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 어른과 아이가 함께 배우는 교양 미술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지음, 박소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7월
평점 :
어른과 아이가 함께 배우는 교양 미술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지음 /
박소현 옮김 / 동양북스 출판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은
책 제목을 보자마자 확~! 끌리는 책이었는데요.
엄마가 워낙 미술 문외한이다 보니,
내 아이만큼은 이렇게 문화예술 분야
문외한으로 키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원래 좀 강한 편이었어요.
하지만 엄마가 잘 아는 게 없고, 이 쪽 분야에 취미가 없다 보니
생각만 있을 뿐 실천이 쉽지 않은 편이었는데요.
아이가 6~7세가 된 후부터는 기본적인 공중도덕도 어느 정도는 지킬 줄 알게 되고
또 마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적절히 눈에 띄어
유,무료 도슨트 프로그램에 참여도 해보고
또 박물관 및 전시관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나서는그야말로 집콕의 나날 ㅜㅜ
동네 편의점 가기도 두려운 때에
프로그램 참여가 꺼려져 한 5개월 이상 집콕만 하고 있었는데요.
아무리 기다려도 코로나19는 잠잠해질 기미가 없고,이렇게 집콕으로 마냥 보내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아
아이가 학교도 주1회 가는 마당에
좋은 전시들이 있으면 아이와 둘이서 오전 시간을 활용해서
훌쩍 다녀와봐야겠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요.
마침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이 책을 만나게 됐으니!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답니다. ^^
역사나 과학, 수학, 생활 박물관 같은 곳엘 가면 아빠나 엄마가 리드해서 어느 정도 충분히 설명할 자신이 있지만
엄마 아빠가 모두 예체능은 보는 것도 하는 것도 다 잼병이다 보니,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전시를 봐왔던 건데요.
이제 그럴 수가 없으니, 부족하더라도 엄마의 리드로 아이가 전시를 감상해야 하는데
엄마가 아는 게 없으니 참 막막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저 같은 고민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 한 권은 꼭 소장하시길 감히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어지더라고요.
책은 먼저 <1부. 미술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법>과
<2부. 아이와 함께하는 미술 산책>로 나뉘어 있는데요.
1부에서는 아이와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고,
2부에서는 구체적 작품을 예로 들면서 좀 더 디테일한 감상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부의 첫 번째 챕터는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미술 가이드> 등장하는데요.
아이와 함께 미술을 감상할 때 취해야 할 자세에 대해 정말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아이가 무엇을 보는지 살펴보세요'와
'아이가 주도하게 하세요'가 특히 와 닿았는데요.
그야말로 엄마가 알려주고 싶은 것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아니라,
아이가 관심 갖는 것들부터, 아이가 그림에서 '포착해'내는 것들에서부터
하나씩 접근해 아이가 받아들이는 수준까지, 길지 않게 설명을 덧붙여주라는 조언인데요.
생각해 보니 감상은 감상일 뿐, 학습이 아닌데
미술 작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저의 막연한 두려움이
감상이 아닌 학습 관점에서만 바라봐서 생긴 기우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미술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하나하나 가슴에 새겨야겠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견문을 넓히고, 유용한 정보부터 찾아나가고,
자기만의 언어로 설명하고, 생생하게 전달하고 등등...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 하나하나를 다 메모해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앞서에서는 미술작품을 보러 가기 전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한 설명에 가까웠다면
<미술 작품,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미술 작품들 앞에서 해당 미술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야 할 지를 알려주고 있는데요. 붓질의 흔적을 따라가라는 조언은 개인적으로 새롭게 알게 된 감상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또 '그림을 보는 열세 가지 방법'에서 제시한 목록 역시 휴대폰에라도 적어둬서전시회를 갈 때마다 미리 한 번 살펴보고 전시 관람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용했답니다.
한편 <미술관과 친해지는 연령별 맞춤 감상법> 챕터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됐는데요.
저희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그림을 모으세요'와
'그림 속에 있는 모습을 상상하세요'의
두 가지를 핵심으로 기억해두면 되겠더라고요.
<2부 아이와 함께 하는 미술 산책>은 이제 미술 감상에 필요한 기본 자세를 익혔으니
본격적으로 실전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 지를
미술 작품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가령 <성모의 결혼>이라는 작품을 감상할 때도
5~7세들에겐 이 그림이 지금 어떤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지,
그림 속 사람들의 자세나 특정한 물건들을 눈여겨 보도록 유도하는
제시문들이 있고 그에 대한 부연 설명이 등장합니다.
8~10세에겐 눈에 보이기만 하는 것들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그림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들을 이끌어내는 제시문들이 등장합니다.
11~13세 눈높이 제시문까지도 구체적 부연 설명이 첨부돼 있는데요.
사실 10세까지의 제시문 정도까지만이라도 아이와 잘 이야기 나눌 수 있어도
엄청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2부에서는 무려 30편의 작품에 대해
연령별로 어떤 것들에 집중하면 좋은지
그림의 어떤 특정 묘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는데요.
아이들과 이렇게 30편의 작품만 꼼꼼하게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아이가 전시회에 직접 가면 엄마의 리드 없이도
스스로 작품의 중요한 관찰 요소를 찾아낼 수 있겠구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
그래서 일단 고민만 하지 말고,
직접 실전에서 부딪치고 활용해 보기 위해
오늘 급히 전시회 예매를 하나 했는데요.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에서 알려주는
노하우들을 잘 기억하고 메모하고 체화해서
이번 주중 아이와 함께 즐겁게 미술 전시 관람을 해볼 작정입니다. ^^