를 쓰다듬으며 그림을 그리는 이 주인공이 바로 어린시절 베아트릭스 포터입니다.

그리고 이 토끼가 바로 피터래빗의 탄생 배경이 된 벤자민이고요.


저희 아이도 책을 펼치자마자 "엄마 이 토끼가 벤자민이래! 나도 벤자민이란 토끼 알아! 피터래빗에도 벤자민이 나오거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벤자민이 이 벤자민이라고 얘기해주고 주인공인 베아트릭스가 피터래빗 이야기를 만든 사람이라고 했더니 요즘 자신만의 스토리 만들기에 흠뻑 빠진 아이가 더욱 눈을 반짝이며 책을 읽더라고요. ;;

베아트릭스는 도시에 살았지만 여름이면 시골로 내려가 자연을 만끽하는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요.

아이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도도 방학 때라도 시골에 내려가서 이렇게 살면 좋겠다고 얘길해서 좀 안쓰러웠답니다. 안타깝게도 지방에 사시는 양가 할머니들도 모두 아파트에 거주하고 계시니 ;; 요즘 친구들에게 이런 시골 생활을 만끽하게 해주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베아트릭스가 살았던 시대는 제가 겪었던 경험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각한 남녀 불평등 시대였지요.

남자 아이는 학교를 갈 수 있지만 여자 아이는 학교는커녕 여행도, 직업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하니까요.

그녀가 거기에 순응했었다면 우리는 지금 피터래빗을 만날 수 없었겠지요?

다행히 베아트릭스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아빠를 따라 화가 작업실과 전시회, 미술관에도 가고, 그림 그리는 연습을 꾸준히 했지요.

 

그리고 그런 연습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애완 토끼인 벤자민을 그리기 시작했고~

벤자민을 의인화해 사람처럼 서 있는 모습, 예쁜 옷을 입은 토끼의 모습까지 그려나가게 된 거죠.

맨 오른쪽의 그림처럼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피터래빗 캐럭터가 이렇게 탄생을 하게 된 거죠.


저희 아이도 너무 신기해하며 유치원 때 쓰던 도시락 뚜껑에 있는 피터래빗 캐릭터를 찾아와 비교해보기도 하고, 이날 종일 토끼 그리기에 심취해 있기도 했답니다. ^^

 

 

 

베아트릭스는 그렇게 만들어낸 캐릭터를 먼저 출판사에 보내 캐릭터를 그려 팔아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웃의 아픈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기도 했는데요.

"장난꾸러기 토끼 피터가 심술궂은 맥그리거 영감님의 상추를 뜯어 먹다가 혼날 뻔한 이야기"였지요.

그리고 이 이야기로 책을 내려고 했지만 받아들여주는 출판사가 없자 자신이 번 돈으로 자비 출판을 시작한 것이 <피터래빗> 시리즈의 출발이었던 거죠. 


그리고 그렇게 번 돈으로 시골 농장을 사들였답니다.

그 이후 농장을 사들이고, 사들이고, 또 사들였어요.

대체 왜 그랬을까요?

바로 자신의 책을 만들어 낸 시골의 정취를 그대로 지켜내기 위해 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시골 땅을 사들였던 거지요. 그리고 넓은 땅과 농장 열다섯 채를 내셔널 트러스트라는 환경보호단체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그 땅을 영원히 아끼고 지키고 돌보겠다는 약속을 받고 말이죠.

 

그런 베아트릭스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에도 영국 레이크 드스트릭트라는 곳에는 아직도 옛 정취 그대로의 시골 풍경이 예전 모습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자는 직업을 가져서도 안 되고, 큰 일에 나서서도 안 되던 그 시절 편견을 극복한 베아트릭스의 노력에 의해 시골이 시골로 지켜질 수 있게 된 거죠.

 

아이가 책을 덮으며 대번에 영국의 레이크 드스트릭트라는 곳엘 가보자고 하더라고요. 저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나니 레이크 드스트릭트라는 곳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정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일을 한 개인의 노력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는데요.

편견에 맞서 꿈을 개척하고 그렇게 해서 번 돈을 제대로 쓸 줄 알았던 몃진 여성 베아트릭스 포터의 이야기인 <시골은 시골로 남겨둬야 해>!

저도 미처 몰랐던 그녀의 삶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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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되었다 : 학교생활 - 똑똑한 초등학교 입학 준비 초등학생이 되었다
심후섭 지음, 그림숲 그림 / 키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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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초등학교 입학 준비

초등학생이 되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쓰신 학교생활

글 심후섭 / 그림 그림숲 / 키움 출판


 
똑똑한 초등학교 입학 준비

<초등학생이 되었다>는 시리즈가 있는데요.

국어, 수학, 바름마음 그리고 학교생활 이렇게 4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궁금했던 게 학교생활이었습니다.

초등학생이 되긴 했지만 워낙 오랫동안 학교에 가보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13년생 친구들.

저희집에도 그 13년생 딸 아이가 살고 있거든요.

학교에 너무너무 가고 싶은데 매일매일 엄마는 다음주에 갈 거야 했다가 아니야 연기 됐어!를 반복하는 양치기 소년이 돼 버렸고, 아이는 슬슬 이제 학교에 안 가고 싶어졌다고 심술을 부리던 중이었답니다.

그런데 이제 이 주말이 지나고 나면 드디어! 정말로! 마침내! 아이들이 학교에 갈 것 같아요.

엄마는 이런 저런 걱정으로 심란하지만 아이는 들떠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네요. ;; 

 

책 날개에 적힌 이 말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요.

"1학년 공부가 너무 쉽다고? 천만의 말씀! 왜 배우는지 알아야 공부가 의미가 있는 법!"

아이가 온라인 학습을 시작하면서부터 바른자세만 몇 번을 반복했는지 아느냐면서

만날 숫자 1,2,3,4...나 쓰라고 하고, ㄱ,ㄴ,ㄷ이나 쓰라고 하고 이런 것만 배우는 학교는 가고 싶지 않다고 심술을 부리던 중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책 날개를 보여주면서 이 책을 읽으며 초등학교에서 단순히 1,2,3이나 ㄱ,ㄴ,ㄷ 같은 것들 말고도 배울 게 무척 많고, 그런 것들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꼬셔서 책을 읽어보게 할 수 있었답니다. ^^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1. 예비초등학생의 궁금증 TOP15

2. 학교에서 - 생활

3. 학교에서 - 공부

4. 길에서 

5. 집에서 

이렇게 분류가 돼 있답니다.

 

먼저 <예비초등학생의 궁금증 TOP15>부터 살펴볼까요?

정말 목록만 봐도 예비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예비초등학생 부모들도 궁금했던 내용들로 꽉 차 있죠? ^^

초등학교에 왜 다녀야 하는지부터 챙겨야 할 학용품, 방과후학교와 급식에 심지어 평과와 성적표까지 엄마인 제가 더 꼼꼼히 봐야할 챕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하다가 이젠 학교에 잔뜩 심술이 나 있는 딸은 첫 페이지를 펼치면서

"그래 대체 학교를 왜 가야 하는 거야! 도대체 왜! 1,2,3,4 그런 거 배울 거면 뭐하러 가!"라며 혼자 엄청 툴툴거렸는데요. ;;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아이의 투덜거림은 점점 줄어들고 호기심 가득찬 목소리를 저를 불러대더라고요. ^^


 

가령 이 페이지에선 "엄마! 엄마 우리 선생님 만난 적 있지? 우리 선생님은 무서워?"

라고 소리쳐 물어보더라고요.

책은 선생님께 예쁨을 받으려면 규칙을 잘 지키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예의 있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어린이가 되면 된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아이도 책을 보더니,

"아~! 선생님 안 무섭대! 난 이렇게 다 할 수 있거든!"이라고 큰소리를 치더라고요. ;;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해주기만 한다면야 엄마는 더 바랄 나위가 없지만 ;;

너무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에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네요. ;;


 

2장은 학교에서의 생활적인 부분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쉬는 시간에 뭘 할지부터 알림장 기록, 수업시간에 졸릴 때 대처법, 그리고 학교의 중요한 행사까지 다양한 학교생활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 저희 아이가 꼽은 가장 도움이 되는 항목은 바로 이거였는데요.

선생님을 보면 인사를 해야 하는데 선생님을 볼 때마다 인사해야 할지 사실 굉장히 궁금했다고 해요.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고, 

이후에 선생님과 마주칠 때는 인사를 한 번 했다고 못 본 체 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날 거 같고 좀 전에 인사했는데 또 "안녕하세요?"하기도 그렇고 ㅋㅋ 아이는 혼자서 그걸 고민하고 있었나 보더라고요.

하지만! 속 시원히 해결이 됐습니다.

두번 째부터는 소리내지 않고 꾸벅~ 인사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

 

그리고 3장에서는 학교에서의 공부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들이 조목조목 소개돼 있는데요.

발표를 잘하는 방법부터 받아쓰기, 글씨 쓰기, 일기 쓰기, 독후감과 덧셈 뺄셈 및 구구단까지

1,2학년 친구들이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공부하게 될 많은 것들에 대한 유용한 정보들을 잘 정리놨더라고요. 

 

학교 생활 뿐만 아니라 집에서 해야 할 바른 행동들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놓았는데요.

사실 가정에서부터 제대로 준비가 돼야 학교생활이 더 원만해지는 거니까요.

그래서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이유에서 시작해서, 정리 정돈을 해야 하는 이유, 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두었어요.

이 책 한 권만 제대로 읽고 실천할 수 있다면 정말이지 1학년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내내 바르고 성실한 학생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겠더라고요. ^^


원래 엄마의 백 마디 잔소리보다 선생님의 권위 있는 한 마디가 아이들에겐 더 잘 먹히는 법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책의 저자가 현직 선생님이라는 시실을 아이에게 여러 번 강조를 해주었답니다.

선생님 말씀이야~! ㅋㅋㅋㅋㅋ

 

그래서 저는 본격적으로 학교에 가기 전까지

<초등학생이 되었다 - 학교생활> 편을

한 번 더 더 꼼꼼히 읽도록 다시 한 번 챙겨줄 예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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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튤립이에요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호원숙 지음, 박나래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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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튤립이에요

호원숙 글 / 박나래 그림 / 작가정신 출판

 

<나는 튤립이에요>는 따뜻한 봄 풍경화 같은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사실 작가에 대한 궁금함 때문이었는데요.

이 그림책의 작가는 호원숙 작가님입니다.


 

호원숙 작가님은 소설가 박완서 작가의 맏딸이라고 합니다.

뿌리깊은 나무 편집기자로 일했고 박완서 작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작품들을 모아 출간하는 일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필가로 주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그림책을 내게 된 것 같아요.


튤립은 저희집 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꽃입니다.

그런데 사실, 튤립을 보고 싫다고 할 사람들이 있을까요?

한 나라를 먹여살린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꽃이 튤립이잖아요.

바로 튤립하면 떠오르는 네덜란드 말이죠.

그런데 얼마 전 그 네덜란드에 관한 슬픈 뉴스를 접한 적이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촉발된 펜더믹 사태로 네덜란드의 튤립들이 제대로 직격탄을 맞아 가격이 마이너스 대까지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참 이 코로나19 사태가 정말 많은 사람을 울립니다.


저도 튤립하면 어린이날이 생각나는데요.

뭔가 어린이날 어디로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나들이를 가면 거의 매번 튤립은 봤던 거 같거든요.

그런데 늘 활짝 만개한 튤립만 봤지 튤립의 뿌리를 본 적은 없는데요.


사진의 마늘처럼 보이는 이 덩어리 식물이 튤립의 뿌리라고 합니다. 

  

저희집 둘째 꼬맹이는 처음 튤립의 뿌리를 보고는 이건 꽃이 아니라며, 엄마가 튤립 책 준다고 하지 않았냐고 항의를 하더라고요. 

어쩌면 튤립은 이렇게 커다란 뿌리 꽁꽁 잘 싸여 있어서 그렇게 곱고 크고 봉긋한 꽃을 틔울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책 속 튤립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땅 속에 웅크리고 있다가 어느날 뉴욕에 사는 로사 할머니가 서울에 사는 비아 할머니에게 선물로 보내기 위해 국제 우편으로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그리고 비아 할머니의 집 마당 깊은 땅 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나지요.

마치 어두운 땅 속에 작은 등불이 켜져 있는 것 같지 않나요?

봄을 알리는  등불~

튤립은 겨우내  

양파일까? 마늘일까? 이름은 뭘까? 

자신이 누구일지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따스한 햇살이 비치자 몸이 근질근질해져 땅을 뚫고 나옵니다.

그리고는 할머니의 칭찬을 받으며 무럭무럭 무럭 자라나지요.

그리고 어느날 할머니네 집에 민아가 놀러옵니다.


 

그날 튤립은 알게 됐어요.

자신이 누구인지를!

"민아야, 튤립 꽃이 빨갛게 피었단다."라는 할머니 말씀을 통해 말이죠.


<내 이름은 튤립이었습니다. 튤립, 튤립>


그리고 봄볕과 민아의 사랑스러운 웃음을 만끽하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어>


그림책을 읽고 나니 절로 시 하나가 떠오릅니다.

여러분도 그렇죠? 김춘추 시인의 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봄볕처럼 따뜻한 그림책 <나는 튤립이에요>

바깥 출입도 제대로 못하는 요즘 같은 시절,

책으로나마 봄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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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받은 명왕성 - 명왕성이 들려주는 태양계 이야기 나린글 그림동화
애덤 렉스 지음, 로리 켈러 그림, 나린글 편집부 옮김 / 나린글(도서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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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받은 명왕성 

명왕성이 들려주는 태양계 이야기

애덤 렉스 글 / 로리켈러 그림

/ 나린글 출판

<전화받은 명왕성> 태양계 행성에 관한 책입니다.

그런데 그 전개 방식이 굉장히 위트가 넘쳐요.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에 의해 발견된 이후 명왕성이란 이름으로 줄곧 행성으로 인정받아 왔던 명왕성.

 

 

그래서 대체로 엄마 세대들은 거의 수금지화목토전해명! 이렇게 명왕성까지를 태양계의 행성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2006년 명왕성이 왜소행성으로 격하되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 명왕성의 행성 자격 박탈 사건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건데요.

지구의 과학자들로부터 어느날 갑자기 전화로 퇴출 소식을 듣게 되는 거죠.

 

속이 상한 명왕성이 독자인 우리에게 행성인 자기를 만나러 와주었는데 이제 더 이상 자신이 행성이 아니게 됐다며 다른 친구들을 소개하겠다고 말하면서 태양계 안쪽 다른 행성들을 찾아가는데요.
독자인 우리에게 불쑥 말을 거는 건 기본, 이 외에도 작가들의 위트가 책 곳곳에서 드러나 아이들이 즐겁게 읽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

저희 아이도 워낙 태양계를 좋아하기 때문에 책의 내용들은 아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너무 웃기게 써놓아서 책이 아주 맘에 든다고 하더라고요. ^^

또 예전부터 아이와 대화하면서 해왕성 너머에 명왕성이라고 불리던 행성이 있었다는 얘기만 해주었는데요.

요즘은 다들 해왕성까지만 가르치기 때문에 괜히 아이가 헷갈려 할까봐 명왕성에 대한 논쟁을 자세히는 얘기해주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아이에게 명왕성이 행성이었다가 왜소행성이 되게 된 과정 등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었답니다. ^^


저희 아이는 특히 전화를 받고 왜소행성으로 전락하게 되는 순간의 명왕성의 황당함과 분노를 보면서 정말 자신이 명왕성이었다고 해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났을 것 같다며 격하게 공감해 주었답니다. ;;

 

명왕성이 해왕성부터 수성까지 차례로 만나면서 각 행성들의 중요한 특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명왕성의 속상한 마음을 해결해줄 방법을 고민하던 수성과 금성이 태양계에서 가장 현명한 존재, 바로 태양을 찾아가 보라고 권합니다. 

그렇게 명왕성이 태양을 찾아갔을 때 태양이 해준 말은 유쾌하고 가벼운 톤의 기존 글들과 달리 가슴이 따뜻해지고 많은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네는데요.

"넌 굳이 행성이라 불리지 않아도 태양계의 명왕성이란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널 사랑해."

라고 말이죠. 


그러고 보니 정말 맞는 말이더라고요. 명왕성은 그냥 명왕성일 뿐이죠.

태초의 태양이 생기고 태양계가 형성이 되고 명왕성이 생겨난 이래 명왕성은 원래 명왕성으로 그 자리에서 묵묵히 제 궤도를 돌고 있었죠. 그러다가 태양계 행성들의 세월을 기준으로 보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지구의 미세한 생명체 따위인 인간들이 함부로 자신들의 존재를 이렇게 저렇게 재단하고 이름 붙이더니 또 어느 날은 갑자기 부여했던 이름을 빼앗아버린 거죠.

그렇다고 명왕성이 달라질 건 없는데, 사람들만 괜히 호들갑스럽게 그 일로 다투고, 미국의 상징을 빼앗겼다며 흥분해 논쟁하고 난리가 아니죠.

나의 존재 이유와 나의 존재가치는 주변의 누군가가 어떻게 부르고 평가하는가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고 뭐라고 부르는지는 근본적 문제도 아닌데 말이죠.


아이가 이런 깊은 깨달음까지 이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아이 마음 어딘가에 희미하게라도 켜켜이 쌓여 나중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돼 줄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것이 그림책의 힘이니까요.


<전화받은 명황성>이 과학지식책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 책을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라 불러줘야겠다 다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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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 월간우등생학습+과학 1년 - 4학년 (2020)
천재교육(정기구독)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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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우등생 학습 + 과학

5월호

천재교육

초등 교과서를 발행하는 천재교육에서 운영하는 월간 우등생!

월간 우등생은 <우등생 논술>과 <우등생 과학>이 있고

여기에 우등생 학습이 더 있는데요.

<우등생 논술>이나 <우등생 과학>은 사실 초등 저학년이 보기엔 글밥이 좀 많은 것 같기는 해요. 

그래도 또 두면 오며가며 그림 구경도 하고, 어느 날은 내용도 좀 더 살펴보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이번달에 저희 아이가 관심을 기울였던 첫 번째 기사는 바로 이 익스트림 스포츠인데요.

아이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쫓아와서

"엄마 왜 이 사람들은 이런 걸 하는 거야? 왜 이게 스포츠야?"라고 물어보는데 ㅎㅎ

사실 저도 익스트림 스포츠에 대해서 별로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편은 아니라서 

말문이 좀 막혔던 기억이 ;; 

그리고 당연히 코로노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아이도 한참을 자세히 들여다 보더라고요.

훗날 유치원 졸업식도 못하고 입학식도 못한 불쌍한 세대로 회자되지 않을까 싶은 불쌍한 13년생이거든요.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은 몰라도 ㅜㅜ 생애 첫 학교 입학인 초등학교 입학을 못해본 게 저도 못내 아쉬운 ㅜㅜ

그러니 아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죠. 

마침 초등학교 개학이 거의 최종 확정된 상태에서 아이가 기사를 읽고 다시 한 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심각성과 손 씻기와 마스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내용을 읽었으니 학교에 가서도 최대한 안전하게 생활하고 오는데 보탬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ㅜㅜ 

그리고 또 하나 아이가 관심을 가졌던 기사는 바로 이 산과 염기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일단 밥 색깔이 너무 알록달록하게 다른 사진을 보고 폭~ 빠져서는 당장 이 실험을 해보자고 우겨대서 어쩔 수 없이 주말에 적색 양배추를 사러 가기로 했답니다.

단! 그 전까지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읽어보고 제대로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해보고 실험을 시켜주기로 ㅋㅋ

물론 충분한 이해가 되진 않겠지만 이렇게 또 한 번 읽어두면 나중에 산과 염기를 제대로 배우거나 할 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한 번 읽어보게는 하려고요 ;;

이건 월간 우등생 논술이나 과학과 같은 잡지가 아니라 매달 학교 교과 진도에 맞춰 제작된 <월간 우등생 학습>편인데요. 학습은 국어와 수학 두 개의 문제집으로 구성돼 있어요.

원래 아이는 초등1학년이지만 지난 번에 한 번 접했던 1학년 <월간 우동생 수학>편을 아이가 너무 쉬워해서 오히려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단계를 올려봤는데요. ;;

초등학생이 뭘 배우는지 알지 못하는 엄마라서 2학년 교과 과정이 궁금하기도 했던 터라 2학년 학습교재를 받아봤는데 아직은 봄호라서 그런지 앞부분엔 간단한 두 자리 연산에 대한 것들이 나오고 뒷 부분은 길이 재기에대한 개념 이해를 돕는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더라고요.

저는 연산을 기계적으로 엄청 잘할 때까지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는 아니라서 아이가 연산을 어느 정도만 할 줄 아면 된다고 생각해 6,7세 때 했던 연산 문제집을 어느 시기 이후로 시키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서 10의 자리 수 세 개를 연이어 연산하는 과정은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아이가 시간이 걸려도 차분히 잘 풀어주더라고요.

1일치를 풀어본 결과 하나 정도의 실수는 있었지만 원래 쉬운 건 다 틀리고 오히려 어려운 걸 쉽게 푸는 아이 성향에 비하면 하나 정도는 그야말로 애교 수준이라 ;; 

이 정도면 아이에게 크게 부담 가는 수준의 문제집이 아니겠구나 판단이 서서 이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도 지난 번 1학년 문제집보다는 차라리 이게 좀 그나마 푸는 맛이 난다며 ;; 이건 꾸준히 해보겠다고 해주더라고요. ;;

사실 아이가 가장 좋아한 건 <월간 우등생 학습 국어 / 여름>편이었는데요.

월간 우등생 5월호 묶음을 보자마자 요것부터 쏙 빼가서 문제를 풀더라고요. ^^ 

수학 수준이나 영어에 비해 국어가 아무래도 조금 쳐지는 편이라서 조금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오히려 재미있다며 푸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요.

학교 온라인 숙제가 조금씩 많아지기도 하고, 영어 학원도 재개를 하니 예전처럼 마냥 시간이 남아돌던 스케줄이 아니라 생각보다 월간 우등생을 풀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채점을 하려고 보니 이건 어느새 한 주 분량을 훅~ 다 해 놨더라고요.  

아직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뭘 물어보는 건지 제게 물어본 문제도 두어 개 있긴 했는데요.

그래도 생각보다는 문제를 꼼꼼히 잘 읽고 잘 풀어주었더라고요.

 

다음 주가 되면 비록 매일 등교를 하는 건 아니지만 드디어 오프라인 등교를 하게 되니 좀 더 꾸준히 학습하는 훈련을 저희집도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지금까지는 아무리 8살이라도 뭔가 학교에 가질 않으니 자꾸 유치원생 같고 해서 ;; 하고 싶을 때 하고 놀고 싶을 때는 놀게 두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학교 생활에 적응도 하고 스스로 숙제를 챙겨서 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슬슬 들더라고요.

 

그런 용도로 활용하기에 <월간 우등생 학습>이 참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일단 무조건 지겨워도 들어야 하는 학교 수업이 아니니 아이의 현재 상태에 맞게 문제집 난이도를 조금 조정해보는 것도 제가 해보니 오히려 아이가 흥미를 더 갖고 도전의식을 갖는다는 점에서 좋았던 것 같아서 이렇게 문제집으로나마 즐겁게 학습을 꾸준히 하게 하는 습관을 들이기에 분량 면이나 내용면에서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


<이 후기는 업체로부터 교재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활용해보고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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