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소원 ink books 2
조 사이플 지음, 이순영 옮김 / 써네스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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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가지 소원

조 사이플 지음 / 이순영 옮김

/ 써네스트 출판

<다섯 가지 소원>은 사실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 아니었습니다.

충동적으로 만나봐서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아 읽기 시작하기가 어려운 책..

사실 그랬습니다..

 

그래서 사실 대충 읽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 읽어나갈수록

끝까지 읽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하나하나 스토리를 빠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읽고 곱씹으며 기억해둬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제가 받은 이 감동과 가슴 먹먹한 느낌을 제대로 글로 전달할 수는 없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연하게라도 이 <다섯 가지 소원>을 읽게 된다면

책이 제법 두껍지만, 절대로 앞부분만 읽고 중단하지 마세요~!

책의 진짜 감동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은

최소한 중반 이후부터 제대로 살아나니까요.

 

책의 저자는 텔레비전 스포츠 방송 진행자였다가 작가가 됐다고 합니다.

보통 작가들이 그렇듯, 그 역시 전직이 있어

그토록 특정 분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구나 깨닫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진짜 머리 맥브라이드씨가 모델인 야구선수가

존재하거나 존재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기도 하더군요.

머리 맥브라이드씨가 누구냐고요? 책의 주인공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책의 시작은 어느 마술사의 독백 같은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의 이름은 제이슨입니다.

그가 만났던 어느 소녀와 노인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지요.

제이슨이 만난 노인인 머리 맥브라이드씨는

무려 100세가 넘은 미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그는 이메일이 뭔지도 모르고,

심지어 스마트폰은커녕 무선전화의 가능성조차 머릿속에 담아 두지 않는,

옛날을 고스란히 살아가는 약간 고집불통 노인입니다.

그에게 가장 아름다운 기억과 아름다운 시절은 모두

제니에 관한 기억들뿐입니다.

80년을 함께 하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한 여인, 그의 아내죠.

하지만 아내도, 아들들도 지극히 당연히 머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고,

그는 자살을 할 순 없어서 삶의 의욕 하나 없이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가는 늙은 노인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그를 변화시킨 건 충동적으로 찾아간

심장 병동에서 만난 버르장머리가 지독히도 없는 10살 꼬마 제이슨이었습니다.

아니,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그 아이가 흘리고 간

쪽지 한 장을 줍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고 해야 더 정확할 겁니다.

 

아이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시한부 환아입니다.

그래서 <심장이 죽어서 내가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 하고 싶은 다섯 가지>라는 목록을

항상 셔츠 주머니에 넣어 다니는 꼬마입니다.

그렇게 하기 시작한 특별한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건 책을 통해 만나보시고요.

여튼 결론은 그 쪽지는 아이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마치 징크스를 없애주는 마스코트 같은 존재였지요.

머리는 100년을 산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의 작은 몸짓만으로도

그게 아이에게 무척 중요한 존재라는 걸 알아챘고,

아이에게 그 쪽지를 되돌려 주기 위해

실로 오랜만에 낯설고 불필요한 세상과 부딪쳐나가기 시작합니다.

 

세상일이라는 게 정말 그런 거 같아요.

삶은 계획대로 결심대로 이뤄지는 것보다,

어찌 보면 충동적으로, 다르게 말하면 강렬한 마음의 끌림으로

전혀 알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운명을 만들어가곤 하죠.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유사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느끼지 못할 만큼 숨 가쁘게 살아가기도 하지요.

 

하지만 머리는 작은 변화의 씨앗을 제대로 붙잡았습니다.

이번에는 말이죠.

그렇게 생각만 하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 변화의 문을 두드린 덕분에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이, 제이슨과 머리의 모험!

10살 아이가 갖기엔 너무 안타까운,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 하고 싶은 5가지 소원을 이루기 위한 모험이 시작되는 거죠.

 

하지만 모험 과정이 그리 감동적이거나, 사랑스럽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지극히 현실적이죠.

아이와 할아버지는 90년이라는 세대 간의 차이가 있으니 당연하겠죠.

일단 머리는 무엇보다 아이와 연락을 취하기 위해

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이메일의 존재를 이해해야 합니다.

히지만, 사실 많은 것들이 일단 하다보면, 겪다보면 알아가게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머리에게 이메일도 그러합니다.

이메일을 주고받는 10살 꼬마와 100살이 넘은 노인은

늘 어투로 티격태격하곤 하는데요.

제이슨은 그렇게 모범적인 아이는 아니거든요. ;;

그런데 머리도 의외로 엉뚱합니다.

아니 때론 무모하기도 했지요.

첫번째 소원을 성공시키는 방법 역시 ㅎㅎ

100살 어른이 10살 아이에게 알려준 방법이라기엔 ;; 다소 황당하기도 했고요. ;;

엇보다 머리는 아이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경찰서에까지 끌려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머리는 오래 전 놓아버렸던

삶의 의미, 젊음, 도전이라는 것들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깨달아 갑니다.

 

머리와 제이슨의 우정 이야기엔

티어건 로즈 마리 애서튼이라는 여자 아이도 등장합니다.

제이슨의 소울 메이트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아이지요.

정말 아름다운 아이입니다.

아이도 아이 엄마도 정말로 더 뭐라고 말할 수 없게 S, B, K한 모녀입니다.

S, B, K!는 모녀가 서로 만날 때마다 매일매일

서로에게 외치는 격려이자 사랑의 표현이에요.

 

강하고(Strong), 용감하고(Brave), 친절하라!(Kind)

그건 두 모녀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세상을 향해 외치는 선전포고이기도 하지요.

 

티어건은 딸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우리 아이가 티어건처럼만 자라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배려심 깊고, 친절하고, 정직하고, 지혜로운 아이이지요.

그리고 오래~ 오래~ 아마 제이슨 평생 제이슨과 함께 할 테고요. ㅜㅜ

 

세대차이..

참 우리가 쉽게 쓰는 말입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끼리도 서로 세대차이가 느껴져

대화가 안 된다고 하는 얘기도 직접 들어본 적도 있고요. ;;

하지만 진짜 우정이란 건,

서로간의 교감이라는 건 세대 차이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나이 차이가 아무리 나도,

아무리 첫 만남이 엉망이었다고 해도,

결국 서로 마음의 문을 열면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큰 삶의 이유와 가치를

안겨줄 수 있는지 이 책은 정말 잘 보여줍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그 진부하고 식상한 말이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니

수없이 감탄을 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물론 수없이 울면서 책을 읽기도 해서..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고 아프고 시리고 울컥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나중에.. 라는 말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희생하는 게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또 대화하지 않고 지레짐작만으로 서로를 오해하는 일이

얼마나 큰 시간낭비이고 얼마나 더 많은 오해를 만들어내는지 이 책은 알려줍니다.

스포일러를 하나 살짝 밝히자면 

열 살 꼬마 제이슨은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맨 처음 화자로 등장했던 그 마술사가

바로 어린 시절 머리를 만났던 그 꼬마였던 거죠.

하지만 이야기의 진짜 마술은 여러분이 책으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다섯 가지 소원>은 맥시 어어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고도 하고,

캐나다 호주 청소년 문학 베스트셀러1위에 올랐다고도 합니다.

이 책이 청소년 도서라니!

행여라도 청소년 도서라고 결코 얕잡아보고 책을 읽으면 안 됩니다.

감수성이 좀 있는 분들이라면,

제법 울 각오를 하고,

심호흡 한 번 제대로 하고 책장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아직도 먹먹한 여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다섯 가지 소원>!

여러분도 이 감동을 느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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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수학놀이 100일의 기적 - 하루 10분 놀이를 통해 다지는 수학 기초
신경미.천종현 지음 / 넥서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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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놀이를 통해 다지는 수학 기초

엄마표 수학놀이 100일의 기적

젠틀맘(신경미), 천종현 지음 / 넥서스 출판

도치맘 카페 38만 회원이 인정한 수학놀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로 엄마와 아이가 집에서 하는 수학놀이!

도치맘 카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책 표지를 장식한 문구들만 봐도

혹할만한 문구들로 가득 채워진

<엄마표 수학놀이 100일의 기적>을 만나봤습니다.

 

사실 저도 도치맘 카페 회원이라서

이 책이 출시된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요.

엄마표를 잘 하지 못하는 터라

차일피일 책을 만나보는 걸 미루다가

이제야 직접 눈으로 확인했네요.


책의 저자는 도치맘 회원들이라면 당연히 알 수밖에 없는

도치맘 운영진 중 한 분, 젠틀맘 신경미님과 천종현 소장님!

 

와우~! 천종현 소장님이라면

어린이 수학문제집을 조금이라도 살펴본 사람들이라면

여기저기서 수시로 불쑥불쑥 이름이 등장하는

사고력 수학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제가 도치맘 열혈 회원은 아니라서

정확히 계보는 모르지만,

오가며 나름 파악한 바에 따르면

도치맘 카페 운영진은 3분이신 거 같은데

주인마님이 전체적 운영과

책에 특화되신 분이신 거 같고

해피맘님은 영어,

젠틀맘님은 수학에 특화되신 분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사실 신경미님이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닉네임 젠틀맘님은 날라리 회원인 제게도

엄청 친숙한 이름입니다.

 

인스타에 올라오는 일상을 보면

정말 아이들이 어찌나 기특한지

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찬찬히 보면서

그게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구나!

엄마의 꾸준하고 정성어린 각고의 노력이 쌓여

지금의 대견한 아이들이 된 거구나!

새삼 깨닫게 되기도 했답니다.


그럼 책 내용을 살펴볼까요?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목차의 일부에서 드러나듯

5일 엄마표 수학놀이와

1일 확인학습을 포함해

6회 매일매일 학습한 날짜를 기록해나가며

100일의 기록을 채워나가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사실, ‘엄마표라는 걸

저도 시도해 봤던 적은 있어서

엄마표에서 가장 힘든 게 바로

꾸준히가 아닐까 생각하는 편인데요.

학원이나 기관에 보내는 것과 달리,

집에서 아이와 지지고 볶으며

매일매일 일정대로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아요!

그래서 매일 학습한 날을 기록하는 것들이

은근히 동기부여도 되고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책을 살펴보면 정말 저처럼 게으른 엄마조차도

이건 재료를 못 구해서 못하겠어!

이런 말이 나오기 민망할 정도로

계란판, 종이컵, 이쑤시개, 달력 등

집에서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아이가 수 개념을 알아가는 초기 단계부터

즐거운 놀이처럼 수학놀이를 해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요.

특히, 달걀판이 진짜!

어마무시하게 다양하게 활용되더라고요!

지금까지, 꾹꾹 눌러 밟아 정성껏 버려왔던 달걀판을

무조건 차곡차곡 모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답니다! ^^

 

매일 실천하는 엄마표 수학놀이 하단에는

위와 같은 다양한 꿀팁들이 제공돼 있는데요.

저는 특히 이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 엄마표로, 왜 생활 속 물건들로 놀이하듯

수학을 접근해 주어야 하는지

아주 간결하게 설명을 해놓고 있으니까요. ^^

 

그런데 앞부분을 살펴보면서

좀 안타까웠던 게 ㅜㅜ

, 책을 너무 늦게 접했구나,

왜 난 진작 이런 걸 못 해줬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내내 들었는데요.

 

첫째는 물론이고,

둘째도 두 자리 수 연산이 제법 되는 상태라

앞부분의 수 놀이들은 시기를 놓쳐 버린 것들이더라고요.

뭐 그래도 사실, 엄마가 이렇게 정성껏 준비해서

놀아준다면, 아는 것과 또 다르게

아이가 무척 좋아할 거라는 걸 알긴 하지만요. ;;


그런데 뒷부분으로 페이지를 넘길수록!

와우~! 저도 지금 당장 실천해야겠다 싶은

수학놀이들이 엄청 다양하게 등장하더라고요.

수의 패턴이나 규칙 찾기는 물론이고요.

무엇보다 제 눈길을 끈 건

도형과 대칭, 좌표 등에 관련한 여러 가지 엄마표 수놀이들이었어요.

저희 첫째 아이가 이런 저런 이유로

수학을 좀 일찍 접해서 진도가 또래보다 좀 빠른 편인데

이 도형 부분이 특히 약해서 초반에 개념을 이해하는데

무척 오래 걸리고 어려워했거든요.

그런데 이 <엄마표 수학놀이 100일의 기적>

나와 있는 수 놀이들을 보니,

둘째는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그 과정을 진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3,4살 자녀를 두신 분이라면 정말~

1일차부터 차근차근,

매일이 힘들면 주1회씩이라도 꾸준히~ 길게~

아이와 엄마표 수학놀이 시간을 채워나간다면,

사고력 수학학원 기웃거릴 필요 없이!

수학을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아이로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물론, 엄마의 꾸준한 노력과 관심, 인내심을

갈아 넣어야 하는 건 ;;

엄마표의 기본 중 기본이겠지만요 ;;

 

<엄마표 수학놀이 100일의 기적>의 가르침대로

저도 둘째와 놀이처럼 수학을 접근해볼 수 있도록 해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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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가 가져온 이상한 휴가 - 지구온난화 환경 그림책
이윤민 지음 / 미세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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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가 가져온

이상한 휴가

이윤민 글 그림 / 미세기 출판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이상한 휴가>는 요즘 시기 딱 어울릴 법한 소재입니다.

물론 올해는 온난화보다는 코로나19사태와

기록적으로 긴 장마로 휴가 가기도 여의치 않은 특이한 해이긴 하지만요.

 

책의 주인공은 들떠 있습니다.

엄마, 아빠의 휴가가 시작됐기 때문인데요.

사실 엄마 아빠가 같은 시기에 휴가를 내는 것도

맞벌이 부부들에겐 진짜 쉽지 않은 일인데요. ;;

저희는 올해 완전 실패했습니다. ㅜㅜ

제 업무가 갑자기 급작스레 당겨지면서

번개 불에 콩을 볶을 지경으로 바빠지는 바람에

유난히 짧은 올해 신랑의 휴가가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답니다. ㅜㅜ

속으로는 차라리 비가 오는 게 덜 미안하다,

코로나19 때문에 덜 미안하다..

하곤 있지만 매일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미안해집니다.

 

오늘 내일 바짝 업무를 빨리 마무리하고

가까운 근교 당일치기 나들이라도 다녀와야겠어요.;;

아이가 책을 보면서 이 페이지를 보더니

얘네 아빠도 우리 아빠랑 똑같다!”라고 외칩니다. ;;

그러게요. 집 밖으로 잘 안 나가려고 하는 아빠들, 정말 많죠? ;;

그래서 저희집도 가까운 곳을 가든 먼 곳을 가든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잡고

집에서 뒹굴고 싶은 아빠를 설득하고 일을 추진하는 건

쉬고 있는 아빠가 아니라, 번개 불에 콩을 볶더라도 온전히 엄마의 몫이랍니다. ;;

주인공도 하마터면 집콕으로 여름휴가를 날려버릴 뻔 했는데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에어컨이 고장나버리는 바람에

급히 휴가를 떠나기로 합니다.

 

그런데 휴가를 나선 길부터 뭔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아스팔트가 위에 계란프라이가 될 지경으로 뜨거운 날이었던 거죠.

이건 서막에 불과했는데요.

가족이 찾은 계곡엔 물이 말라서 계곡이 실개천이 돼 버렸습니다.

올해는 어딜 가나 범람을 해서 문제인데 말이죠.

너무 비가 안 오는 것도, 비가 올해처럼 지나치게 많이 오는 것도

모두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들인데

언제부턴가 해마다 적당히 넘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ㅜㅜ

어쩔 수 없이 가족들은 바다로 향하는데요.

책을 읽던 아이가 깜짝 놀라서 말합니다.

엄마 이것 봐! 바다가 빨간 색이야!”

 

, 바다가 빨갛게 변해버렸습니다.

적조 현상이 나타난 거죠.

올해는 지나친 폭우로 그런 뉴스가 쏙 들어갔지만,

한동안 녹조라떼니 뭐니 하며 적조, 녹조 현상에 대한

뉴스 보도가 수시로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적조현상 때문에 실컷 바다에 왔는데 바다에 몸도 담그지 못했지만

그래도 휴가니 그냥 돌아갈 순 없잖아요.

적조가 없는 바다로 배를 타고 나가 바다탐험을 시작하는데

아뿔싸!

이게 무슨 일이죠?

상어 떼가 나타났습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네요. ㅜㅜ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 한반도 주변에서

상어 떼가 출몰한다는 기사가 종종 뜨는 걸 봤는데,

이것도 역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 때문이었나 봅니다. ㅜㅜ

 

세상에나~ 정말 너무 끔찍합니다.

휴가도 못갈 판이 돼버린 올해도 행복하진 않지만,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전 인류적 대책마련이 되지 않는다면

폭우가 아니더라도 폭염으로 인해

우린 이제 더 이상 여름휴가를 떠날 곳이

없어져버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현상들은

먼 미래에 일어날 수도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죠.

 

그럼 지구온난화에 따른 문제는

여름에만 국한돼 나타나는 걸까요?

그림을 보면 아닌 게 분명해 보이죠?;;

책 말미에는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보다 자세한 여러 정보들이 제공돼 있어서

책을 읽고 아이들이 궁금해 할 법한 내용들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도록 제시돼 있어서

무척 도움이 됐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이상한 휴가>,

결코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느긋하게 지켜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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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이 파괴되고 있다 도토리 작은숲 4
후지와라 고이치 지음, 고향옥 옮김 / 도토리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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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이 파괴되고 있다

후지와라 고이치 지음

/ 고향옥 옮김 / 도토리나무 출판

<남극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진으로 보다 선명하게

남극의 면모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로

만나보게 됐습니다.

저의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남극의 면모를 볼 수 있긴 하지만,

그건 아름다운 남극의 자연 생태계가 아니라,

인간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남극의 지극한 현재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널리스트다운 사진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남극의 모습은

이렇게 온통 새하얀 빙하 위를

뒤뚱뒤뚱 걸어 다니는 펭귄들뿐인 하얀 세상이죠.

저자가 1995년 처음 방문했던 남극도

이런 모습이었다고 해요.

그 모습에 전율을 느끼고

이후 수없이 남극을 방문하게 됐다고 합니다.

보이시나요? 보송보송한 아기 펭귄의 모습.

아델리 펭귄은 해마다 같은 곳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한 달을 품으면 부화하는 새끼 펭귄은

체온조절을 할 수 없어

부모가 교대로 새끼를 품고 먹이를 잡아다 먹이며

새끼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머문다고 해요.

그런데 이런 새끼 펭귄을 노리는

남극도둑갈메기, 표범물개 등

자연의 천적들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상상했던 남극의 모습입니다.

남극에서도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아름다운 풍경이

남극의 참혹한 현실을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바로,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가 무서운 속도로 녹아

땅바닥이 드러나고 거기에 푸른 식물들이 자라는 거죠.

그리고 녹은 빙하가 지하로 파고들면서

땅바닥이 갈라지고, 펭귄들의 서식지였던 땅들이

갈라지고, 쪼개져 바다로 떨어져 나가 버리는 겁니다. ㅜㅜ

그 갈라진 틈으로 ㅜㅜ 채 자라지 못한

새끼 펭귄들이 떨어져 죽는 일이 발생하고 있고요.

게다가 이렇게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남극에 살지 않던 새들이 날아와 서식을 하고,

그 새들의 깃털 등에 붙어 새로운 식물들이 자라고

생태계가 바뀌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사진 오른쪽 아래 모습처럼

새들이 옮기는 병원균과 바이러스들로

병에 걸려 죽는 펭귄들도 있다고 합니다.

추워 얼어 죽을 것 같은 남극에 무슨 병원균이?

하실 수 있겠지만, 1998년 무렵부터

여름 최고 기온이 영상 15도에 이른다고 하니

안타깝게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지요.

얼마 전 유튜브에선가

최근 코로나19바이러스 사태보다 더 무서운 재앙이

남극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대 지구에서 생존했던 바이러스들이

남극 빙하에 갇혀 있다가 해빙과 함께

되살아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런 고대 바이러스에 대해

우리 인간은 당연히 무방비 상태겠죠.

그러니, 남극 밖의 병원균에 노출돼

펭귄이 죽어가듯,

남극이 녹아내리는 게 중단되지 않으면

남극에 갇혀 있던 병원균들이

이번엔 남극 밖으로 퍼져나갈 수도 있는 거죠.

사진 속 처참히 죽은 펭귄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의 미래일 수도 있는 거죠.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인간이 간접적으로 남극을 파괴하고 있는 게

지구 온난화 문제라면,

이번엔 보다 직접적으로 남극을 훼손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들이 등장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살다 보면

다치거나 죽는 일이 생기는 건 당연한 결과겠죠.

원래 펭귄들이 살던 서식지는

떠 있는 빙하 위가 아니라

남극에서 지극히 적은 땅 위의 공간들입니다.

탄탄한 땅!

그건 인간에게도 꼭 필요한 환경이죠.

그곳에 수많은 과학기지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지들이 폐쇄가 되면

고철더미가 돼 버리는 거죠.

최근 들어서는 이런 문제에 주목해 세계 각국은

과학기지에서 나온 생활 쓰레기들을

모두 본국으로 되가져가기로 협정을 맺긴 했다는데요.

뭔가 멋진 결과인 것만 같은데

현실은 문화재가 됐으니 이곳의 고철과 쓰레기들은

더 이상 손댈 수조차 없게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에는 고래의 배를 뚫었던 엄니 같은 쇠가

지금은 남극의 자연을 뚫고 있구나.’

그리고 저자는 이런 말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남극은 지구의 마지막 ‘낙원’이었습니다.

왜 낙원이었을까요.

인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이죠.

책을 덮고 나서도

고철 더미 위 쓰레기 산을 거니는

펭귄들의 모습이 오래 잔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남극을 연구하고 관찰한다는 이유로

경쟁적으로 세워진 세계 각국의 과학기지.

과학기지들은 사실 남극 생태계 연구보다는

남극의 자원 가치를 연구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죠.

그리고 남극 개발에서 우리나라만 소외되지 않기 위해

일종의 말뚝 박기를 하는 계산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그 과학기지들이

남극을 이토록 훼손하고 있는 지는

저도 미처 몰랐습니다.

인간이 다녀가는 모든 곳은

이렇게 훼손되고 파괴될 수밖에 없는지

참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류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발길을 닿지 않는 것이

지구 생태계를 보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만 같습니다.

또 어쩌면 인간의 호기심이

재앙의 근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저희 아이가 책을 덮고는 말했습니다.

“왜 어른들은 우리보고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말라면서 어른들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펭귄한테 내가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라고....

참 부끄러웠습니다.

대꾸할 말이 생각이 안 나더군요.

가볍게 펼쳐들었던 <남극이 파괴되고 있다>

하지만 그 여운은 제법 오래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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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여행 - 잃어버린 나의 마음을 찾아서 마음여행
김유강 지음 / 오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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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여행

잃어버린 나의 마음을 찾아서

김유강 그림책 / 오올출판

 

귀여운 꼬마아이가 초록초록한 배낭과 모자를 쓰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그림책 <마음 여행>!

 

책 표지만 봐서는

무척 어린 친구들이나 볼법한 책 같지만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봐야 할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거든요.

이런 게 또 그림책의 묘미이기도 하죠.

 

각자 위치에서 각자의 깜냥만큼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책

결코 아이들만의 책이 아닌 책

그게 바로 그림책의 매력이니까요.

 

이야기는 평범해 보이는 어느 날

주인공이 길을 걷다가 문득!

가슴 가운데가 도드라지더니

~! 작은 구멍을 내더니

떼구르르 굴러가 버립니다.

 

주인공이 잃어버린 건 바로

마음이었습니다

.

 

마음을 잃어버리고 나니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져 버렸어."    

 라고 주인공은 공허한 표정을 말합니다.

 

정말 그런 거 같아요.

당연히 늘 내 안에 있는 것만 같지만,

내가 맘을 평소에

잘 들여다보고 다독여주고

사랑을 주지 않다 보면

마음이 병들어버려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저희집 5세 따님이

이걸 다 이해할 순 없겠지요.

아이는 아이대로의 깜냥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겠죠.

 

저희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얜 마음에 구멍이 나서, 기분이 안 좋은가봐!”

 

그래요. 마음을 다치거나 잃어버리면

기운을 잃죠.

마음이란 게 그런 거란 것만 알아도

충분한 나이니까요.

하지만 마음을 잃어버린 채 살아갈 순 없죠!

주인공도 단단히 결심을 하고 마음을 되찾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저희 아이가 ㅋㅋ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한 페이지 중 하나가

바로 이 페이지인데요.

 

삽화 곳곳에 굉장히 디테일하게

마음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겪는 일들을

재미나고 유쾌하게 묘사하고 있는데요.

아이가 미로 찾기를 하는 것 같다며

자기도 무척 해보고 싶다고 좋아하더라고요. ;;

 

마음을 되찾는 여정이 호락호락할 리 없겠죠.

하지만 주인공은 그런 모험과 위협보다

더 힘들었던 건

 

외로움,

 끝없는

   외로움."

이라고 쓸쓸히 말합니다.

 

그렇게 포기하고 싶었을 때 드디어 도착한 곳은 바로

주인없는 마음들이 가득 쌓여 있는 마음언덕이란 곳인데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 마음을 잃어버리고도

찾으러 오지 않았던 걸까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한 장면이었습니다.

 

태산처럼 쌓인 마음 언덕에서 주인공은 용케

자신의 마음을 찾아내는데요.

하지만 아뿔싸!

너무 늦게 도착해서인지,

마음이 쪼그라들어 가슴에 난 구멍을

도저히 채울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데 마음 요정이 나타나 알려줍니다.

마음이 쪼그라든 게 아니라

마음 자리가 커진 거라고.

그러고 보니,

처음 마음이 떨어져 나와 잃어버릴 때보다

주인공 가슴 가운데 구멍이 훨~~씬 커져 있었네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마음 요정은 말해줍니다.

마음을 찾아오는 여정 동안

새로운 마음싹이 돋아났다고.

이제 주인공이 해야 할 일은

잃어버렸던 마음을 억지로

마음자리에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작디작은 마음 새싹을 마음자리 크기에 맞게

가꾸어 나가야 하는 거죠.

 

마음요정은 주인공에게

그렇게 마음 싹을 가꾸어 나가는 하루하루는

별처럼 반짝 반짝 빛나게 될 거라고 알려줍니다.

 

조언에 따라 주인공은 다시 길을 나서는데요.

주인공은 처음 봤던 표정과 달리 행복하고 따뜻한 표정입니다.

주인공은 과연 어떤 여정을 떠나게 될까요?

마지막 이야기는 책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늘 우리 안에 당연히 머물러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마음!

그 마음을 가꾸고 보살펴주지 않으면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그림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겠지요?

 

삶의 깊은 지혜가 담긴

<마음 여행>

아이나 어른 누가 읽어도

제각각 생각해볼 바가 생기게 될,

그림책의 묘미를 또 한 번 느끼게 해준

책을 만나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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